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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랜드
가짜가 진짜를 압도하는 세상, 그 도발적인 500년의 이야기
원제
Fantasyland
베스트
사회 정치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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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판타지랜드로 들어가다

제1부 마법처럼 미국을 만들어내다: 1517~1789년
1. 나는 믿는다, 고로 나는 옳다: 신교도들
2. 반짝이는 모든 것: 금을 찾아다니는 사람들
3. 지상에 우리만의 천국을 건설하리라: 청교도
4. 신에게서 받은, 신을 믿을 자유
5. 상상의 친구와 적: 초창기의 사탄 공포
6. 첫 번째 나의 세기: 종교, 미국 땅을 점령하다
7. 한편, 18세기의 현실 기반 공동체에서는

제2부 경이적인 미국: 1800년대
8. 첫 번째 대망상
9. 선지자 조지프 스미스의 미국식 팬픽션
10. 엉터리 약장수의 나라: 마법 같지만 현대적인
11. 환상적인 사업: 골드러시 변곡점
12. 무찌를 괴물을 찾아서: 음모론을 찾는 습관
13. 두 정신세계의 정면충돌
14. 1,000만 개의 초원의 집
15. 산업화된 판타지

제3부 이성을 되찾기 위한 힘겨운 노력: 1900~1960년대
16. 진보와 반동
17. 가장 큰 반동: 새롭게 등장한 옛 종교
18. 미국의 대표적인 사업, 쇼비즈니스
19. 큰 얼음사탕 산: 햇살 가득한 교외의 유토피아
20. 너무도 정상으로 보였던 1950년대

제4부 빅뱅: 1960년대와 1970년대
21. 빅뱅: 히피족
22. 빅뱅: 지식인들
23. 빅뱅: 기독교인들
24. 빅뱅: 정치와 정부와 음모론
25. 빅뱅: 여흥의 나라에서 사는 법

제5부 판타지랜드의 영역: 1980년대에서 20세기 말까지
26. 가상현실은 더 진짜 현실처럼, 진짜 현실은 더 가상현실처럼
27. 영원한 젊음: 피터팬 증후군
28. 레이건 시대와 디지털 시대의 시작
29. 21세기 미국의 종교
30. 더욱 열광적인 미국의 기독교: 믿음과 예배의식
31. 미국과 무신론적인 문명 세계: 왜 미국만 이리도 예외적인 걸까?
32. 마법적이지만 기독교적이지만은 않고,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만은 않은 사람들
33. 블루칩 묘약을 파는 의사들: 다시 마법에 빠진 의학
34. 주류는 어떻게 판타지랜드의 조력자가 되었는가?: 줏대 없는 사람, 냉소주의자, 그리고 신봉자
35. 무엇이든 해도 된다―내 호주머니를 털거나 내 다리를 부러뜨리지만 않는다면

제6부 판타지랜드의 문제: 1980년대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
36. 정신병 환자들, 사방에 괴물이 있다고 증언하다
37. 현실은 음모다: 미국을 엑스파일로 만들기
38. 완전히 정신 나간 사람들, 새로운 목소리
39. 공화당이 궤도를 벗어날 때
40. 과학을 부정하는 진보주의자들
41. 총기에 열광하는 사람들
42. 마지막 판타지 산업
43. 우리 내면의 아이들? 그들은 디즈니월드로 간다!
44. 경제적 지복의 시대
45. 본격적인 판타지랜드로 변해가고 있는 미국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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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

커트 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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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rt Andersen

