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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고보와 이형의 신체들 (큰글자책)
괴물과 인간 사이
이선윤
그린비 2020.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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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비 빅북

사이 시리즈

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1장_ 이름 없는 괴물 X에 대하여
2장_ 유령의 증식
3장_ 메타몰포스와 전후 문학적 가능성의 지평
4장_ 전후 일본과 기형의 신체

글을 맺으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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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1

홍익대학교 게임학부 조교수. 근현대문학, 예술철학, 미학, 문화연구.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 석사. 일본 도쿄대학 총합문화연구과 석사 및 박사. 주요 저역서로 『괴물과 인간 사이-아베 고보와 이형의 신체들』(그린비, 2015), 『21世紀に安部公房を?む 水の暴力性と流動する世界』(勉誠出版, 2016), 『내 어머니의 연대기』(역서, 학고재, 201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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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80쪽 | 196*277*20mm
ISBN13
9788976821492

책 속으로

아베 고보가 ‘미지의 존재가 기지의 존재보다 훨씬 더 불길하고, 에너지의 포텐셜도 높다’고 말한 것처럼, 명명되지 않은 존재는 불안감을 준다. 그때 인간을 당혹스럽게 하는 망설임의 순간이 출현하며 이 인식적 틈새에는 일종의 역동적인 가능성이 숨어 있다. 본서에서는 이러한 관점에서 아베 고보가 그린 규정지을 수 없는 괴물의 표상을 다루면서 일본의 현대사적 문제들 속에서 인간도, 또 다른 종의 생물도 아닌, 경계선상의 괴물들이 어떻게 태어나고 소비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 p.7

폭력이 분출하며 말을 잃은 죽음만이 늘어 가는 시대적 전환기. “그런 옷을 입고 있으면 누구의 죽음에도 어느 정도는 책임이 있는 법”이라는 조선인 청년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제복은 조직적 권력의 상징이다. 제복을 입은 자는 옷을 입고 있을 때 보유하는 권위를 안위만을 위해 영위하고 있으나 제복을 입은 이상 그들은 공동체 내 인간들의 삶에 책임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책임의 회피는 이 텍스트에서처럼 유령들을 더욱 증식시킬 뿐이다. 여기서 그려지는 아시아태평양전쟁과 식민통치기의 일본인 순사의 제복이 표상하는 의미는 현대의 다양한 제복 입은 이들의 책임 회피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21세기 동아시아라는 지정학적 상황에서도 제복 입은 자들의 책임이라는 문제는 여전히 절실하게 요구되며 우리 사회의 많은 비극이 이와 연관되어 있다.
--- p.42

만들어진 기계는 신체의 흔적을 확장하며 긍적적 혹은 부정적 의미 양쪽 모두에서 보조기관적인 것이다. 『제4간빙기』의 두 중심적 기계는 신체기관의 기능 확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기계 두뇌를 낳는 과학기술자와 경제권력의 연합은 환경의 변화에도 견뎌 낼 수 있는 새로운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출산·보육기계라는 더욱 효율적인 신체수탈 방법을 고안한 것이다.
--- p.104

일본의 패전 이전에 언급된 혁명의 최대 표적이 천황제였다고 한다면 전후에는 점령군이었다. 그렇지만 사회당은 천황제 하의 사회주의 혁명을, 공산당은 점령 하의 평화혁명을, 노농파--- p.1920년대 이후 일본 공산당과 대립해 온 사회주의자들 그룹)는 점령군은 제쳐 둔 사회주의 혁명을 주장했다. 혁명상의 중요 사항인 천황제 문제가 혁명전략론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에 혁명 논쟁의 논리적 진행은 불가능해졌다.

--- p.153

출판사 리뷰

아베 고보라는 ‘괴물’의 눈에 비친 전후(戰後) 일본 사회!
지배적 인식의 구조를 흔들어 은폐된 권력의 실체를 고발한다!


