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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관하여(이하 키워드만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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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기요시는 누구인가?
미키 기요시(三木淸)는 1897년 1월 5일 일본 효고(兵庫)현의 농촌 마을에서 태어났다. 농사도 짓고 미곡상이기도 했던 그의 집안은 상당한 부자였다. 스스로가 [독서와 인생]이라는 책에서 밝히고 있듯이 그가 독서에 눈뜨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 국어 교사로부터 [자연과 인생]이라는 책을 소개 받고나서였다. 독서에 눈이 뜬 그는 엄청나게 많은 책을 읽었고,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에는 습작을 시도할 만큼 대단한 문학 소년이 돼 있었다. 중학을 졸업한 그는 일본 최고의 수재들만 들어간다는 도쿄 제1고등학교에 입학한다. 이 무렵 유럽은 제1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었지만 일본은 오히려 전쟁 특수에 힘입어 번영을 누렸다. 미키 역시 이런 세계사적인 대혼란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마음껏 독서에 빠져 들었다. 동서양의 문학, 철학, 역사 등 다방면에 걸친 책들과 독일과 프랑스의 원서도 읽었다고 한다. 독일 유학, 하이데거를 사사 온갖 책들을 섭렵하는 가운데 미키는 자신의 인생을 결정짓는 니시다 기타로(西田幾多郞)의 [선(善)의 연구]를 만난다. 이 책에서 '전인격적인 만족'을 얻은 그는 마침내 문학을 버리고 철학을 전공하기로 결심,니시다가 교수로 있는 교토(京都)제국대학 철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졸업 후 1922년 독일 유학길에 오른 미키는 독일의 하이델베르크에서 신칸트학파의 하인리히 리케르트 교수 밑에서 공부하고, 마르부르크에서는 하이데거의 제자가 되었다. 1924년 파리로 건너간 그는 앙리 베르그송 등의 철학과 아나톨 프랑스의 소설을 탐독하다가 파스칼의 [팡세]를 읽고 크게 감동한다. 이것이 그가 첫 저서 [파스칼에서의 인간연구](1926)를 쓴 계기가 되었다. 29세 때 일본으로 돌아와 호세이(法政)대학 교수로 취임한 그는 사상적으로 마르크시즘에 기울고 있었다. 그리고 학자로서보다는 저널리스트로서 더 정력적으로 활동했다. 미키는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를 통합하려는 시도를 함으로써 1930년 '프롤레타리아 과학협회'라는 공산주의자 모임에서 축출되고 만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는 얼마 후 공산주의자라는 죄목으로 체포되어 6개월간의 수감생활을 한다. '죽음' '행복' '허영' 등 23개 주제를 천착한 명저 출옥 후 그는 [요미우리(讀賣)신문] 등 여러 매체의 기고를 통해 군국주의에 저항했고, 일본의 극우 천황주의자들의 주장을 비판했다. 점차 강화되는 일본의 군국주의는 국수주의를 고취하고, 독일 이탈리아 등과 함께 파시즘에 기반을 둔 추축국 동맹을 맺는다. 미키는 이런 현실을 피할 수 없는 일로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전개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이런 그의 노력은 한쪽에서는 전쟁협력자라는 비판을, 다른 한쪽으로부터는 전쟁 비협력자라는 비판을 받게 된다. 힘든 상황에 직면한 그는 결국 인생론으로 침잠해 들어갔다. 이런 사유의 결과물이 [팡세]와 비견되는 [인생론 노트]였다. '죽음' '행복' 등 23개 주제를 다룬 이 책은 일본 대학생들의 필독서가 되어 문고판만 100쇄(2010년 현재), 2백만 부를 돌파했다. 옮긴이의 한마디, '심오한 분석이 엮어내는 정신의 향연' 이 책은 단순한 에세이집이라기에는 무겁고, 본격적인 철학서라기에는 가볍다. 그러나 일반 에세이집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깊이가 있으며 철학 서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넓이가 있다. 활달한 사고와 심오한 분석이 엮어내는 정신의 향연이라고나 할까? 이 책은 저자의 철학적 사색이 거의 완성 단계에 들어선 시절에 씌어졌다. 이 책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키 철학의 핵심 개념인 구상력이라든가 형성력 또는 허무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으면 안 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지 않더라도 그의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이 묻어나는 한마디 한마디는 철학에 문외한인 사람들도 깊은 명상으로 이끌기에 충분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