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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단(The Al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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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e Her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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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강 (2)
맨 처음 내 시행들이 천상의 기쁨에 대해 말할 때, 그 비길 데 없는 기쁨의 광채가 너무 눈부셔서 나는 별난 단어와 지어낸 깔끔한 표현만 찾았다. 내 시상(詩想)은 펼쳐지고 싹트고 부풀기 시작하더니, 소박한 의도를 은유들로 둥글게 감고 마치 팔 것처럼 의미를 치장했다. 내가 미처 준비가 안 되어 있을 때면 오만 가지 상념이 내 머릿속을 달리며 돕겠다고 나섰다. 이미 써 둔 것도 종종 지우곤 했다 이건 활기가 좀 부족하고, 저건 죽은 표현이라서. 그 어떤 것도 해의 옷이 될 만큼 화려하진 않은 듯했다. 하물며 해의 머리를 짓밟는 저 기쁨이야 말해 무엇 하랴. 너울대는 불길이 굽이치며 솟구치듯, 그렇게 나도 에둘러 애써 의미를 엮어 짰다. 하지만 내가 법석을 떠는 동안 한 벗의 속삭임이 들리는 듯했다. “이 모든 장황한 겉치레는 얼마나 빗나간 것인가! 사랑 안에는 미리 적어 둔 달콤함이 있으니, 그것만 베끼고 수고를 덜어라.”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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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시대부터 활발하게 이루어진 상업 활동과 신대륙 탐험 열풍과 과학적 발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존 던(1572∼1631), 허버트, 앤드루 마블(1621∼1678) 등의 ‘형이상학파’ 시인들은 이전 시대의 인습적인 주제와 상투적인 비유·이미지·형식에서 벗어나 언뜻 이질적으로 보이는 경험들과 사물들을 연결하고자 노력했고, 이를 위해 기발한 비유와 이미지, 활기찬 구어 리듬, 간결하고 압축적인 구문 등을 즐겨 활용했다. 위트와 진지성이 공존하는 이 ‘통합된 감수성’의 시는 T. S. 엘리엇을 비롯한 현대 시인들과 학자들에 의해 새롭게 재평가되면서 영국 시의 중요한 전통의 일부가 되었다. 실제로 효율적으로 활용된 폭넓은 지식과 광범한 정서적 스펙트럼, 적확한 어법, 다양한 연 형식과 리듬, 다채롭고 참신한 비유, 짜임새 있는 엄밀한 구성 등 허버트의 대부분의 시편들에서 확인되는 고도의 의식적인 기교는 그가 던의 뒤를 잇는 독창적인 형이상학파 시인임을 입증한다.
그렇지만 허버트의 시는 선배인 던의 재기 넘치는 박식한 스타일과는 대조적으로 외관상 평이하고 소박한 스타일을 보여 준다. 엘리엇이 지적하듯, ‘온화한 이미저리’가 특징인 그의 시는 던의 시처럼 지성과 사색이 감수성과 느낌을 지배하거나 통어하지 않고, 오히려 감성과 느낌이 지성과 사색을 지배하거나 통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허버트 자신의 영적 갈등과 고뇌는 한결 더 친밀한 어조를 통해 독자에게 실감 나게 다가온다. 그의 시편들은 신자들을 위한 단순한 종교적 명상의 지침서라기보다는 삶의 궁극적 의미를 찾고자 갈망하고 또 고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나약함과 실패를 뚜렷하게 인식했던 한 섬세한 영혼의 정직한 자기 고백이기도 한 것이다. 또한 허버트의 시는 당대에 널리 인기를 끌었던 우의 화첩(寓意畵帖, emblem book)의 전통도 활용하고 있다. 특정한 도덕적·종교적 개념을 사색하고 파악하기 위한 시각적 방편이라고 할 수 있는 우의화는 제사, 상징적 그림, 해설로 이루어지는데, 허버트의 여러 시편들은 우의화에서 즐겨 다루는 중요 개념들인 허영·변덕·죽음·미덕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단」 「부활절 날개」 등의 시편은 시 본문이 의미하거나 시사하는 사물을 좀 더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는 ‘형상시(pattern poem)’의 전통을 발전시킨 빼어난 시편들이다. 허버트가 자신의 여러 시편들에서 밝히고 있듯, 『성전』의 시편들은 관례적인 시 스타일을 배격하는 ‘성서적 시학’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 시집 전체를 일관하는 기본적인 은유는 하느님의 성전으로서의 인간의 마음/영혼이다. 허버트가 상상한 그리스도교 신앙의 우주에서 인간의 영혼은 지상에서 출발해 영적 갈등과 고뇌의 공간을 거쳐 하느님과 하나 됨에 이르는 여정을 경험한다. 한 시골 교회에서 자신이 좋아했던 오르간과 성가대의 음악에 귀 기울이며 영국 국교에서 강조하는 중도의 길을 묵묵히 실천했던 허버트는 고풍스러우면서도 신선함을 잃지 않은 많은 시편들을 통해 깊은 신앙심에서 우러나온 지혜의 참된 목소리를 차분하게 들려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