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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B가의 계급투쟁’: 로어이스트사이드, 황야의 서부
2장 젠트리피케이션은 추잡한 단어인가? 1부 젠트리피케이션 이론을 향하여 3장 국지적인 논의들: ‘소비자 주권’에서 지대격차로 4장 전 지구적 논의: 불균등 발전 5장 사회적 논의들: 여피와 주택 2부 글로벌은 로컬이다 6장 시장, 국가, 이데올로기: 소사이어티힐 7장 진퇴양난: 할렘의 젠트리피케이션? 8장 젠트리피케이션과 그 예외들: 유럽의 세 도시 3부 보복주의적 도시 9장 젠트리피케이션 프런티어 지도 만들기 10장 젠트리피케이션에서 보복주의적 도시로 |
Neil 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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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티어의 이미지는 단순히 장식을 위한 것도, 순진무구한 것도 아니며, 상당한 이데올로기적 무게를 담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이 노동계급 공동체를 오염시키고, 가난한 세대를 내몰며, 동네 전체를부르주아 집단 거주지로 전환시키는 한, 프런티어 이데올로기는 사회적 차별과 배제가 자연스럽고 불가피하다고 합리화한다. 빈민과 노동계급은 ‘비시민’으로, 영웅적인 경계에서 그릇된 방향에 서 있는 야만인이자 공산주의자로 간단히 치부된다. 프런티어 이미지의 본질과 결과는 야생의 도시를 길들이는 것이며, 완전히 새로운, 그래서 도전적인 절차들을 안전한 이데올로기적 초점으로 사회화하는 것이다. 이처럼 프런티어 이데올로기는 도시의 심장부에서 터무니없는 방종을 정당화한다. --- p.44
초기 재활성화 계획에서 국가의 역할은 눈여겨볼 만하다. 국가는 부동산을 ‘공정시장가치’로 모아서 매입해 낮게 평가된 가격으로 개발업자들에게 되돌려줌으로써 자본평가절하 마지막 단계의 비용을 짊어졌고, 이로써 재활성화나 재개발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높은 수익을 개발업자들이 거둘 수 있게 만들었다. 이제는 국가가 이런 부동산가치 산정에 이전보다 더 적게 간여하기 때문에, 개발업자들은 아직 완전히 평가절하되지 않은 자본을 평가절하하는 비용을 확실히 흡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들은 부동산을 재활성화하는 데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서도 합리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도시 재생이 그 어떤 사회적·정치적 실패를 야기하더라도(그리고 물론 이런 실패는 많았다) 국가는 민간 시장 재활성화를 고무하는 폭넓은 조건을 마련했기 때문에 경제적 측면에서는 사실상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 p.130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과 그럴듯한 일반화를 거부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나는 모든 경험들을 근본적으로 다른 경험적 현상들로 해체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한편으로 특정 도시, 동네, 심지어 구역에서 진행되는 젠트리피케이션의 개별성과, 다른 한편으로는 여러 대륙에 걸쳐 거의 동시에 젠트리피케이션이 나타나게 된 전반적 조건과 원인의 집합(이 모든 조건과 원인이 항상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사이에서 규모상의 긴장을 유지하는 것이다. 좀 더 일반적인 이론적 입장이 가진 힘은 국지적 경험의 세부 사항들에 대한 예민함에서 비롯된 유연성을 통해 배가되며, 그 역도 마찬가지다. --- p.312 피터 마르쿠제의 표현처럼, “젠트리피케이션의 반대는 쇠락과 유기(역젠트리피케이션)가 아니라 주택의 민주화여야 한다.” 그리고 주택의 민주화는 “말뿐인 보조금” 프로그램이나 “예방적인 근린 개발”, 또는 딩킨스 같은 진보적인 도시 정부의 선출이 의미하는 개발의 향상을 통해서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진정한 변화의 힘은 보복주의적 도시 전체에 퍼져 있다. 진보주의는 전공이 따로 없다. 뉴욕시는 “부글부글 끓는 가마솥”이 되었고,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한 저항 역시 솥이 끓는 데 일조하고 있다. --- p.3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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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변방’과 ‘야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최고의 비판지리학자가 쓴 젠트리피케이션 연구의 바이블 경리단길, 망리단길, 연리단길 …. 수많은 ‘00단길’이 사라졌거나 곧 사라질지 모른다는 위협을 받는다. 