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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빨간 털실의 행로
2. 다음 선약은 저이길 3. 짝사랑을 시작해보려고요 4. 추돌의 순간 5. 생생한 게 문제라면 키스를 6. 위에 있는 여자, 아래 있는 남자 7. 거절의 기술 8. 혼자 하는 이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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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그 사람이 왜 좋은지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어요.
처음 본 순간부터 좋았고 볼 때마다 더 좋았고 지금은, 안 볼 때도 좋으니까.” --- p. 129 몇 초나 흘렀을까.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간이 느릿느릿 흘러간다. 아니, 흘러간다고 할 수 있을까. 옆 시간으로 건너가지 못하고 한자리에 계속 멈춰 있는 시곗바늘. 고여 있는 시간은 그리움으로 변했다. 적어도 도진에겐 그랬다. --- p. 194~5 짝사랑이라는 단어가 비밀스러운 어감을 주는 이유는 상대방 모르게, 마음속으로 혼자 품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수는 그런 점에서 짝사랑에 소질을 보이는 자신이 나쁘지 않았다. 그 사람이 나를 봐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순간부터 일방통행이 시작된다. --- p. 198 기분이 이상하다. 조금만 틈을 보여도 치고 들어오는 남자다. 한동안 잊었던 야한 망상을 몽글몽글 피어오르게 하는 자다. 이수의 마음은 누군가 들어오길 기다린 것처럼 열리려고 한다. 그 문 앞에서 자꾸 서성이는 그자가 있고. 그게, 싫지만은 않다. --- p.276 “오빠, 내가 오빠 책에 낙서해놓은 일곱 살이에요? 왜 애 혼내듯 그래요?” 메아리는 아이 대하듯 나무라는 윤이 항상 서운했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는 한 번도 후회해본 적 없다. 윤을 좋아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고민해본 적도 없다. 대가를 바랐다면 태산과 윤을 배려하지 않는 못된 행동을 서슴지 않았을 거다. 가슴이 봉긋하게 올라오기 시작하고, 키가 윤 어깨에 닿을 사춘기 무렵부터 윤 앞에서만큼은 여자이고 싶었다. “나 정 싫으면 스물네 살한테 정식으로 거절해요. 난 오빠 앞에서 한 번도 일곱 살이었던 적 없으니까.” 메아리가 윤에게 잡힌 손목을 뺀다. 들어올 때완 달리 정중히 문을 닫고 나간다. 윤은 허전해진 손을 꽉 쥔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누군갈 지켜본다는 건…… 어떤 기분이에요?” 문득 강변의 물음이 떠오른다. 행복이자 불행인 기분…… 윤이 씁쓸하게 읊조린다.--- p.332~333 “한동안 괜찮더니 뭔 일이 있어서 니 육체가 이렇게 지배당하냐. 화나거나, 불안하거나, 우울하거나, 그래, 요즘?” 최근 들어 수시로 찾아오는 감정들이긴 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여자를 만난 뒤 계속 나를 사로잡고 있는 감정들. 스트레스의 근원은 의외로 가까운 데 있을지도 모른다. 한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그만큼 다양한 신경을 자극하는 일이었다. 설레다가, 가슴 졸이다가, 눈이 확 뒤집힐 만큼 화가 나기도 하고, 쉬이 잠들지 못하는 밤이 많아지고…… “셋 다요. 최근에 짝사랑을 시작했거든요. 더 최근엔 질투에 눈이 멀어 확!” “사실 사랑보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또 어디 있냐. 사랑, 그거 병이다. 만성 되기 전에 고쳐.” 결국 내 몫이란 거네. 도진이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비싼 진료비를 낸 보람이 없진 않다. 덕분에 내 감정 중에 적어도 세 가지는 면죄부를 얻었으니까. 