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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장 _ 시인의 그림과 화가의 시 1. 언어와 형상의 경계 공간 2. ‘읽을 수 있는’ 그림 3. ‘볼 수 있는’ 시 4. 탈경계적 상상력을 향하여 2장 _ 시와 삽화, 그 ‘겹의 언어’ 1. 삽화, 책을 비추는 등불 2. 시에서 출발한 삽화 3. 삽화에서 출발한 시 3장 _ 광고포스터와 이미지-텍스트 1. 이미지와 텍스트의 상승효과 2. 타이포그래피 아트와 시·공간의 모자이크: 카상드르 3. 시각적 개그와 이미지의 수사학: 사비냑 4. 세계를 다르게 보게 하는 법, 사물을 존중하는 법 4장 _ 영화 속 매체화된 몸과 에로스의 글쓰기 1. 몸·책·영화의 동일화 2. 종이·살갗·필름의 은유와 ‘몸의 언어’ 3. 다중 프레임과 탈서사성 4. 관능적 기호와 에로스의 글쓰기 5. 예술과 사랑의 합일 5장 _ 캘리그램과 문자·시각언어 구사력 1. 형상시의 유희성과 다성성 2. 보기와 읽기의 교차적 상상력 3. 아폴리네르의 캘리그램과 문자·시각언어 구사력 4. 멀티미디어 시대의 능동적 독서 6장 _ 통합적 예술 매체로서의 책 1. 종이책과 전자책의 사이 2. ‘대화하는 책’과 책의 혁명 3. 책의 매체성과 뒤샹의 실험 4. 이미지와 텍스트의 역동적 교류 5. 묶임과 열림의 변주와 책의 가능성 참고문헌 | 더 읽을 책 |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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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형상의 교환은 각각의 본질을 새롭게 탐구하고 이를 통해 그 가능성을 확장하는 계기를 부여했다. 즉 시인은 형상을 도입하여 언어에 대해 성찰하고, 화가는 언어를 도입하여 형상성에 대해 성찰했음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볼 수 있는’ 시는 관습화된 언어를 배격하고, 기표와 형상의 유희를 통해 언어가 가진 무의식적인 리듬과 음악성을 발견하여 언어의 가능성을 극대화시켰다. ‘읽을 수 있는’ 그림은 ‘형상’의 가시성을 넘어서서 언어가 가지는 기표/기의의 유희성을 부여받았으며, 그림·글·현실이 빚어내는 무수한 관계의 조합을 통해 다형태, 다의미성을 탐구하는 길을 열어 놓고 있다.
--- p.44~45 광고포스터 속에서 텍스트와 이미지가 함께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있는 그대로를 읽고 보는 것이 아니라, 읽을 수 없었던 것을 ‘읽을 수 있게’, 볼 수 없었던 것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동일한 목표 아래에서 텍스트는 순차적인 이미지가, 이미지는 공간화된 텍스트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카상드르와 사비냑은 광고포스터를 통해 상품이 아니라 사물을, 인간을, 세계 자체를 응시하게 하고, 기존에 있었던 세계를 다르게 보게 한다. 이들의 포스터는 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사물을 존중하는 법을 알려 준다. --- p.88~89 「필로우북」에서 나타나는 세 가지 글쓰기, 즉 종이 위의 글쓰기, 필름 위의 글쓰기, 몸 위의 글쓰기 방식은 서로 겹쳐지고 침투하면서 에로스의 글쓰기를 창출해 냈다. 이 영화에서 강조되는 ‘침해의 기쁨’은 에로티시즘의 핵심을 이룬다. 성스러움과 속됨, 관능과 폭력, 에로스와 타나토스가 병치·나열·결합되는 것은 남녀의 완벽한 융합을 이루는 사랑의 행위로 상징화되었다. 영화의 전체 구조는 생성에서 시작하여 죽음과 소멸을 통과하고 새로운 생성과 창조를 이루는 ‘열린’ 반복적 구조로 의미화되었다. --- p.115 뒤샹에게 책은 단지 자신의 예술을 표현하는 도구가 아니었다. 그는 북바인딩에서 표지 디자인, 책 겉표지처럼 세워 놓은 녹색 상자의 외관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책’과 관련되는 작업을 하면서 책의 개념과 형태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다. 즉 뒤샹이 실험한 책은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책의 모든 형태와 기능을 밀집하여 미학적 가치를 전달하는 예술 매체로 기능했다. --- p.187 |
두 개의 키워드를 설정하고 그 ‘사이’에서 어떠한 상호작용이 오가고 관계가 구성되는지, 나아가 어떠한 새로운 존재와 사유가 싹트는지를 자유롭게 탐사하는 ‘사이 시리즈’의 두번째 권. 르네 마그리트, 폴 엘뤼아르, 기욤 아폴리네르 등 텍스트와 이미지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예술 형식을 모색해 왔던 초현실주의자들의 작업을 통해 ‘사이’에서 피어나는 상상력의 예술들을 살펴본다. 시, 삽화, 영화, 포스터, 북아트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을 통해 우리는 언어-시각적 대상물을 ‘읽고 보는’ 시각적 문해력(literacy)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경계를 허물고 통념을 뒤집기 - 예술의 지평을 넓히다! 텍스트와 이미지, 그 ‘사이’의 상상력에 주목하라!