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가로등, 밤 그리고 별들』
가로등의 꿈 / 저녁 노래 / 함부르크에서 / 전설 / 비 / 입맞춤 / 아랑카 / 이별 / 폭풍 서곡 / 조개들, 조개들 / 바람과 장미 / 잿빛 빨강 녹색 대도시의 노래 / 대도시 / 골동품들 『민들레』 내맡겨진 사람들 민들레 / 까마귀들은 저녁이면 집으로 날아든다 / 허공에, 밤에 목소리들이 있다 / 지붕 위의 대화 도중에 이별 없는 세대 / 오후와 야간의 열차 / 제발 있어줘요, 기린 씨 / 지난 일이다, 다 지난 일이다 / 도시 도시, 도시 : 하늘과 땅 사이의 어머니 함부르크 / 빌브로크 / 엘베강 「문밖에서」 『이번 화요일에』 눈 속에, 깨끗한 눈 속에 볼링장 / 네 명의 병사 / 그 많고도 많은 눈 / 나의 창백한 전우 / 예수는 이제 함께하지 않는다 / 고양이가 눈밭에서 얼어 죽었다 / 밤꾀꼬리가 노래한다 / 세 어두운 왕 / 라디 / 이번 화요일에 그리고 아무도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이 커피는 무슨 맛이라고 콕 집어 말할 수 없다 / 부엌 시계 / 그녀는 아마도 장밋빛 속옷을 입었을 거야 / 우리의 꼬마 모차르트 / 캥거루 / 밤에는 쥐들도 잠잔다 / 그도 그 전쟁들에 화가 많이 났었다 / 오월에, 오월에 뻐꾸기는 울부짖었다 / 길고 긴 도로를 따라서 유고 시 동요童謠 / 해보라 / 시 / 러시아에서 온 편지 / 달이 거짓말을 한다 / 새 / 슈타인후트 호수 근처 어느 술집 창가에서 / 밖에서 / 겨울 저녁 / 밤에 / 밤 / 사랑의 노래 / 사랑의 시 / 이별 / 열대 과일 유고 단편 작가 / 쉬쉬푸슈 / 저 위부터 저 위까지 / 빵 / 신의 눈 / 이것이 우리의 선언이다 / 독본讀本 이야기 / 그러면 답은 딱 하나뿐이다! 옮긴이의 말 볼프강 보르헤르트 연보 추천사 |
Wolfgang Borchert
볼프강 보르헤르트의 다른 상품
박병덕의 다른 상품
|
우리는 신도 없이, 머물 공간도 없이, 약속도 없이, 확신도 없이, 내맡겨지고, 내던져지고 버림받은 채 살고 있다. 우리는 안갯속에서 길을 잃은 채, 코와 귀와 눈의 물결 속에서 얼굴 없이 서 있다. 밤에 우리는 메아리도 없이, 바람이 부는데 돛도 선판도 없이, 창문도 없이, 우리가 드나들 문도 없이 서 있다. 어둠 속에 달도 없고, 별도 없이, 초라하고 폐결핵에 걸린 것처럼 창백한 가로등 불빛에 속아서. 우리는 대답 없이 있다. 예라는 말도 없이. 고향도, 도와줄 일손도 없이, 무정하게, 온통 어둠에 싸여. 어둠에, 안개에, 무자비한 나날에, 문도 없고 창도 없는 어둠에 내맡겨진 채로.---「지붕 위의 대화」중에서
우리는 이 세상에서 만나 서로 더불어 사는 동포가 된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슬그머니 빠져나간다. 우리는 속박도 없고, 머무름도 없고, 이별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슴의 외침이 두려운 까닭에, 마치 도둑처럼 슬그머니 사라져버리는, 이별 없는 세대다. 우리는 귀향이 없는 세대다. 우리에게는 돌아갈 수 있는 집도 없고, 가슴을 맡길 만한 사람도 없으니까. 이렇게 우리는 이별도 없고 귀향도 없는 세대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우리는 도착의 세대다.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별 위에, 새로운 삶 속에 다다른 도착으로 가득 찬 세대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태양 아래, 새로운 가슴에 다다른 도착으로 가득 찬. 어쩌면 우리는 하나의 새로운 사랑, 하나의 새로운 웃음, 하나의 새로운 신에 이른 도착으로 가득 차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별 없는 세대다. 그러나 우리는 도착이 모조리 우리의 것임을 안다. ---「이별 없는 세대」중에서 한 사내가 독일로 온다. 그리고 거기서 그는 아주 기막힌 영화 한 편을 본다. 그는 영화 상영 동안에 여러 차례 자신의 팔을 꼬집어야만 했는데, 그것은 자신이 깨어 있는 것인지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고 나서 그는 자기 좌우에서 똑같은 일을 겪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것이 거의 진실임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그런 다음 영화가 끝나고 허기진 배와 차디찬 두 발로 다시 거리에 설 때, 그것이 실제로 단지 매우 일상적인 영화라는 것을, 완전히 일상적인 영화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독일로 온 사내, 그들 가운데 한 사람에 관한 영화. 집으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이제 집이란 것이 없기 때문에 결국 집으로 오지 못한 그들 가운데 하나. 그리고 이후에 그들의 집은 문밖에 있다. 그들의 독일은 밖에, 밤에, 빗속에, 거리 위에 있다. 그것이 그들의 독일이다. ---「문밖에서」중에서 어머니는 내가 배부를 때까지 내 곁에 앉아 계셨어요. 그러고 나서 내가 내 방에 들어와 불을 끌 때면 벌써, 어머니가 접시 치우는 소리가 들렸어요. 매일 밤 그랬어요. 그때가 대개는 두 시 반경이었어요. 어머니가 두 시 반이면 부엌에서 내게 음식을 만들어주시는 것을 나는 너무 당연한 걸로 생각했죠. 난 그걸 아주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어머니는 늘 그랬어요. 