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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장을 열며
강연자 머리말 1부 강연 2부 패널 질문과 토론 3부 보면서 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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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장을 열며
여기 오신 모든 분들은 삶의 길을 스스로 열어나갔을 뿐 아니라 우리가 함께 가야할 길을 보여주신 분들이었습니다. 이분들이 새로운 길을 열고자 하면서 겪은 성공과 좌절, 열정과 노력은 교실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생생한 체험으로 다가왔고 참여한 학생뿐 아니라 교수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한차례의 강연으로 흘려버리기엔 이 감동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강연회엔 강연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대화가 있었습니다. 사회자의 소개에서부터 강연, 그 뒤로 패널에 참여하신 교수님들의 질의와 보충 설명, 강연회에 참여한 학생들의 진지한 반응이 거의 두 시간에 걸쳐 이어졌습니 다. 이 생생한 대화의 장을 그냥 흘려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웠습니다. 사실 강연을 해주신 분인들 어디서 이렇게 좋은 패널과 진지한 청중을 만나 진솔하게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겠습니까. 이 책을 출간하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정말 보여주고 싶은 건 바로 이 대화의 모습이었습니다.---기초교육원장 서문에서 예술에는 규격이 없다 조금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를 해볼게요. 서울대학교 출신 배우가 하나 있죠, 김태희. 김태희는 초기에 학교 덕을 좀 봤죠. (일동, 웃음) 그 또래 중에서 서울대학교 나온 사람이 별로 없었으니까, 김태희, 이쁜데 서울대학! 이게 쫙 올라 간 거죠. (일동, 웃음) 내가 초창기에 처음 데리고 연기해봤는데, 그냥 그렇더라고요. (일동, 웃음) 그런데 요즘 내가 공연하는 연극에, 한양대학교의 최현인 교수하고 같이 찾아 왔더라고요. 그래서 “너 요즘 뭐하냐”고 물었죠. 요새 작품이 없잖아요. 그래서 “준비하는 건 뭐냐”, 물었더니 영화도 찍는 게 없다 이거예요. “그러면 드라마라도 해야 될 거 아니야. 그래야 뭐라도 한번 해볼 거 아니냐. 그럼 뭐하냐.” 그랬더니 최현인 교수한테 사사를 받고 있다고 그러는 거예요. 연기 사사를 하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그래 그럼 됐다!’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사실 CF 여럿 찍어서 돈도 몇 억씩 다 벌었으니까, 그걸 가지고 저기 몰디브나 하와이 가서 놀고 앉았을 수 있는데, 그러면 그걸로 끝이죠. 요새는 그것을 재충전이라고 그러더군요. 이상한 충전 다 봤어. (일동, 웃음) 그런데 사사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 너 됐다. 됐다.” 그랬죠. 왜? 연기는 학문의 세계와는 다르기 때문이에요. 이게 어떤 면에서 노동하고 연결이 돼요. 연기는 실제 몸으로 훈련을 하고 자기 몸을 가지고 구사해야 되기 때문에, 간단한 것도 훈련이 필요한 직종이에요. 이론을 머리에 아무리 많이 넣어도 소용없어요. 의외로 서울대학교 출신 연출자 중에 연출 제대로 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머리로 알기만 하지 실제를 모르니까, 현장에 갖다 놓으면 느리고 엉망진창이에요. 그러니까 우리는, 체험을 통한 경험이 대단히 중요해요. 예술적 세계라는 것은, 그림도, 영화도, 저 음악도 마찬가지 아니에요? ‘줄리어드’ 나왔다고 다 명연주자가 되는 것은 아니죠. 예술이라는 것은 어느 한 규격이 있는 것이 아니에요.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예술적 가치관도 스스로 이해하게 되는 것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기 행위에 대한 자부심도 갖게 되고 목적도 생기는 것이지요. 이순재는 이순재 나름대로의 연기가 있고, 최불암은 최불암 나름대로의 것이 있고, 신구는 신구 나름대로의 연기가 있는 것이죠. 같은 인물도 내가 할 때와 최불암이가 할 때와 신구가 할 때가 다 다르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연기는 한이 없는 것이고, 한계가 없는 거예요. 예술이 그렇지 않아요? 예술에 끝이 있습니까? 예술에는 끝이 없죠. 한 시대에 모차르트와 베토벤이 있을 뿐이고 피카소가 있을 뿐이지, 그것이 예술과 그림의, 음악과 예술의 끝은 아니다 이거에요. 우리 연기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연기는, 항상 창조적 욕구를 촉발시키는 작업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요즘은 놀고 돈 버는 곳이 텔레비전이에요. 버라이어티 쇼 프로라는 것은 전부 나가서 놀고 돈 벌더라고요. 