전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미국의 ‘이성’을 대변하는 저명한 문화비평가. 첫 소설 『세기의 전환기Turn of the Century』(1999)는 전미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좋았던 시절Heyday』(2007)은 미국 최고의 역사 소설에 주어지는 랭엄상을 수상했다. 세 번째 소설 『광신자들True Believers』(2012)도 다수의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된 논픽션 『판타지랜드Fantasyland』(2017)는 미국 전역에 엄청난 논란거리를 던지며 화제가 되었고, 유수 언론의 커버스토리를 장식하는 등
전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미국의 ‘이성’을 대변하는 저명한 문화비평가. 첫 소설 『세기의 전환기Turn of the Century』(1999)는 전미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좋았던 시절Heyday』(2007)은 미국 최고의 역사 소설에 주어지는 랭엄상을 수상했다. 세 번째 소설 『광신자들True Believers』(2012)도 다수의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된 논픽션 『판타지랜드Fantasyland』(2017)는 미국 전역에 엄청난 논란거리를 던지며 화제가 되었고, 유수 언론의 커버스토리를 장식하는 등 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하버드대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한 앤더슨은 풍자 매거진 「스파이Spy」를 공동 창간했으며, 「타임」과 「뉴요커」의 정치비평 및 문화 칼럼니스트로 활약하면서 다수의 저널리즘 상을 수상했다. 이후 3년간 「뉴욕」의 편집장을 역임했고 「뉴욕 타임스」에 기명 칼럼을 연재했다. 방송, 영화, 연극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기도 했다. NBC가 황금시간대에 편성한 두 편의 특집방송에 책임 프로듀서이자 수석 작가로 참여했고, ABC와 HBO와 브로드웨이 극장가를 위해 몇 편의 방송 파일럿을 제작하고 각본을 썼다. 현재 미국공영라디오방송이 제작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자 매주 100만 명이 청취하는 팟캐스트 <스튜디오 360>의 진행자이자 공동창작자인 그는 이 프로그램으로 ‘방송계의 퓰리처상’이라 불리는 피보디상을 2017년 수상했다.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지금은 가족과 함께 뉴욕주 롱아일랜드에 거주하며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산책을 좋아하고 문학과 인문·사회 분야 도서에 관심이 많다. 옮긴 책으로 『H마트에서 울다』, 『내가 알게 된 모든 것』, 『미나 리의 마지막 이야기』, 『작가의 책』, 『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 『디베이터』, 『예정된 전쟁』, 『전문가와 강적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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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7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720쪽 | 944g | 152*215*40mm
ISBN13
9788984077201

책 속으로

미국인들은 건국에 관한 매력적인 허구를 신봉하기에 이르렀다. 성공적인 지도자들은 언제나 미화되기 일쑤였지만 미국의 신화화는 지체 없이 이루어지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짐짓 경건함을 강조하는 경향까지 있었다. 조지 워싱턴의 45세까지의 삶에서 가장 유명한 일화는 체리나무에 관한 것인데?“거짓말을 할 수는 없어요, 아버지……. 어쩌다 보니 제가 손도끼로 나무를 잘랐어요.”?이 이야기는 그의 베스트셀러 전기에 실린 허구다. 전기는 그가 죽고 몇 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출간되었다. 그의 참전 경험과 관련해서 가장 유명한, 밸리 포지에서 그가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린 일화 역시 허구라는 게 거의 정설이다.
--- p.8. ‘첫 번째 대망상’에서

미국의 두드러진 특징은 행상꾼들, 이를테면 “무언가를 만들고 실행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구하고 꿈꾸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기홍보에 능하고 법을 조롱하며 가끔씩 사기를 치고 이곳저곳을 전전하면서 자기변신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전례 없는 자유와 성공이었다. 그는 “미국인들에겐 무엇보다 사기꾼 기질”이 있으며, 이것은 “보통의 미국인들이 부당한 방법으로든 정당한 방법으로든 역사상 다른 어떤 나라 사람들보다 자신의 야망을 추구할 기회를 더 많이 누렸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말이다”라고 썼다. 물론 수많은 사기꾼들이 성공을 거두려면 그만큼 남의 말에 잘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도 매우 많아야 할 터였다.
--- p.11. ‘환상적인 사업: 골드러시 변곡점’에서

