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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밤은 빨리 찾아온다
고운기
난다 201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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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PROLOGUE 재떨이 … 6

1.
2016년 1월 28일 목요일 … 12
도쿄에서 처음 산 것―1999년 9월 … 21
유자와…… 눈의 나라에서 사흘―2008년 1월 … 25
얼굴 그리고 목소리―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雪國』과 게이샤 마츠에 … 31

2.
2016년 1월 29일 금요일 … 43
국경의 긴 터널 … 49
저녁 풍경의 거울 … 58
밤의 밑바닥 … 68

3.
2016년 1월 30일 토요일 … 77
죽음의 유희―아쿠타가와와 박영근 … 88
아쿠타가와상 … 93
이중언어에 놓인 소설의 운명―2000년 9월, 작가 이회성과의 만남 … 98

4.
2016년 1월 31일 일요일 … 133
도쿄의 옆얼굴―2001년 9월 … 147
몇 가지 정치적인 문제―2001년 10월 … 154
기노쿠니야 서점―2012년 1월 … 162

5.
2016년 2월 1일 월요일 … 172
저 작은 데까지 규칙이―2001년 10월 … 193
나오미라는 근대―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치인痴人의 사랑』… 198
미타부인회三田婦人會―2001년 5월 … 211
도쿄외국어대 조선어과―2001년 10월 … 217
사에구사 도시카쓰 선생 … 222
도이 기요타미 선생 … 230

6.
2016년 2월 2일 화요일 … 238
살아서 신사 죽어서 절―2001년 12월 … 247
마지막 사무라이 사이고 다카모리―2007년 4월 … 256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아는 어린이들―2007년 10월 … 262
맙소사―2008년 10월 … 264
청경우독晴耕雨讀―2010년 8월 … 269

7.
2016년 2월 3일 수요일 … 277

EPILOGUE 작가의 말 … 286

저자 소개 1

高雲基

한양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재학 중이던 19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하였고, 『시힘』 동인을 만들어 활동하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하였으며, 그동안 『밀물 드는 가을 저녁 무렵』, 『구름의 이동속도』, 『고비에서』 등 일곱 권의 개인 시집을 냈다. 한국 고전문학을 연구하여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삼국유사』와 같은 고전연구서도 냈다. 현재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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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42g | 140*210*17mm
ISBN13
9791196152468

책 속으로

1999년 1월 31일, 게이샤 출신의 평범한 할머니 한 분이 세상을 떠났다. 고다카 기쿠小高キク, 향년 84세. 병석에 누워서도 책 읽기를 즐겨 했다. 간호원이 지나가다 무심코 묻는다.
?연애소설이라도 읽으시나요?
할머니는 읽던 책을 내려놓고 간호원을 빤히 올려다보며 대답한다.
?연애는 읽는 게 아니라 하는 거유.
말하는 재치가 남다르다. 온천으로 유명한 니가타의 유자와에서 20대 중반까지 게이샤 생활을 한 이 할머니는 1934년 이제 막 스무 살로 접어드는 겨울에 소설을 쓰러 온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운명적으로 만났다.
그리고 거기서『 설국』이 탄생하였다.

게이샤로서 이름은 마츠에松榮였다. 마츠에는『 설국』의 주인공 고마코의 모델로 알려져 있다.

여자의 인상은 뜻밖에 청결했다. 발가락 밑의 옴쏙 들어간 곳까지도 깨끗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온천 여관에서 남자 주인공 시마무라가 고마코를 처음 만나는 장면이다. 그리고 좀더 뒤로 가면 보다 상세한 묘사가 나온다. 날씬하면서도 오똑하게 솟은 코, 아름다운 자줏빛 환형동물의 테처럼 매끄러운 입술, 약간 밑으로 처진 듯한 눈썹, 아래로 눈초리가 치켜 붙지도 처지지도 않아서, 일부러 똑바로 그려놓은 듯한 눈, 산 빛이 물들었다고도 할 수 있는 백합이나 양파의 구근을 벗겨놓은 듯한 싱싱한 살결. 그리고 이 모습을 한마디로 “밝고 깨끗했다”라고 맺는다.
시마무라는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여행과 무용 공부를 즐기는 사람이다. 기차가 다니게 되면서 번성해진 온천 마을에 와서 등산이나 하면서 빈둥거리는 중이었다. 소설 속에서 마을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유자와가 그 무대임은 확실하다.

---「얼굴 그리고 목소리-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과 게이샤 마츠에」중에서

출판사 리뷰

작가의 말

2016년 1월 28일부터 2월 3일까지 도쿄를 걸었다. 중간에 니가타의 유자와를 다녀온 일까지 포함, 햇수로 앞뒤 4년간 보냈던 일본 생활의 자취를 돌이켜본 여행이었다.

일주일 남짓 즐거운 산보가 추억한 일은 다음 두 가지이다.

1999년부터 3년간 게이오 대학의 방문연구원으로, 2007년 1년간 메이지 대학의 객원교수로 도쿄에서 생활했다.『 삼국유사』에서 촉발되어 우리 고전문학과 비교될 일본의 문학을 찾아 나선 내 나름 인생의 역정歷程이었다. 이런저런 인연이 얽혀 있다.

2008년부터 10년간 교보문고와 대산문화재단이 주최한‘ 설국문학기행’을 안내하였다. 소설『 설국』의 무대인 니가타 유자와 산골의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1월 하순에서 2월 초 사이, 이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현장을 찾는 기행이었다. 이런저런 이야깃거리가 많이 남았다.

이렇게 써서 떨쳐버릴 기쁨과 상처는 내 몫이지만, 서생書生의 글이란 본디 가르치는 데 급급하여, 읽는 이는 혹여 이것이 정말 즐거운 도쿄의 산보라고 여기지 말기 바란다.

2017년 11월
고운기

추천평

못살았던 시절의 이야기를 깨달음으로 적당히 포장한 비슷비슷한 소재의 글이 끊임없이 발표된다. 아름다운 기억도 있겠지만, 대체로 기억은 그렇게 쉽게 미화될 성질의 것도, 잠언화할 성질의 것도 아니다. 기억의 시화詩化에는 오늘의 불안한 현실을 살고 있는, 매순간 떠날 수밖에 없는 예술가의 초상이 담겨야 한다. 예술가에게 기억은 세상과의 불화와 화해 사이에 떠도는 유빙遊氷이며, 따라서 그것의 시화는 깨달음으로 귀착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팽팽한 긴장으로 오늘의 현실에 무섭도록 치열하게 각성의 신호로 기능해야 한다.

고운기 시인은, 그의 어떤 시에서, 남은 자나 떠난 자나 매순간 아득하고 불안하고 지쳐 있는 상태에, 비록 산화散華한다 해도 그 흔적조차 애처롭거나 아름답지 않다고 노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역설은 포기와 좌절로 귀착되는 것이 아니라 뜨거운 무엇으로 옮아가게 하는 아름다운 무력한 힘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나는 이 책에 실린 산문 또한 비유와 상징, 작법을 그럴듯하게 설명하기보다 그저 읽고 그 감동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 그것은 내가 고운기 시인에게 보낼 수 있는 유일한 최고의 찬사이기도 하다.
- 박형준(시인 · 동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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