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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 당신 곁의 위로
1부. 매일, 그림 월요일의 전사는 달린다 누가 내 화장 좀 지워줄래요 충전 중입니다 인생은 포인트를 쌓아가는 것 버티는 삶에 관하여 당신은 쉬어야 한다 그 노래, 벚꽃 엔딩 인생의 멋진 일은 대부분 후반부에 일어난다 진실한 것은 오직 고통뿐 삶을 머금은 손 2부. 나를 높이는 그림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 품위는 균형에서 나온다 선택된 이들의 슬픔 주저앉은 자리에 빛이 쏟아지다 이토록 지독한 고독 걷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사람들 곁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온기의 효능 나의 든든한 날개 지나치게 가벼운 ‘힘내세요!’ 3부. 결국은 사랑 온 세상이 집중하는 풍경 붓의 방향, 사랑의 시선 그 사람이 살게끔 하는 것 우리가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불확실성의 시대, 확실한 단 한 가지 내게 강 같은 사랑 마음의 균형을 잃게 만드는 사람 모든 것은 눈빛 때문이다 너덜너덜, 피 흘리는 마음 사랑 후에 남은 것들 4부. 그림처럼 우리 어느 날 분홍이 내게 왔다 주홍빛 향기가 머물다 모네의 안경을 빌리다 그곳에 사람이 있다 겨울의 해변가에서 꽃길만 걷게 해줄게요 디어 라이프 투명해서 아름다운 찬바람 불어오면, 눈 아가씨 그 모든 비극에도 불구하고 마치며 · ‘자기만의 방’을 가꾸는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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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실패를 겪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흐름과 같아 이를 인연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인연은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바람이 오가듯 물 흐르듯 그저 주어지는 것이며 또한 결이 같아 행동과 생각의 흐름이 비슷한 사람이라면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어느덧 얽혀 같이 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충전 중입니다」중에서
인생의 맷집을 키우는 일은 지난하다. 사는 일 별 것 있나, 잘하는 일 못하는 일 모두 버텨야 하는 일투성인 것을. 위대한 알베르트 에델펠트조차도 기약 없는 긴긴 시간을 버티기만 하지 않았던가. 버티는 건 미래에 대한 예의고, 인내는 나중에 만날 비밀의 몸값이다. 그러니 한 번쯤은 살아볼 만하지 않은가. 생은 항상 제멋대로라 대개 서운함을 안겨주지만 가끔 충격 넘치는 반전도 선사하므로.---「버티는 삶에 관하여」중에서 흔들림의 하루하루를 통과하며 내가 알게 된 것은 ‘인생은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인간에게 주어진 매일은 ‘균형의 연습’이라는 사실이다. 그렇게 균형을 맞추는 과정에서 작고 큰 선물을 받는다. 이제 나는 인간이 그저 한 인간 이상이라는 것을 안다. 인간은 물질적이거나 생물학적인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시간과 의미를 겹겹이 올리는 존재다. 목숨의 길이만큼 격을 쌓는 특별한 존재다.---「품위는 균형에서 나온다」중에서 인간의 생활과 경험을 그린 소박한 그림이 있다. 높은 사람들의 삶이 아니라 보통의 일상을 그려냈기에 오랫동안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그림들이 그렇다. 사사로운 그림은 겉보기에 자칫 투박하고 볼품없어 보이나 오히려 이 검소함이 ‘순간 멈춤’의 감동을 준다. 그러한 풍속화의 거장 중에 카를 슈피츠베크가 유독 빛난다.---「우리 근대를 밝혀준 그림들」중에서 이 그림이 사랑받는 것은 양초 한 자루의 고마움 때문만이 아니다. 바람을 가리는 단정한 손길과 양초를 받쳐든 섬세한 손끝이 정성스럽기 그지없기에 마음을 울린다. 촛불을 든 예수의 손은 곁을 채우고 곁을 지키는 손이다.---「곁을 지키는 것만으로도」중에서 사랑의 시선은 능력이다. 사랑의 눈길만 있으면 긴장이 넘친 순간도 긴장이 풀린 순간도 사랑스럽게 포착할 수 있다. 아니, 모든 순간이 사랑 가득한 작품이다. 「나의 첫 설교」와 「나의 두번째 설교」에 수많은 이가 열광한 이유는 사랑의 눈길이 만든 걸작이기 때문 아닐까.---「붓의 방향, 사랑의 시선」중에서 한때 내가 시에 빠져든 이유는 시야말로 그림과 가장 가까운 문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좋은 이미지에는 상상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했고, 상상력이 작동하는 이미지를 그리려면 추상 언어인 시를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는 철학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사유를 넓히고, 사유는 시의 이야기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이미지를 창조한다. ---「마음의 균형을 잃게 만드는 사람」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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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지나가면 위로가 남는다
