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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 8
웰컴 투 더 정글 31 초식동물로 사는 법 57 슬픈 미팅 65 한여름밤의 추억 84 우리들의 영웅 114 수학여행 129 희망과 절망 사이 147 새로운 자취생 166 피서지에서 생긴 일 171 정의 바이러스 187 창식이 구출작전 199 정의를 위하여 216 정의의 대가 233 무모한 도전 253 어린 사자의 시간 271 작가의 말 2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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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교과서를 모조리 만화로 만들어 놓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나 같은 놈들이 너도 나도 공부한다고 달려들 것이니 경쟁이 더 치열해질지도 모를 일이다. 현실적으로 교과서를 만화책으로 만들 리 없으니 나는 애초부터 공부로는 글러먹은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달리 아버지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던 날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셨다. --- p.16
선생님들은 대개 정신봉으로 무장하고 수업에 들어오셨다. 선생님들에게 정신봉은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나 마찬가지였다. 선생님의 성향에 따라 정신봉의 종류도 다양했다. 군대에서나 쓰는 쇠로 된 지휘봉, 당구장에서 가져온 큐대, 벼락을 맞아 귀신까지 쫓는다는 단단한 박달나무, 뽑아서 쓰는 라디오 안테나, 부러트린 밀대자루, 곡괭이자루, 삽자루, 플라스틱 파이프로 만든 정신봉까지 우리들의 학교생활은 몽둥이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 p.44 우린 당장이라도 전쟁이 나면 동원될 수 있는 학도병처럼 플라스틱으로 만든 m-16 모형 소총을 들고 군사훈련을 받았다. 플라스틱 총이었지만 실제 총과 무게도 비슷했다. 따분한 교실 수업보다는 나았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교련이라는 것은 군대에서 당하는 얼차려를 미리 경험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교련선생님의 호루라기를 따라 PT체조로 예열을 시작하다가 덜커덕 삐딱선을 타게 되면 선착순으로 축구골대를 왕복으로 오가고, 오리걸음과 낮은 포복 등의 체벌이 이어진다. --- p.46 우리 같은 초식동물들은 되도록 잠을 자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다음날 아침 처참한 흔적을 거울 속에서 발견하곤 한다. 나도 예외는 아니어서 내 얼굴은 펜더가 되어 있었다. 사시미는 얼굴에 험상궂은 칼자국이 어지럽게 그려져 있었고, 병아리는 둥근 안경에 스페인 선장같은 수염이 잔득 그려져 있었다. 아이들은 서로를 보면서 웃었지만 사실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조용필의 노래 가사처럼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난다. ‘어머니, 왜 이렇게 약하게 낳아주셨나요.’ 세면장에서 얼굴에 그려진 낙서를 지으면서 나는 속으로 울부짖었다. --- p.131~132 아버지는 항상 내가 공부를 못한다고 무시하셨다. 공부를 잘해야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인가? 공부를 잘해야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인가? 아버지는 가족 간에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사랑? 대체 사랑이 무엇인가? 나는 사랑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 이상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무지무지 좋아해서 나의 선택을 무조건적으로 좋다고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조건 없이 좋아하고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부모님이 말하는 사랑은 내가 부모님 맘에 들도록 살아가는 것이다. --- p.148~149 나는 영규형이 자신의 몸을 바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영규형은 방관자가 아닌 행동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부정에 눈을 감고 불의를 당연시 여기던 비겁한 방관자였다. 공부를 못하고 힘이 약한 초식동물이라는 이유로 정의에 눈감고 자신을 합리화한 비겁자였다. 공부를 못하고 머리가 나빠도 비겁한 인간은 되고 싶지 않았다. 영규형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못되더라도 비겁한 방관자는 되지 않을 것이다. --- p.215 “야, 철수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우린 얼음물에서 먼저 나가려고 발버둥을 쳤다. 세 녀석이 얼음판 위로 올라가려 하니 얼음이 자꾸만 깨졌다. 깨진 얼음을 물속으로 밀어 넣으며 얼음판 위로 올라가려고 안간힘을 썼다. 겨우 얼음판 위에 올라오니 이번에는 얼음판에 발이 자꾸만 달라붙었다. 마치 두 발이 자석처럼 얼음판에 턱턱 달라붙어서 발을 뗄 수가 없었다. --- p.2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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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하지 않아도 바르게 살고 싶다.
약육강식이 존재하는 정글 같은 세상에도 정의는 살아 있다. 엄혹했던 세상에 진실의 눈을 떠가는 성장소설, 네이버 오디오클립상 수상 작가 권오단의 최신작 『어린 사자의 시간』 청소년기는 사자가 되어 가는 과정이다. 어린 사자의 시기이다. 사람의 모습과 살아온 환경이 다르듯이 저마다의 소질과 능력도 다르다. 살아갈 인생의 길도 각각 다르다. 그런데 우리들은 하나만을 쫓아간다. 서로를 비교하며 살아간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내가 되어야 한다. 내가 행복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 훌륭하지는 않아도 바르게 살고 싶은 초식동물들의 유쾌한 좌충우돌 생존 소설을 통해 하나뿐인 인생을 사자처럼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해답을 찾아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