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프롤로그
프라하의 정신 - 이반 클리마 구시가지 * 구시가지 시계의 전설 - 알로이스 이라세크 * GM - 구스타프 마이링크 * 세탁부 사건 - 에곤 에르빈 키쉬 * 과거 - 미할 아이바스 * 어느 투쟁의 기록 - 프란츠 카프카 구유대인 지역 * 골렘 - 구스타프 마이링크 카를 다리 * 정신의학의 신비 - 야로슬라프 하셰크 말라스트라나 * 그걸 어떻게 하지? - 얀 네루다 흐라드차니 * 첫 번째 환상 - 구스타프 마이링크 페트르진 언덕 * 종 - 이르지 카라세크 제 르보빅 프라하 * 영수증 - 카렐 차페크 * 멘델스존은 지붕 위에 있다 - 이르지 바일 * 워싱턴에서 온 테너색소폰 솔로 - 요세프 슈크보레츠키 * 기차역에 가다 - 야힘 토폴 에필로그 * 위대한 도시가 보인다 - 다니엘라 호드로바 * 추천사 - 야로슬라브 올샤, jr. * 체코 작가들과 프라하를 산책하다 - 조성관 * 역자 후기 - 이정인 * 주석 * 작가 소개 * 프라하 연대표 |
Karel Capek
카렐 차페크의 다른 상품
Franz Kafka
프란츠 카프카의 다른 상품
|
구시가지 시청 시계탑에 새로 설치된 시계는 좀 특이하다 싶은 정도가 아니라 이 세상에 비할 것이 없을 만큼 신기한 시계였다. 신분, 직업,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이 까치발을 하고 목을 쭉 뺀 채 스물네 개의 시간이 표시된 커다란 숫자판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금빛 선과 원들이 복잡하게 엇갈려 있는 숫자판 밑에는 황도 12궁을 그린 원판이, 좌우로는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 이국적인 옷차림의 투르크인, 돈자루를 들고 있는 구두쇠 등의 모습을 조각한 돌 인형들이 매달려 있었다. 주위는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웅성거림으로 꽉 차 있었다.
새 시계가 종을 치기 시작하면 시끄러운 소리들은 한 순간에 조용해졌다. 죽음의 상이 줄을 당겨 종을 울리는 시늉을 하는 걸 보고 놀란 사람들은 너도나도 손으로 그것을 가리키며 감탄사를 외쳐댔다. 그러면 시계판 위의 작은 문 두 개가 열리며 사도를 묘사한 인형 두 개가 나타나, 열두 사도 전부가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다른 쪽 문을 향해 차례로 움직였다. 사도 인형들은 모두 구경꾼들 쪽으로 잠깐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서쪽에서 동쪽으로 계속 움직였는데, 마지막으로 두 손을 활짝 펼치고 축복을 주시는 예수님이 나타나자 모자를 벗거나 성호를 그어 경의를 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랑곳하지 않고 구경에만 몰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해골은 바로 옆의 투르크인과 건너편에 있는 유대인을 번갈아 바라보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고, 투르크 사람은 자신을 끌고 가려는 죽음에게 싫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작은 문 위에서 돌로 만든 수탉이 울어 시간을 알리면 비로소 모든 조각상들이 다음 시간이 될 때까지 움직임을 멈추는 것이었다. 다시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뛰어난 재주를 지닌 시계 발명자에 대해 이야기했다. 모든 사람이 시계를 만든 하누슈 명인을 찬미했다. --- pp.25-27, 「알로이스 이라세크, 구시가지 _구시가지 시계의 전설」 중에서 내가 여전히 내 친구와 아주 잠깐이라도 더 있을 수 있는 방법을 빠르게 생각해 내려고 애쓰는 사이에, 문득 나의 길쭉한 몸 때문에 그가 너무 왜소하게 느껴서 기분 나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늦은 밤이라 우리와 마주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지만, 나는 그 생각 때문에 괴로운 나머지 손이 무릎에 닿을 정도로 허리를 구부리면서 걸었다. 하지만 왜 그러는지는 그가 모르게 해야 했기 때문에 나는 아주 천천히 자세를 바꾸면서 스트르젤레츠키 섬의 나무들과 다리의 등불들이 강물에 비치는 모습을 가리키며 그의 관심을 다시 강으로 돌리게 하려 애썼다. 하지만 그는 갑자기 몸을 홱 돌려 나를 보았다. 나는 미처 자세를 다 바꾸지 못했다. 그는 나에게 말했다. “어쩐 일입니까? 몸을 완전히 굽히고 계시네요. 대체 왜 그러시는 거지요?” “맞아요. 관찰력이 아주 좋으시군요.” 내가 머리를 그의 바지 솔기 있는 데 두고서 말했다. 그래서 나는 그를 제대로 쳐다볼 수 없었다. “됐어요! 똑바로 서세요! 이 무슨 우스꽝스러운 짓입니까?” “아니요.” 내가 땅바닥 가까이 얼굴을 대며 말했다. “나는 이대로 있을 거예요.” --- pp.87-88, 「프란츠 카프카, 구시가지 _어느 투쟁의 기록」 중에서 사람들이 말하기로는 최초의 골렘 이야기는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하네. 