사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오두막은 그가 친구의 도움을 받아 지은 것이었다. 또한 그곳에서 30분만 걸어 나가면 그의 부모와 수천 명의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오래된 도시가 있었으며, 새로 놓인 철도를 이용하여 30킬로미터만 가면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가 나왔다. 그보다 한 세대 뒤의 사람으로 자연주의자이자 진정한 실천가였던 존 뮤어는 소로를 두고 “월귤나무 과수원 사이로 난 작은 숲속에서 마치 대자연을 즐기는” 양 허세를 부린, 한낱 콩코드의 “산책자에 불과한 사람”이라고 비웃었다. 실제로 월든 호숫가를 떠나 메인주의 북부 지역에 있는 진짜 황야에서 2~3주를 지낸 소로는 ‘냉엄하고 거칠며’ ‘장대하고 무자비한 자연’에 기가 질리고 말았다. 존재의 골수까지 깊숙이 맛본 800일을 보낸 뒤 그는 도시로 돌아와 부친의 연필 공장 일을 도우며 남은 평생을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아버지 소유의 저택에서 살았다. 소로는 달콤한 면만 부각하여 보기 좋아하는 미국적 환상의 전형, 즉 지나치게 불편하지 않은 만큼만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모습을 몸소 시현해 보인 인물이다.
--- p.14. ‘1,000만 개의 초원의 집'에서

문제는 심각할 정도로 정신 나간 믿음이 주류의 위치를 차지하는 것으로 끝난 게 아니라는 데 있었다. 대통령의 정치가 판타지 산업과 결합되는 현상도 훨씬 더 심화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1922년 빌 클린턴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자마자 레이밴의 웨이페어러 선글라스를 끼고 심야 토크쇼에 출연해 색소폰으로 [하트브레이크 호텔]을 연주했다. 대통령 선거운동이 연예인 대표를 뽑는 오디션으로 진화한 기념비적 순간이었다. 2년 뒤 그는 음악방송 MTV에 나와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젊은 관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미국 대통령이 열일곱 살짜리 소녀를 향해 자신은 사각팬티보다는 삼각팬티를 더 좋아한다고 말했던 것이다. 1998년 초에 우리가 클린턴이 대통령 집무실에서 한 인턴의 펠라티오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의 인기는 곧장 수직 상승했다. 이 사건에 당황한 이들은 아직 정치를 오락 산업과는 상관없는 독자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뿐이었다. 미국 정치는 TV에서 이루어졌다.
--- p.28. ‘레이건 시대와 디지털 시대의 시작’에서

학계, 미디어, 정부, 정치 분야에서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불확실하거나 엉터리인지 결정하는 책임을 맡은 문지기들 중에는 문을 열라고 우기는 야만인들에게 자발적으로 굴복하여 열어주고 마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았다. 판타지랜드가 그토록 경멸하는 제도적 대상들, 즉 그 모든 주류 엘리트주의자들이야말로 판타지랜드의 성장과 정착에 필수적 발판이 되었다는 사실은 커다란 역설이 아닐 수 없다.
--- p.34. ‘주류는 어떻게 판타지랜드의 조력자가 되었는가?’에서

1980년대부터 1990년대를 지나 2000년대까지 강력한 견인력을 얻은 금융 및 경제적 환상은 ‘해피 해피 해피’다. 종교에 대한 미국인들 특유의 기업적 접근에 더하여, 미국은 독특하게도 기업 경영에 종교적으로 접근하는 방법도 개발했다. 이런 현상은 특히 1960년대 이후부터 두드러졌다. 암웨이, 메리케이, 월마트, 칙필레, 애플, 오프라 윈프리 제국, 전성기의 마사 스튜어트, 홀푸드, 아마존. 이들 기업은 고객들뿐 아니라 직원들 사이에서도 광신적이고 복음주의적인 분위기를 퍼뜨려나갔다. 아마 다른 어느 것보다 내가 믿음을 갖는 브랜드 중 하나일 애플에서 마치 약에 의해 환각 체험을 하듯 행동했던 과대망상증 환자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사람들로 하여금 믿게 만들고 싶은 거라면 뭐든지 믿게 만드는 ‘현실 왜곡장’을 내뿜은 사람으로 유명했다.
--- p.44. ‘경제적 지복의 시대’에서

