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윤현승의 다른 상품
|
카셀은 가정에 가정을 더한 생각을 이어가다가 쉐이든을 힐끗 올려다보았다. 창을 짚고 서 있는 그의 모습은 하얀 늑대들을 상징하는 모든 단어를 함축시켜놓은 것처럼 멋있었다.
‘누가 봐도 두 명의 하얀 늑대들이 서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거야.’ 카셀은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 그만 내려가고 싶었다. “이게 우리의 전투라면 좋겠군. 귀족들의 알력 싸움이 아니라 이 도시 사람들의 목숨을 내건 치열한 전투라면 이것저것 신경 안 쓰고 나가서 닥치는 대로 싸우면 되잖아.” 게랄드가 말했다. “멧돼지처럼 돌진이라도 하려고?” 쉐이든이 농담처럼 물었다. “성문을 열어 버리는 거야. 그리고 문 앞에 내가 서 있는 거지.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할 수 있어!” “그런 무모한 짓은 뭐 하러 해?” “그런 게 영웅이니까.” “죽으면 영웅이 무슨 소용인가?” “누가 죽는대?” “그런 짓 하면 보통 죽지.” “난 안 죽으니까 괜찮아.” “죽을 거다.” “안 죽는다니까!” “죽어.” 둘은 엄청난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었다. 호기 넘치는 철없는 소년들의 대화가 아니었다. 진짜로 그럴 수 있는 실력을 바탕으로 하는 얘기였으니까. --- p.18 “당신이 아무리 죽음을 되살리는 마법을 쓴다 해도, 영원히 되살아나는 시체들을 조종한다 해도…….” 두려움 없는 카셀의 눈빛과 검은 연기를 흘리는 뤼미에르의 눈빛이 서로 부딪쳤다. 카셀은 뿌득 하고 이가 갈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입을 다물었다가 떼며 말했다. “……하얀 늑대들의 이빨을 보고 살아남을 수 있는 건 하얀 늑대뿐이다, 뤼미에르.” 검은 기사는 카셀의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아직도 허세에 거짓말뿐이구나, 카셀 노이. 루우룬의 농부에 불과한 네 놈이 무슨 하얀 늑대의 이빨이냐? 네 모든 게 가짜다!” “한땐 농부였고, 한땐 가짜였지만 더는 아니다. 한땐 거짓말로 날 가렸지만 더 이상 그럴 필요도 없다.” 카셀의 목소리는 검은 기사의 음산한 목소리를 집어삼켰다. “나는 하얀 늑대들의 캡틴, 카셀 울프다!” --- p.4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