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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1장 동기 2장 현장 3장 전달 4장 결단 5장 보도 6장 성과 7장 추적 8장 혼선 9장 지진 10장 고개 11장 경중 저자 후기 문고판 저자 후기 |
Kiyoshi Shimizu,しみず きよし,淸水 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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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도책의 오타 시 페이지를 펼쳐 도모코가 사라진 공원과 유카리가 사라진 파친코 점을 찾았다. 손가락으로 집어보니 두 현장은 직선거리로 고작 5킬로미터 거리였다.
가깝다. 뭐지, 이건? 오타 시, 아시카가 시, 양쪽을 번갈아 펼치기 귀찮아진 나는 두 장의 지도를 사서 작업 공간에 펼쳐놓았다. 두 장의 지도를 스카치테이프로 붙여놓으니 아시카가 시와 오타 시의 커다란 합체 지도가 완성되었다. 유괴 현장이나 시신 발견 현장 등, 사실이 확인된 장소에 컬러 스티커를 붙이자, 스티커는 지도의 중심부에 집중되었다. 요컨대 모든 사건이 현의 경계 부근에서 발생했던 것이다. 1979년, 도치기 현 아시카가 시, 후쿠시마 마나, 5세, 살해 1984년, 도치기 현 아시카가 시, 하세베 유미, 5세, 살해 1987년, 군마 현 오타 시, 오사와 도모코, 8세, 살해 1990년, 도치기 현 아시카가 시, 마쓰다 마미, 4세, 살해 1996년, 군마 현 오타 시, 요코야마 유카리, 4세, 행방불명 3년에서 6년이라는 시간차를 두고 사건은 마치 도치기와 군마를 왕복하듯이 발생했다. 17년간 다섯 건의 소녀 유괴&살해사건이 반경 10킬로미터 안에서 발생했다. 오랫동안 사건 취재를 해온 나조차도 이런 지역은 본 적이 없었다. 사건의 공통점을 열거해보았다. 장소나 일시의 유사점도 그대로 범행 수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소녀를 노린 범죄 유괴 현장 중 세 곳은 파친코 점 시신 발견 장소 중 세 곳은 강변의 갈대숲 사건 대부분은 주말 등 휴일에 발생 어떤 현장에서도 우는 아이의 모습은 목격되지 않았다 공통점을 열거하자 머릿속에 어떤 단어가 떠올랐다. 동일범에 의한 연쇄 아동납치살인사건?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북관동北關東 연쇄 아동납치살인사건’ 정도가 되지 않을까? 그런 일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경찰도 인정하지 않고, 언론도 보도하지 않은 연쇄 살인사건? 모방범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은 없을까? --- p.24~25 나는 다시 이 목격 증언에 대한 의문을 전직 수사간부에게 물어보았다. “언덕길을 내려온 남자가 있지 않았던가요? 빨간 치마를 입은 여자아이와.” 또 당신이냐는 듯한 귀찮은 얼굴로 그는 간단히 대답했다. “그건 결국 알아내지 못했어. 어떤 사건이든 그런 건 있는 법이지. 거짓 증언자들이 자기 눈으로 똑똑히 봤다고 하더군. 하지만 빨간 치마를 입은 여자아이는 거리에 널렸으니까. 다른 사람이야.” 헛소리 하지 마. 그런 아이가 얼마든지 있을 리가 없잖아! 나는 현장에 집착하기 때문에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다. 내가 와타라세 강의 강변을 지나다닌 횟수는 이미 100번도 넘었을 거다. 계속 걷고 또 걷고, 관찰하고, 카메라를 돌렸다. 평일에도 주말에도 아침에도 저녁에도 한밤중에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빨간 치마를 입은 어린 소녀를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물며 사건 당일 같은 시각에 같은 복장을 한 소녀가 두 사람이나 있었을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하다. “널려 있다”고? 당신들은 상세한 조서를 작성하고, 입간판까지 세울 정도로 목격자를 계속 찾았잖아. 