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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주말이 오고 있다] 우리네 평범한 주말의 일상을 그려낸 소설집.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아 어떤 약속도 없는 고요한 주말에 읽으면 좋은 이야기입니다. 주말이라고 크게 달라질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주말은 평소보다 조금 특별하고도 빛나는 날이지 않을까요. 이번 주에도 어김 없이, 다시 주말이 온다는 소식을 잊지 마세요! - 문학MD 김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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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먼 곳 7
하르툼에 나는 없다 35 해피하고 뉴, 하지만은 않지만 81 개구리 왕자와 할리우드 111 제비의 날 137 나뮤기마의 날 163 해안도로 191 지상의 파티 229 작가의 말 259 |
Tomoka Shibasaki,しばさき ともか,柴崎 友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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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흐트러져 둘둘 말려 있는 옷을 개어 선반에 되돌려 놓는다. 개고 또 개고, 몇 분 사이에 방금 갠 티셔츠가 다시 다른 곳에 처박혀 있어서 그걸 펴고 갠다.”--- p.11
“좋겠다, 하고 말은 하지만 결국엔 가지 않는다. 언제나, 나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변하려고 하지 않는다.”--- p.25 “누군가가 목격하지 않았거나 알지 못했던 과거의 일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거나 마찬가질까, 아니면 아무도 모르더라도 그것이 틀림없이 존재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걸까, 그런 얘기를 하고 싶었다.” --- p.64 “이해했다고 말하더라도, 이해한 느낌을 공유한다 해도, 설사 서로 통했다는 감동이 밀려드는 순간이 있다 해도, 정말 그것이 같은 것인지 확인할 길은 없다. 절대.”--- p.65 “내년에 역 건물이 완성되면 이 넓은 땅은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과거 도쿄에서 일어났던 지진이나 전쟁, 혹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처럼 앞으로 어떤 미지의 사건이 일어날지 알 수는 없지만, 그때마다 이렇게 본래의 땅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시 언젠가, 얼마나 시간이 흐른 다음일지 알 수는 없겠지만, 이곳이, 아주 오랫동안 그랬던 본연의 형태가, 몇 번이고 되살아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p.79 “어젯밤부터 무척 오랜 시간이 지난 것처럼 느껴져 이제 주말이 끝났나 싶었지만, 내일은 일요일이니까 왠지 시간을 번 느낌이 들어 기뻤다.”--- p.134 “그렇구나, 토요일이구나. 세상은 주말이구나. 다들 즐겁게 놀기도 하고 편안히 쉬기도 하는 그런 날이구나. 나는 토요일에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해본 기억이 없어 세상 사람들에게는 그런 관습이 있다는 정도의 자각만 있다. 학교 친구들과 자주 놀러 가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지금은 시험을 보고 집에 가는 길. 피곤한 머리로 건너편 가족이 들고 있는 디즈니 쇼핑백을 쳐다보다가 저절로 눈꺼풀이 내려왔다.”--- p.171 “세상에 얼마나 되는 사람들이 주말에 쉴까?”--- p.183 “이비인후과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오늘은 토요일인 데다 벌써 정오다. 월요일엔 반드시 출근해야 하니 퇴근하고 나서야 병원에 갈 수 있을 텐데, 그쯤이면 이미 다 나아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일어났다.”--- p.194 “자전거 브레이크를 쥘 때마다 마찰음이 귀 안쪽에 울려 아팠다. 눈과 입과 코는 손대지 않아도 기능을 차단할 수 있는데, 귀만큼은 언제나 주위 소리를 듣고 있다. 잠을 잘 때조차.”--- p.202 “왜 이 사람과 사귀는 걸까,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다. 그러나 귀엽게 보였던 순간이 분명 있었고, 지금도 때때로 있고, 누군가와 함께 하는 이유는 원래 알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p.247 “그래, 라면이다, 라면으로 이 주말의 끝을 장식하면 되겠구나.” --- p.253 “나는 이런 세상에 살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가지각색의 행동을 하고, 지구는 자기 맘대로 회전하고, 밤이 오고, 오늘이 끝나가려고 한다. 나는 이 세상에서, 그 제각각인 것들과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구름 위에서 보면 지상 전체가 파티장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한 장소에 모여 있지만, 모두들 멋대로, 제각기 다른 생각을 한다. 나 역시 그 속의 한 점이다.” --- p.2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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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별 소개
