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세상을 밝히는 이야기의 힘 _ 옮긴이의 말
1부소년의 이야기 소년과 바퀴벌레 소년과 나 소년과 사랑 소년과 과거 소년과 미래 소년과 일 소년과 타인 소년과 죽음 소년과 삶 소년과 감정 소년과 앎 소년과 만물 2부새로운 세상 존재 선택 소년과 바퀴벌레 _ 에필로그 내가 아직 만나보지 못한, 나의 아이들에게 _ 작가의 말 |
Mattew Maxwell
Allie Daigle
김선형의 다른 상품
|
소년은 무엇 때문에 바퀴벌레가 싫어졌을까 의아해졌다. 바퀴벌레를 간식으로 먹는 먼 나라 사람들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바퀴벌레를 딸기처럼 기분 좋게 손으로 집어 든다고 한다. 생각만 해도 절로 몸이 움찔거렸다 - 손으로 바퀴벌레를 쥔다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졌다.
--- p.15 시간이 흘렀고, 그 생각은 이제 너무 진짜처럼 느껴져서 꾸며진 얘기인지 아닌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그저 사실이 되었다. 바퀴벌레는 더럽고 위험하고 무서웠다. 언제부턴가 바퀴벌레는 그에게 이러저러한 것이 되어버렸고 그 결과를 지금 식탁 앞에 앉은 소년이 절감하고 있다. --- p.16 그때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소년은 자신이 있는 그대로의 바퀴벌레가 아니라 바퀴벌레라고 믿게 된 어떤 것을 무서워한다는 걸 깨달았다. 아주 오랜만에, 새삼스레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실제로 바퀴벌레에 관해 얼마나 아느냐고. 너는 뭐니, 정말로? 궁금해졌다. 소년은 호기심을 품고 바퀴벌레를 보았다. 작은 아이였을 때, 어머니가 소리 지르기 전에는, 이런 눈으로 바퀴벌레를 보지 않았을까. 소년은 바퀴벌레가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다. --- p.18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 소년은 더 이상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죽음의 공포, 실연의 고통, 할 일의 위압감, 삶의 도전 - 이제는 도저히 모른 체할 수가 없었다. 소년은 손에 얼굴을 묻고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어머니한테 가만 내버려두고 가라는 말을 들은 아이의 눈물을 흘리고, 사랑으로 상처받은 어른의 눈물을 흘렸다. 파티를 놓친 소년을 위해 울었고, 의사한테 죽음이 임박했다는 말을 들은 어른을 위해 울었다. 눈물의 뜻을 말하는 이야기들에 구애받지 않고, 눈물이 그칠 때까지 실컷 울었다. 소년은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이처럼 깊디깊은 숨을 쉰 건 아주 오랜만이었다. --- p.75 소년은 스스로 믿고 있던 다른 이야기들도 생각해 보았다. 진실이 되어버린 해석들이 있었다. 노인들은 따분하고 어린이들은 짜증 나고 말을 안 듣는다. 일은 재미없고 놀이는 재밌다. 질병은 약점이고 구토는 더러운 것이다. 남자는 강해야 하고 여자는 예뻐야 한다. 돈이 있으면 행복하다. 돈이 없으면 실패자다. 하지만 돈이 너무 많으면 이기적이고 사악하다. 세상에는 할 수 있거나 할 수 없는 일들이 있고, 해야 하거나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이 있다. 어떤 선택은 좋고 옳으며 어떤 선택은 나쁘고 옳지 않다. 세상은 반드시 이러저러해야만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무엇이든 믿게 되면 점점 더 많은 증거가 눈에 띄어서 결국 사실이 되고야 말았다. 그냥 세상이 원래 그런 거지 뭐. 소년은 얼마나 수없이 생각했던가. 정말 안타깝지 뭐야. --- p.87 소년은 풀밭에 누웠다. 눈을 감자, 사랑과 연민을 아는 마음 한 부분이 소년을 꼭 안아주었다. “다 괜찮아.”소년은 이렇게 말하는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다. “내가 널 사랑해. 너는 혼자가 아니야.” 소년은 발을 내디뎌 두려움을 헤치고 자기가 꾸며낸 이야기들 밖으로 걸어 나갔다. --- p.92 옆을 쳐다보니 풀밭 속에 작은 갈색 생물체가 보인다. 한때는 이런 유의 생물을 바퀴벌레라고 불렀던 기억이 떠올랐다. 예전에는 무서워했었다. 그 생물이 무엇인지 그는 알지 못한다. 자기가 무엇인지 그는 알지 못한다. 무엇 하나도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안다는 게 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어떻게 보듬을지 그 방법을 선택할 수는 있지! --- p.110 삶이 어김없이 내려준 매 끼니와 지붕을 기억한다. 친구들의 포옹과 스승들의 인도를 생각한다. 깊게 호흡하며 편안한 평온을 느낀다. 눈부신 석양과 장엄한 산과 타인의 눈을 들여다보는 매혹을 기억해 낸다. 온통 주위를 감싼 초록들과 갈색들과 파랑들을 본다. 자기 자신이 되는 법, 여기 존재하는 법, 사랑이 되는 법을 알아챈다. 그는 풀밭에 일어나 앉아 세계를 깊이 받아들이고 자기 영혼 속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가능성들을 껴안는다. (중략) 새로 태어난 그는, 환희에 차 소리 내어 웃는다. 그는 자기 세계의 창조주고 또한 목격자다. --- p.112 |
