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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순한 크세니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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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ann Wolfgang von Goe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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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다수에게 저항하려 하겠는가?”
나는 다수에게 저항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둔다. 다수는 떠돌며 움직이고, 흔들리다 황급히 사라진다. 다수가 마침내 다시 하나가 될 때까지. 해가 거듭될수록 사람들은 여러 낯선 일들을 경험해야 한다. 그대는 그대가 살아가는 방식대로 살려고 하는데, 그래서 그대는 언제나 그냥 그대로 머무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내가 바라건대 오래 살 수 있는가?” 항상 가장 훌륭한 것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알려지지 않은 훌륭한 일을 많이 행해라. 그런 일에는 시간과 영원함의 기한이 없다. 수천 권의 책에서 진실이나 우화로 그대에게 보이는 것이 무엇이든, 그 모든 것이 사랑과 하나가 되지 않으면 바벨탑에 불과하다. 젊은이는 관심이 나누어져 있어서 잘 잊어버리고, 노인은 관심이 부족해서 잘 잊어버린다. 그대는 삶에서나 지식에서나 철저하고 순수하게 항해하려고 노력해라. 폭풍과 조류가 부딪치고, 잡아당겨도, 이것들은 그대의 주인이 되지 않는다. 나침판과 북극성, 정교한 시계 그리고 태양과 달을 그대는 잘 알고 있다. 그러니 그대 방식에 따라 조용히 기뻐하며 그대의 항해를 완료해라. 특히, 그대가 꺼리지 않는다면, 길이 그 자리에서 맴도는 곳에서 세계를 항해하는 사람은 자신이 출항했던 항구를 만나게 되리라. 재산을 잃어버리면 ? 약간 잃어버린 것이다! 그대는 재빨리 심사숙고해 보고 새로운 재산을 얻어야 한다. 명예를 잃어버리면 ? 많이 잃어버린 것이다! 그대는 명성을 얻어야 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용기를 잃어버리면 ?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러면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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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돋친 ‘손님에게 주는 선물’ 크세니엔
초대한 손님들이 돌아갈 때 주는 선물이라는 뜻인 『크세니엔』은 괴테와 실러가 함께 작업해서 1796년에 실러가 발행하던 『문예연감(Musen-Almanach)』에 발표한 2행으로 된 풍자시 모음집이었다. 이 풍자시들은 재치 있게 “적들의” 핵심을 찌르는 논쟁적이고 공격적인 형태로 당시 문화계와 문학계의 문제점들에 대한 괴테와 실러의 입장을 담고 있었다(『괴테 시선 4 크세니엔』 참조). 게다가 수많은 풍자시로 상대를 가리지 않고 공격함으로써 이 『크세니엔』은 새로운 시도였지만 스캔들로 여겨졌고, 당시 사람들은 ‘야만적인 문학적 혁명’이 질서 정연했던 독일 예술계로 확산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크세니엔』은 실제로 당시에 평판이 좋지 않았다. 온순한 크세니엔 괴테는 그 후에 쓴 이런 풍의 시들을 “온순한 크세니엔”이라고 부르면서 이전의 날카로움을 제거했다. 『온순한 크세니엔』은 형태적으로 얼핏 보아도 고대를 흉내 내는 2행시들이 아니라, 라임을 갖춘 자유로운 운율에 대화체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전의 『크세니엔』과 구분된다. 주제 면에서도 이전 『크세니엔』과는 달리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노리는 대상이 더는 인물이나 잡지 등이 아니라, 대체로 집단적인 흐름이나 유행 또는 독특한 개성에 관한 것들이다. 이러한 대상들은 자신이 늙어 가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의식하고 있던 시인의 주관적 생각과 연결되어, 그런 시인의 관점에서 이해되고 있다. 『온순한 크세니엔』에서 주관적 관점을 강조하거나 반대 의견을 허용하는 것은 괴테의 표현을 빌리자면 여기서 “농담과 진담으로” 말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여기에 덧붙여서 전혀 논쟁거리가 되지 않는 격언과 성찰, 삶의 지혜도 추가된다. 1796년에 『문예연감』에 실렸던 “진지하고 호의적인” 2행시들에도 이런 부류의 시들이 있었지만, 공격적인 크세니엔 시들과는 구분되어 수록되었다. 여러 군데 산재해 있는 노년 괴테의 지혜를 담은 전형적인 시들을 수용하거나 해석할 때는 항상 어떤 근거에 따라 특히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개별적인 격언으로 선별해서 마치 독립된 시들처럼 다루고 있다. 이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이렇게 모은 시들은 본래의 의미대로 사용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의의는 이 격언들을 전체적으로 묶었을 때 그 가치가 나타난다. 즉, 격언들 가운데 어느 개별 격언도 최종 진술이 아니고, 각 격언은 주변의 격언들로 보충하거나 상대화할 필요가 있다. 괴테는 이 격언들의 순서뿐만 아니라 페이지 배분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노년의 괴테 문체를 특징짓는 간결한 표현 경향, 다의적인 의미를 분명한 의미로 파악하려는 독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경향은 『온순한 크세니엔』의 경우 계속해서 텍스트 이해의 문제로 이어진다. 당시 독자들의 반응은 ‘크세니엔을 모두 이해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런데 수수께끼 같은 말이 너무 많다’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이 격언을 이해하는 출발점만을 간략하게 제시함으로써 이 격언들의 이해를 전적으로 독자들에게 맡기고자 한다. <온순한 크세니엔 1∼6>은 괴테가 1827년에 마지막으로 직접 편집한 텍스트를 소개한다. <온순한 크세니엔 7∼9>는 『바이마르 전집(Weimarer Ausgabe)』의 편집을 따랐다. 지식을만드는지식 『괴테 시선 VIII』에는 괴테의 생전에 출간된 <온순한 크세니엔 1∼6>과 괴테의 유고에서 나온 <온순한 크세니엔 7∼9>를 모두 수록했다. 한국괴테학회 회장을 지낸 임우영 교수는 정확한 번역과 함께 당시 시대 상황과 작품의 배경, 인간관계, 작품이 풍자하는 대상 등을 자세한 해설과 주석으로 제시해 작품을 좀 더 정확하고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