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프롤로그
제1권 1장 영혼을 다시 발견하다 2장 영혼과 신 3장 영혼의 이로움에 대해 4장 사막 5장 미래의 지옥으로 내려가다 6장 정신의 분열 7장 영웅의 살해 9장 신비한 조우 10장 가르침 11장 결의 제2권 1장 붉은 존재 2장 숲 속의 성 3장 초라한 나의 반쪽 4장 은자 1 5장 은자 2 6장 죽음 7장 옛 신전들의 잔해 8장 첫 번째 낮 9장 두 번째 낮 10장 주문 11장 알을 깨다 12장 지옥 13장 제물 살해 14장 성스러운 바보 15장 두 번째 밤 16장 세 번째 밤 17장 네 번째 밤 18장 세 명의 예언자들 19장 마법의 선물 20장 십자가의 길 21장 마법사 에필로그 |
Carl Gustav Jung
칼 구스타프 융의 다른 상품
|
‘만일 당신이 사고 쪽으로 가거든, 언제나 심장도 함께 가져가도록 하라. 만일 당신이 사랑 쪽으로 가거든, 언제나 당신의 머리를 함께 가져가도록 하라. 사랑은 사고가 없으면 무의미하고, 사고는 사랑이 없으면 공허하다.’
우리가 이 시대의 정신에 빠져서 세상에 악마 같은 것은 없다고 말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에겐 악마가 하나 있었다. 이것은 나의 내면에서 일어났다. 나는 그 악마를 최대한 잘 다루었다. 악마를 진지하게 대한다는 것이 그의 편에 선다거나 당신 자신이 악마가 된다는 뜻은 아니다. 그보다는 어떤 이해에 이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이해를 통해 당신은 자신의 다른 관점을 받아들인다. 당신은 동시에 두 가지를 살 수 없다. 두 가지가 서로를 물리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길에서 당신은 두 가지를 다 살 수 있다. 그리하여 그 길이 당신을 구제한다. 당신이 산 위에 있으면서도 동시에 계곡에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당신의 길은 산에서 계곡으로, 다시 계곡에서 산으로 이어진다. 많은 것들이 재미있게 시작되어 어둠 속으로 이이전다. 지옥에도 단계가 있다. 종교들이 가장 깊은 핵심에서 서로 다르다고 믿는 것은 잘못이다. 엄격히 말하면, 그것은 언제나 똑같은 하나의 종교이다. 모든 형태의 종교는 그 앞에 있었던 종교의 의미인 것이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 중에 당신이 은밀히 개입되지 않은 일은 절대로 없다. 그 이유는 모든 것들이 당신을 중심으로 질서를 잡고 또 당신의 가장 깊은 부분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당신의 내면에 있는 것들 중에서 사물들에게 숨겨진 것은 하나도 없다. 제아무리 깊고, 제아무리 소중하고, 제아무리 비밀스런 것일지라도 사물들에게 숨겨지지 않는다. 그것이 사물들의 고유한 본질이다. 균형을 지키는 일은 옳은 일이고, 균형을 깨뜨리는 일은 옳은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균형이 성취된 경우에는 그 균형을 지키는 것이 옳지 않고 그 균형을 깨뜨리는 것이 옳은 일이다. 균형은 생명인 동시에 죽음이다. 생명의 완성을 위해선 죽음과의 균형이 적절해야 한다. 만일 내가 죽음을 받아들인다면, 나의 나무는 푸르러질 것이다. 죽음이 생명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동물은 자기와 같은 종에 맞서지 않는다. 동물들을 생각해 보라. 동물들이 얼마나 정의롭고, 얼마나 처신이 훌륭하며, 세월을 존중하는 마음이 얼마나 깊으며, 자신을 낳아 준 땅에 충성하는 마음이 얼마나 크고, 익숙한 방식을 얼마나 강하게 고집하는지를 보라. 또 동물들이 새끼를 얼마나 정성들여 보살피고, 얼마나 다정하게 함께 어울려 초원으로 나가고, 샘이 나타나면 어떤 식으로 함께 모이는지를 보라. 먹이가 많은 곳을 숨겼다가 형제가 굶어죽게 만드는 동물은 하나도 없다. 같은 종의 다른 종물들에게 자신의 의지를 강요하려 드는 동물도 하나도 없다. 모기인 주제에 자신이 코끼리라고 잘못 상상하는 동물도 하나도 없다. 동물은 언제나 적절하게 살며 종의 생명에 충실하다. 어떠한 동물도 종의 생명을 뛰어넘거나 거기서 처지지 않는다. ---본문 중에서 |
|
칼 융이 자신의 이론을 세우며 남긴 영혼의 기록 국내 첫 번역서
칼 구스타프 융이 손수 책의 형태로 묶은 『RED BOOK』은 말하자면 융의 ‘유작’인 셈이다. 융은 1913년부터 직접 손으로 쓰고 삽화까지 그린 이 책의 제목을 라틴어로 ‘새로운 책’이라는 뜻으로 ‘Liber Novus’라 붙였다. 그런 한편으로 빨간색 가죽 장정으로 묶은 이 책을 ‘RED BOOK’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 자신의 내면의 이미지를 기록한 이 책에 대해 융은 “그 책을 쓰던 시절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였으며, 그 후의 모든 것은 그 책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했다. 그 시절의 경험이 융에게 너무나 중요한 것이었기에 그걸 표현하는 한 방법이 내면의 풍경을 최대한 그림으로 충실하게 그리고 글을 달필로 적어 직접 멋진 책으로 다듬는 것이었다. 융이 1959년 이 책 말미에 ‘에필로그’ 형식의 글까지 쓴 것으로 볼 때 출판할 뜻을 가진 것은 분명한 것 같은데 무슨 이유에선지 그 에필로그마저도 문장 중간에 끊고 미완으로 남겼다. 그러다 1961년 융이 세상을 떠남에 따라 이 원고는 유족에게로 넘어가 베일에 싸이게 되었다. 학자들이 이 원고를 처음 접한 것도 2001년이 되어서였다. 