오랫동안 잊혀진 카발라의 주술을 사용해서 어떤 랍비가 유대교 회당의 종을 치는 일을 비롯한 온갖 잡일들을 시키기 위해 인조인간을 만들었다고 하네. 그게 바로 골렘이지. 하지만 랍비는 온전한 인간을 만든 게 아니었어. 골렘은 식물처럼 반쪽 생명밖에 가지지 못했네. 전하는 말에 따르면 그것조차 매일 이빨 뒤에 붙이는 마술부적에서 나오는 것일 뿐이었는데, 그 부적은 우주의 자유로운 별들의 힘을 끌어당겨 주는 것이었다고 하네. 어느 날 저녁 그 랍비는 저녁기도를 올리기 전에 골렘의 입에서 부적을 빼는 걸 깜빡 잊어버렸네. 골렘은 폭주해서 어두운 거리를 날뛰며 앞을 막는 건 뭐든지 부숴 버렸네. 랍비가 쫓아와서 부적을 빼내서 없애 버릴 때까지 말일세. 그러자 골렘은 생명력을 잃고 허물어져 버렸지. 남은 것은 작은 진흙 형상뿐이었네. 아직 구신회당에 가면 그걸 볼 수 있다네. --- p.106, 「구스타프 마이링크, 구유대인 지역 _골렘」 중에서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부디 제 생각과 익살이 힘 센 높은 분들의 심기를 건드리거나 동료 시민들의 감정과 도덕성을 거슬리게 하지 않게끔 지켜 주시옵소서. 또 내일 신문 판매에도 손해를 끼치지 않도록 해 주옵소서. 뭐니 뭐니 해도 일요판 아니옵니까, 아멘!” --- p.131, 「얀 네루다, 말라스트라나 _그걸 어떻게 하지?」 중에서 낡너희가 할 수 있는 건 그뿐이냐?” 황제가 지루한 기색을 보였다. 켈리가 성급하게 나섰다. “저희는 그 이상을 할 수 있사옵니다. 저희가 가진 그 돌은 어떤 금속이라도…….” 황제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증명해 보아라!” 켈리가 가죽 가방을 꺼냈다. “하명만 해 주시옵소서. 저는 준비됐사옵니다.” “네놈은 물불 못 가리는 불한당 같지만 네 동료보단 눈치가 빠르구나.” 나는 치솟는 분노를 억눌렀다. 루돌프 황제는 결코 비술가가 아니었다. 그는 금 만드는 걸 보고 싶어 할 뿐이었다! --- p.160, 「구스타프 마이링크, 흐라드차니 _첫 번째 환상」 중에서 “이건 아무것도 아니오.” 소우체크 경관이 엄숙하게 말했다. “정말 끔찍한 것은 우리가 찾아낸 것이라곤 그 영수증과 전차표밖에 없이 허허벌판에서 그 아가씨의 시체 옆에 서 있을 때였소. 작은 쓸모없는 종잇조각 두 장―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불쌍한 마르슈카의 복수를 해 줄 수 있었소. 내가 말한 대로 아무것도 함부로 버리지 마시오, 아무것도. 아주 사소한 물건이라도 단서나 증거가 되는 걸로 판명날 수 있으니까 말이오. 아니오, 선생, 당신은 자기 주머니 속에 들어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결코 모를 거요.” --- p.195, 「카렐 차페크, 프라하 _영수증」 중에서 대통령(*빌 클린턴)은 색소폰을 연주하기 위해 10시에 레두타 재즈클럽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9시 15분인데도 그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미리 와 있어야 할 경호원들도 보이지 않았다. 단지 군용헬기 한 대가 프라하 도심을 선회하면서 혹시 있을지 모를 저격수들을 찾아 바로크 양식 건물들의 지붕밑 벽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있었다. 나치 점령 기간 동안 「O.K」라는 지하 스윙잡지를 발행한 적 있는 체코의 원로 재즈 평론가 루보미르 도루슈카는 우리가 ‘고도’를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길 바란다고 침울하게 말했다. 모여 있던 재즈 연주가들 사이에서는 소문이 하나 돌고 있었다. 사실 그 소문은 두 가지 버전이 있었다. 대통령이 프라하 성에서 나와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와 ??너무 시끄러운 고독??을 쓴 전설적인 체코 소설가 보후밀 흐라발을 만나려고 ‘황금호랑이’ 호프집으로 갔지만, 대통령과 만남을 앞둔 보후밀이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다른 호프집 몇 군데를 돌아다니며 기운을 북돋다 길을 잃는 바람에 허탕을 치고 말았다는 것이었다. 소문의 두 번째 버전에 따르면 프라하에서 대통령의 동선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황금호랑이’를 ‘검정황소’와 혼동해서 워싱턴에서 온 남자와 불확실한 수의 그 경호원단이 ‘검정황소’ 술집에 가서 보후밀 흐라발이 아니라 그곳 단골손님인 카렐 페츠카와 맥주를 마시게 되었고, 그래서 박학다식한 대통령이 예순여섯 살 먹은 소설가에게 팔십대 노인치고는 젊어 보인다고 덕담까지 건넸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었다. --- p.160, 「요세프 슈크보레츠키, 프라하 _워싱턴에서 온 테너색소폰 솔로」 중에서 |
|
“영광이 별까지 닿을 위대한 도시, 프라하!”