어머니는 ‘또 이렇게 늦었구나’라는 말밖에 하지 않으셨어요. 매번 어머니는 그렇게 말씀하셨죠. 그래서 난 어머니가 늘 그렇게 말씀하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전 그걸 당연하게 생각했어요. 모든 것이 늘 그런 식이었어요. 잠시 동안 벤치 위에는 침묵이 흘렀다. 한참 후 그는 나지막이 말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는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들은 눈을 돌리고 있어서 그들을 볼 수는 없었다. 따라서 그는 하얗고 파란 시계 숫자판에 대고 나지막이 말했다. 지금, 지금 나는 알지요. 그때가 천국이었어요. 진짜 천국이었다고요. 벤치는 매우 조용했다. 그때 거기 있던 여자가 물었다. 그런데 당신 가족은 어떻게 되었나요? 그는 그녀를 보며 불안하게 웃었다. 아아, 제 부모님을 말씀하시는군요? 그래요, 그분들은 돌아가셨어요. 모두 다 돌아가셨어요. 생각해보세요, 모두 다, 모두 다 돌아가셨어요. 그는 불안하게 이 사람 저 사람 바라보며 웃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를 바라보지 않았다. ---「부엌 시계」중에서 이제 그들이 아주 소름 끼치게 그의 뒤에서 소리를 지른다. 왜? 57명이 보로네즈에서 소리를 지른다. 왜? 그러자 장관은 독일을 위해서라고 소리친다. 바라바, 하고 합창단은 외친다. 피라미돈, 하고 장님 사내는 소리친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은 함성을 지른다. 골인! 57번이나 골인! 하고 함성을 지른다. 그리고 가운 입은 인형, 하얀 가운을 입고 안경을 낀 인형은 아주 끔찍하게 몸을 움직인다. 그리고 발명하고 발명하고 또 발명한다. 그리고 작은 소녀는 스푼이 없다. 그러나 안경을 끼고 하얀 가운을 입은 그놈은 스푼을 하나 갖고 있다. 스푼은 1억 명을 죽이기에 충분하다. 아코디언 악사는 노래한다. 그대들이여, 기뻐하라. 한 인간이 도로를 달려 지나간다. 길고 긴 도로를 따라서. 그는 두렵다. _길고 긴 도로를 따라서, 본문 457쪽 그러면 마지막 인간은, 창자는 파열되고 폐는 페스트에 걸린 채, 독처럼 피어오르는 태양과 흔들리는 천체 아래서 대답 없이 고독하게 이리저리 흔들거릴 것이다. 끝을 알 수 없는 대규모 무덤과 거대한 콘크리트 오물로 삭막해진 도시의 차가운 우상들 사이에서 고독하게 방황할 것이다. 삭막하고 광기에 사로잡혀 중상모략하며 한탄할 것이다. “왜?”라는 그의 끔찍한 한탄은 듣는 이 아무도 없이 황야에 흩어지고 파괴된 폐허 사이를 불어 감돌고, 교회의 잔해 속에 말라버리고, 높이 솟은 벙커에 부딪히고, 핏빛 웃음에 빠져버릴 것이다.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않을 것이고,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홀로 남은 짐승 같은 인간의 짐승 같은 울부짖음 소리. 이 모든 것은 내일, 아마도 내일, 어쩌면 오늘 밤에 벌써, 그래 어쩌면 오늘 밤에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만약에…… 만약에…… 만약에 그대들이 아니요! 하고 말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러면 답은 딱 하나뿐이다!」중에서 |
|
시대를 초월한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 세상의 모든 불의에 저항한 외침의 문학
암울한 시대, 갈 곳을 잃은 등장인물들, 작품 전반에 짙게 드리운 죽음의 이미지로 볼프강 보르헤르트를 기억하는 독자들에게 그의 글은 어렵고 어둡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전집의 형태로 만나는 『그리고 아무도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는 그의 작품 세계를 총체적으로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보르헤르트는 쉽고 간결한 평범한 사람들의 말과 글로 공감을 이끌어내며, 힘든 상황에서도 순수한 웃음을 잃지 않은 이웃을 따뜻한 시선으로 조명하는 데 집중했다. 또한 언어유희, 단어의 반복과 나열, 일상 언어의 적극적인 사용이 돋보이는 작품들에서는 젊은 작가의 실험적인 면과 타고난 언어 감각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아무도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는 비극을 겪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문학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또한 새로운 독일문학으로 거듭나기 위한 서독 문인들의 치열한 노력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보르헤르트는 전쟁 이전과 이후의 독일을 정확하게 기술함으로써 망가진 세대의 파괴된 일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데 주목했다. 하지만 절망과 허무주의를 드러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반전反戰의 메시지와 함께 인간 사랑의 회복을 이야기했다. 