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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1
한차현
도모 20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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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광화문, La Vie En Rose
충무로, The End Of The World
응암오거리, 벌꿀호프
홍제동, 아침이슬
춘천, 소양강댐
경복궁, 지갑 속 사진 두 장
대천, 1박 2일
공주, 훈련소 가는 길
대전, 눈 내리고 또 내리고
도서관, 4층 작은 섬
다시 군대, 밀크초콜릿
이태원, 다른 여자
홍은동, 부치지 못한 편지
명동성당,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월미도, 미래도 기약도 너무 먼
안녕, 두 번의 인사
고작 3개월
괜찮아, 하지만 괜찮아
을지로, 명보극장
남부터미널, 양자강
강남역, 서린모텔
사당동, 포장마차촌

저자 소개 1

고전적인 서사의 안정감과 신세대다운 위트를 이색적으로 조화시켰다는 평을 받으면서 평단과 독자들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다. 1970년 서울 동대문에서 태어났다. 1998년 단편소설 「청계산의 남자」를 발표하며 월간문학 소설부문 신인상(제84회)을 받아 등단했다. 1996년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양학부를 졸업하고 출판사, 잡지사 등에서 일했으며,1999년 장편 소설 『괴력들』을 발표한 이후 『여관』 『왼쪽 손목이 시릴 때』『영광 전당포 살인사건』 등 장편 소설과 소설집 『대답해 미친 게 아니라고』『사랑이라니 여름 씨는 미친 게 아닐까』『내가 꾸는 꿈의 잠은 미친 꿈이 잠든 꿈이고 네가 잠
고전적인 서사의 안정감과 신세대다운 위트를 이색적으로 조화시켰다는 평을 받으면서 평단과 독자들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다. 1970년 서울 동대문에서 태어났다. 1998년 단편소설 「청계산의 남자」를 발표하며 월간문학 소설부문 신인상(제84회)을 받아 등단했다. 1996년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양학부를 졸업하고 출판사, 잡지사 등에서 일했으며,1999년 장편 소설 『괴력들』을 발표한 이후 『여관』 『왼쪽 손목이 시릴 때』『영광 전당포 살인사건』 등 장편 소설과 소설집 『대답해 미친 게 아니라고』『사랑이라니 여름 씨는 미친 게 아닐까』『내가 꾸는 꿈의 잠은 미친 꿈이 잠든 꿈이고 네가 잠든 잠의 꿈은 죽은 잠이 꿈꾼 잠이다』를 줄기차게 써냈다. 젊은 소설가 모임 '작업'의 동인이다. 그 외 소설『슬픔장애재활클리닉』이 있다.

황소자리 O형 개띠. 삶이란 즐거움의 완성임을 20대에 깨달았지만, 평소의 소설 쓰기와 음주 음악 음행이 그 진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아직 불확실한 편이다. "속 편한 놈"이란 소리를 어째 나이 들수록 듣게 되는데, 더 많이 더 깊이 더 천천히 느끼는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할 뿐. 2021년 8월 인왕산이 잡힐 듯 보이는 종로구 옥인동 노란 집에서 아내 문은, 딸 교원과 함께 소설 쓰며 술 마시며 안주 만들며 음악 들으며 영화 보며 화분 키우며 고양이털과 싸우며 대충 잘 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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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0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422쪽 | 588g | 136*205*30mm
ISBN13
9788997995363

책 속으로

이게 뭐람. 어째서 이런 일이 내게. 엄청나게 예쁘거나 귀엽다고는 말하기 힘든 얼굴. 그럼에도 세상에 ‘그런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존재했으며 존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몇 십 년 이상 존재하리라는 사실이 지극히도 감동적이었어요. 맙소사, 도대체 이게 뭐냐고.

“아, 다행이네. 그래요 또 봐요.”
“언제요.”
“……음?”
“언제 또 보냐고요.”
--- p.8

90학번 1학년. 열아홉 살.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세상모르는 내게도 90년대는 80년대와 달랐습니다. 무엇을 하건 어정쩡하고 무엇을 꿈꾸건 너절했으니 그것이 90년대. 80년대가 격렬했다면 90년대는 야비했습니다. 80년대가 야생마 같았다면 90년대는 뒷골목의 고양이 같았습니다.
세상은 변했지만 변한 게 없었어요. 앞과 뒤가 달랐지만 안과 밖은 여전하니 다만 너절하고 너
절 했어요. 학교 또한 그러했죠. 수업보다 많은 게 집회요 강의보다 몇 배는 친숙한 확성기 구 호. 대학은 휴업을 선언하고 총학생회는 휴업 거부투쟁을 선언하고.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자의 반 타의 반 ‘가투’에 참가한 게 대략 여덟 번? 선두의 선배들이 화염병을 던지고 보도블록 조각
을 던지고 철봉을 휘두를 때, 뒤에서 우왕좌왕 숨이 컥 막히는 지랄탄에 눈물 콧물 쏟아내던 게 전부였지요.
--- p.28