|
사랑은 고통스럽고, 미래는 암울하고, 관계는 피곤하고…
세상은 왜 온통 나를 괴롭히는 불청객들로 가득할까? 바퀴벌레, 사랑, 과거, 죽음, 삶, 타인 등 12개의 키워드를 따라 다시 쓰는 우리의 이야기 어느 날 소년의 식탁에 바퀴벌레가 나타났다. 이야기는 비명을 지르는 소년으로부터 시작된다. ‘속이 메슥거려!’ 불만을 표하며 식탁을 치우던 소년은 문득 궁금해진다. ‘나는 왜 바퀴벌레가 싫어졌을까?’ 이 책은 나, 사랑, 과거, 죽음, 미래 등 중요하지만, 동시에 우리를 괴롭게 하는 삶의 12가지 중요한 이야기들을 의심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다시 해석해 가는 소년의 모험을 담고 있다. 소년은 바퀴벌레와의 첫 만남을 떠올린다. 어머니는 바퀴벌레를 보고 비명을 지르고 고함을 쳤다. 어머니가 악을 쓰는 모습을 보니 무서웠다. 그 순간 소년은 바퀴벌레는 더럽고, 위험하고, 무섭다고 믿기 시작했다. 그 후로는 그 믿음이 옳다는 증거들이 점점 더 많이 보였고, 결국 ‘바퀴벌레는 혐오스럽다’라는 이야기는 의심할 필요 없는 사실이 되었다. 이처럼 우리가 대상에 지닌 부정적인 선입견들은 대체로 삶의 불쾌한 경험으로부터 출발한다. 그 상처를 덮기 위해 가짜 이야기들을 믿고 만다. 소년이 택한 방식은 ‘있는 그대로’의 바퀴벌레를 가만히 바라보는 일이다. 그것이 지닌 더듬이, 갈색 껍질, 작게 움직이는 발들을 하나하나 조심히 뜯어본다. 그러자 작은 기적이 일어난다. 소년은 자신이 있는 그대로의 바퀴벌레가 아니라, 바퀴벌레라고 믿게 된 어떤 것을 두려워한다는 걸 깨달았다. ‘호기심’을 갖고 바퀴벌레를 바라보니, 바퀴벌레가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퀴벌레는 나와 그리 많이 다르지 않을지도 몰라.” 선입견 없이 대상을 바라보는 경험을 통해 비로소 그 존재 자체를 이해하고, 연민하고, 사랑하게 된 것이다. 소년이 유년 시절의 상처를 마주하고 인정하며, 다른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로 마음먹는 일련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나의 이야기를 다시 쓰는 과정이 실은 나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삶을 치유하는 과정과 다름 없음을 깨닫게 된다. 소년은 풀밭에 누웠다. 눈을 감자, 사랑과 연민을 아는 마음 한 부분이 소년을 꼭 안아주었다. “다 괜찮아.” 소년은 이렇게 말하는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다. “내가 널 사랑해. 너는 혼자가 아니야.” 소년은 발을 내디뎌 두려움을 헤치고 자기가 꾸며낸 이야기들 밖으로 걸어 나갔다. - 본문에서 삶이 어김없이 내려준 매 끼니와 지붕을 기억한다. 친구들의 포옹과 스승들의 인도를 생각한다. 깊게 호흡하며 편안한 평온을 느낀다. 눈부신 석양과 장엄한 산과 타인의 눈을 들여다보는 매혹을 기억해 낸다. 온통 주위를 감싼 초록들과 갈색들과 파랑들을 본다. 자기 자신이 되는 법, 여기 존재하는 법, 사랑이 되는 법을 알아챈다. 그는 풀밭에 일어나 앉아 세계를 깊이 받아들이고 자기 영혼 속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가능성들을 껴안는다. (중략) 새로 태어난 그는, 환희에 차 소리 내어 웃는다. 그는 자기 세계의 창조주고 또한 목격자다. - 본문에서 옮긴이의 말 이야기의 힘을 믿는가? 믿지 않는다면 이 작은 책이 당신의 생각을 바꿀 것이다. 사실과 거짓의 경계가 한없이 흐려진 지금, 오로지 불확실성만이 확실한 시대, 혐오와 불안으로 얼룩진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에 기대어 살아가나. 이 책은 진실의 허를 간명하게 찌른다. 우리는 이야기 속에서 의미를 찾는 존재다. 우리는 우리가 믿는 이야기들에 기대어 살아간다. 우리를 분노하게 만들고 혐오에 몸서리치게 만들고 공포에 꼼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세상에 난무한다. 하지만 진실인 척 횡행하는 그 많은 이야기들을 덮어놓고 믿을 게 아니라, 잠시 제쳐두고 만물과 현상을 그저 있는 그대로, 가만히, 유심히 들여다보면 어떨까. 어쩌면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할지 모른다. 소모적 감정으로 속박하는 이야기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도 있다. 바퀴벌레라는, 모두가 혐오스럽다 합의한 생명체가 유발한 작은 의문부호가 천천히 자아와 세계의 모든 영역으로 따뜻하게 퍼져나간다. 난 이 책이 정말로 어떤 이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세상의 작은 한구석을 따스하게 밝힐 수도 있다고 믿는다. 꼭 만나야 할 그 독자를 찾아 나서는 이 소박하고 깊고 힘차고 사랑스러운 이야기의 모험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 김선형(번역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