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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평론가의 선택, 2011년 한국문학 최고작 10편
수상작 고요한 정신의 깊이들-신달자, 최동호, 유안진, 임보 시집론 / 오태호 후보작 사랑의 영도, 만짐의 현상학-이 시대의 사랑(2) / 강동호 낭만주의·낭만성·낭만화 / 고봉준 공동체와 소통의 상상력-권여선 윤성희 김미월의 소설을 중심으로 / 백지연 이지러진 시간, 나르시시즘의 유토피아-‘장편의 시대’ 담론에 대한 비판적 성찰 / 오창은 환갑 지난 문학청년의 영구 혁명 / 이경재 ‘미래파’와 ‘정치시’ 이후, 한국문학의 아포리아-이제니와 황성희의 시를 중심으로 / 이찬 2000년대 노동시의 새로운 가능성‘들’ / 장성규 생성변형문법으로부터 시계 세공으로 / 조강석 구조적 폭력 시대의 타나톨로지(thanatology)-황정은과 김애란의 근작이 묻는 것들 / 조연정 한국문학의 젊은 지형도 제13회 ‘젊은평론가상’ 심사 경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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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나이가 정신이 도달한 높이와 항상 비례하는 것은 아닐 것이로되 이 네 시인이 보여 준 시 세계의 넓이와 깊이는 물리적 세월이 함께 녹아 있을 때 더욱 고양된 정신의 높이를 독자들이 만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우리는 이렇게 세월과 함께 묻어나는 고요한 정신의 표정을 만나 함께 침묵하며 내성의 감각을 키울 일이다. 그것이 어제와 오늘과 내일의 표정을 한꺼번에 접촉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오태호, <고요한 정신의 깊이들>
너를 지각하는 일은, 너를 만지는 일은 언어를 만지는 일처럼 만질 수 없는 것을 만지려고 하는, 무모한 시도가 아니겠는가?---강동호, <사랑의 영도, 만짐의 현상학> 현대시의 이러한 낭만화 현상은 현실에 대한 잘못된 표상이나 실패한 재현이 아니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시적 화자들의 미성숙에서 비롯되는 문제가 아니며, 시인들의 현실 인식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과거의 시간과 관계 맺는 현대적 태도, 즉 삶을 이해하는 시인들의 태도가 이전과 달라졌음을 말해 주는 시대적 징후다.---고봉준, <낭만주의·낭만성·낭만화> 결국 문학에서 나타나는 연대와 소통에 대한 물음은 어떤 소통 방식이 실체적으로 존재하는가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방식의 공동체가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당위적 희망을 설파하는 것으로도 귀결되지 않는다. 개인이 이루고 있는 공동체라고 생각했던 범주를 되묻는 작업, 그리고 그 범주 안에서 존재하는 미세한 관계들의 차이를 직시하는 가운데 소통의 새로운 지점들이 열린다고 할 수 있다.---백지연, <공동체와 소통의 상상력> 공간 감각이 적극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서사의 변화는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 현실의 변화 불가능성이라는 패배주의적 시대 인식이 확장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디스토피아적이며, 상상력의 힘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문학적으로나마 모색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나르시시즘적 유토피아’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것은 ‘종말’의 징후이며, ‘종말 이후’를 향한 구원 이미지이기도 하다.---오창은, <이지러진 시간, 나르시시즘의 유토피아> 작품의 진정한 갈등은 사회 경제적인 차원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사랑이라는 도덕의 차원에 놓여 있다. 이 작품에서 진정한 문제는 결코 자본과 개발이 아니다. 진정한 문제는 사랑의 결핍에서 비롯된다.---이경재, <환갑 지난 문학청년의 영구 혁명> ‘감각의 자율성을 동반하지 않은 정치성이란 맹목이며, 정치성을 체험하지 않은 감각의 자율성이란 방종일 따름이다’---이찬, <‘미래파’와 ‘정치시’ 이후, 한국문학의 아포리아> 노동시라는 말 자체가 낯선 시대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언표가 노동과 자본의 대결이라는 과거의 좁은 개념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다. ---장성규, <2000년대 노동시의 새로운 가능성‘들’> 실패를 구축하는 생성변형문법의 구조는 이제 ‘시적인 것’을 무량으로 발생시키는 시계로 변형된다.