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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돼지
심상대
나무옆의자 201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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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백만 송이 장미
2. 쇼군
3. 기계조
4. 망치
5. 커피타임
6. 이발
7. 10방
8. 마귀할멈
9. 대운동장
10. 노인들
11. 6타곤
12. 개새끼들
13. 선생님
14. 접견
15. 화상접견
16. 묵주
17. 세족식
18. 죽음
19. 레옹
20. 들고양이
21. 돈
22. 도둑놈들
23. 시청자들
24. 이혼법정
25. 이혼
26. 바닷가 주유소
27. 작별인사
28. 비
29. 발톱
30. 폭력배들
31. 일요일
32. 계간
33. 술
34. 아들
35. 며느리
36. 빠삐용
37. 돼지들
38. 생일
39. 아내
40. 뭉게구름
41. 편지
42. 흑장미
43. 음독
44. 설사
45. 위로
46. 소설
47. 이어도
48. 아보카도
49. 이감
50. 힘내라 돼지
작가의 말

저자 소개1

1960년 강원도 강릉시에서 태어났고 고려대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세계의 문학》 봄호에 단편소설 세 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일곱 권과 산문집 두 권, 장편소설 『나쁜봄』과 『앙기아리 전투』를 출간했다. 2001년 단편소설 「美」로 현대문학상, 2012년 중편소설 「단추」로 김유정문학상, 2016년 장편소설 『나쁜봄』으로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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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432g | 145*210*30mm
ISBN13
9791161570471

책 속으로

수감기관에서 남자 수용자를 부르는 일반적 인칭대명사는 ‘사장님’이다. 나이 어린 사람은 이름을 불렀으나 웬만큼 나이 먹은 수용자는 모두 사장님이라 통칭했다. 구치소도 교도소도 마찬가지고, 미결수도 기결수도 마찬가지고, 수용자가 수용자를 부를 때나 교도관이 수용자를 부를 때도 대개는 사장님이라 한다. 하지만 조직폭력배 구성원이나 수감생활 오래된 빵잡이들은 대부분 호형호제하고 지낸다. --- p.14

하지만 두 가지 문제가 늘 부부간의 갈등을 부추겼다. 하나는 단감나무 밭과 복숭아나무 밭 사이에 있는 어머니 묘지였고 다른 하나 는 그때까지 한집에 살던 척추장애2급 여동생이었다. 아내는 어머니 묘지를 파내고 화장해 단감나무 밭을 넓히자고 떼를 썼다. 여동생 문제는 읍사무소 사회복지과와 지역 장애인단체하고 상의한 끝에 읍내에 작은 아파트를 매입하고 그곳으로 여동생을 분가시켜 해결했다. 그러나 어머니 묘지 문제만은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고집이 빈대코의 입장이었다. (중략) 빈대코 징역살이의 빌미는 순전히 어머니 묘지에 대한 부부간의 불화였다. --- p.41~42

탈옥에 대한 대비책에 비해 자살에 대한 대비책은 훨씬 정교하고 야무졌다. 혼거실이든 독거실이든 모든 방의 선반과 상부구조물 모서리는 사선으로 다듬어져 목을 매고 싶어도 끈을 걸 만한 곳이 없었다. 천장을 가로지르는 빨랫줄 결합부도 겨우 빨래의 무게를 지탱할 정도로 약하게 설치해 그곳에 목을 매달아봐야 목적을 이룰 수 없다. 빨래보다 가벼운 몸이 아니라면 죽기 전에 방바닥으로 떨어져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렇게 용의주도한 방책을 마련한 이곳에서 일어난 두 노인의 죽음은 참으로 의외의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징벌방에 에어컨을 달아야 돼. 그러잖으면 또 죽는다.” --- p.105