‘피곤함에 지쳐 골목길을 터벅터벅 걸어오던 한 노동자가 발끝부터 녹아서 액체로 변화해, 낮은 곳으로 흘러 사라져 버린다. 다음 날부터 세상 곳곳에서는 인간의 액화가 속출하기 시작한다.’ 일본 전후(戰後)파 아방가르드 문학의 기수, 아베 고보(安部公房, 1924~1993)의 단편소설 「홍수」 속 한 장면이다. 작품 활동 초기에는 실존주의 작가로 분류되던 아베 고보는, 1948년 출범한 아방가르드 예술운동 그룹 ‘세이키노카이’(世紀の?, 세기의 모임)의 주도 멤버로서 활약하게 되면서 작풍에도 큰 변화가 생기게 된다. 그는 ‘어머니로서의 신화’, ‘아버지로서의 실존’과의 단절을 선언하고, 이후 초현실적이고 SF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작품 활동을 전개하면서 일본 문학사의 독보적인 인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평론가 하나다 기요테루는 아방가르드 운동의 성격을 ‘괴물적’(Damonisch)이라는 말로써 표현했는데, 정체된 현실 인식을 뒤흔드는 낯선 괴물성을 문학적 장치로서 적극 활용한 아베 고보에게 더없이 어울리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아베 고보와 이형의 신체들』은 국내에는 주로 소설 『모래의 여자』의 저자, ‘일본의 카프카’라는 별명의 소유자로 알려진 아베 고보의 진면모를 흥미롭게 소개해 주고 있다. 특히 그의 초현실적·SF적 작품들 속에 출현하는 이형의 존재들에 주목하여, 이들에 의해 폭로되는 인간 소외와 국가 및 사회의 폭력 구조를 짚어 보이고 있다.

원래 일본에서 요괴로 대표되는 이형의 존재들은 약간의 낯선 느낌을 주면서도 오랫동안 민담 등의 민속 전통 속에서 순화되어 친숙해진 존재들이었다. 그러나 아베 고보가 창조한 이형의 존재들은 제국주의적 권력이나 전쟁 책임 방기, 계급 지배와 같은 역사적·현실적 폭력과 연관됨으로써 새로운 긴장감을 촉발한다. 제국주의 권력의 중층적 작동 속에서 출현한 유령(「제복」), 기성 권력의 소유자들을 휩쓰는 홍수가 되는 액체인간들(「홍수」), 인체실험을 당하고 혁명 조직 안에서까지 착취당하는 신체의 소유자(『기아동맹』) 등이 등장하는 아베 고보의 작품들에 대한 저자의 분석을 읽으며, 독자들은 아베 고보 문학의 날카로운 비판 의식을 만나게 될 것이다.

가설의 문학: 아베 고보의 전위 정신

아베 고보의 SF소설은 오늘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미래의 세계를 예측해 그려 보이거나 하는 그런 SF소설과는 다르다. 그것은 아베가 SF라는 장르를 현실을 도려내는 ‘가설’의 도구로서 사용했기 때문이다. 아베 고보는 ‘가설’을 문학의 본질적 요소로 보고, 그것을 잘 구사한 작가로서 『프랑켄슈타인』의 메리 셸리, 『변신』의 카프카 등을 들기도 했다.

가설은 본래 과학 용어로서 현상이나 법칙을 발견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시적인 설을 말한다. 이 ‘가설’을 문학에 적용함으로써 기존의 규범적 질서를 의문에 부치고 또 그 이면을 폭로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괴뢰국가 만주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전후 일본의 허위성에 분노하며 공산당 당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던(당 내부 모순 비판을 계기로 1962년 제명) 아베 고보는, “혁명의 예술은 예술의 혁명이어야 한다”는 마니페스토를 내걸고 자신의 전위 정신을 오롯이 표현해 주는 방법론으로서 ‘가설의 문학’을 제시했던 것이다.
따라서 가설의 문학에서는 과학적 상상력에 앞서 비판적 상상력이 중요하다. 이는 전후 일본 최초의 본격 SF 장편소설로 평가받는 『제4간빙기』(1958~1959)에서도 명료하게 드러나고 있다. 아베는 이 작품에서 기계에 의해 인간의 출산과 보육마저도 관리되는 미래를 그려 보임으로써,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본격화한 1950년대, 자본과 테크놀로지가 결합해 변화해 가는 지배의 양상을 반영하고자 했던 것이다.

