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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남 9
작가의 말 317 옮긴이의 말 323 작가 연보 327 |
Rampo Edogawa,えどがわ らんぽ,江戶川 亂步,히라이 타로平井 太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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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남이라고 하면 연배가 있는 분들은 지레 “아, 구경거리 거미남?”이라며 속단할지 모르겠다. 예전에 아사쿠사 롯쿠에 거미남이라는 괴상한 구경거리가 있었다. 몸통 길이가 고작 4치 정도밖에 안 되지만 손은 가늘고 긴 데 비해 다리는 움츠린 것처럼 짧아 거미와 흡사한 모습을 한 불구자다. 섬뜩하기로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도 방금 말한 괴물 못지않지만 작가는 좀 다른 의미로 말한 듯하다.
거미라는 곤충은 여덟 개나 되는 털투성이 다리를 괴상하게 바르작대는 모습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싫지만, 본성 또한 잔인무도한 놈이다. 심지어 동족끼리도 서로 잡아먹기 때문에 두 마리가 함께 살 수 없을 정도이다. 부부 사이인데도 수거미는 암거미의 빈틈을 노리다가 비호같이 덤벼들어 위태위태하게 부부의 목적을 이루는가 하면, 잔학무도한 암거미는 수거미가 방심한 틈을 타서 소중한 남편을 우적우적 먹어치운다. 모골이 송연한 괴물이다. --- p.9~10 친애하는 구로야나기 박사, 훌륭한 예술은 훌륭한 관람객을 필요로 하오. 내 예술을 감상할 박사 같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감사하오. 살인은 예술이오. 드 퀸시의 말을 빌릴 것도 없이 나는 그렇다고 믿소. 젊고 아름다운 여성은 내 예술 소재요. 나는 단검이라는 붓을 들고 피를 화구 삼아 그녀에게 절대적인 미라 할 수 있는 ‘죽음’을 선사할 것이오. 당신은 지금껏 아름다운 여성이 추는 단말마의 무도를 보신 적이 있소? 광채로 찬란한 그 아찔한 아름다움 앞에 회화나 조각, 시가 같은 것은 모두 영혼도 없는 초라한 진흙인형에 지나지 않소. 나는 시체의 예술적 처리에도 아주 흥미가 많소. 첫 번째 공개 작품으로 시체를 활용한 조각을 선보였소. 두 번째 작품은 유리 수조 속에 상처 입은 인어로 아름다움을 창조했소. 둘 다 장안의 주목을 받고 의외의 호평을 얻은 덕에 은밀한 기쁨을 누렸소. --- p.105 바로 그때 마흔아홉 개의 인형을 아무렇게나 던져 놓은 컴컴한 창고 방에서 정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구석에 구르고 있던 인형들 중에는 시간이 부족했는지 덩치가 큰 남자 몸통에 흰옷을 입혀 여자 머리를 대충 끼워놓은 것도 있었다. 그런데 어둠 속에서 그 인형이 용수철처럼 벌떡 일어난 것이다. 일어나기만 한 것이 아니다. 옆의 인형들을 탕탕 치더니 벽을 짚어가며 걸었다. 흰옷 인형은 입구로 나가 터널을 빠져나가더니 몽유병자처럼 파노라마 전시장으로 들어갔다. --- p.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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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적인 추론은 여전히 빛나지만 그는 언제든지 변장과 총격전도 불사하는 보다 활동적인 탐정이 됩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지붕 추격전을 보여주던「난쟁이」에서 예고되긴 했지만 증거를 조목조목 나열하며 범인과 두뇌게임을 벌이던 아케치 고고로는 이미 추억 속의 인물이 된 듯합니다. 학자적인 면모를 보였던 과거에 비해 훨씬 활동적인 탐정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그가 상대해야 하는 악당들이 점점 강해진다는 예고이기도 하겠지요. 『거미남』은 첫 신문 연재작이었던「난쟁이」를 끝낸 후 자기혐오에 빠져 절필을 선언하고 방랑을 떠났던 란포에게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준 작품입니다. -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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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탐정소설은 시간을 강탈한다. 아무리 정신을 바싹 차려도 귀중한 시간을 빼앗긴다. 그것을 모르지 않지만 한번 빠져들면 손을 뗄 수 없는 괴물이 나타났다.『거미남』이라는 악마이다 - 야마나카 미네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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