그냥 물에 빠졌다 일어났다 하는 것으로, 돈도 많이 줘요. (일동, 웃음) 그러고는 우리처럼 평생 연기한 사람한테는 자꾸 돈을 깎으려고 한다고요. 이래서는 해볼 맛이 나겠어요? 속상하고 약올라서, 스스로 자괴감이 들어서 때려치우고 싶기도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하는 이유는, 그래도 ‘나는 예술인이다. 예술을 추구한다. 아직도 내가 만들어낼 여지가 있다’. 돈이야 그까짓 거 좀 적게 받더라도, 예술로서 더 해볼 여지가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 거죠. ---「이순재: 나는 왜 아직도 연기하는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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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철학과 사상,
그 향기로운 교양의 꽃다발을 만나다.” 숨소리까지 담아낸 강연의 현장에서 우리 시대의 얼굴과 마주한다. 한국시 100년의 역사와 함께 격류와도 같은 삶을 살아온 민족시인 고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통해 더불어 숲을 이루는 길에 이른 학자 신영복, 문학에서 인생과 경영을 배우며 지식을 넘어 지혜의 의미를 발견한 경영의 대가 윤석철, 여든의 나이를 바라보면서도 여전히 연기하며 인생과 예술을 이야기하는 배우 이순재. 그들과 나눈 진솔한 대화의 기록. 생생한 육성으로 직접 묻고 직접 듣는 삶의 길, 역사의 길. 6년에 걸쳐 완성한 국내 최고의 강연 프로젝트 빡빡한 강의 계획대로 진행되는 학과 담당 교수의 강의로는 온전히 전달할 수 없는 것이 있으니, 이는 바로 한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이다. 서울대학교는 전공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시대와 사회의 흐름, 폭넓은 교양 전반에 걸친 충분한 이해를 증진하고자 2004년부터 기초교육원 주관으로 ‘관악초청강연’을 진행해왔다. 그리고 애초에 학생들의 교양 증진을 위해 기획된 이 강연은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요소들을 수용하여 현재는 청소년부터 대학생을 포함해 일반 대중에게까지 개방된,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강연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리고 이제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의 기획으로, 보다 폭넓은 대중과 교감하고자 하는 동명의 단행본 시리즈가 발간되기에 이르렀다. 시대의 얼굴이 전하는 지혜를 만나다 강연이라는 형식은 정해진 시간 안에 강연자의 사상에서도 정수에 해당하는 부분을 담아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보다도 어떤 강연자의 사상을 소개할 것인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기초교육원에서는 무엇보다도 ‘지금 이 순간’과의 연계를 고려해, 인문·사회·예술·과학을 넘나드는 다양한 강연자를 위촉해왔다. 즉 『관악초청강연』은 이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의 사상을 집약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사르트르의 강연을 정리한 『지식인을 위한 변명』이 현대의 고전이 되었듯, 『관악초청강연』 역시 오늘의 우리를 되돌아보고 내일의 우리를 준비하는 고전이 되고자 한다. 생생한 목소리로 이뤄낸 대화의 장 『관악초청강연』은 강연의 현장성을 생생하게 옮기는 데 주력했다. 의미를 충실히 전달하면서도 최대한 육성을 살린 강연 내용은 가히 강연자의 숨소리까지 담아냈다고 할 만하다.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강연 내용을 얼마나 위트 있고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는지를 확인하는 것 역시 이 책을 읽어나가는 재미 중 하나이다. 또한 1부 ‘강연’에 이어 2부에서 이어지는 ‘패널 질문과 토론’에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중심으로 구성한 패널들의 날카로운 안목이 돋보인다. 강연 내용을 넘어선 수준 높은 대담이야말로 다른 어느 곳에서도 만나볼 수 없는 『관악초청강연』만의 강점이다. 인물로 보는 현대사 백과사전 시공간적 제약을 감안했을 때 강연이라는 형식으로는 주제와 관련한 다양한 배경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은 기획 과정에서 강연자와의 사전 인터뷰를 통해 강연의 배경과 관련한 자료를 풍부하게 수집하여 다양한 시각 요소와 함께 배치하였다. 특히 3부 ‘보면서 읽다’에서는 강연자가 직접 제공한 사진과 코멘트를 통해 인물의 인생을 강연과 함께 짚어보며 음미할 수 있도록 하였다. 표지의 전신사진 역시 같은 맥락에서 강연자의 나이테를 더듬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프로젝트의 결과가 천천히 축적될수록, 이러한 자료들은 인물로 보는 현대사를 구성하는 소중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나, 이를 위한 『관악초청강연』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