1. 「여기서 먼 곳」 나는 바다도 강도 산도 싫어하는데 옷만큼은 아웃도어 스타일을 좋아하는 ‘여자’다. 그리고 그런 옷을 파는 가게에서 일한다. 주말엔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흐트러져 둘둘 말려 있는 옷을 개어 선반에 되돌려놓는다. 개고 또 개고, 몇 분 사이에 방금 갠 티셔츠가 다시 다른 곳에 처박혀 있어서 그걸 펴고 갠다. 쉬는 시간에 휴게실에서 주먹밥을 먹고 있는데, 어떤 여자가 내게 다가와 내 이름을 부르더니 “나, 기억 못하지?” 하는 말을 던지고는 가버린다. 같은 건물 네일숍에서 일하는 여자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아는 사람이 아니다. 대체 정체가 뭘까? 2. 「하르툼에 나는 없다」 창밖으로 사람이 지나가면 지금도 깜짝 놀란다. 1층에 사는 건 이 동네가 처음이다. 나고 자란 오사카에서 도쿄의 1층 집에 이사 온 지 이제 일 년. 유키에를 만났다. 친하지도 않은 친구 결혼식에 함께 가자고 해서다. 결혼식 3차 파티에서 만난 케이라는 여자애와 친구의 친구 생일파티에서 만난 스킨헤드 남자애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데 택시가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좁은 골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한밤중에 역까지 걸어가게 되었다. 걸어가면서 나누는 이야기들. “저기 빈집에 나 좀 살게 해주면 안 되나? 관리도 엄청 잘해줄 텐데.” 3. 「해피하고 뉴, 하지만은 않지만」 독감에 걸리는 바람에, 새해가 되었는데 아무 데도 못 가고 집에 남아 있다. 지금 이 맨션엔 나밖에 없다. 강도가 들어서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쳐도 아무도 모를 것이다. 시체조차 한동안 발견되지 못한 채 방치될지도 모른다. 이틀을 내리 잤더니 이렇게나 정신이 맑은데, 갈 데도 없고 할 일도 없다니. 편의점이나 가야겠다, 생각하고 이틀 만에 얼굴을 씻었다. 4. 「개구리 왕자와 할리우드」 어제는 금요일, 친구가 마련한 올나이트 이벤트 클럽에서 여동생 남자친구인 요조를 만났다. 다음 날 왠지 모를 호기심에 이끌려 요조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서점에 따라 갔다. 뭔가 마실 것을 사다 달라는 요조의 부탁에 서점 밖으로 나왔더니, 바깥은 완연한 여름이다. 나는 몇 년 전 취직을 하면서 여름방학이 없어졌다. 취직하고 나서 처음 실망한 점은 봄방학이 없다는 것과 여름휴가가 5월 연휴보다 짧다는 것이었다. 앞으로 두 번 다시 긴 여름방학이 없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유년 시절과 청춘 시절이 끊나버린 기분이 든다. 5. 「제비의 날」 안개비 내리는 날, 우리는 모처럼 시간을 맞춰 히메지 성으로 가고 있다. 아코는 사 년 전까지 내가 다니던 회사 후배고, 리에는 단골 옷가게 점원이다. 휴게소에 들렀는데 차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리에가 저만치 떨어져 보험회사에 전화를 거는 동안, 나는 어미 제비가 새끼들에게 모이를 물어다주는 왕복 곡선 운동을 바라보고 있다. 갑자기 어미 제비가 늦는다. 걱정이 된다. 혹시 차에 치어 죽은 것은 아닐까. 새끼 제비들은 어떻게 될까. 6. 「나뮤기마의 날」 오늘 시험을 치르는 이 대학이 내가 제일 들어가고 싶은 대학이다. 자리에 앉아 편의점에서 사 온 빵을 먹었다. 차가운 주먹밥을 먹으면 서글퍼지지만, 빵을 먹으면 원래 갖고 있던 슬픔이 배가되지는 않는다. 슬픔은 되도록 줄이자. 그것이 1월 수능에서 시작된 수험 생활에서 배운 것이다. 시험을 마치고 전철을 탔다. 그렇구나, 토요일이구나. 세상은 주말이구나. 다들 즐겁게 놀기도 하고 편안히 쉬기도 하는 그런 날이구나. 7. 「해안도로」 일어나보니 귀가 아프다. 소음성난청이 재발했다. 축제와 주말이 겹친 날, 대학 시절 과외를 해주던 아이의 부모를 만났다. 그들이 해안도로에 있는 그 레스토랑에서 함께 저녁을 먹지 않겠냐고 하자, 문득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8. 「지상의 파티」 동거하고 있는 여자는 정리라곤 할 줄 모른다. 아침엔 USB를 찾느라 냉장고 문까지 열었다. 모처럼 쉬는 날 아침부터 불쾌한 얼굴을 해야 하다니. 원래는 같이 미술관에 가기로 했는데, 어쩌다 보니 친하지도 않은 회사 전 동료 새집 자랑 파티에 불려오게 되었다. 31층 호화 맨션에서 유기농한 것들로 많이 먹고 나왔는데, 갑자기 라면이 먹고 싶어진다. 그래, 라면이다, 라면으로 이 주말의 끝을 장식하면 되겠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