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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w O'ha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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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은 어디든 나를 데리고 다녔다.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게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선글라스를 낀 마릴린과 나는 입을 활짝 벌린 채 바람을 향해 달렸고 새로운 경험에 대한 목마름으로 길거리를 자유로이 걸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녀와 나는 그 시대의 시련에 대한 감수성은 물론 고점과 저점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자 하는 본능적인 충동을 공유했는데, 이는 훗날 우리의 우정이 얼마나 깊은 것이었는지를 설명해주는 요소가 된다. 그녀가 내 안의 연기자를 불러내왔다면 나는 그녀 안의 철학자를 불러내왔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아는 마릴린은 그럴 만한 끼가 있었고 재미있었으며 속속들이 예술가였다. --- p.89
벤치에 앉은 마릴린이 손가락으로 내 턱을 쓰다듬었다. "인생은 열다섯 개의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고 우리 엄마가 그랬단다." 그녀가 말했다. "이상한 숫자 아니니, 흰둥아? 외판원한테서 들은 얘기였지. 열다섯 번의 큰 걸음, 이라고 그가 말했어. 그런데 어쩌면 단지 두 단계밖에 없는 게 아닐까? 이전과 이후, 이렇게." --- p.115 우리는 보도의 가장자리를 걸었다. 내가 그림자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하자 그녀가 웃음을 터뜨렸다. 땅 위의 이 검은 물체는 마치 생명이 있는 존재처럼 이따금 방향을 바꿀 뿐 절대 내 곁을 떠나려 하지 않는 것이었다. 나는 묵묵히 나와 보조를 맞춰 걷고 있는 이 다리 넷 달린 친구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을까 궁금했다. 개와 사람과 그 밖의 폐허로 이루어진 이 세상에 대해 플라톤은 해명할 것이 아직 많았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그림자를 무시하지만 그림자야말로 가장 중요한 소유일지 모른다. 어쩌면 가장 이상적인 자아가 아닐는지.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그러나 강렬한 사실성을 갖고 존재하는 그것. --- p.128 바야흐로 다양한 미국의 목소리가 탄생하고 있었다. 우리 트로츠키주의자들로서는 직시하기 어려운 일이었으나, 이제 만개를 앞둔 풋풋하고도 사랑스러운 미국은 미래와 정신과 팽창하는 땅을 위한 찬가를 부르며 개인의 야망이라는 이야기를 공공의 의식이라는 신화와 결합했던 것이다. 수십억의 동물들은 밤이면 다음날 아침 세상이 아직 남아있을 것인가 궁금해하며 눈을 감았다. 냉전은 참 마술적이었다. 우리는 상호 보장된 파괴라는 맥락 속에서 일상의 활력과 만났다. 우리들 중 일부는 폐허의 정점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찾았다. 나는 그것의 윤곽과 왜곡을 확실히 보았기에 이제 그 마디와 홈에 내 목소리를 보탠다. 그 복도에 서서 나는 새로운 관념이 미국인의 의식에 침투했음을 깨달았다. 우리의 여행에 새로운 긴박감을 가져다 준 그 반 호머적인 관념이란, 이제 다시는 고향에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 p.1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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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먼로의 반려견이었던 몰티즈 강아지 ‘매프’가 탁월한 후각으로 들려주는 엉뚱하고 재기 넘치는 소설!