나는 화나거나 불안하거나 우울할 이유가 합당한 사람이었다.--- p.366 여자의 사랑스러움이란 때때로 보는 이로 하여금 고통을 동반하게 한다. 생물학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고통을 함께. 동물로서의 본능과 그 본능을 억누르려는 이성이 싸운다. --- p.372 “전문가니까 말해봐요.” “뭘요?” “짝사랑은 처음이라 어디 상담할 데도 없고 해서 묻는 건데, 원래 짝사랑 삼개월차에는 이렇게 자주 화가 납니까?” “왜 화가 나는데요?” “난 왜 싫은데?”--- p.433 똑같은 패턴, 똑같은 대화, 똑같은 상황, 똑같은 결말. 짝사랑의 말로엔 이변이란 없다. 그를 품은 마음만이 무한반복될 뿐이다.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를 맴돌 뿐인 것들은 쓰러지게 되어 있다.--- p.449 태산아, 서선생이 내 전활 안 받는다? 태산과 세라는 현실의 연인이었다. 내 짝사랑은 백일몽이었는지도 모른다. 꿈에서 깼을 때 느껴질 공허 혹은 허무감. 나는 그게 두려웠던 거다. 그럼에도 몇 번이고 나는 왜 같은 꿈을 꾸었던 거지. 왜 안 받느냐고 따지면 안 되겠지? 좀, 서럽네. 짝사랑…… 도진과 나는 지금 혹시,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까. 패턴은 비슷하지만 등장인물만 다른 그런 꿈을. 나는 이미 휘둘리고 있다. 빠져나오기엔 늦었을지도 모른다, 이미. 이 남자의 문자가 이리도 먹먹한 걸 보면. --- p.454~4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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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도 갑자기, 무슨 일이 좀 일어났으면 좋겠다.
가령, 사랑 같은 거. 아련한 첫사랑 같은 달콤 쌉싸래한 로맨스가 그리운 불혹의 보이(boy)들과 그들을 진정한 신사로 성장시키는 사랑스런 네 여자의 4인 4색 러브스토리 화제의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두 권의 장편소설로 선보인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감각적이고도 신선한 김은숙 작가 특유의 대사는 고스란히 살리되, 정곡을 찌르는 대사들 사이사이를 촘촘하게 이어주는 지문의 치밀하고도 유려한 묘사가 이 소설의 특징이다. 배우의 표정연기로만 짐작할 수 있었던 어떤 침묵들, 각자 마음의 그 공백들을 좀더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 빠르게 스쳐 지나가버렸던 드라마의 명대사들을 하나하나 다시금 곱씹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장편소설 『신사의 품격』은 독자들에게 드라마와 또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드라마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고른 감정의 결들 한국 멜로드라마의 주인공들이 마흔을 넘었다? 설정 자체가 일종의 모험이었는지 모른다. 청춘의 푸른 시간을, 사랑과 이별을, 성공과 좌절을 온몸과 온 마음으로 지나와 세상 그 어떤 일에도 미혹되지 않는다는 불혹의 나이, 마흔. 하지만 네 명의 남자들에게 마흔은, 마음의 상처를 드러내는 데 신중해지고, 그만큼 사소한 것에 울컥하기도 하는 또다른 이름의 사춘기이다. 함께 있으면 열일곱 살로 돌아가는 것처럼. 장편소설 『신사의 품격』은 한정된 방영시간 안에 담을 수 없었던 드라마 속 인물들의 흔들리고 부딪치는 감정의 소요를 간결하고도 섬세한 문장으로 담아냈다. 제약 없이 좀더 자유롭게 펼쳐진 목소리들은, 드라마에선 미처 따라가지 못했던 인물들의 감정선을 다시 한번 곱씹을 수 있게 한다. 예컨대, 윤의 생일파티 날 막무가내로 자신을 끌어내려는 태산에게 손목을 붙들린 채 어린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렸던 메아리와, 그런 둘의 부딪침을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던 윤의 속마음은 어땠는지, 독자들은 한 문장 한 문장 따라가며 배우의 표정으로만 짐작할 수 있었던 마음자리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신사의 품격』 2권에는 공중파 드라마에서 다 그릴 수 없었던 은근한 애정묘사가 담겨 있어 더욱더 기대를 모은다. 