전후 일본에 흘러넘치는 이형의 신체들

아베 고보는 제국주의적 권력의 작동 메커니즘에 대해 첨예한 인식을 갖고 있었다. 그것은 특히 1954년에 발표한 희곡 「제복」에서 뚜렷이 발견된다. 식민지 조선을 무대로 하는 「제복」은 이유도 모른 채 죽어서 유령이 된 제복을 입은 순사 유령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다. 그리고 이 순사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죽은 조선인 청년 역시 유령이 되어 등장한다. 일본에서는 낮은 계층에 위치했지만 조선에 와 조선인들 위에 군림하며 상대적 권력자로 행세했던 순사의 존재는, 제복을 통해 권위가 부여되고 그것이 제국주의적 행동으로 발현되는 구조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그리고 유령이라는 소재는 이후 전후 일본으로 무대를 옮겨 더욱 증식하기 시작한다. 「유령은 여기에 있다」(1958)는 패전 후 귀환하지 못한 병사들의 유령을 이용해 장사를 벌이는 인간 군상을 그려 보임으로써 사자의 기억과 그로 인한 불안을 이용하는 권력의 실체를 풍자한다. 저자는 아베 고보가 고발한 ‘죽음을 이용하는 폭력’이 오늘날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와도 상통한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영화 시나리오로 집필된 「함정」(1962)은 폐광 지역 노동조합의 내분을 배경으로 한 살인 사건과 유령의 증식을 보여 준다. 저자의 분석에 의하면 여기에는 한 층 더 깊은 역사적 배경이 존재하는데, 제국주의 일본의 패전 이후 시작된 GHQ(연합군 총사령부) 통치가 그것이다. 패전 이후 들끓은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 공산당으로 대표되는 좌익의 약진은, 한국전쟁과 함께 대두된 냉전 구도 속에서 좌절을 겪게 된다. 아베는 우익단체들이 부활하고 제국주의 전범들의 복권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침몰하는 노동계급의 현실을 유령이라는 소재를 통해 그린 것이다.

단편 「시인의 생애」(1951)에는 물레를 잣다가 그 속으로 말려들어가 한 벌의 옷으로 변화하는 가난한 어머니가 등장한다. 그 옷은 날아가 눈 속에서 부당해고를 규탄하는 선전물을 돌리고 있던 아들에게 입혀지고, 그는 그 순간 자신이 시인이었음, 그것도 “단일성을 노래하고 강화시키는 샤먼이 아니라 해부도를 쥔 과학자로서의 시인”임을 각성한다. 「홍수」(1973)에서는 액화한 하층 계급의 신체가 홍수를 이루어 전쟁 책임 망각과 구체제의 복권으로 흐르는 일본을 휩쓴다. 이 작품 외에도 「S·카르마 씨의 범죄」(1951), 「수중도시」(1964) 등의 작품에서 강렬한 홍수의 이미지가 반복되는데, 저자는 “생명의 근원으로서의 생성력을 띠면서도 생명체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물의 폭력적 힘을 극대화시킨 형상”이자 ‘신적 폭력’의 상징인 홍수로부터, 아베 고보가 이러한 모티브를 반복함으로써 혼돈에 빠진 일본 사회의 재생에 대한 희망을 그렸음을 읽어낸다. 그리고 그 재생되는 일본은 말할 것도 없이 전쟁 책임을 직시하고 구시대의 유물들과 결연히 단절한 일본, ‘노동자의 심장’으로부터 재건되는 일본을 가리킨다. 아베 고보는 “혁명의 예술은 예술의 혁명이어야 한다”는 자신의 원칙을 작가로서 일생 동안 관철해 나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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