“깔은?”
총무가 탁 사장에게 물었다. ‘깔’은 교도소에서 통용되는 칼의 은어다. 어떤 경우든 칼이나 송곳과 같이 흉기가 될 수 있는 도구 소지를 금지하건만 칼이 없는 방은 없었다. 건전지로 작동하는 전동면도기를 분해하면 수염 올이 들어가는 구멍이 촘촘히 뚫린 스테인리스 강철판 부속물이 나온다. 그 강철판을 납작하게 편 뒤 한쪽 면을 시멘트 바닥에 갈아 날을 만들고, 그 반대편은 화장지로 감싼 뒤 접착 테이프로 감아 손잡이를 만들면 ‘깔’이 된다. 교도관과 CRPT 요원이 수시로 점검하지만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감추어 보관하는 이유는 칼이 그만큼 요긴한 도구기 때문이다.
“여기!” --- p.168~169

“아버님, 애들이 이제 다 컸어요. 지금은 모르겠지만 곧 다 알게 돼요. 할아버지가 어떤 데서 자기들하고 영상통화 했는지 곧 알게 돼요. 그때를 생각해보셨어요?”
“그래, 내가 잘못했다. 내가 생각이 짧았다. 미안하다.”
이러한 사죄의 말은 예상한 적 없었다. 그런데도 입에서 술술 흘러나왔다.
“내가 잘못했다. 앞으론 절대 그런 일 없도록 하마.”
아마 눈물 대신 말이 이렇게 술술 흘러나오는 모양이라고, 며느리에게 용서를 구하면서도 털보는 생각지 못한 자신의 저자세에 놀라고 있었다. 며느리는 평소 입버릇처럼 되뇌던 말인 듯 스스럼없이 이런 말을 했다.
“아버님…… 아버님이 뭐 독립운동이라도 하신 줄 아세요?”
이번에는 말 대신 눈물이 핑 돌았다. 위아래로 후들거리는 입술 탓에 말은 나오려 해도 나올 수 없었다. --- p.205

“거기는 맑고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솔숲이 있고, 그 곁으로 난 국도가 바닷가를 따라 죽 지나가는 마을이다. 그 마을에는 거짓말하지 않고 겉과 속이 조금도 다르지 않은 착하고 강한 사람들이 살지. 그리고 깨끗한 바람과 맛있는 음식과 잘 익은 과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동차를 타고 그 마을을 지나간다. 우리 주유소는 그 마을 한쪽에 있고 그 사람들이 들르는 곳이야. 자네 레스토랑은 우리 주유소 옆에 열면 돼.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솔숲 언덕배기 한쪽에 말이야.”
“좋다!”
빠삐용이 대답했고 빈대코도 찬성했다.
“우리 과수원도 그 옆에 있다.”
털보가 응수했다.
“그래, 친구야! 우리는 분명히 그곳을 찾아내고야 말 거다. 돼지니까, 우리는 돼지니까 반드시 그 마을을 찾아낼 수 있다.” --- p.217

지난 두 달 동안 너무 정들었나 보다, 하고 빈대코는 생각했다. 이 자리에서 털보와 빠삐용을 만났고 그들과 아보카도 과수원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리고 이곳에서 그들과 함께 밥을 먹고 옷을 갈아입었다. 이혼법정에 다녀온 날에도 빈대코는 이곳에서 우유를 마시며 털보가 건네주는 고소미를 씹어 먹었다. 인성교육 갈 때나 의무실에 갈 때나 늘 이곳에서 출발해 이곳으로 돌아왔으니 이곳은 그야말로 집이었고 가정이었다. 운동장에 나가면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교도관이 있었으며 그들이 늘 곁에 붙어 다니며 자신을 보호하고 위로했다. 어쩌면 이곳은 빈대코 생애 가장 철저한 안전지대였고 가장 따뜻한 공동체였다. 그래서 빈대코는 지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 p.296

출판사 리뷰

이번 생은 망쳤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59년생 돼지띠 세 남자의 코믹하고 애달픈 깜빵생활


