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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농장 외
서연비람 2019.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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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스페인 내전 회고 1943년
동물 농장 1944년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동물 농장』에 붙이는 차후 서문 : 언론의 자유에 대하여 1945년
위험한 국가주의 (혹은 민족주의) 1945년
내가 글을 쓰는 이유 1946년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2

조지 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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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e Orwell,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er Blair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er Blair. 인도에서 태어나 영국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언론인, 비평가로 활동하였다. 1903년 6월 25일, 영국령 인도의 벵골 주 모티하리에서 세관관리의 아들로 태어났다. 8세 때 사립예비학교에 들어갔으나, 이곳에서 상류층 아이들과의 심한 차별을 맛보며 우울한 소년시절을 보냈고, 장학생으로 들어간 이튼교에서의 학창시절 역시 계급 차이를 뼈저리게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졸업 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1922년부터 5년간 미얀마에서 대영제국 경찰로 근무했으나 영국 제국주의가 저지르는 악마적 만행을 두 눈으로 목격한 그는 자신의 직업에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er Blair. 인도에서 태어나 영국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언론인, 비평가로 활동하였다. 1903년 6월 25일, 영국령 인도의 벵골 주 모티하리에서 세관관리의 아들로 태어났다. 8세 때 사립예비학교에 들어갔으나, 이곳에서 상류층 아이들과의 심한 차별을 맛보며 우울한 소년시절을 보냈고, 장학생으로 들어간 이튼교에서의 학창시절 역시 계급 차이를 뼈저리게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졸업 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1922년부터 5년간 미얀마에서 대영제국 경찰로 근무했으나 영국 제국주의가 저지르는 악마적 만행을 두 눈으로 목격한 그는 자신의 직업에 회의를 느껴 직장을 그만두고 파리로 건너가 작가수업을 쌓았다.

유럽으로 돌아와 어린 시절부터 꿈이었던 작가가 되기로 한다. 파리와 런던에서 노숙자, 접시닦이, 교사, 서점 직원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는 속에서도 소설을 쓰고 서평과 에세이를 발표했다. 1933년에 파리와 런던에서 겪었던 생활을 바탕으로 한 첫 소설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생활(Down and Out in Paris and London)』과 1935년 식민지 백인 관리의 잔혹상을 묘사한 소설 『버마 시절』이다. 이 시기부터 그는 죽음의 원인이 된 결핵을 앓기 시작했다. 사회 정의의 문제에 민감했고,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던 그는 첫 소설 『버마 시절』에 이어 『목사의 딸』, 『그 엽란을 날게 하라』를 출간했고, 잉글랜드 북부 노동자의 가난한 삶을 그린 사회주의 색채가 짙은 르포르타주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발표했다. 중·장년 시절에는 버마(현재 미얀마)에서 경찰관으로 재직했지만, 식민지배의 불합리성을 목격한 후 사직을 하고 영국으로 이주하면서 빈곤한 생활을 겪다가 전체주의를 혐오한 그는 스페인 내전에 가담하여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 체험을 기록한 1936년 『카탈로니아 찬가(Homage to Catalonia)』는 뛰어난 보도 문학으로 평가된다.

1941년부터 1943년까지 BBC방송국에서 일하기도 했다. 이후 [트리뷴]의 문학 담당 편집자로 일하면서 정치와 문학 분야의 논평을 정기적으로 썼다.그리고 2차 대전 직후인 1945년에는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을 우화로 그린 『동물농장』으로 일약 명성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그해 그는 아내를 잃고 자신도 지병인 폐결핵의 악화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1946년 스코틀랜드 주라 섬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계속하여 전체주의의 종말을 기묘하게 묘사한 디스토피아 소설 『1984년』을 집필하였고, 1949년에 출간되었다. 『1984년』은 전제주의라는 거대한 지배 시스템 앞에 놓인 한 개인이 어떻게 저항하다가 어떻게 파멸해 가는지, 그 과정과 양상, 그리고 배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작품의 무대인 오세아니아는 전체주의의 극한적인 양상을 띠고 있는 나라이다. 오세아니아의 정치 통제 기구인 당은 허구적 인물인 빅 브라더를 내세워 독재 권력의 극대화를 꾀하는 한편, 정치 체제를 항구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텔레스크린, 사상경찰, 마이크로폰, 헬리콥터 등을 이용하여 당원들의 사생활을 철저하게 감시한다. 당의 정당성을 획득하는 것과 동시에 당원들의 사상적인 통제를 위해 과거의 사실을 끊임없이 날조하고, 새로운 언어인 신어를 창조하여 생각과 행동을 속박함은 물론,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성욕까지 통제한다. 『1984년』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찐의 『우리들』과 더불어 디스토피아를 다룬 소설 가운데 대표작으로 꼽히며, 이후 많은 예술작품에 영향을 주었다.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이런 당의 통제에 반발을 느끼고 저항을 꾀하지만, 오히려 함정에 빠져 사상경찰에 체포되고, 혹독한 고문 끝에 존재하지도 않는 인물 '골드스타인'을 만났다고 자백하고, 결국 당이 원하는 것을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무기력한 인간으로 전락한다. 『1984년』은 오웰을 20세기 최고의 영향력 있는 작가로 만들었다.