상식적으로 생각 좀 해보라고 말한들 소용이 없을 것이다. 이들은 그렇기 때문에 스가야 씨를 체포한 것이다. 이 시점을 기해서 나는 당시 수사를 전혀 믿지 않게 되었다. --- p.152~153 모리카와 검사가 증인으로 법정에 출두했다. 테이프를 들은 스가야 씨는 당시 상황이 기억났는지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스가야 씨는 증언대에 선 전직 검사를 강하게 추궁했다. “모리카와 씨, 나는 17년 반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누명을 쓰고 갇혀 있었습니다. 당신은 이 사실을 어떻게 생각합니까?”피고인이 자신을 기소한 검사를 추궁한다. 18년이라는 시간 끝에 벌어진 역전극이다. “주임검사로서 증거를 검토한 결과 스가야 씨가 마미 살해사건의 범인이 틀림없다고 판단하여 기소하고 공판에 임했습니다. 이번에 새로운 DNA형 감정으로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실로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던 참입니다.” 전직 검사는 스가야 씨 얼굴을 보지 않고 정면을 바라본 채로 그렇게 대답했다. “구치소에서의 취조 시, 나는 범인이 아니라고 정직하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변호사나 법정에는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던 겁니까?” 스가야 씨의 얼굴은 분노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나는 놀랐다. 작년 출소 이래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스가야 씨를 본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모리카와 씨, 내 가족에게도 사죄하십시오. 그들도 피해자입니다.”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내 가족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았는지 알기는 합니까!” “방금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 p.271~272 그런데 막상 증거품을 받자 검찰의 태도가 표변한다. 검사가 “유품은 언제든 돌려드릴 수 있는 상태지만 셔츠만큼은 이쪽에서 보관했으면 한다”고 말한 것이다. 마쓰다 씨는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다. 수사를 계속할 수 없다고 그들이 말했기 때문이다. “돌려주겠다고 해놓고서는 갑자기 셔츠만큼은 돌려줄 수 없다니 말의 앞뒤가 안 맞잖아요. 납득할 수 없습니다. 이야기가 다르잖아요.” 항의했지만 들은 척도 안 한다. 그러기는커녕 놀랍게도 갑자기 “마미 아버지에게 연락을 해서 셔츠에 대한 보관 허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중략) 전 남편은 마미의 유골이나 위패를 남기고 집을 나갔다. 남매는 마쓰다 씨가 키웠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이 DNA형 감정 등의 협력을 요청했을 때 피해자 어머니로서 대응했다. 마쓰다 씨는 전 남편이 어디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검찰은 이전에 마쓰다 씨에게 갑자기 편지를 보낸 것처럼 전 남편도 찾아내서 허가를 받아낸 모양이다. 검사는 “유품은 어머님 혼자만의 것이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제 와서 무슨 소릴……. “왜 갑자기 여기서 헤어진 전 남편이 나오는 건가요. 일단 돌려주겠다고 했음에도 이제 와서 왜 셔츠는 나만의 것이 아니라고 하는 거죠?” --- p.301~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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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관동 연쇄 아동납치살인사건이란?