『힘내라 돼지』 주인공 셋은 1959년생 돼지띠 동갑내기 중년남자로 교도소 징역 작업장에서 처음 만난다. 교도소 징역 작업장에는 「백만 송이 장미」라는 대중가요가 흐르고, 그 음악은 재소자들의 징역생활의 시작을 축하하는 팡파르로 작용한다. 『힘내라 돼지』는 쇼핑봉투를 제작하는 작업장에서 무더운 여름 두 달 동안 벌어지는 이런저런 사건을 배경으로 한 코믹하고 애달픈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주인공 셋은 징역살이 이외에도 살인적인 더위와 양아치 같은 죄수들의 괴롭힘에 힘들어한다. 그렇지만 그들은 서로 위로하고 서로에게 기대며 남은 인생후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사기와 탈세로 3년형을 복역 중인 털보는 어떡하든 다시 주유소를 개업해 파산과 이혼으로 망가진 삶을 재건하고자 한다. 상해와 특수상해로 1년 6개월 징역형을 복역 중인 빈대코는 마흔 후반에 결혼한 아내와 벌인 10년의 불화 끝에 과수원과 선영을 다 빼앗기고 마침내 범죄자로 전락한 초등학교 졸업 학력의 농부다. 한창 작업 중에 복도로 불려나가 포승에 묶인 채 가정법원으로 끌려간 그는 아내가 제기한 이혼 합의서와 재산분할 합의서에 수갑 찬 손으로 지장을 찍는다. 작품 후반에 등장하는 전직 국회의원 빠삐용은 뇌물수수 등으로 8년 형을 선고받은 뒤 수감기간 대부분을 직업훈련 교도소에서 보내며 여러 가지 요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만기출소가 8개월밖에 남지 않은 그는 출소하면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낯선 바닷가에 아름다운 레스토랑을 차릴 생각이다.

그래서 셋은 자신들이 모두 출소하고 환갑이 되는 2019년 여름 어느 날에 대한 꿈을 공유한다. 그들은 이 세상 어딘가 존재하리라 믿는 그곳을 동경하면서, 자신들은 반드시 그곳을 찾아낼 수 있으리라 자신한다. 그곳은 거짓말하지 않고 겉과 속이 조금도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 사는 작은 바닷가 마을로, 행복한 사람들이 승용차를 타고 지나가는 국도가 있고, 음식의 품격을 아는 사람들이 기꺼이 승용차에서 내려 허기를 채우는 그러한 곳이다. 그래서 털보는 그 마을 국도 변에 주유소를 개업하고, 빠삐용은 그 주유소 옆에 차린 레스토랑에서 착하고 배고픈 손님들을 맞는다. 또한 빈대코는 주유소와 레스토랑 뒷동산을 아보카도 과수원으로 가꾸겠다는 꿈을 가슴에 담고 있다.

『힘내라 돼지』는 바로 지금 우리 이웃에 살고 있는 “이번 생은 망쳤다”고 한탄하는 중년남자들을 위한 페이소스와 패러독스의 코미디다. 그리하여 『힘내라 돼지』는 그들의 그러한 자조에 대해, “아니다! 그렇지 않다! 당신의 삶은 진정 아름다웠으며 앞으로도 또한 그러하리라” 하고 항변한다.

탐미주의자가 주목한 인간의 죄와 진실

심상대의 소설은 단편집 『묵호를 아는가』 『떨림』에서부터 장편소설 『나쁜봄』 『앙기아리 전투』에 이르면서 호흡이 길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뼈와 기름을 발라낸 살코기 같은 문체가 압권이다. 특히, 탐미주의자로서 냉혹한 시선은 생생히 살아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레옹’은 소년원에서 교도소로 이감한 무기수로 서른네 살 먹은 징역살이 17년째의 인물이다. 그는 ‘시의 피’라는 제목의 소설을 쓰겠다고 한다. 교도소에서 펜팔로 사귄 처녀와 결혼까지 했다니 속사정은 모르지만 여하튼 글 솜씨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레옹의 진술은 이렇다.