장르에 상관없이 언제나 확고한 정치적 신념을 바탕으로 글을 썼으며 소설, 에세이, 르포, 평론 등 700여 편의 작품을 남기고, 1950년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조지 오웰의 47년간의 삶 중 시대적 배경은 전쟁으로 인한 평화가 무너지는 격변기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일어났으며 전체주의(집단주의)와 공산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사상이 다변화되면서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대표 언론가로 상징된다. ‘조지 오웰’은 21세기 새 시대를 맞이하여 199년 영국 BBC 조사한 ‘지난 천년동안 가장 위대한 작가 3위’, 2008년 [더 타임스]가 선정한 영국 작가 50인의 2위로 선정되었다. 게다가 영문학에서는 ‘오웰주의’, '오웰주의자'라는 뜻의 Orwellism이나 Orwellian이라는 표현이 따로 있을 정도이니, 이 정도면 그가 서양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주로 당대의 문제였던 계급 의식을 풍자하고 이것을 극복하는 길을 제시하였으며, 또 일찍이 스탈린주의의 본질을 꿰뚫고 거기서 다시 현대사회의 바닥에 깔려 있는 악몽과 같은 전체주의의 풍토를 작품에 정착시켰다. 그는 ‘나는 왜 쓰는가’라는 글에서, 글을 쓰는 이유를 “전체주의에 반대하고,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자신의 글 중에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쓴 글들만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버마의 나날』, 『목사의 딸』, 『엽란을 날려라』,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카탈로니아 찬가』, 『숨쉬러 올라오기』, 『고래 뱃속에서』, 『사자와 일각수』, 『동물 농장』, 『비판적 에세이』, 『영국 사람들』, 『1984년』 등이 있다.

조지 오웰의 다른 상품

서강대에서 생물학과 독문학, 독일 보훔에서 언어학과 인공지능,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한국의 문화와 예술을 공부했다. 현재 서울예술대학교에서 ‘한국문화원형과 세계화’, ‘예술과 젠더’ 수업을 맡고 있다. 쓴 책으로 『신과학산책』,『지구의 딸 지구 시인 레이첼 카슨』, 『깨어나는 여신』이 있고, 번역한 책으로는 『파도』,『생명의 느낌』, 『아주 작은 차이』, 『그리스도교의 아주 큰 전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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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4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58g | 148*210*20mm
ISBN13
9791189171179

책 속으로

이들 중 스페인 공화파 정부 소속이었던 자는 당연히 한 명도 없었다. 게다가 이 친위대 선동대장들은 파시스트 제국 독일과 이탈리아가 이 전쟁에 출정했다는 사실까지도 잡아뗐다. 독일과 이탈리아 언론은 각각 자국 군대가 공공연히 스페인에서 무공을 뽐내는 상황인데, 스페인의 현지 파쇼들은 딱 시치미를 떼며 그런 일은 결코 없다고 했다. 여기서 단 한 가지 사례만 언급했지만, 전쟁에 대한 파시스트 선전이란 게 대략 그 정도 수준이었다.

나는 이런 일들이 정말 아찔하고 아주 두렵다. ‘객관적 진실’이라는 개념 자체가 세상에서 점점 사라져 간다는 느낌이 종종 들기 때문이다. 저런 거짓, 혹은 그와 유사한 온갖 왜곡이 마치 진실인 양 결국 역사로 둔갑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내전의 역사는 과연 앞으로 어떻게 서술될 것인가? 프랑코가 계속 권력을 유지한다면 그가 지명한 이들이 역사책을 기술하게 될 것이고, (위에서 내가 지적한 바와 같이) 러시아 군대는 결코 스페인에 발을 들여놓은 적이 없는데도,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교재에는 그들이 정말 쳐들어온 것으로 기록되어 세세 대대 그렇게 배울 것이 아니겠는가.
반면 파시즘이 무너지고 조만간 스페인에 어떤 양식의 민주 정부가 재건되면 또 어떻게 될까? 이번 전쟁의 역사가 어떤 식으로 기록될까? 프랑코를 어떤 식으로 서술할까? 이전 공화파 정부 쪽에서 갖고 있던 자료들을 모두 복원한다 해도 과연 전쟁의 역사가 진실되게 기록될 수 있을까?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공화파 정부도 상당히 거짓 선전을 퍼뜨렸었다. 전쟁에 관해 큰 틀에서는 반파쇼 시각으로 진실한 역사를 쓸 수 있겠지만, 결국 소소한 내용들에는 심각하게 신뢰성이 떨어지는 내용들에 기댄 채 저항군의 입장에서 서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떻든 모종의 역사가 서술될 것이고, 구체적인 현장들을 생생히 기억하는 이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고 나면 기록된 역사는 후손들에게 보편적인 사실처럼 수용될 것이다. 그리고 온갖 실리적 목적을 위해 거짓은 점점 더 사실인양 굳어질 것이다. --- p.29~30

