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머리말
1장·삶으로서의 이야기하기 1. 이야기하기와 경쟁 2. 뫼비우스의 심연 응시하기 3. 이야기 주체의 초월욕망과 서사 장 2장·어떤 죽음과 추리 경쟁 1. 자살인가? 타살인가? 2. 사건의 유효성과 ‘미궁’ 3. 다원적 진술과 실존적 자살 4. 중층 구조와 정치적 타살 3장·놀이하는 인간 1. ‘놀이’와 기호학 2. ‘훔치기’와 아픈 성장의 비밀 3. 일탈과 유희의 ‘자위’ 4. 기호학적 놀이와 생의 비의 4장·살아 있는 서사적 은유 1. 서사와 은유 2. 다중 이야기선과 ‘눈’의 메타성 3. 욕망 대상인 ‘강’과 낭만적 시선 4. ‘돈’과 ‘얼굴’이라는 은유 5. 1960년대의 감수성 5장·우울한 목소리, 환멸의 자의식 1. 재현으로서의 남성 우울증 2. ‘썩은 음부’에 대한 환멸과 불안 3. ‘아이’와 ‘도깨비’라는 환상 4. 상징적 강간과 훼손된 거래 윤리 5. 제도화된 타자로서의 ‘남성’ 6장·훔쳐보며 젠더하기 1. 극사실적 묘사와 동성애 2. 오이디푸스적 욕망의 전유와 유동적 섹슈얼리티 3. 가학적 훔쳐보기와 분열증적 욕망 4. 차가운 렌즈의 시선과 나르시시즘적 섹슈얼리티 7장·트랜스휴먼의 목소리 1. 진화론과 인간 진화 2. 연금술적 기계인간: [프랑켄슈타인] 3. 나노 우주 속 트랜스휴먼: [트랜센던스] 4. 인간 이후의 인간 8장·게임 사건과 규칙 1. 게임 서사학의 필요성 2. 우연적 사건이 내포한 필연성 3. 게임의 경쟁과 놀이 유흥성 4. 게이머의 욕망과 종결 의식 더 읽을 책 참고문헌 찾아보기 |
오윤호의 다른 상품
|
복두 장인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왜 죽을 때에야 말할 수 있었는가? 또한 큰맘 먹고 그 사실을 말하기로 해놓고는 듣는 대상이 사람도 아닌 대나무라니? 아마도 복두 장인에게 임금의 비밀을 말한다는 것은 목숨과도 맞바꿔야 할 중요한 일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즉 누군가에게 그 사실을 이야기하고, 그 소문이 임금의 귀에 들어가는 순간 복두 장인은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야기하기는 곧 삶의 반대쪽에 있는 죽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야기의 내재된 폭력적 상황 속에서 침묵하다가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야 복두 장인은 겨우 말하게 되는데, 결국 그는 이야기하기의 욕망을 멈출 수가 없었던 것이다. 도저히 이야기를 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욕망과 죽음을 피하고자 하는 현실은 복두 장인에게는 똑같은 존재의 무게로 다가온다. --- p.20 [매트릭스] 1편에서 조력자인 모피어스는 매트릭스 안에 갇힌 네오에게 ‘빨간 약’과 ‘파란 약’을 제시하며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묻는다. ‘파란 약’을 선택하게 되면 인간에게 말초적 쾌락을 제공하는 매트릭스 안에 그냥 머무르게 되고, ‘빨간 약’을 선택하게 되면 (환상을 인간에게 주입하면서 인간의 생체 에너지를 통제·관리하는) 매트릭스와의 접속을 끊고 ‘현실의 사투’ 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 순간은 ‘예’와 ‘아니오’, ‘이다’와 ‘아니다’, ‘on’과 ‘off’, ‘클릭을 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 등 무수한 양자택일의 순간이며, 신념 확인의 순간이며, 네오(인간)의 사유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바로 그 순간에 전통적인 이야기에서 말하는 사건과는 다른 포스트모던적 ‘사건’이 발생한다. 동일한 서사 층위에서 선택 이후의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선택을 함으로써 새로운 사실성을 확보하면서 서사 층위 혹은 서사 장을 뛰어넘게 된다. 즉, 네오가 ‘빨간 약’을 선택하는 순간, 그는 ‘매트릭스’라는 허구적 사실성으로부터 인간 세상이라는 현실의 사실성 속으로 진입하게 된다. --- p.45~46 오정희 소설 속 ‘놀이’는 ‘유년의 일상’으로부터 시작된다. 