시대의 광기와 이데올로기에 휩쓸려 개인이 물질적·정신적 폐허에 내던져질 위험은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에, 보르헤르트는 그런 비극이 다시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부당한 것에 대해 한 명 한 명이 용기를 갖고 확실히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화에 대한 목마름과 불의에 대한 저항을 담은 외침의 문학, 절망과 허무주의를 딛고 일어선 보르헤르트의 글은 오늘날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수록 작품 소개 『가로등, 밤 그리고 별들』: 보르헤르트가 1940년부터 1945년까지 쓴 시 가운데 엄선한 14편의 시를 모은 시집. 보르헤르트의 시는 그가 산문으로 창작의 중심을 옮기기 전 단계로 알려져 있으나, 삶에 대한 감정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반영하고 있어 그의 예술적 재능을 잘 보여준다. 『민들레』: 1945년 말부터 1946년 초까지 보르헤르트가 병상에서 쓴 글을 모은 산문집. 감옥에서 겪은 체험을 담은 「민들레」, 기성세대에 대한 거부감과 함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한 작품 「이별 없는 세대」, 고향 함부르크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도시」 연작 등 12편의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문밖에서」(1946) : 병상에서 일주일 만에 완성한 작품. ‘공연하려는 극장도 없고 보려는 관객도 없는 하나의 작품’이라는 부제와는 달리, 방송극으로 제작되어 독일 국민들의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낸 희곡. 주인공 ‘베크만’이 겪는 고통과 암울한 현실을 사실성 있게 표현하면서, 전쟁의 공포와 가족을 잃은 슬픔, 기성세대에 대한 분노 등 격렬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전쟁을 함께 체험한 동시대인에게 큰 공감을 얻었다. 전후 독일사회의 참담함과 이기주의, 속물근성을 고발한 작품으로, 독일 ‘폐허문학’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화요일에』: 1946년 가을부터 1947년 여름 사이에 쓴 글 19편을 모은 산문집. 작가 사후에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볼링장」, 「네 명의 병사」 등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으로 인해 사람의 죽음에 무감각해지는 군인의 비극을 이야기하면서도, 「세 어두운 왕」, 「밤에는 쥐들도 잠잔다」에서는 전쟁을 견뎌내는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본다. 「오월에, 오월에 뻐꾸기는 울부짖었다」, 「길고 긴 도로를 따라서」 같은 작품에서는 보르헤르트 문학의 특징인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언어 사용, 장소와 시간에 대한 독특하고도 감미로운 통찰을 엿볼 수 있다. 「유고 시」: 『가로등, 밤 그리고 별들』에 실리지 않은 초기 시 가운데 인간 보르헤르트를 깊이 이해하는 데 가장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은 15편의 시를 추렸다. 「유고 단편」: 부정적인 현실 인식, 허무주의적 성향이 강한 작품을 통해 부분적으로만 보르헤르트를 접한 사람들에게 작가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8편의 산문. 상처 입은 사람 사이에 싹트는 우정(「쉬쉬푸슈」), 신의 부재와 전쟁의 비참함 속에서도 삶을 이어나가는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저 위에서 저 위까지」,「빵」)을 비롯해 반전反戰과 평화의 메시지로 가득 채운 단편들을 실었다. 특히 평화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이라면 마땅히 불의와 부정에 ‘아니요!’라고 외쳐야 한다는 그의 마지막 단편 「그러면 답은 딱 하나뿐이다!」는 전쟁과 죽음에 무관심한 오늘의 사람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옮긴이의 말 보르헤르트는 그의 거의 모든 작품에서 자신이 직접 겪은 현실 상황과 전쟁의 참혹상을 뜨거운 감정으로 형상화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그는 암시적인 표현이나 문법적으로 정확한 문장보다는 오히려 지극히 격렬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표현 방식을 즐겨 사용했다. 보르헤르트를 허무주의자로, 그의 문학세계를 절망의 문학, 허무주의 문학으로 단정하는 비평가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그가 죽음을 몇 달 앞두고 쓴 두 편의 글, 「이것이 우리의 선언이다」와 「그러면 답은 딱 하나뿐이다!」에는 허무주의적 태도가 아니라 사랑을 바탕으로 전쟁에 대한 일체의 거부의사와 적극적인 항의를 요청하는 입장이 잘 나타나 있다. 보르헤르트의 작품을 읽는 것이 전쟁은 말할 것도 없고 불의와 부정 등 잘못된 현실에 대해 우리가 거부의사를 명백히 밝힐 수 있는, 정의를 위해 용기 있게 행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_옮긴이 박병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