여차하면 정치적 쇼비즈니스에 뛰어들어버리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평생 일삼아오던 트럼프가 마침내 정말로 이 비즈니스에 들어왔을 때, 우스꽝스럽게 인공 태닝을 한 얼굴로 모욕 코미디를 선보이는 그의 캐릭터는 그간의 대통령 후보들 중에선 전례를 찾을 수 없는 것이었다. 마치 소극에 등장하는 광대의 그것처럼 뻔뻔할 정도의 비현실적 황금색을 띤 그의 머리카락은 마치 제빵사의 손길이라도 닿은 듯 오묘하게 빗어 넘겨 모양을 낸 모습이었다. 대통령으로, 또 대통령 후보로 성공하려면 모두 한동안은 연예인이 되지 않을 수 없지만 트럼프는 정말 갈 데까지 갔다. 판타지 산업의 요소들을 이전의 누구도 시도해본 적 없는 방식으로 이용했던 그는 출마 선언을 하는 자리에서부터 배우를 고용하여 열성 지지자를 연기하게 했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그는 대중의 흥미를 자극하는 스타였으므로 TV 프로들은 그가 가능한 한 자주 출연해주길 원했다. 프로그램 관계자들이 내게 해준 말에 따르면, 그들은 트럼프의 기분을 거스르면 그가 자신들의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겠다고 할까봐 조심해야 했을 정도였다.

--- p.45. ‘본격적인 판타지랜드로 변해가고 있는 미국’에서

출판사 리뷰

가짜뉴스, 탈진실이 지배하는 세상
판타지가 진실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미국 500년의 문화사

저자는 지난 20년 동안 이루어진 수많은 조사 결과들에 대한 분석과 교차검증을 통해 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믿음과 맹신과 착각에 관한 유용한 통계를 도출한다. 미국인 중 3분의 2는 진짜 천사와 악마가 이 세상에서 활약중이라 믿고, 절반은 인격신이 지배하는 천국이 존재한다고 확신한다. 또한 3분의 1 이상이 지구 온난화가 별로 심각한 문제가 아니며 과학자들의 음모라 믿는다. 3분의 1은 외계인의 존재를 믿고, 4분의 1은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하고 ‘전직 대통령이 적그리스도였다’고 그리고 ‘마녀가 실재한다’고 믿는다. 놀랍게도 성경이 주로 전설과 우화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믿는 미국인들은 전체 중 5분의 1뿐이며, ‘미디어나 정부가 사람들의 마음을 조종하는 기술을 TV 방송 신호에 몰래 심어두었다’고 믿는 이들 및 미국 관리들이 9.11 테러에 가담했다고 믿는 이들의 수도 비슷하다. 특히 종교에 있어서 상호 경멸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복음주의 기독교인들, 오순절교회, 모르몬교, 사이언톨로지의 신봉자들은 서로 상대방이 이단이며 사탄숭배 집단이라고 비난한다. 저자의 말처럼, 판타지랜드의 역사는 “특정 팀이 지고 특정 팀이 이기고 하면서 몇 백 년 동안 끊임없이 결승전을 치러온 게임의 역사”인 것이다. 어쩌다가 미국인들은 이 지경에까지 도달하게 되었는가?