등단작인 「완구점 여인」은 표제 자체도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내세웠으며 그 내용도 100여 개의 오뚝이를 갖고 노는 소녀가 중심이다. 또한 소설 속 아이들의 생활은 놀이의 연속이며 그 놀이를 통해서 폐허로 변한 가난하고 막연한 슬픔이 도사린 현실을 잘 드러낸다. 「중국인 거리」와 「유년의 뜰」에서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서 전쟁 이후의 일상과 마주한다. 또한 등단작인 「중국인 거리」와 「유년의 뜰」에는 ‘노는’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전쟁 피난살이를 하는 동안에 어른들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서로 관계 맺으며 어른들의 세계를 흉내내고 남겨진 시간을 놀이로 ‘소비’한다. --- p.80 천운영 소설 속 서술자의 극사실주의적 묘사와 지적 환상은 ‘동성애’적 상상력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동성애’를 소설화한 2000년대 한국 소설은 많지만, 대부분이 성적 소수자의 왜곡된 성의식이나 트라우마, 변태적 욕망을 소설화한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해 천운영의 소설은 동성에 대한 ‘성적 감각’이 적극적인 욕망의 시선 위에 ‘위치’지어지고, 성적 소수자나 타자가 아닌 하나의 ‘주체’의 원초적 삶의 의지로 표현되며, 동성애를 하나의 서술 전략으로 활용하여 ‘젠더하기’를 획득하고 있다. --- p.150 |
|
이야기 속 허구 인물들의 심연을 응시하라!
서사이론을 통해 분석한 소설, 영화, 게임의 이야기성과 인물들! 이야기를 추구하고 즐기는 인간은 생물학적으로도, 최첨단의 인공지능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독특한 존재이다. 인간은 이야기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고, 자기 존재의 정당성을 내면화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갈등에 대한 문제의 실마리를 찾기도 한다. 이야기는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지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다른 방식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인간 진화의 근원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인간은 자연으로서의 삶과 허구로서의 이야기의 이중나선을 선회하며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 [이야기의 심연](사이시리즈 11권)은 이토록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와 이야기 속 인물들을 서사이론의 틀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있다. 소설과 영화, 게임 등 다양한 텍스트 속에서 ‘허구의 인물들’이 생을 욕망하고 미궁에 빠진 삶의 경로를 탐색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뚫고 이야기 밖으로 탈주를 꿈꾸는 장면들을 분석하면서, 저자는 이야기하기가 가지고 있는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기능을 보여 주고자 한다. 이야기와 삶 사이의 경계 흔들기 삼국유사 속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와 천일야화 속 ‘살아남기 위한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책의 1장에서 저자는 이야기하기의 조건 혹은 틀을 명료하게 서술하고자 한다. 시와 영화, 민담과 에세이 등 다양한 텍스트 속에 나타나는, 삶과 밀착되어 있는 이야기의 속성을 밝히면서, 이야기의 여러 국면들(‘살아남기 위한 이야기 욕망’, ‘이야기 속 인물들 간의 경쟁’, ‘자신을 얽매는 세계(삶)를 넘어서려는 욕망과 의지의 표출로서의 이야기’ 등)을 예시하고 있는데, 이는 삶과 이야기를 나누는 경계를 유연하게 만들고 서로가 깊이 관련되어 있음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다. 2장은 1966년 이어령이 발표한 「장군의 수염」이라는 흥미로운 텍스트를 분석하고 있다. 