스노우볼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시 일어나, 계속해 음매거리는 양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소리를 지른 다음에 풍차 건립에 부디 동의해 달라고 열렬히 호소했다. 여태까지는 동물들의 표심이 비슷하게 나뉘어 있었으나 스노우볼의 웅변이 금세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끝없는 허드렛일에서 동물들이 드디어 해방된 다음, 동물 농장이 어떻게 변하게 되는지를 수려한 문장으로 그려 보였다. 스노우볼의 그림은 원형 톱과 절단기, 전기로 우유 짜는 기계 이상으로 확장되었다. 탈곡기와 쟁기, 써레, 곰방메, 따비 같은 농기구뿐 아니라 그들이 묵는 축사의 조명과 난방도 전기로 돌리고, 냉수와 온수까지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했다. 스노우볼이 설명을 마치자 표심의 향방은 의심의 여지없이 확실해졌다.
이때 나폴레옹이 일어서더니 스노우볼을 야릇한 눈빛으로 노려보는 것 같았다. 그러고는 여태껏 누구도 들어본 적 없는 아주 괴상망측한 멱따는 소리를 냈다. 이를 신호로 바깥에서 으르렁대며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구리로 징을 박은 목걸이를 두른 엄청난 몸집의 개 아홉 마리가 헛간으로 뛰어들어 스노우볼에게 달려갔다. 다행히 날렵하게 몸을 날린 덕에 스노우볼은 개들의 이빨은 피할 수 있었다. 순간적으로 그는 얼른 문밖으로 달아났고 개들은 그 뒤를 쫓았다.
놀라서 할 말을 잊은 동물들은 우르르 몰려가서 문밖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바라보았다. 스노우볼은 큰길로 이어지는 기다란 목초지를 가로질러 달려 나갔다. 그리고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도망쳤으나, 어느 새 개들은 잽싸게 쫓아가서 금세 그의 뒤꿈치를 물 것 같았다. 갑자기 그가 미끄러졌고 개들은 당장 덮치려 했다. 하지만 벌떡 일어선 스노우볼은 더 빨리 도망을 쳤고 개들은 다시 추격을 시작했다. 그중 한 마리가 스노우볼의 짤막한 꼬리를 이빨로 물 뻔했으나 스노우볼은 얼른 궁둥이를 휘두르면서 다시 위기를 모면했다. 그리고 죽을힘을 다해 울타리에 난 작은 틈으로 빠져나갔다. 한 뼘 남짓 쫓아온 개들을 따돌린 스노우볼은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겁에 질려 할 말을 잊은 동물들은 슬금슬금 다시 헛간으로 기어들었다. 곧이어 개들도 헐떡거리며 돌아왔다. 처음에는 어디서 이런 것들이 나타났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으나, 곧 의문이 풀렸다. 그들은 나폴레옹이 어미들로부터 떼어내 따로 키웠던 그 새끼들이었다. 아직 다 자라지도 않았는데 덩치가 굉장히 크고 사나워 보이는 게 꼭 늑대 같았다. 그들은 나폴레옹 곁에 아주 바짝 붙어 다녔다. 옛날 미스터 존스를 따라다니던 개들처럼 이들도 나폴레옹만 보면 꼬리를 흔드는 게 눈에 띄었다.
나폴레옹은 이제 개들의 호위를 받으며 마룻바닥보다 높은 연단으로 올라갔다. 전에 메이저 영감이 말씀하실 때 앉던 그 자리였다. 그는 앞으로 일요일 아침 모임은 중단이라고 공지했다. 그런 건 무용지물이고 시간 낭비라고, 그는 말했다. 앞으로 농장 업무와 관련한 모든 문제는 자신이 의장으로 있는 돼지 특별위원회에서 해결할 거라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비공개로 개최될 것이며, 결정된 사항은 다른 동물에게 모두 통보하겠다는 것이었다. 동물들은 앞으로도 일요일 아침에 깃발에 대한 경례를 하고, ‘영국 동물들’을 제창할 것이었다. 그리고 한 주일 업무와 관련한 명령을 전달받지만, 그 이상의 토론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 p.103~104

