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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에펠 탑 열쇠고리
물을 마시는 사람은 누구일까 모자와 시간의 상관 관계 영국 사람은 빨간색 집에 산다 누구나 냄새가 난다 특별한 향기 바람을 향해 걷기 나만의 물리 법칙 무한 원숭이 정리 아주 희박한 확률 68 기한은 한 달 되살아난 꿈 푸른 용담과 제라늄 변장술 폭풍우 같은 감정 엄청난 사건 조수한테는 명함이 없다 중요한 임무 나는 내가 아니다 무인지대 식사 시간 신상품 잠긴 문 여는 방법 세 가지 냄새 대답할 수 없는 질문 잃어버린 공책 사라지는 에펠 탑 자동 응답기 곰의 공격 천국 또 원숭이 투우는 끝났다 산책 |
Romain Puerto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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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내게 21번 염색체 한 쌍에 하나를 덧붙이는 바람에 나는 어릴 때부터 청각에 문제가 있다. 대신 뛰어난 후각을 타고났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향수』에 나오는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처럼. 결국 감각의 총량은 같은 셈이다. --- p.10
오늘날 아기 열 명 중 한 명은 이케아 소나무 침대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다. 나도 그런 경우였는지 엄마 아빠에게 물어보지는 않았다. 그걸로 많은 게 설명될 테지만 말이다. 특히, 내가 태어날 때 어떤 유전자 조립 세트가 배달되었는지에 대해서. 나한테는 남들보다 염색체가 하나 더 있다. 이케아 옷장을 다 조립했는데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르는 부품이 아직 남아 있는 것과 같다. --- p.22~23 어제까지 나는 직장이 두 개나 되는 장애인이었다. 지금은 일자리가 없는, 제 밥벌이를 못하는 그냥 장애인이다. 결국 보통의 장애인들과 똑같은 상황이다. 그러니까 나는 이제 평범한 장애인이다. 이전에는 아니었고. 그러니 스스로 축하해야 할 일이다. --- p.68 내 앞에 지적인 사람이라고는 없는 ‘무인지대’가 펼쳐졌다. 엄마 아빠는 나를 이런 곳에 보내지 않고 직접 돌보았다. 나는 서른 살이 될 때까지 이런 곳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다가 이제서야 처음으로 보게 된 것이다. 나는 아메리카 원주민이 보호 구역으로 내몰렸을 때 느꼈을 법한 감정을 느꼈다. 바르샤바의 유대인들이 유대인 거주 지역으로 내몰렸을 때 느꼈을 법한 감정을 느꼈다. 그들은 모두 나와 닮았다. 하지만 마음속 한구석에서 그들과 나는 아무런 상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들이 좀비처럼 눈을 크게 뜨고 다가왔다. --- p.103~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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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한 추리 소설 속에 녹여 낸 다양한 지식의 향연
이 책의 주인공 가스파르는 호기심이 왕성해서 문워크의 기원부터 아인슈타인의 수수께끼에 이르기까지 별의별 잡동사니 같은 지식과 믿거나 말거나 한 소식들을 찾아 공책에 기록한다. 긍정적이고 힘을 주는 내용은 초록색 공책에, 부정적인 내용은 빨간색 공책에,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내용은 주황색 공책에 각각 나누어 적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분야를 넘나드는 지식들이 자연스럽게 대방출된다. 나는 갑자기 호기심에 사로잡혀서 컴퓨터를 켰다. 펠릭스 에밀 보렐이라는 프랑스 수학자가 1913년 「통계 역학과 비가역성」이라는 논문에서 ‘무한 원숭이 정리’를 내놓았다. 무한 원숭이 정리란 수천 마리의 원숭이가 수천 개의 타자기를 아주 오랜 시간 아무렇게나 치다 보면 언젠가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완성한다는 이론이다. ―본문 53쪽 중에서 “지구촌 전등 끄기는 사람들이 지구온난화와 에너지 낭비에 관심을 갖게 하려고 벌이는 세계적인 캠페인이야. 지구촌 전등 끄기 행사를 하는 날이면 풋내기 마술사들이 도시의 가장 상징적인 건축물이 ‘사라지는’ 장면을 찍으려고 비디오 카메라를 메고 트로카데로 광장으로 몰려들어. 사실은 그냥 시에서 공공 장소의 조명을 끄는 것뿐이야. 하지만 정말로 에펠 탑이 밤하늘 속으로 잠시 동안 사라지는 것 같다니까. 특히 불이 꺼지기 직전에 마술 지팡이를 휘두르면 더 그런 느낌이 들지.” ―본문 124쪽 중에서 가스파르의 캐릭터는 디제이, 작곡가, 언어 교사, 통?번역가, 승무원, 슬롯머신 청소원, 항공기 기장, 항공 교통 관제사, 경찰 경위 등 여러 직업에 종사하며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쌓은 작가 로맹 퓌에르톨라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다. 어원, 통계학, 문학, 역사, 마술 등을 종횡무진으로 넘나드는 정보들은 이야기 속에서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중요한 단서로 등장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로맹 퓌에르톨라의 광활한 지식 세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소설 『다운증후군 가스파르, 어쩌다 탐정』은 주인공 가스파르가 마치 일기를 쓰듯 서술하는 1인칭 시점으로 그 내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우리 사회가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다운증후군이 있는 가스파르는 사회생활을 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가스파르를 힘들게 하는 건 남들보다 하나 많은 염색체가 아니라 그를 보는 시선이다. ‘다운증후군 고객은 그에게 아무런 문제 될 게 없지만, 다운증후군 직원이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거나, ‘다운증후군이라 바보 같은 짓을 한다’는 생각, ‘입소자들을 너무 어린아이 대하듯’ 하는 행동 말이다. 이 책에서 다운증후군은 약점이 아니라 강점으로 그려진다. 가스파르는 월등한 후각 능력으로 체취 제거제 회사에서 일하고, 특징적인 외모로 장애 복지 시설에 잠입하여 현장에 남은 냄새를 바탕으로 사건을 추리한다. 장애인은 항상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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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맹 퓌에르톨라는 남들보다 염색체가 7~8개는 더 있는 게 분명하다. - 이방 파우트 (프랑스 출판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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