“그런데 골목길 거기까지 가서, 막상 너랑 헤어지려는데, 또 뽀뽀하고 싶잖아. 그래서 했어. 하고 싶어서 했다고. 계속말해?”
“……알아서 해.”
“그거 말고 다른 이유를 대라고 한다면, 난 정말 할 말 없다. 그보다 확실한 이유가 어디 있어. 뽀뽀하기 싫어서 뽀뽀한 것도 아닌데. 좋아서 한 뽀뽀를, 그게 왜 좋은지, 세상에 누가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어.”
“잘났어 정말. 하고 싶으면 하는 거야? 너 좋으면 막 해도 되는 거야”
“막 한 적 없어.”
“애걔.”
“내가 막 뽀뽀했어? 싫다고 하는데 강제로 붙들고?”
--- p.104

인터넷커녕 PC통신도 없던 시절. 핸드폰커녕 삐삐도 없던 시절. 신용카드커녕 교통카드도 없던 시절. 있다가 없어진 게 아니니 불편하지 않고 장차 그런 세상이 올지 몰랐으니 불만스럽지 않던 시절. 인터넷 검색 사이트도 스마트폰 앱도 없지만 만나서 함께 헤매 다니는 곳은 어디건 서울 뒷골목의 숨은 맛집이요, 주말 저녁의 데이트 추천 명소였어요. 단축키 1번으로 연결되는 핸드폰은 없지만 약속 시간 지나도 좀처럼 오지 않는 이를 영문 모른 채 한 시간씩 기다려줄 여유가 있었어요. 도통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정 사정이 궁금하면,
거리마다 길게 줄 서 있는 공중전화를 기다렸다가 전화를 걸었어요. 상대방의 집에, 그리고 자기 집에.
--- p.124

사랑이란 원래 이러한가.
한때는 세상 무엇과도 같지 않던 무엇이 어느 순간부터는 세상 무엇과도 다르지 않은 무엇으로 변해가는, 요컨대 사랑이란 그러한 과정들의 총합인가.
--- p.164

“만남을 앞두고도 별다른 기대감이 생기지 않는 사이. 둘이 있으면서도 설레는 순간을 찾기 힘든 사이. 옷을 벗고 함께 누워도 가슴 두근거리는 느낌이 없는 사이. 밥 먹고 술 마실 때나 기분 좋아지는 사이. 그러면서 의무처럼 습관처럼 관성처럼 만나는 사이. 그러다가 툭하면 쓸데없는 말다툼이나 벌이고 마는 사이.”
--- p.396

“다들 그렇잖아. 다들 그렇게 살아가잖아. 좋을 때도 있고 싫을 때도 있고. 불타오를 때도 있고 식을 때도 있고. 다 그런 거잖아. 매일 매순간 설레고 떨리고 가슴 두근두근 심실
보조장치 이식받은 사람처럼 살 수는 없는 거잖아.”

--- p.397

출판사 리뷰

연애 10년째, 우리의 사랑을 지켜온 것은
2할이 ‘의리’, 8할이 ‘권태’였다.


작품의 전반부 1/3은 2011년 출간되며 소설문학 시장에 큰 주목을 받았던 『사랑 그 녀석』과 거의 일치한다.

“『사랑 그 녀석』을 경험하고, 그 독서 경험의 기대감으로 이번 작품마저 선택했던 독자들에게 각별한 경의를 보냅니다. 감히 드리는 말씀이지만 『사랑 그 녀석』은 달콤한 예고편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사랑을 지켜내는 것,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 어찌 달콤하기만 한 과정일까요. 하마터면 그 정도에서 끝났을지 모를 소설의 깊이와 넓이와 의미가 비로소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를 통해 혁명적(?)으로 비가역적으로 확장되었음을, 바로 당신들이 생생하게 목격하셨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2년 전 헤어진 ‘그냥 친구’ 사이건만,
너의 결혼 소식이 왜 이렇게 괴로운 것일까.


1990년대 학번은 ‘낀 세대’다.
불같이 타오르던 1980년대의 집단적 문화에도 온전히 끼지 못하고, 2000년대 들어 급격히 불어온 개인주의 문화에도 속하지 못한 세대. ‘세시봉’을 찾으면 왠지 늙다리 같고, 아이돌 가수의 노래를 흥얼거리면 철없어 보이는 게 이들의 세대였다.

최루탄 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캠퍼스, 번화가 거리마다 새롭게 등장하던 인터넷 카페와 PC방, 조선총독부 건물이 해체되기 직전의 경복궁, 지금은 없어진 신촌 녹색극장과 을지로 명보극장,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일본을 2:1로 이긴 ‘도쿄대첩’이 생중계되던 강남역 맥줏집…….
이제는 그리워도 갈 수 없는 공간들을 차례로 소환하며, 작가는 90년대 학번의 사랑과 추억을 재생하기 위해 1993년 이상은이 발표한 『언젠가는』을 택한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보니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작품의 전체적인 정서로 함축되어 제목을 물론 소설 속 여러 장면 속에 반복하여 등장하는 문장, 바로 이 노래 가사들이다.
8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책을 집어든 순간, 독자들은 90년대로 출발하는 타임머신에 동승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내 빠져 들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90년대를 지나쳐온 지금은, 세월에 늙어버린 청춘(?)들에게 추억과 향수와, 지나버린 사랑과, 잊고 있던 가슴 속 뜨거운 열정과, 풋풋했던 젊음과, 치기 어렸던 가슴 설렘을 기억하게 할 것이고, 부모님의 세대를 모르는 현재의 청춘들에겐 당신도 나와 같았음에, 모든 것에 서툴렀음에 깊이 공감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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