소설 『동물 농장』을 처음 구상한 건 193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글로 정리하는 작업은 1943년 말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런데 집필에 들어갈 즈음 벌써 이를 출간하기는 어렵겠다는 눈치가 역력했다. 당시는 워낙 출간되는 책들이 많지 않아서 책으로 나오기만 하면 뭐든지 ‘팔리게’ 마련이던 시절임에도 그랬다. 출판사 네 곳에서 출간을 거절당했다. 네 출판사 중 구체적으로 이데올로기를 문제 삼은 곳은 한 군데였다. 그중 두 곳은 몇 년에 걸쳐 러시아를 비판하는 책을 내는 출판사였고, 나머지 하나는 정치적인 빛깔이 없는 곳이었는데도 그랬다.
한 출판사는 출간을 결정하고 원고를 접수한 후 검토에 들어갔으나, 이를 영국 정보부에 문의한 결과 출간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권고 혹은 강력히 반대한다는 답변을 받았던 것으로 여겨졌다. 당시 출판사에서 받았던 편지 중 관련 내용을 발췌해 보면 다음과 같다.
“정보부의 영향력 있는 관리가 『동물 농장』을 읽고 반응한 결과를 알려 드렸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작품에 대한 그쪽 의견에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었답니다. …… 현 시점에서 이 책을 출간하는 일은 많이 경솔한 행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거든요. 이 우화가 일반적인 독재 행위나 독재자에 대한 이야기라면 문제될 일은 없겠어요. 그런데 제가 봐도 이 원고는 다른 독재자는 해당하지 않고 오직 소련의 현재 진행 상황과 그의 두 독재자들 행보에 너무 초점이 맞춰 있어요. 그리고 다른 한 가지, 동화 속의 지배층이 돼지가 아니면 조금 덜 불편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돼지를 지배층으로 설정한 건 좀 예민한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특히 러시아 사람들에게는 더 불쾌감을 유발할 것 같거든요.”
이런 식의 전갈은 별로 좋은 신호가 아니다. 공식적인 지원을 해 주는 경우가 아니라면, 어떤 식으로든 정부 어느 부처에서 검열권을 행사하는 건 분명 바람직하지 못하다. 전쟁 중에 혹시 안보상의 문제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라면 모르겠으나, 지금은 누구도 이런 경우를 문제 삼는 건 아닐 것이다.
오늘날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가장 위험한 요소는 정보부 같은 공공 기관의 직접적인 개입이 아니다. 출판사나 편집자들이 특정 주제와 관련한 출간을 꺼린다면, 그건 정치적인 탄압이 아니라 여론의 눈치를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나라에서 작가나 언론인이 극복해야 할 가장 고약한 적은 이런 지적인 비겁함이다. 이런 사실은 아직 그에 대한 토론조차 제대로 시작되지 않은 것 같다. 언론 관련한 일을 해 본 적이 있다면, 그리고 공정한 태도로 현실을 접한 경험이 있다면 이번 전쟁 기간 시행된 정부의 검열이 그리 까다로운 편이 아니었다는 점에 동의할 것이다. 전체주의 국가에서 요구하는 관변이나 어용 수준에서 글을 써야만 했던 적이 우린 없었다. 물론 언론의 입장에서는 불만을 제기할 사안들도 좀 있었으나, 정부는 대체로 훌륭히 처신했으며 소수 의견들에 대해서도 놀라울 만큼 관용적 태도를 유지했다.
영국에서 자행되는 검열의 진짜 심각한 문제는 사실상 그게 대부분 자발적이라는 현실이다. 대중이 반기지 않는 사안들에 대해 함구하고, 불편한 진실들은 공적으로 금할 필요도 없이 그냥 어둠에 묻혀 버린다. 외국에서는 머리기사로 대서특필할 소란스러웠던 사건을 영국 언론은 아예 다루지 않은 경우도 상당히 있다. 정부의 간섭 때문이 아니라 특정 사안들에 대해서는 ‘건드리지 않는’ 일반적 암묵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인지 일간지들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영국 언론은 심각할 정도로 중앙집권적이고 대개는 부유한 남자들이 소유하고 있다. 몇몇 사안과 관련해 이들은 아주 감출 게 많고 떳떳하지 못한 편이다. 별로 눈에 띄는 것 같지 않지만 그밖에도 책이나 잡지, 방송이나 연극, 영화 쪽에도 마찬가지 논리를 갖는 검열이 조용히 작동한다.

--- p.185~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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