개인주의와 영웅주의, 종교와 상업주의, 과학과 정치가 만나면?
판타지랜드의 신과 왕들, 그리고 그 신도들이 만들어가는 세상

이 책에선 미국 개인주의가 탄생한 근원이 된 1517년 마르틴 루터의 반박문에서부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후까지의 수많은 사건과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 일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미국인들은 건국에 관한 매력적인 신화화에도 재능을 발휘했다.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가장 유명한 일화, 즉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체리나무를 자신이 손도끼로 잘랐다고 고백했다는 이야기는 그의 베스트셀러 전기에 실린 허구다. 그가 참전한 밸리 포지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린 일화 역시 허구다. 19세기 경이로운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가짜 과학과 가짜 물건의 발명에도 영감을 불어넣었는데, 그런 현상은 특히 의학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엉터리 치료약과 만병통치약이 기승을 부렸고, 동종요법에 기인한 대체의학, 최면술과 골상학과 수치요법 등이 만개했다. 윌리엄 록펠러는 절묘한 상술로 미생물 박멸제를 팔아 부자가 되었고, 벤저민 브랜드레스는 단 2주 만에 건강과 미모까지도 되찾아주는 만병통치약을 선전했다. 1925년 여름에는 진화론을 둘러싼 이른바 ‘원숭이 재판’에서 환상주의자와 합리주의자 사이의 전국적인 차원의 격전이 벌어졌다. 스톡스라는 과학교사가 진화론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일부러) 기소를 당하고 결국 유죄를 선고받은 이 사건은 진화론자와 반진화론자 간의 이해타산을 둘러싼 한판 승부였으며, 편향적인 언론과 인기를 얻고자 하는 출연자들이 모여 만든 “미국 최초의 대형 멀티미디어 리얼리티 쇼”였다.

앤더슨의 인물 비평은 미국의 판타지 산업이 지위와 분야에 상관없이 미국인의 본성 깊은 곳에 만연해 있음을 증언한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목가적이고 낭만적인 삶의 대명사인 『월든』 작가 소로의 오두막은 사실 친구의 도움을 받아 지은 것이었고, 그곳에서 30분만 걸어 나가면 그의 부모와 수천 명의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도시가 있었다. '미국의 대중은 교활한 사기에 속아 넘어가기에 딱 알맞은 천성을 지녔다’는 사실을 간파한 P. T. 바넘은 “일찌감치 신기한 세속적인 환상과 반쪽짜리 진실을 판매하는 일에 나섰던 대담한 장사꾼”이자 “상업적 목적으로 진실과 가공의 경계를 무너뜨린 미국 최초의 인물이자 정보오락 프로그램의 창시자”였다. 레이건 대통령의 영부인 낸시 레이건이 ‘점쟁이를 불러’ 대통령의 모든 공식 회담과 순방과 연설 스케줄을 정했고, 당시 부통령이던 조지 H. W. 부시가 후에 그 사실을 듣고 “세상에, 상상도 못 했어”라고 말했다는 일화를 보면 비상식적인 일은 미국이나 한국을 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앤더슨은 대통령의 정책과 지도력이 오락으로 변질되어버리는 현상이 1960년대에 존 F. 케네디와 더불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JFK는 젊고 늠름하고 재기발랄하고 섹시한 이미지로 어필했지만, 사실 케네디는 남모르게 심한 골다공증과 애디슨병을 앓고 있었고 항불안제와 수면제와 각성제를 복용 중이었고, 젊고 활기찬 사람이라는 이미지는 사실 대중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허구이자 거짓 환상이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모든 게 쇼비즈니스가 된다.” 1992년 빌 클린턴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자마자 선글라스를 끼고 심야 토크쇼에 출연해 색소폰을 연주한 일은 “대통령 선거운동이 연예인 대표를 뽑는 오디션으로 진화한 기념비적 순간”이었다.
광범위한 판타지들을 선전하는 오프라 윈프리는 “뉴에이지 사상계의 초대 교황 같은 존재”다. 미국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명사들이 모두 그녀로부터 공식 세례를 받고 스타가 되었다. 디팩 초프라, 메리앤 윌리엄슨, 에크하르트 톨레, 『시크릿』의 론다 번, 셜리 맥클레인, 닥터 오즈 등 윈프리가 만든 “환상 자판기”들은 끝이 없다. 또 일반 미국인들은 다양한 오락과 문화에서 영원토록 젊기만 할 거란 환상,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기업들은 (암웨이, 월마트, 애플, 윈프리 제국, 아마존 등) 경영에 종교적으로 접근하는 독특한 방법도 개발했다. 기술 관련 주식과 부동산 거품도 전형적인 미국적 현상이다.

