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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in B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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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스가 설명을 늘어놓기 시작했지만, 나는 귀담아듣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주요 단어는 들었지만 진정으로 관심이 있는 건 릭스 씨와 헨더슨 씨의 몸짓 언어였다. 두 사람의 전체적인 태도.
내게 떠오른 생각이라고는 이들이 뭔가 숨긴다는 것뿐이었다. 이들은 나를 두려워했고, 솔직히 고백하건대 이 때문에 슬그머니 재미있기도 했다. 그래도 조직 고위층이 예고 없이 들이닥쳤을 때 예의 있게 대처하는 데 익숙한 지역 간부들이 통상 보이는 초조한 태도 이상이었다. 또 무언가 있었다. 어쩌면 둘 다 은근한 여성 혐오자들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여성을 향한 습관적인 반응은 냉소적이거나 심지어 강압적일 수도 있었다. (나는 이 공장에 대한 파일을 미리 찾아보고 왔다. 이직률이 평균 이상이었고 특히 여성 직원들의 이직률이 높았다. 또한 일반적인 정도 이상으로 고소 고발이 많아서 결국 산업 법정까지 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느끼는 날카로운 기운이 설명되지는 않았다.---p.30 스티븐 도와줘요. 어떻게? 나 지금 난국에 빠졌어. 그건 그렇고 어디예요? 집. 당신은? 파키스탄. 카라치. 다들 잘 있어요? 좋아. 와, 구세계를 걷고 있는 거네. 문제가 뭡니까, 아가씨? 새 일을 제안받았어요. 새 일 제안? 대체 그게 뭔데? 뭐, 먼저 기밀이래. 그래, 알았어. 게다가 툴란에서 하는 일이라네요. 농담이겠지. 아니, 농담을 들은 거겠지. 거긴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데잖아. 맞나? 맞아요. 설명해 봐. 좀이 쑤시네. 이거 좌천은 아니지? 바보 같은 짓 한 것 없잖아? 아, 좌천은 아니에요. 내가 바보 같은 짓은 많이 했지만 성생활만으로도 충분하죠. 회사에서 가길 원한대. 음, 설명하기가 힘들어요. 그 지역을 정찰하러 가래. 자세한 상황은 말할 수 없지만 내가 거기 정착하길 바라는 것 같아. 거기 살면서 사람들과 친해지고 그 사람들이 미래 변화에 어떻게 반응할지 알아내고 집합적 분위기를 예측하는 일 같아요. 하지만 거기 아무것도 없잖아. 뭐 있나? 산이 있죠. 산이 많고도 많잖아. 90만 명의 국민과. ---p.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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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규모의 사업 조직 「비즈니스」의 3급 간부 캐스린 텔먼은 어느 날 밤, 자기도 모르는 사이 이의 절반이 뽑혔다는 부하 직원의 전화를 받는다. 평범한 상해 사건이라고 생각한 텔먼은 별 의심 없이 일상적 업무를 이어 가지만, 비즈니스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칩 공장 사일렉스 시스템스를 시찰하던 중 뭔가 꺼림칙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직감한다. 역시 비즈니스의 간부인 의붓 삼촌 프레디를 만나 이 공장을 감시하기로 한 캐스린은 삼촌의 요크셔 대저택에서 열리는 고위급 간부 회의 겸 파티에 초대를 받고, 거기서 히말라야에 위치한 툴란 공국의 왕자 수빈더와 마주친다. 비즈니스 간부 스티븐 부제츠키에게 마음을 주고 있는 캐스린은 수빈더의 과도한 관심을 추파로만 여기고, 유부남인 스티븐을 유혹하려 애쓰지만 엄격한 도덕 기준을 가진 그는 캐스린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후 비즈니스를 위한 중요 업무의 일환으로 툴란의 대사가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는 캐스린은 그곳의 열악한 사정과 그녀를 흠모하는 수빈더 때문에 망설이다가 먼저 툴란을 방문해 분위기를 살핀 뒤 결정하기로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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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적인 작품들로 독자들과 평단의 주목을 동시에 받으며 현대 영국 문학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소설가 이언 뱅크스의 작품 『비즈니스』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유머와 아이러니, 시적인 상징으로 가득한 문장력과 뛰어난 상상력으로 독자를 사로잡아 온 뱅크스는 1993년 영국의 문예지 『그란타』에서 「영국 최고의 젊은 작가」로, 2008년 「타임스」에서 「전후 최고의 작가 50인」으로 선정되었다. 흔히 말하는 주류 소설과, SF 소설 양쪽 모두에서 성공을 거둔 보기 드문 작가이다.
