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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5
시작의 글 _칼로 물 베기 13 1부 사람들 백세청풍의 화백 _ 김병기 37 반세기의 논객 _ 김대중 47 바둑계의 이단아 _ 문용직 61 철학과의 여학생 _ 소크라테스 80 그리운 친구 _ 요시다 아키히로 84 큰 돌쟁이 형 _ 한용진 90 건국의 아버지 _ 이승만 104 2부 생활의 낙수 이영학의 새 ① _ 새가 날아든다 149 이영학의 새 ② _ 새떼 이야기 152 한용진의 작품 _ 돌새(石鳥)의 이야기 159 감자 이야기 167 문 이야기 187 어화지란(漁火之亂) 215 국가의 간성 223 사고 229 소풍길 241 지하철 248 정치학과 유실사건 257 정치학과 재직 시절 260 3부 여행기 지중해 크루즈 291 김동길과 크루즈 ① _ 고베·대만 305 김동길과 크루즈 ② _ 오키나와 332 김동길과 크루즈 ③ _ 장강(長江) 362 서안·상해 여행 425 대만 여행 436 대구 나들이 450 울산 방문기 459 2005년 K2 트레킹 _ 유산기 466 4부 편지, 추천사, 서평 등 김혜선 박사에게 507 문성자 선생께 ① 514 문성자 선생께 ② 516 장윤식 교수께 518 홍세준 박사에게 519 존경하는 강신항·정양완 두 선생님께 521 〈관중평전〉 추천사 528 〈조조통치론〉 추천사 532 정치사상학회 서평모임의 辯(2005년) 535 정치사상학회 축사 539 김동길의 〈좁은 문〉 창간사 542 한 영국 공군 조종사의 편지 551 |
崔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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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티스트 주선(酒仙) 최명, 금주를 선언하다
《술의 반란》은 최명 서울대 명예교수의 풍류 일기다. 단주 전후로 쓴 교우기, 여행기, 서평, 편지와 생활의 단상을 모아 한 권에 알뜰하게 엮었다. 작은 일에서도 삶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지혜와 에너지가 대목마다 넘쳐 난다. 책은 최명 교수가 단주를 선언한 사건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흥이 넘치는 애주가로 이름 높았던 저자이니만큼, 그야말로 ‘반란’이다. 지인들은 의아하여 술렁이고 의심마저 한다. 술벗들은 괜히 서운하다. 하지만 주선(酒仙)이 술을 안 마셔도 풍류인들 어디 가랴? 교우기는 정이 넘치고 여행기는 멋이 깊다. 편지는 문장마다 다감하다. 단상에는 재치가 가득하다. 멋이란 술이 아닌 사람에게서 찾아야 한다. 김동길 교수나 예술가 한용진 등과 서로 아끼며 함께하는 이야기에서, 저자는 그 사실을 넘치도록 보여 준다. 해박함과 흥이 어우러져 읽을수록 맛있는 풍류 이야기! 잔을 내려놓아도 멋과 흥은 더욱 깊다. ‘박람강기’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최명 교수는 흥겨움에서도 남다르다. 고금동서를 아우르는 해박한 지식이 넉넉한 풍류와 어우러져, 그만의 맛깔나는 흥겨움으로 무르익었다. 문득 전해들은 ‘좁은 문’ 이야기에 각종 고사(古事)가 흥을 돋우며 펼쳐진다. 신선처럼 장강을 유람하는 길에는 중국과 한국, 유럽의 역사가 교차한다. 유쾌한 술자리에선 조니워커와 도연명이 만나고, 인생무상의 애달픔을 조조와 체 게바라가 함께한다. 때때로 우리는 여러 지식이 일상과 너무 멀리 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앎과 삶을 함께 엮어 낼 때 비로소 풍요롭다는 진실을 잘 드러낸다. 《술의 반란》에서 유구한 고사와 고고한 문학은 삶의 순간순간을 풍성하게 한다. 그래서 최명 교수의 글을 읽을수록 깊이 있는 흥이 전염해 온다. 낭가파르바트의 위용을 카라코람 하이웨이에서 처음 보았을 적에, 나는 옆의 누군가에 물었습니다. ‘파르바트’가 무슨 뜻인 줄 아느냐고? 아무런 대답이 없었습니다. 대답을 기다린 것도 아닙니다. 나는 속으로 말했습니다. “파르바트는 꿈이란 뜻이다. 낭가파르바트는 ‘남가일몽’(南柯一夢)인 것이다.” -본문 중에서 담백하고 고아한 문장에 깊은 감동과 지혜를 담다 자신만의 흥을 풀어내는 문장 또한 비길 데 없이 감칠맛 난다. 때때로 마침맞게 등장하는 한시는 이백과 도연명의 감성에 취하게 한다. 테니슨과 예이츠의 시는 일상의 단편을 빛나게 한다. 언제 어디서나 적절하게 떠오르는 명문(名文)이 최명 교수의 시선에 가득하다. 호쾌하면서도 품격을 잃지 않는 고아한 문체에 수많은 문인의 멋을 담아낸 최명 교수. 잠시 있다 사라질 가벼운 문장이 범람하는 오늘날, 《술의 반란》은 담백하고 깊은 감동과 흥취를 독자에게 선물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