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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섬
2. 새터말 사람들 1 3. 새터말 사람들 2 4. 새터말 사람들 3 5. 오른씨름 6. 와불을 찾아서 7. 다시 아버지를 위하여 8. 바늘 9. 사랑 혹은 환몽 10. 황소개구리 11. 검은댕기두루미 12. 순천행 13. 유자나무 |
HAN,SEUNG-WON,韓勝源, 호 : 해산海山
한승원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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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은 신비주의자다. 이때 이에 대한 긍정과 부정, 그 어느쪽 평가도 그에게는 별 의미가 없어보인다. 중요한 것은 그가 엄청난 분량으로 그의 이러한 사상을 필생에 걸쳐 추구해 왔다는 점이기 때문에, 그는 사실 신비주의자라는 표현 이상의 어떤 것, 그렇다, 무당 소설가라고 다소 과감하게 불리워도 일응 무방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지칭은 그가 무당에 대해 일방적 추종을 보여준다거나 더욱기 그 자신, 무당에 가깝다는 뜻은 아니다. 짧은 표현이 허용된다면, 그는 신기에 관심이 많은, 신기 있는 작가라는 뜻이다.
굿이야기나 귀신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성에 관한 소재들이 질펀하고, 죽음이나 죽음 이후에 관한 문제가 뜬금없이 돌출하는 것 등이 모두 이 신기와 관계된다. 남녀평등 아닌 남녀유별의 사회성도 그의 소설의 중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 물론 무속 정신과 같은 뿌리를 갖는 사상이다. --- p.3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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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대학 시험에 떨어지고 나서 서울에 올라갔을 때, 탕수육에다 고량주를 마시고 난 그 여자가 둔갑한 여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눈을 거슴츠레하게 뜬 채, "나도 그 여우같이 살고 잇다. 내 눈, 귀, 코, 입, 내 백합꽃 같은 속살에다가 상처 내주고 그 종이 훔쳐갖고 달아난 세상한테 복수를 하고 그것을 찾을라고......" 하고 말했다.
그 여자와 고량주를 함께 마신 김군의 얼굴은 창백해져 있었다. 눈 주위와 양쪽 볼이 연지를 칠해놓은 듯 불그레할 뿐. "그 종이만 찾으면은 다시 예전의 착한 암여우로 둔갑해서 산골짜기로 들판으로 마을로 줄달음질쳐 다니고, 닭장 속으로 들어가 포동포동한 처녀닭 총각닭 잡아먹으면서 속 편히 살 터인데... 그렇게 잘 먹어가지고 기가 팔팔해지면은 진짜 양귀비 같은 미녀로 둔갑해서 내로라 하면서 떵떵거리고 으스대는 놈들 유혹해서 은행돈 뭉텅이째 빼내다가 쓰기도 하고... 야아, 얼마나 얼마나 좋겄냐? 안 그러냐, 김군아?" 앞에 앉은 김군을 바라보는 그 여자의 눈은 이글거리고 있었다. 그녀가 옆에 앉아 있지 않으면 당장에 암여우로 둔갑하여 김군의 옷들을 모두 벗겨낸 다음 잡아먹어 버릴지도 모를 일이었다. --- p.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