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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憲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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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당산나무에게는 친구가 셋 있습니다. 선돌과 돌무더기와 동자바위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것들이 마을로 들어오는 나쁜 일과 재난을 막아 준다고 여겨 제사도 지내면서 귀하게 여겼습니다. 당산나무 근처에는 섬진강이 흐르고, 마을 아이들은 징검다리를 건너 분교에 다녔습니다. 엄마들은 강가에 나와 빨래도 하고, 여름이면 아이들은 강에서 다슬기랑 버들치 잡기 놀이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 마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 징검다리는 콘크리트 다리로 바뀌고, 마을 사람들도 하나둘 떠나 분교는 폐교가 되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동자바위는 사라졌고, 당산나무도 논 경지 정리 때문에 가지가 잘리고 몸통만 남은 채 다른 곳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래도 당산나무는 묵묵히 세월을 견디면서 다시 새 순을 틔웠습니다. 당산나무의 끈끈한 생명력 앞에 마을 사람들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산나무에 다시 제사를 지내고, 동자바위의 동생도 복원해 주었습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 온 당산나무의 이야기는 사라진 동자바위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계속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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