“눈송이가 슬금슬금 떨어지는 겨울밤 중경비교도소 혼거실입니다. 빵잡이 아홉 명이 나란히 누워 있는데 잠들지 못하고 있어요. 유리창을 훑고 지나가는 서치라이트가 비추는 커다란 눈송이 그림자가 벽에 걸린 죄수복 위로 흐르곤 해요. 그해 마지막 날 밤입니다. 우연히 한 명이 이야기를 시작하죠. 자신이 사시미로 저며버린 남자가 죽어가던 순간에 대해서요. 목에 난 칼자국으로 피를 흘리면서 자신을 바라보던 눈빛을 이야기해요. 그가 남긴 마지막 말에 대해서도요. 죽어가면서 동생한테 전해달라고 신신당부했는데 모른 척 들어주지 않았지요.” (272쪽)

그렇게 무기수 레옹과 전직 국회의원인 빠삐용의 대화는 매우 상징적이다. 레옹은 어렸을 때 한 남자를 죽였고, 죽어가는 남자의 부탁을 거절한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러한 사실을 소설로 옮겼을 경우 사건이나 죄가 픽션이든 논픽션이든 다른 문제가 돌출한다. 죄인에게 죄를 따져 묻기 전에 확인해야 하는 것이 바로 진실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빠삐용과 레옹의 대화를 통해 ‘죄’와 ‘진실’의 문제를 독자들 앞에 다음과 같이 슬쩍 꺼내놓는다.

빠삐용을 노려보며 레옹이 또 말했다.
“내가 그 형을 죽였어요. 그러나 누구도 그 진실을 묻지 않았어요. 나도 말하지 않았고요.”
침착한 목소리로 레옹이 또 말했다.
“죄가 있다 없다 하고는 다른 문제죠.” (276쪽)

추천평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심상대는 요설과 다변, 끊이지 않는 이야기로 중무장한 채 소설의 전장을 거침없이 질주하는 철기병이었다. 못 본 사이 그의 소설에는 세상 어디에나 있지만 우리가 모르고 사는 미세 생명체의 마이크로 코스모스가 낱낱의 단어와 문장, 나아가 음소에까지 새겨지게 된 것 같다. 소설을 한번 읽기 시작하면 빠져나가기 힘들게 하는 강력한 흡인력이, 믿음직한 친구의 포옹처럼 고맙다. 그것이 그저 그의 타고난 천분에서 나온 것만이 아니고 순례자처럼 스스로의 삶을 걸고 일로매진하는 집념과 피땀 어린 진통의 체험에서 온 것임을 알고도 남는다. - 성석제 (소설가)
오늘과 내일이 다를 바 없는 교도소 안 일상을 이렇듯 흥미진진한 하루하루로 그려낼 수 있는 이가 또 누가 있을까. 닫힌 공간에서 규격화된 삶을 살아가야 하는 수형자들이 심상대에 의해 자유로운 개인으로 다시 태어난다. 장기수와 흉악범들이 우글대는 교도소에서 잡범으로나 취급 받을 신세의 이들에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59년생 돼지띠 동갑내기라는 이유만으로 서로에게 마음을 터놓는 장면에서는 안심하기까지 했다. ‘어쩌다 깜빵’들은 어쩌다 돼지띠 동갑내기를 만나 서로 의지할 뿐 아니라 출소 후의 미래를 함께 꿈꾸는데 서로에게 건네는 “힘내라 돼지야!”란 말에 돼지도 아니면서 울컥했다. 누군가를 위로하는 소설, 어쩌면 힘내라 돼지란 말은 어느 한순간 그 누구도 아닌 작가 자신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이 소설을 통해 받은 위로를 다른 이들에게도 들려주고 싶다. 힘내라 돼지! - 하성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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