"재기 넘치는 소설이다. 박식한 강아지 한 마리가 1960년대 미국 사회의 익숙하면서도 진부한 단면을 새롭고 신선하게 다시 펼쳐 보여주고 있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인간과 개, 그들의 아름다운 유대, 그리고 그들 사이에 남아있는 비극적인 거리에 대한 찬란한 전기! 1960년 프랭크 시나트라는 친구 마릴린 먼로에게 개 한마리를 선물했다. 그녀는 그 개에게 마피아 하니(줄여서 ‘매프’)라는 이름을 붙였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이 개는 이후 마릴린의 마지막 2년을 그녀와 함께 했다. 그녀는 그를 모든 곳에 데리고 다녔고 그는 그녀의 모든 걸 보았다. 그는 쇠간 요리를 즐겼고 구두와 예술의 신비를 좋아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는 자신의 주인을 사랑했다. 앤드루 오헤이건의 소설《강아지 매프와 그의 친구 마릴린 먼로의 삶과 의견들》은 인간과 개, 그들의 아름다운 유대, 그리고 그들 사이에 남아있는 비극적인 거리에 대한 찬란한 전기이다. 1960년대 초반, 한 시대의 황혼을 배경으로 한 유쾌한 문학적 코미디. 박식한 몰티즈 강아지 ‘매프’가 보고 느낀 그의 친구 마릴린 먼로의 삶과 의견들! 마릴린 먼로의 실제 반려견이었던 몰티즈 강아지로부터 영감을 얻은 앤드루 오헤이건의 소설《강아지 매프와 그의 친구 마릴린 먼로의 삶과 의견들》은 1960년대 미국이라는 특별한 시대의 한 단면을 예리하게 묘사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출신 앤드루 오헤이건의 네 번째 장편소설인《강아지 매프와 그의 친구 마릴린 먼로의 삶과 의견들》의 화자는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매프’라는 이름의 야무진 강아지이다. 트로츠키의 열렬한 팬인 이 강아지는 마릴린의 생애 마지막 두 해 동안을 함께 하며 보고 느꼈던 그녀의 삶을 특유의 통찰력과 기지로 우리들에게 전해준다. “개가 가진 최고의 재능은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흡수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주인들이 최고로 인정하는 것들을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만나는 모든 사람들의 생각까지도 마음에 담는다. 우리는 기억력이 좋은 반면에 인간들과는 달리 현실과 상상 사이에 굵다란 선을 긋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사실 현실이나 상상이나 대체로 비슷하다. 이것은 자연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인데, 인간들은 이제 자연 속에서 살지 않고 그들의 마음이 꾸며낸 장소에서 살고 있으니, 뭐 어쩌겠는가.” 이런 견생관과 함께 자신의 몰티즈 혈통에 대단한 긍지를 지닌 강아지 매프는 미국 입국을 위해 잠시 머물렀던 검역소에서 만난 동기들의 개똥철학 논쟁을 심드렁하게 바라보다가 주변인들의 해프닝과도 같은 생활을 겪어낸 뒤 드디어 마릴린 먼로에게 선물로 증정된다. 아서 밀러와의 이혼이 남긴 상처와 배우로서의 좌절감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지쳐있던 마릴린에게 즉각적인 애착을 느낀 그는 자신과 마릴린이 ‘운명의 동반자’로 맺어졌음을 확신한다. 이후 매프는 마릴린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동반하며 여러 유명 인사들은 물론 마릴린을 인간적으로 존중하며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과 조우한다. 소설 속에서 매프는 단순히 관찰자의 역할에 머물지 않고 인문, 역사, 철학의 주제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자신만의 의견과 관점을 당돌하고도 발랄하게 개진하여 읽는 이의 흥미를 유발한다. 또한 주인의 기분을 달래줄 때나 아니면 작품들을 분석할 때 그는 엉뚱함과 깊은 슬픔에 대한 민감한 후각을 보여준다. 물론 그가 말했듯 개들은 ‘사람들의 혼잣말을 들을 줄 알고 환상을 알아챌 수 있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되었을 테지만, 이 귀여운 친구 매프처럼 학식 높고 언변 좋은 개는 아마 선례가 없을 것이다. 1960년대 초반, 세계의 황혼을 배경으로 한 이 유쾌한 문학적 코미디는 향후 20세기의 한 부분을 규정할 여인의 생애 마지막을 그리고 있다. 마릴린과 프랭크 시나트라, 마를린과 케네디 대통령과의 관계, 그리고 마릴린이 아서 밀러와의 이혼으로부터 받은 상처에서 회복하는 과정을 우리는 목격한다. 또 우리는 마지막 영화의 촬영 현장에서의 이 여배우를 본다. 그리고 우리는 외롭고 잘 상처 받았으며 오직 이 충직한 개를 동반자로 삼았던 그녀를 볼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그림자를 무시하지만 그림자야말로 가장 중요한 소유물일지 모른다. 마릴린의 핸드백에는 늘 책 한 권이 들어 있었다. 그녀는 항상 어떤 발견, 즉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을 거대한 깨달음을 찾고 있었다. 바로 그런 희망이 우리 여정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작가는 전설적인 여배우를 완벽하게 포착하고 있다. 그는 그녀가 존경을 얻어내기 위해 노력하면서 살았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 듯하다. 그래서 작가는 신선하게도 마릴린을 동정의 대상이거나 교훈적인 사례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이 여배우를 한 인간으로 밀착 관찰함으로서 그동안 마릴린 먼로에 대해 시도했던 여러 접근법들이 빠졌던 함정을 피해나가는 듯하다. 앤드루 오헤이건의 소설《강아지 매프와 그의 친구 마릴린 먼로의 삶과 의견들》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사람들을 포함한 여러 유명 인사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이 나누는 대화가 마치 한 편의 논픽션을 보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정치와 문화, 철학과 문학의 영역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끌고 가는 해박하면서도 유연한 주제뿐만 아니라, 대사를 창조하는 작가의 재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