두 명의 탐정이 등장하는 추리소설 형식의 이 소설에서는 한 젊은이의 ‘자살’이 지닌 진실을 파악하고자 하는 과정에서의 ‘이야기의 경쟁’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의 이야기하기가 다른 이야기하기와 경쟁에 놓일 때, 이야기의 진실은 다면화되고 복잡해진다. 이야기하기란 결국 타인과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이야기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3장은 오정희의 소설들을 ‘놀이’라는 상상력을 통해 새롭게 읽고 있다. 많은 평론가들이 모호함과 다층성의 작가로 꼽고 있는 오정희의 단편들(「동경」, 「완구점 여인」, 「유년의 뜰」, 「저녁의 게임」, 「중국인 거리」)을 ‘놀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분석하면서 저자는 놀이가 시간을 낭비하는 쓸모없는 일이 아니라 삶의 균열과 정체성을 인식하기 위한 적극적인 ‘이야기 행위’임을 밝혀낸다. 오정희 소설 속 인물들이 ‘놀이’를 통해 생의 균열과 왜곡을 치유하려고 하는 노력을 중심적으로 다루면서, 삶, 놀이, 소설의 겹침 속에서 생의 환멸을 또한 드러내고자 한다. 4장에서 저자는 ‘서사’와 ‘은유’라는 일견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결합을 시도한다. ‘서사적 은유’는 ‘시간의 흐름 속에 존재하난 서사적 주체가 정체성을 이해하고 맥락화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저자는 이 개념을 서정인의 「강」을 분석하면서 더 분명히 하고자 한다. 소설 속 도회 사내가 겪게 되는 파편화된 일상의 기억들과 이야기 전개상 모호한 ‘강’과 ‘눈’을 ‘기법으로서의 서사적 은유’로 이해하면서 은유와 서사에서의 플롯이 언어적이면서도 구조적인 차원에서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욕망과 초월의 이야기하기 이 책의 5장과 6장은 각각 김승옥의 「서울의 달빛 0장」과 천운영의 소설들(「멍게 뒷맛」, 「바늘」, 「소년 J의 말끔한 허벅지」, 「월경」)에 나타난 젠더와 욕망의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성적 욕망은 욕망 대상에 대한 동일시이자, ‘그’가 되고자 하는 변신의 욕망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두 작가의 작품을 분석하고 있다. 우선 김승옥의 「서울의 달빛 0장」에서는 결혼과 성을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도시 남성에 주목하여 그가 쏟아내고 있는 삶에 대한 통속적인 환멸과 멜랑콜리한 독백을 주로 분석하고 있다. 천운영의 소설들에서는 동성애 모티프에 주목하여 젠더 정체성의 문제와 타자와의 동일시를 꿈꾸며 다른 ‘존재’가 되어 가는 인물들의 퀴어적 욕망을 분석하고 있다. 이렇듯 다른 것이 되고자 하는 초월의 욕망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과 영화 [트랜센던스](윌리 피스터, 2014)에서도 나타난다. 이 책의 7장은 인간이 아닌 인간(프랑켄슈타인)이 (생물학적 사회학적) 인간이 되고자 하는 의지와 이어지는 파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는 허구의 대상이었던 괴물, 타자, 인공지능이 주체화되는 일련의 인물형상화 속에서, 인간의 본질과 존재를 초월하고자 하는 상상력을 ‘이야기하기’의 욕망과 연결시켜 살펴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8장은 게임에 내재된 이야기성을 분석하고 있다. 게임은 ‘사건’의 다양한 위상과 존재성을 기반으로 하여 상대를 두고 벌이는 경쟁이다. 주로 윷놀이의 이야기성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게임 속에 내재한 사건과 서사의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놀이뿐만 아니라 첨단의 멀티미디어 게임에 이르기까지 유의미한 분석틀을 제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