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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 영감의 원천, 신화의 유용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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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신화 속 근친상간은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데 꼭 필요한 힘을 지닌 존재를 탄생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이렇게 탄생한 존재는 보통 그 사명을 다한 후에 새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제거되기 마련이다. 이른바 신화 속 근친상간은 유의미한 창조력과 위험한 파괴력의 양면성을 동시에 지닌다. 그리고 결국 그런 위력적인 힘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 질서이다.
---「1부_신화의 매혹적인 손짓」(32 p)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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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독을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라틴어로 모두 시필리스syphilis라고 한다. 그 어원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시필루스’라는 젊은 양치기 청년에서 비롯됐다. 양치기인 시필루스가 태양의 신 아폴론의 제단을 몰래 없애고 그곳에 자기가 섬기는 양치기 신의 제단을 만들었기 때문에 아폴론의 노여움과 저주로 병에 걸리는 가혹한 천벌을 받았던 것이다. 이 병이 매독이었던 모양이다. 그 당시에는 정확한 병명이 없었지만, 양치기 청년이 걸린 병의 경과와 매독의 진행이 비슷했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따서 ‘시필리스’로 불렀다.
---「3부_신화에서 기원하는 병명」(159p)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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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의 그림 「병든 박코스」는 화가 자신의 자화상이다. 이 그림으로 카라바조는 세상을 떠돌아다닌 고달픔을 나타내고자 했다. 황달기가 있는 음울하고 초췌한 얼굴로 포도 한 송이를 들고 있는 모습을 의학적으로 해석하자면, 손에 들고 있는 포도송이는 포도상구균(스타피로코쿠스staphylococcus)을 의미하며, 황달기 있는 파리한 얼굴은 포도상구균 전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보아도 조금의 모순도 없을 것 같다. 그리스어로 스타필로스는 포도송이를 뜻하는데,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여러 명의 스타필로스가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디오니소스와 관련이 있다고 전해진다.
---「5부_신화에서 유래하는 학명」(273p)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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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들여다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의학 풍경
도대체 언뜻 허황하고 터무니없어 보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어디에 명징한 현대 의학이 숨어 있을까. 『그림으로 보는 신화와 의학』에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현대 의학의 밀접한 관계를 좀더 명확히 보여주기 위하여 의학 및 의료 행위의 유래와 함께 의학을 구성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질병의 병명과 학명, 증상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의학의 원뜻은 신과 사람 사이에서 중개 역할을 하는 매개체로 사람을 병에 걸리게 하는 병마를 주술로 쫓는 중간 역할을 의미한다. 이 의학을 나타내는 메디신medicine의 기원은 약초와 독초를 이용한 마술에 능했던 메데이아에서 유래한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아손을 사랑한 메데이아는 자신의 주술 능력을 이용해서 부왕의 황금 양피를 빼앗으러 온 그에게 요긴하게 쓰일 약을 만들어주었다.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이아손과 메데이아」와 앤서니 프레더릭 샌디스의 「메데이아」에는 주술사로서 약을 제조하는 메데이아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사람의 피부가 노래지는 황피증을 산토데르마xanthoderma라고 하는데, 이 병명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유명한 파리스의 심판대에 오르면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몸을 담근 산토스 강에서 연유한다. 노란 물빛의 산토스 강에서 목욕을 하면 눈부신 황금빛 머리칼과 반짝이는 피부를 가지게 된다는 사실을 아프로디테가 알고 있었던 것이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가 두 번에 걸쳐 그린 「파리스의 심판」에서 유독 아름다운 아프로디테를 만날 수 있다. 아틀라스는 티탄들의 반란에 가담한 죄로 무거운 하늘을 영원히 떠받들게 된 거신(巨神)으로 유명하다. 그런 아틀라스가 우리 몸에도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신체 중에서 가장 무거운 머리를 평생 받치는 환추를 가리키는 말인데, 신화 속 아틀라스의 운명과 너무나 닮았다. 이외에도 『그림으로 보는 신화와 의학』에는 간경변으로 생기는 메두사의 머리카락, 성적 상징물인 물을 사랑하는 님프에서 유래한 여성 색정증과 호색한 사티로스에서 유래하는 남성 색정증, 불사신 아킬레우스를 죽음에 이르게 한 아킬레스건 등 그리스 로마 신화의 곳곳에 숨어 있는 의학을 발견하는 기쁨이 가득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