『비즈니스』는 거대 사업체 「비즈니스」의 한 간부가 조직 내부의 음모를 밝히는 과정을 비범한 상상력으로 풀어 낸 작품이다. 기독교보다도 역사가 오래된 이 조직은 어떤 정치적 신념이나 종교적 신앙에도 지배받지 않으며 오직 금권주의만을 숭배한다. 영원한 동맹도 아군도 없는 이들은, 단체의 이익에 따라 세계의 정치까지도 주무른다. 세계를 움직이는 조직, 그리고 그 보이지 않는 힘에 영향을 받는 한 개인의 모습을 통해 뱅크스는 자본주의적 글로벌리즘의 폐해를 예리하게 짚어 낸다. 뱅크스가 창조해 낸 거대한 조직 「비즈니스」는 극단적인 자본주의를 표방하면서도 현재의 자본주의와는 사뭇 다른 성격을 띤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 조직은 전적인 재정 투명성을 실행하여 조직 간부들의 재산 흐름을 추적한다. 민주주의적인 요소로 하급 직원이 상급 간부 선출에 관여하기도 하며 부자 상속은 절대 용인하지 않는다. 현재의 기업 풍토와는 다른 면모를 보이는 「비즈니스」는 이윤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두가 합리적으로 동의하는 순수 자본주의의 결정체로 그려진다. 그런 면에서 소위 세계 정복을 꿈꾸는 악의 집단으로 치부해 버릴 수만은 없는 역설적인 면을 지닌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거대 조직의 힘 앞에서 개인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뱅크스는 이 작품에서 거대 조직이 인류에게 어떤 질적인 풍요를 가져다주든 인류는 이를 비판적으로 성찰해 보아야 한다는 견해를 드러내고 있다. 1993년 발표한 『공범』에서 자본주의의 총아들이 잔혹하게 폭행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사건들을 그려 내고, 2003년에는 이라크 전쟁에 반대해 토니 블레어를 탄핵하는 정치적 모임에 참가하기도 하는 등의 뱅크스의 정치적 행보와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뱅크스가 『비즈니스』를 쓰고 나서 상당한 시간이 지났지만 소설 속 세계는 낯설지 않다. 여전히 음모론은 존재하고, 끊임없이 의혹이 제기되며, 그에 대한 증거가 발견되기도 한다. 특히 인터넷과 SNS 서비스와 같이 접근하기 쉬운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망이 형성되면서 음모론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제한된 언론을 통해 정보를 공급받던 시대를 넘어 다양한 경로에서 제공되는, 게이트키핑 과정을 거치지 않은 날것의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변화에 대한 관심을 돌리려 연예인 스캔들을 터트리는 것, 사람들의 비판 방향을 돌리려고 보안상의 위협을 가하는 것, 거대 기업이 언론과 결탁하여 여론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등 우연히 일어난 것 같은 사건들이 실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단순히 놀라운 상상력의 산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뱅크스가 분석한 미래의 모습과 닮은 현재에도 여전히 의의가 있다. 『비즈니스』는 다양한 시도로 독특한 문체를 만들어 내는 뱅크스 특유의 기법도 잘 살아 있는 작품이다. 전체적으로는 1인칭 서술로 진행하지만 전화 대화나 컴퓨터를 매개로 한 텍스트 대화, 툴란의 생태를 묘사한 안내서 같은 서술, 지문 없는 대화 등 한 작품 안에 다양한 문체를 능란하게 선보이며 서사의 긴장감을 이끌고 변화의 재미를 한껏 살리고 있다. 여기에 언어유희와 위트, 역설과 냉소를 더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빚어냈다. 언론 서평 뱅크스가 방대한 에너지를 들여 써낸 이 작품은 촌철살인의 위트, 스키 코스보다도 다양한 이야기의 커브로 가득 차 있다. 인디펜던트 우리 대부분에게 국제적 거대 자본의 세계는 회색 수트를 입고 은밀히 움직이는 사람들의 이미지로 가득하다. 이언 뱅크스의 날카로운 풍자는 그 안개를 뚫어 낸다. 스코츠먼 『비즈니스』는 가장 보증할 만한 작품 중 하나로, 빼어난 독창성이 빛을 발한다. 가디언 뱅크스 최고의 창의력을 보여 주는 수작. 타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