일본 관동 지역 도치기 현과 군마 현에서 1979년~1996년까지 5명의 소녀가 살해되거나 행방불명된 사건. 범인으로 잡혔던 스가야 도시카즈의 무죄가 17년 만에 증명되어, 사건은 현재 미제로 남았다. 북관동 연쇄 아동납치살인사건 연표 1. 1979년 후쿠시마 마나 | 5세 | 살해 2. 1984년 하세베 유미 | 5세 | 살해 3. 1987년 오사와 도모코 | 8세 | 살해 4. 1990년 마쓰다 마미 | 4세 | 살해 5. 1996년 요코야마 유카리 | 4세 | 행방불명 북관동 연쇄 아동납치살인사건의 공통점 1. 사건이 인접한 두 지역에서 번갈아 발생 2. 피해자가 4세~8세의 어린 소녀라는 점 3. 3건의 경우 피해자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장소가 파친코 점이라는 것 4. 3건의 경우 강변에 사체 유기를 했다는 점 5. 4건의 경우 사건이 주말이나 휴일에 발생했다는 점 6. 이 모든 사건이 미제 사건으로 아직도 범인이 체포되지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진정한 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 경찰보다 먼저 범인을 찾는 기자. 실제 시미즈 기자를 두고 일본에서 하는 말이다. 시미즈 기자는 1999년 10월 오케가와 역 앞에서 발생한 대낮 여대생 살인사건에서 경찰보다 빨리 범인을 찾아냈고, 2005년에는 일본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브라질로 도주한 범인을 찾아 지구 반 바퀴를 날아 브라질까지 뒤쫓아서 범인의 위치를 경찰에 알리기도 했다. 시미즈 기자에게는 취재 원칙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라는 것. “권력가나 유명한 사람들의 목소리는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멀리 퍼진다. 하지만 작은 목소리는 다르다. 그 목소리는 국가나 세상에 쉬이 닿지 않는다. 그 가교가 되어주는 것이 보도의 사명이다”라고 저자는 힘주어 밝힌다. ‘오케가와 역 앞 여대생 살인사건’에서는 보도 피해를 받은 피해자와 유가족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목소리였으며, ‘북관동 연쇄 아동납치살인사건’에서는 진범을 잡으려 하지 않는 검경에 분노하는 피해자 유족과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채 무죄를 호소하는 스가야의 목소리가 바로 그러했다. 그는 피해자 유족을 대변해 지속적으로 재수사를 촉구하였으며, 감옥에 갇힌 스가야를 대신하여 장장 1년 동안 50여 차례에 걸친 방송을 통해 여론을 환기시켰다. 여론의 압박을 받은 검찰은 DNA 재감정을 마지못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으며, 감정 결과는 불일치. 17년 만의 재심 성사를 넘어선 ‘재심 전 석방’이라는 일본 검찰 역사에 길이 남을 ‘검찰 측 완전 패배’를 이끌어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신의 취재 원칙을 철저히 지켜온 시미즈 기자는 결국 한 사람을 구하고, 피해자 유가족의 상처를 보듬고, 나아가 일본 사회 전체를 바꾸었다. 참된 저널리즘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타지의 이야기지만 지난 몇 년간의 내 삶과 다르지 않았다.” -배정훈(그것이 알고 싶다 PD)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화제의 논픽션 ‘문고X’ 인접한 지역에서 잇달아 발생하는 최악의 어린이 연쇄살인, DNA 감정의 맹점,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남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쓰는 기자와 변호인, 은폐되고 조작된 증거,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성사된 재심 청구, 법정 공방전, 마침내 찾아낸 진범, 진범 뒤에 도사리고 있는 흑막과 반전까지……. 웬만한 소설이나 영화보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개는 놀랍게도 모두 현실이다. 그러나 이 불편한 진실이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게 느껴지지는 않는가? 그렇다, 이 책 『살인범은 그곳에 있다』는 박준영 변호사에 의해 극적으로 재심을 이루어낸 ‘약촌오거리 살인사건’과 묘하게 닮아 있다. 두 사건은 잘못된 방향으로 휘둘러진 공권력이 평범한 시민의 일상을 얼마나 망가뜨리는지, 그리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 또한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살인범은 그곳에 있다』에서는 시미즈 기자와 변호인단이,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에서는 박준영 변호사와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팀의 활약이 없었다면 재심은 결코 성사되지 않았을 것이다. 일본에서 탐사보도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살인범은 그곳에 있다』는 ‘신초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고, ‘오야 소이치 논픽션상’ 후보에 올랐으며, 논픽션으로는 이례적으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평론&기타 부문)’을 수상했다. 2016년에는 문고판으로 발행되었을 때 지방의 한 서점에서 제목과 저자, 출판사 이름 그리고 내용까지 가린 채 ‘문고X’로 판매했다. 이 아이디어를 낸 서점 직원은 “아무런 선입견 없이 모든 사람이 꼭 읽었으면 하는 논픽션”이라는 생각에 이런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한다. 이후 ‘문고X’는 서점 직원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일본 전국으로 확대되었고, ‘문고X’판 『살인범은 그곳에 있다』는 30만 부가 넘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