판타지랜드의 신이자 끝판왕
앤더슨은 도널드 트럼프야말로 “진정 판타지랜드의 신이라 부를 수 있는 존재”라고 말한다. 그를 움직이는 동력은 기존 제도권에 대한 원한이며, 10대 시절부터 미국의 어떤 돈벌이도 오락 사업으로 바꿀 수 있음을 잘 알았고, 정치란 이상을 두고 벌이는 경쟁이 아니라 이미지를 두고 벌이는 경쟁임을 구현한 “판타지 산업의 끝판왕”인 인물이다. 여차하면 정치적 쇼비즈니스에 뛰어들어버리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평생 일삼아오던 트럼프는 대선에서 ‘거짓말하는 언론’이라는 자기만의 유머를 하나의 연극적인 선거운동 전술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전술은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 팩트체크 전문기관이 트럼프의 후보 시절과 대통령이 되고 나서 해온 400개의 사실 진술을 검토해본 결과, 그중 50퍼센트가 완전히 틀린 말이고 다른 20퍼센트는 거의 틀린 말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통령이 되고 난 뒤 그는 하루 평균 네 개 이상의 거짓말이나 ‘잘못된 주장’을 했다고 한다.

이처럼 어리석은 암흑의 동절기가 시작되어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이성과 현실에 대한 고삐를 놓아버리고 있긴 하지만, 앤더슨은 희망을 버리지는 않는다. 당장 미국을 광기에서 구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우리의 노력에 따라 물살의 속도를 늦추고 도랑과 제방은 손질할 수 있을지도, 어쩌면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멈출 순 있을지도 모른다며 이성의 회복을 촉구한다.