삶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지은이의 삶도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미술을 전공하고 현재 중학교 미술선생님으로 교직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 이전까지 혹은 지금도 삶은 흔들리지 않은 적이 없었다. 학창시절에는 주유소와 대형마트 등에서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고, 사회초년생 때는 앞으로 유망하다는 일을 시작했다가 곧 실망하고 다른 일을 배우러 다니기를 반복하며 방황의 날들을 보냈다. 우리보다 먼저 살아간 화가들은 의미 있는 순간, 그들의 마음을 그림으로 남겨주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한 사람을 위해 준비된 그림이 있습니다. 마크 로스코를 만나면 무릎을 꿇게 되고, 프리다 칼로를 만나면 눈물을 쏟습니다. 케테 콜비츠를 만나면 한번 더 인내할 수 있고, 알베르토 자코메티를 만나면 이 생(生)을 더 진중하게 살고 싶습니다. 그런 그림을 만나면 가슴이 움직입니다. 저 그림과 마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그림이 내 인생에 힘이 되지 않을 리 없습니다._「시작하며」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지은이는 자신의 일상에 예술작품을 덧씌운다. 삶을 빛내기 위한 포장보다는 고된 일상을 제대로 또 온전히 지키고 싶은 선택이었다. 지은이의 삶과 포개지는 화가들의 그림과 작품 이면의 이야기는 그림을 보다 풍성하게 읽게 한다. 가령 무수한 점들로 이루어진 조르주 쇠라의 「그랑드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를 두고 지은이는 쇠라가 남긴 한 점 한 점에서 ‘인생은 포인트를 쌓아가는 것’이라는 가치를 발견하고, 볼륨을 과감히 생략해버린 자코메티의 「걷는 사람」을 통해서 걷는 행위는 곧 사유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견고하게 하는 일임을 깨닫는다. 이처럼 지은이는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순간의 면면들을 놓치지 않고 시간과 공간을 넘어 만난 그림을 ‘자기만의 방’에 놓는다. 가만히 바라보는 내 곁의 그림들 이 책은 4부로 구성되었다. 1부 「매일, 그림」에서는 반복되는 일상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그림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가령, 대니얼 셀렌타노와 릴리 푸레디의 1930년대 지하철 그림에서 오늘 아침 출근길의 ‘지옥철’을 만나고, 존 화이트 알렉산더의 그림 속 여인을 보면서는 지은이 역시 화장을 지우고 옷을 갈아입을 기운조차 없는 어느 날의 기억을 투영한다. 2부 「나를 높이는 그림」에서는 자존감이 떨어진 외로운 이들이 홀로 고요히 쉴 수 있도록 카를 슈피츠베크의 ‘비밀의 장소’로 안내하고, 루이장모의 그림을 통해 삶의 고비를 함께 이겨내자며 응원한다. 3부 「결국은 사랑」에서는 연애도 결혼도 사치품목이 되어버린 ‘불확실성의 시대’를 향한 위로와 안타까움을 존 에버렛 밀레이의 작품을 통해 전하고, 4부 「그림처럼 우리」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리는 일상에서 지은이를 단단하게 일으켜세운 작품들을 파노라마처럼 펼친다. 『그림은 마음에 남아』에는 총 62점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이 62점의 작품은 우리가 삶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과 마주하는 상황을 담은 62컷의 순간들로 쉽게 치환된다. 이 순간들은 거장의 친숙한 작품일 수도, 매일 만나는 익숙한 풍경일수도, 어디선가 한번쯤 만났을 법한 인물들이 담겨 있는 삶의 면면과 다름없다. 그러기에 지은이의 그림 이야기는 곧 우리의 이야기가 된다. 어떤 사람의 생각을 그 사람의 입장에서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을 결코 이해하기 어렵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지은이와 함께 그림 자체에 들어가서 풍경이 되고 인물이 되어 그림을 이해하고 자신의 마음에 남는 그림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때때로 당신이 멈칫하게 되는 순간, 마음에서 마음으로 가닿는 그림은 분명 거기 있을 것이다. 부디 당신의 방에 꼭 어울리는 그림을 찾으세요.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이 그림에도 인연이 있습니다. 분명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림은 마음에 남아, 당신 마음을 가장 당신답게 가꾸어줄 것입니다. 부디 이 책이 당신 마음의 방에 살포시 놓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_「마치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