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통섭’이 학계의 중요한 화두가 되었고, 기술의 ‘컨버전스’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혼종성’은 피로에 빠진 문화를 구원할 새로운 가치로서 각광받고 있다. 근대 문명이 구축해 놓은 강력한 경계선들이 해체되는, 바야흐로 ‘탈경계’의 시대다. 하지만 탈경계가 단순히 테두리를 벗어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경계 안쪽의 대상에 대한 면밀한 탐구와 경계 바깥의 존재에 대한 반성적 사유를 포함한다. 그리고 그것은 영역들의 경계가 날카로운 선으로 그어진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틈새와 여지를 품고 있음을, 그리고 그 ‘사이’에 담겨 있는 풍요로움을 읽어 내야 함을 의미한다.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인문과학원에서 기획한 ‘사이 시리즈’는 바로 이 ‘사이’라는 공간과 주제에 초점을 맞춘, 독특한 컨셉의 대중 인문 교양서이다. 시리즈의 각 권은 두 개의 키워드를 설정하고 그 ‘사이’에서 어떠한 상호작용이 오가고 관계가 구성되는지, 나아가 어떠한 새로운 존재와 사유가 싹트는지를 자유롭게 탐사한다. 또한 이 시리즈는 전문 지식과 교양의 ‘사이’를 지향한다. 인문학과 타 학문, 학문과 일상의 경계를 넘나듦으로써 독자들과 폭넓게 소통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시리즈는 ‘주체와 타자 사이’,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 ‘지각과 매체 사이’, ‘인간과 기계 사이’, ‘예술과 기술 사이’ 등 흥미로운 주제들을 가지고 매년 3~5권씩 이어질 예정이다. 다양한 분야의 소재와 그것들의 ‘사이’를 분석하는 독특한 방법론들을 통해 독자들은 일상과 사회에 그어진 수많은 경계들에 대해 성찰하게 될 것이다. 이 ‘사이 시리즈’의 두번째 권 『보는 텍스트, 읽는 이미지』는 번뜩이는 상상력과 기발한 형식적 실험을 통해 장르의 경계를 해체시키고, 이를 통해 예술의 지평을 넓혀 온 ‘새로운 예술’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고정된 경계를 넘어서는 위반에의 열망은 예술을 이끌어 온 강력한 동력이었다. 그중에서도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글자는 읽는 것이고 그림은 보는 것’이라는 일견 당연해 보이는 고정관념에 도전하고 그것을 전복시켰던, 나아가 양자를 융합시켰던 이들의 작품 세계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작가와 작품들을 통해 우리는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에서 벌어지는 상호작용뿐 아니라 양자가 함께 빚어내는 상승작용(시너지)을 함께 읽어 낼 수 있을 것이며, ‘사이’의 공간에서 태동하는 상상력의 진면목 또한 생생하게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림 안에 다양한 방식으로 단어나 문장을 삽입함으로써 관람객들을 당혹시켰던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1장)이나 행과 연으로 구획된 시의 전형을 탈피하여 시어들을 그림의 형태로 배열한 기욤 아폴리네르의 캘리그램(5장), ‘시에 곁들여지는 삽화’라는 통념을 뒤집어 이미 그려진 그림에 시를 붙인 폴 엘뤼아르의 실험(2장) 등 초현실주의자들의 기발한 작업들에서부터 글씨를 쓰는 행위에 담긴 수많은 결들을 따라가며 그 의미를 질문하는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의 독특한 영화 「필로우북」(1996)에 이르기까지(4장),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예술작품은 이들의 작업이 단순한 기계적 해체나 물리적 융합이 아닌, 텍스트와 이미지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 질문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텍스트가 이미지의 성격을 규정하고 의미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가능성을 확장하는 이러한 작품들을 통해 예술은 더욱더 풍요로워져 왔다. 사례들에 대한 친절한 해설을 통해 저자가 우리에게 보여 주고 또 제안하는 것은 바로 언어-시각적 대상물에 대한 ‘문해력’(literacy)이다. 단순히 글자를 읽고 이해하는 ‘독해’를 넘어 문자언어와 이미지언어를 총체적으로 파악하고 이해하며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텍스트와 이미지의 융합이 예술의 영역에 한정되지 않고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자막, 발표장의 프레젠테이션, 대중매체의 광고 등 일상과 실용 분야에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오늘날, 이러한 언어시각? 문해력이 갖는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포스트모던적인 현대 예술에 대한 이해를 넘어 우리 주변의 ‘예술적 대상들’을 분석하는 새로운 감식안을 제공한다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