추천평

『판타지랜드』는 도널드 트럼프 시대의 미국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며, 탁월한 통찰력의 향연으로 우리의 시야를 활짝 열어주는 역사서다. 이 책은 청교도 광신도들에서부터 쇼비즈니스와 상업주의와 음모론이 뒤섞인 토크 라디오와 인터넷상의 미치광이들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얼마나 주야장천 판타지에 사족을 못 쓰는 사람들이었는지에 대해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조차 새로운 맥락 속에서 다시 바라보게 될 것이다. - 월터 아이작슨 (『스티브 잡스』 저자)
열정적으로 쓰인 정말 재미있는 책. 과거와 현재의 세세한 부분들을 성공적으로 비웃는다. 앤더슨은 마치 현대의 맹켄처럼 글을 쓴다. 무지한 자들에게 자비를 베풀지도, 종교적 허풍쟁이들을 동정하지도, 정치적으로 허튼소리를 지껄이는 자들과 전쟁을 치르는 데 어떤 제약을 두지도 않는다. - 로버트 단턴 (『고양이 대학살』 저자)
다시 태어나는 느낌이 뭔지를 알게 해주는 위대한 독서 경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갑자기 하나의 눈에 보이는 실로 연결된다. 길을 잃은 세부 사항과 일탈들이 이해되기 시작한다. 당신은 부끄러움을 느끼겠지만 또한 깨닫게 될 것이다. 적어도 당신이 지은 죄의 이름을 알게 될 테니까.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나는 지금까지 이처럼 통찰력과 재미를 모두 겸비한 역사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 스티븐 존슨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저자)
대체 어떻게 해서 우리가 트럼프를 만나게 되었는지를 기막히게 총정리해놓은 책…… 올해 읽은 책들 중 가장 중요한 책이다. - MSNBC뉴스
가히 블록버스터급이라 할 만한 책이다. 커트 앤더슨은 눈부신 재능을 타고난 작가인 동시에 미국의 다층적 모습을 꿰뚫어볼 줄 아는 관찰자다. 당신은 이 책 속으로 뛰어들기 전에 크게 심호흡부터 해야 할 것이다. - NBC뉴스
우리를 분발하게 만드는 이 책을 통해 앤더슨은 위기에 빠진 나라가 필요로 하는, 맑은 눈을 가진 비평가임이 증명되었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건국의 아버지들이 봤다면 눈물을 흘렸을, 가파르게 기울고 있는 듯한 이 나라의 자화상을 무서울 정도로 명쾌하게 그려내면서 간간히 엄청난 논란거리를 던지기도 하는 책. - 「가디언」
이 나라의 실상에 대한 당찬 성토. 재미있기까지 하다. - 「커커스 리뷰」
미국 문화사에 대한 새롭고 도발적인 고찰. 모두가 반드시 읽어봐야 하는 이 흥미진진한 비판서에, 앤더슨은 미국적인 정신의 기반 자체에서부터 침식되어온 역사를 연대순으로 속속들이 기록해놓았다. - 「뉴스데이」
앤더슨은 방대한 조사를 통해 전 역사를 꼼꼼하게, 그리고 재치 있게 분석한다. - 「허핑턴 포스트」
『판타지랜드』는 최상급 개념의 본보기를 제시해주는 책이다. 선구자 커트 앤더슨은 이 개념을 사용하여 흩어진 조각들을 하나로 꿰고, 우리가 그것으로 하여금 현실을 더없이 분명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생각도 글솜씨도 눈부시게 뛰어난 책이다. 즐거운 독서 경험은 물론, 아마 책을 덮고 나서도 한참 동안이나 뇌가 계속 춤추는 경험을 선사받을 것이다. - 스티븐 더브너 (『괴짜 경제학』 저자)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방대한 자료는 강력한 설득력을 제공하는 동시에 완전히 우리의 혼을 빼놓는다. - 「빌리지 보이스」
커트 앤더슨은 미국의 이성을 대변하는 목소리다. 그는 미국이 아닌 캐나다 사람이기라도 한 것일까? 어쨌든 수백 년 동안 미국인들이 사로잡혀온 망상에 대해 가뿐한 승리를 거두는 모습에, 현실 기반의 시민들은 쾌감을 느낄 것이다. - 세라 보웰 (『암살 휴가』 저자)
대체 어쩌다 우리가 트럼프 더미 위에 떨어지게 된 것인지 이해해보려고 애쓰는 사람에게, 이 책 『판타지랜드』는 명쾌하고 탄력적이며 역설의 힘이 느껴지는 문장으로 분명하고 설득력 있는 역사적 틀을 제시해줄 것이다. - 「보스턴글로브」
이 책, 정말 강추한다. - 샘 해리스 (『종교의 종말』 저자)
앤더슨은 마법적인 사고로 점철된 500년을 현기증 날 정도로 다채롭고 세세하게, 그리고 신랄하게 돌아보며 미국이란 나라를 마치 소설 속 허구 세상처럼 바라보게 만든다. 그가 솜씨 좋게 모아놓은 사기꾼과 조증의 행렬 아래에는 허상보다 더 위험한 무언가가 번득이고 있다. 그것은 바로, 국가 정체성에 대한 치열한 경쟁을 더 이상 정치 제도가 담아내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 「포린 어페어스」
어쩌면 커트 앤더슨은 모든 현상을 다 설명해주는, 일종의 통일장 이론을 만들어낸 건지도 모르겠다. 『판타지랜드』는 계몽적인 만큼이나 재미도 상당한 책이다. 여러분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 「힌두스탄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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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타지랜드] 도발적인 500년의 이야기
    [판타지랜드] 도발적인 500년의 이야기
    2018.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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