---조강석, <생성변형문법으로부터 시계 세공으로> 황정은의 어떤 소설이 ‘잘 죽고 싶다’는 충격적 소망을 드러냄으로써 우리 시대의 삶에 내장된 고통을 선명하게 증언한다면, 김애란의 근작들은 아름다운 탄생의 순간을 복원함으로써 삶과 죽음의 우위가 역전된 상황을 가까스로 바로잡으려 한다. 삶을 끝장낼 권리보다는 삶을 지켜 낼 의무가 더 많이 강조되어야 할 이 시대에 황정은의 소설이 준 충격을 기억하는 일도 김애란의 소설이 발휘한 안간힘을 기억하는 일도 똑같이 중요하다. ---조연정, <구조적 폭력 시대의 타나톨로지(thanatolog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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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는 동시대 젊은 비평의 기능과 역할을 고무하기 위해 ‘젊은평론가상’을 시상해 왔습니다. 2000년부터 출발한 이 상은 올해로 13회째를 맞이했습니다. ‘젊은평론가상’은 매해 가장 활발하고 수준 높은 평론 활동을 펼친 젊은 비평가에게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입니다. 역대 수상자들은 한국문학평론계의 젊은 세대를 대표하면서 2000년 이후 우리 문학의 흐름을 주도해 왔습니다.
지난해 발간한 ≪2000년대 한국의 젊은 비평≫(젊은평론가상 수상자 대표 평론집)에 이어, 올해는 젊음의 열정과 패기로 우리 평단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2012년 젊은평론가상 수상 작품집≫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2011년 한 해 동안 발표된 평론 중에서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여 수록한 책입니다. 이 책은 우리 문단의 중심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비평적 개성들이 한자리에 모여 저마다의 빛깔로 문학의 무늬를 수놓고 있는 열린 마당이기도 합니다. 수록된 평론들은 우리 문학을 이끌었던 문제의식과 키워드를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2011년 한국문학의 새로운 지형도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한편 특집으로 ‘젊은평론가상’ 후보에 오른 10명의 평론가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지난 한 해의 최고작을 추천합니다. 2011년을 대표했던 젊은 평론가들이 엄선한 그해 최고의 문제작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우리 문학의 동향과 흐름을 진단하는 보너스가 되리라 여겨집니다. 여기에 실린 평론들은 다양한 목소리로 우리 문학의 이정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시 작품을 대상으로 한 평론들은 텍스트 못지않은 유려한 언어로 우리 시단의 현장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압도적인 감각의 제국 속에서 더욱더 언어의 디테일에 집착’하는 최근의 시편들을 ‘사랑의 영도’ 혹은 ‘만짐의 현상학’으로 탐색한 글에서부터, ‘낭만성이 삭제된 자리에 낭만화라는 새로운 삶의 태도’를 음각하고 있는 오늘의 시적 경향, ‘미래파’와 ‘정치시’ 이후의 우리 시대 시의 방향성, 2000년대를 횡단하며 가장 주목받았던 ‘미래파 논쟁 너머에서 묵묵하게 자신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원로들의 시 세계,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시적 리얼리티의 긴장을 복원’함으로써 ‘새로운 노동시의 미학’을 모색하는 경향 등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 실린 시론들은 ‘지금 여기’의 서정이 지닌 가능성과 한계를 진단하는 척도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소설 텍스트를 분석하고 있는 글들은 웅숭깊은 문학사회학을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 사회 전반에서 감지되는 ‘민주주의의 위기 양상과 경제체제의 심화’를 배경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공동체와 소통의 상상력’, ‘근대문학의 종언’, ‘장편 서사의 확장’이라는 현상, 환갑이 지나서도 문학청년의 모습을 잃지 않고 있는 ‘영구 혁명’의 문학, ‘주관적 폭력’을 호들갑스럽게 노출하지 않으면서 우리 시대의 ‘구조적 폭력’과 대면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진지한 작업 등을 분석하고 있는 평문들은 휴머니즘의 가치가 비인간화되는 냉혹한 시대의 청량한 죽비 소리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