드라마 속 탄력적인 대사들 뒤에 숨겨져 있던 마음들과 그 마음의 목소리가 던지는 파문을, 드라마의 확장된 매개인 소설을 통해 오래오래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멜랑콜리 로맨틱 ‘미중년’ 러브스토리! 사랑을 알지 못했던 ‘불혹’의 소년, 진짜 연애를 꿈꾸다 이수는 반하기까지 이십 초면 충분했던 남자 임태산을 오랫동안 짝사랑해왔다. 하지만 이수를 보러 야구장에 들른 세라의 화사함에 반한 태산은 이수의 마음도 모른 채 세라와 불같은 연애를 시작해버린다. 그렇게 고백하지 못한 말들이 고스란히 가슴속에 남아버린 탓에, 아직도 이수는 태산을 보면 가슴이 뛴다. 그런데 왜 고백하지 않느냐고? 그녀는 윤리 선생이 아닌가. 태산이 세라의 연인이 된 그 순간, 흔하디흔한 짝사랑 중 하나였던 이수의 짝사랑은 ‘비윤리적인’ 불온한 범주에 속해버린 것이다. 혼자 뜨거웠다 차가웠다 하며 제 몫의 슬픔을 잘 견뎌가고 있던 어느 날, 그 짝사랑에 ‘관객’이 생겨버렸다.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이라면 뭐든 주저 없고, 주저 없이 뱉는 말 중 대부분이 독설인 남자. 누가 봐도 사회성 결여인 이 남자, 김도진. 그런데 장난처럼 진심을 던지며 자꾸 마음을 파고드는 도진에게 이수는 서서히 마음을 열어간다. 그러던 중, 일대 파란을 몰고 온 한 소년이 등장한다. 바로 네 남자의 첫사랑 은희의 아들, 열아홉 살의 콜린. “당신들 중 내 아빠가 있다던데?” 과연 이들의 이야기는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소년에서 결국 신사로 철들어가는 네 남자의 일과 우정, 그리고 사랑스런 네 여자와의 4인 4색 러브스토리는 인생의 여백처럼 남아 있던 사랑의 영역을 가득 채워줄 것이다. 소년에서 진정한 신사로 성장해가는 네 남자와 그들과 ‘우리’가 된 사랑스런 네 여자! 김도진+서이수 “나 좀 좋아해주면 안 돼요?” 정면으로 부딪쳐오는 도진과, 누군가 자신을 노크하기만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이수. 서로를 놓치고 서로에게 물들기를 반복하다 결국 ‘둘이 맘 맞아 찡하게 하는 연애’를 시작한다. 그들 앞에 ‘콜린’이라는, 도진의 ‘치기 어렸던 스물두 살’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최윤+임메아리 서로가 서로의 꿈이었던 윤과 메아리. 윤은 애쓰고 또 애써서 그런 메아리를 모른 척해왔다. 하지만 진짜 운명이라면 피할 수 없는 법. 지금 놓쳐버리면 평생 놓칠 것 같아서, 둘은 비로소 서로의 손을 붙잡는다. 비록 축복받지 못할 사랑이라 해도. 임태산+홍세라 세라에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삶보다, 킬힐과 명품백이 더 가치 있다. 태산은 결혼을 하고 싶지만 그런 세라를 설득할 자신이 없다. 둘이 함께한 시간들은 결국 현실 앞에 무너져내린다. 세라는 이별 앞에서 비겁해진다. 결혼할 마음은 없는데 보고 싶은 마음은 있는 거, 그것도 사랑일까? 태산은 아니라며, 세라에게서 등을 돌린다. 이정록+박민숙 “행복한 순간이면 잡아요. 인생 짧아요, 사랑은 금방 가고. 부지런히 행복해야 해요, 여잔.” 민숙은 잘 알고 있지만 마음처럼 되질 않는다. 정록이 주는 사랑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해 사랑받지 못한 시절의 관성으로 끊임없이 의심한다. 정록은 그런 민숙을 위해 노력하지만 자꾸만 엇갈리기만 한다. 이들 부부 사이에 뜨거움이 아닌, 단순하고 소박한 따뜻함이 자리할 수 있을까. 콜린+김은희 “네 분 중에, 내 아빠가 있다던데. 누구세요?” 엄마의 나라인 한국으로 진짜 아빠를 찾으러 온 열아홉 살 소년, 콜린. “난 그냥 너한테, 계속 첫사랑이면 좋겠어. 누구 엄마 말고.” 추억 속에서만 존재하던 이름, 네 남자의 첫사랑 김은희. 그녀와 한 소년의 등장으로, 잔상으로만 남은 스물둘의 청춘이 다시 호명된다. 그땐 단지 너무 어렸고 사랑에 빠졌던 것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