그 후 출판업자들과 융의 후손들 간의 오랜 줄다리기가 벌어진 끝에 2009년에야 독일과 미국에서 처음 대중을 접하게 되었다. 칼 융이라면, 현대 심리학과 심리요법, 정신의학의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서양사상사에도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 아닌가. 그의 사상은 예술과 인문, 대중문화 등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심리학 하면 가장 먼저 지그문트 프로이트를 떠오를지 몰라도, 후대에 미친 영향력의 측면에서 보면 융도 프로이트에 못지않다. 그런 그의 책이 사후 50년 가까이 지나서야 대중에게 읽히게 되었다는 사실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이 책을 시작한 1913년은 융에게 있어서 개인적으로나 세계사적으로나 큰 의미를 지니는 시기다. 개인적으로는 6년여 지속되었던 오스트리아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와의 관계가 최종적으로 단절된 때였다. 리비도와 종교를 둘러싼 이견 때문이었다. 이 시기를 전후해 융은 많은 활동을 접고 자신의 이론을 개발하는 일에 몰두한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분석심리학의 지평을 새로 열게 된다. 또한 이 시기에 융은 환상과 환청에 많이 시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그즈음 유럽은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평화로워 보였을지 몰라도 지식인들의 눈에는 고요 뒤에 전운이 감돌고 있는 것이 보였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융 같은 지식인들에게는 그 정세가 더욱 불안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융의 글에도 제1차 세계대전을 예견하는 내용이 많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융은 자신을 대상으로 심리한 연구에 들어갔다. 이 책은 자신이 경험한 심리의 세계를 문학 형태로 담아내고 그림까지 곁들여 이해를 돕고 있다. 자신의 무의식 세계의 핵심까지 들어가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일기처럼 읽히기도 하고 신화 소설처럼 읽히기도 한다. 이처럼 융이 예술가와 작가로서 심리학 영역의 탐구를 시도하게 한 것은 20세기 초 지식인 사회의 실험적인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엔 예술과 심리학, 비주얼 아트에서 실험이 많이 행해졌다. 특히 꿈과 환상 같은 내면의 경험을 탐험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융도 이런 분위기에 합류했던 것 같다. 이런 배경 때문에 『RED BOOK』은 융의 표현 그대로 융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관한 기록이 되었다. 그 후에 나온 그의 이론들은 모두 이 책에서 잉태되었다. 이 책을 쓰는 16년 동안에 융은 원형, 집단무의식, ‘개성화’ 이론 등을 개발했다. 융이 말하는 원형(原型)이란 사람, 행동 또는 성격의 모델들을 일컫는다. 융은 사람의 정신이 3가지 요소 즉 에고와 개인 무의식과 집단 무의식으로 이뤄져 있다고 주장한다. 에고는 의식이며, 개인 무의식은 억눌렸던 기억을 포함하여 자기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한 기억을 말한다. 집단 무의식은 인간이 하나의 종(種)으로서 공유하는 지식과 경험을 말한다. 융에 따르면 바로 이 집단 무의식에서 원형들이 나온다. 융의 글에서 그림자가 빠질 수 없다. 그림자는 억압된 약점, 단점, 본능 등으로 이뤄진 무의식의 한 부분을 말한다. 이 그림자가 아니마(남성 속의 여성)와 아니무스(여성 속의 남성), 페르소나(사람의 외적 성격)와 함께 대표적인 원형으로 꼽힌다. ‘개성화’(individuation)는 한 인간이 진정한 자아로 성숙해가는 과정을 말한다. 타고난 성격적 요소들과 다양한 인생 경험, 미성숙한 정신적 요소들이 시간을 두고 서로 통합하여 하나의 전체로 완성되는 과정을 말한다. 융은 이 과정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개념들을 염두에 두고 책을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은 융의 환상에 두 사람이 나타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엘리야와 살로메다. 거기에 검은 뱀이 등장한다. 엘리야는 융의 영혼을 안내하는 정신이고, 살로메는 융이 억누르고 있는 여성성, 즉 아니마이다. 엘리야는 나중에 필레몬이라는 마법사로 바뀌어 차원 높은 통찰을 보이며 이미지로 소통한다. 이 이미지는 개인의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융은 그것을 집단 무의식의 산물로 보고 있다. 융은 당시 독단적인 행태를 보이던 교회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런 배경을 알고 책을 읽으면 영혼의 본질, 사고와 감정의 관계, 남성성과 여성성의 관계, 기독교의 의미 등에 대한 융의 관점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융의 세계관까지 드러나는 이 책은 심리학을 넘어 철학서로도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