“영광이 별까지 닿을 위대한 도시, 프라하!” 체코 건국신화에 나오는 공주 라부셰의 말이다. 우리들에게는 밀란 쿤데라의 소설 「프라하의 봄」을 통해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진 이후 낭만적인 사랑의 도시로 각인되어 있지만, 사실 프라하는 유명한 시인 하벨을 대통령으로 선택한 체코의 수도이자, 이반 클리마의 말처럼 총과 칼 대신 “조롱과 풍자, 그리고 농담을 무기로 혁명을 이루어낸” 예술적 감성과 사상적 저력을 가진 도시이다. 바로 그 프라하가 주인공인 소설집 『프라하-작가들이 사랑한 도시』는 프란츠 카프카, 얀 네루다, 카렐 차페크 등 체코의 대표작가 14명이 쓴 단편들을 통해 이 위대하고 특별한 도시 프라하의 저력와 매력이 어디에서 연유하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체코문학의 거장들과 함께 걷는 프라하 “프란츠 카프카, 야로슬라프 하셰크와 함께 프라하의 불가사의한 밤거리를 걷는다. 레스토랑에서 카렐 차페크 곁에 앉아 사사로운 이야기를 엿듣고, 거품이 넘치는 맥주집에서 요세프 슈크보레츠키와 함께 재즈를 듣는다. 구스타프 마이링크와 황금소로의 연금술사를 만나고, 헌 지푸라기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는 얀 네루다를 돕는다.” 이 책은 프라하의 정수를 맛보려는 사람을 위해 마련된 특별한 여행이다. 구시가지, 신시가지, 구유대인 지역, 카를 다리, 말라스트라나, 페트리진 언덕 등 프라하의 유명한 거리와 언덕 그리고 다리와 건물들을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이 책의 주인공은 바로 프라하 그 자체이다. 우리는 이 책의 작가들과 함께 프라하의 구석구석을 걸으며 프라하라는 도시의 영혼과 정신을 느낄 수 있다. 깊이 있는 주제, 가벼운 형식, 그리고 뼈 있는 농담 중세 왕궁의 연금술사와 인간의 어두운 그림자인 골렘의 이야기부터 프라하만이 가진 세계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구시청사 시계에 얽인 전설, 근대도시 프라하 시민들의 일상, 그리고 전통의 문화유산을 가진 고결한 도시 프라하는 나치 치하를 어떻게 견뎌냈는가, 현대에 들어와 미국의 바람은 이 도시를 어떻게 파괴하고 변화시켰는가, 전통 있는 재즈클럽에서 색소폰을 불어대는 미국의 대통령을 그들은 어떻게 맞이했는가 등, 프라하가 지닌 역사의 상흔과 영광을 작가들은 때로는 풍자로, 때로는 익살로 그리고 때로는 허무한 반전과 아이러니를 통해 색깔 있게 풀어놓는다. 이 책의 숨은 이야기 외국 서적의 경우 저작권을 구입하고 번역한 뒤 출판하면 끝, 책 만들기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저자가 여러 명인 이 책은 각각의 저자로부터 저작권을 따로 계약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고, 국내 저작권 에이전시나 체코의 저작권 에이전시에서도 저작권 계약 진행이 어렵다는 답변만 들었다. 다행히 이 사실을 알게 된 야로슬라브 올샤 주한 체코대사가 발 벗고 나서서 체코의 저자들에게 직접 연락을 하여 한국어 번역 및 출판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체코에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한국에 체코 문화를 소개하는 데 열정적인, 전직 잡지 창간인 및 편집장이자 현직 소설가인 야로슬라브 올샤 대사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책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