바로 ‘젠트리피케이션’(도심의 특정 지역이나 장소의 용도가 바뀌어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면서 기존 거주자 또는 임차인들이 내몰리는 현상) 때문이다. 서울의 많은 ‘힙플레이스’가 대부분 이런 자본주의 도시화 과정으로 소멸되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은 점점 중요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젠트리피케이션의 진행 과정이나 쫓겨나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은 기시감이 들 만큼 비슷하고, 그들이 승리한 사례는 여전히 드물다. 고착되어가는 논쟁에 돌파구를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이 책은 젠트리피케이션을 앞서 겪은 서구 도시 재개발의 사례로 ‘멀리 보기’를 유도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을 오랫동안 연구하며 독보적인 이론을 남긴 저자는 이 책에서 미국과 유럽 도시들을 15년간 추적하며 젠트리피케이션 사례들을 분석하고 이론과 종합함으로써 젠트리피케이션의 본질을 깊이 들여다본다. 여기서 젠트리피케이션을 유발하는 자본주의 공간 생산의 논리와 작동을 꿰뚫는 키워드가 바로 ‘프런티어’와 ‘보복주의’다. 낙후된 곳을 발전시킨다는 프런티어 담론이 사실상 19세기 미국 서부에서뿐 아니라 20세기 도심에서도 여전히 강자의 약자 정복을 합리화하며, 전쟁터와 황무지를 만드는 자본주의 영토전쟁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거침없이 까발린 이 책은, 21세기에도 여전히 각국의 연구자들에게 영감을 준다. 이러한 통찰력은 한국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분석하는 데도 유효한 시각을 제공하고, 오늘날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관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논의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도록 이끌 것이다. 도시 재개발은 문화 현상이 아니라 경제 문제다! 젠트리피케이션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연 ‘지대격차론’의 탄생 이 책이 오래 읽혀온 또 다른 이유는 젠트리피케이션의 고전이론이라 할 수 있는 ‘지대격차론(rent gap theory)’을 선구적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주류 경제학은 젠트리피케이션을 단지 수요에 따른 변화로 해석했다. 즉, 취향의 문제였고, 이는 모두가 원하는 방향이라면 바람직한 변화라는 뜻이기도 했다. 지대격차론은 이러한 관점을 깨부순다. 인위적으로 만든 도시의 환경은 시간이 흐를수록 낡기 마련인데, 그에 따라 임대수입이 줄어들면서 상류층이 이탈한 자리는 저소득층의 ‘슬럼’으로 바뀌고, 마침내 ‘실현된 지대’와 ‘잠재적 지대’의 격차가 충분히 벌어지면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난다는 이론이다. 지대격차론은 소비자의 선택이 아니라 자본의 필요로 도시 공간의 생산 논리를 설명한다는 점에서 젠트리피케이션 논의의 중요한 전환점이다. 이러한 지대격차론을 바탕으로 저자는 필라델피아의 소사이어티힐, 뉴욕의 로어이스트사이드와 할렘, 헝가리 부다페스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젠트리피케이션의 역사적 맥락을 소개한다. 로컬, 도시, 국가, 전 지구적 관점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동시에, 슬럼가의 발생·방치·재개발에 이르는 과정을 도식화함으로써 각 지역이 저마다 특수한 상황 속에서도 불균등 발전, 자본순환, 자본주의 도시화 등 추상적인 이론에 어떻게 부합하는지 보여준다. 특히 저자가 지대격차론의 관점에서 재구성한 다양한 ‘젠트리피케이션 지도’들은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그려낸다. 20년도 더 전에 나온 이 책이 오늘날 한국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보내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역자들은 무엇보다 도시의 약자를 바라보는 분열적 시선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본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자조적 표현에는 약육강식의 냉혹함을 조롱하면서도 건물주가 되길 바라는 우리의 이중적 시각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닌지 지적하며, 어디든 프런티어가 될 수 있고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이 책은 대안적 도시화를 고민하는 연구자와 활동가의 중요한 참고서인 동시에, 우리 모두가 딛고 있는 현실을 생생히 일깨워주는 오래된 거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