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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니샤가 주스를 엎질렀을 때, 내가 휴지를 가져다줘야 했을까요?
내 윗옷을 빌려줘야 했을까요? 나도 주스를 뒤집어쓰고 타니샤 대신 웃음거리가 되어야 했을까요? 어떻게 해야 친절한 마음을 보여줄 수 있었을까요? 도대체 친절하다는 건 무엇일까요? -p.8-9 친절해지는 건 어렵지 않을지 몰라요. 재활용 쓰레기는 꼭 구분해서 버리면 돼요.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것도 잊지 말고요. 엄마는 늘 말했어요. 사람들에게 가장 쉽게 베풀 수 있는 친절은 이름을 불러주는 거라고요. “칼라야, 잘 가!” “오마르 아저씨, 잘 지내셨어요?” “안녕하세요, 만델바움 선생님!” -p.16-17 하지만 친절해지는 게 어려울 때도 있어요. 내가 잘하는 걸 가르쳐 주는 일인데, 어떨 땐 마음처럼 잘되지 않거든요. (참고, 참고 또 참아도요.) 아무도 친절하게 대하지 않는 친구에게 내가 먼저 용기 내어 다가가는 일은 너무 어려워요. (정말 많이 무서워요.) -p.18-19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주 작은 일뿐이에요. 하지만 내가 하는 작은 일이 언젠가 다른 사람들이 하는 작은 일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그 작은 일들이 함께 모이면 점점 크게 자랄 거예요. -p.22-23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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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타니샤가 포도 주스를 쏟는 바람에 새 옷이 그만 보라색이 되었어요. 친구들이 모두 깔깔댔어요. 나도 웃음이 났지만 꾹 참았어요. 엄마가 항상 친절해야 한다고 했거든요.
학교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광경이지요. 지금 타니샤의 마음은 어떨까요? 친구들이 모두 깔깔대며 웃으니 울지도 못하고 우스꽝스러운 꼴로 서 있습니다. ‘나’도 웃음이 났지만 꾹 참았습니다. 항상 친절해야 한다는 엄마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죠. 그래서 ‘친절하게’ 타니샤에게 말합니다. “보라색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야.” 그런데 이 말을 듣자마자 타니샤는 복도로 뛰어나가 간식 시간이 다 끝나고서야 돌아왔습니다. 그러고는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혼자 미술 가운을 입고 침울하게 가라앉아 있습니다. 그런 타니샤를 바라보는 ‘나’는 마음이 불편하고 신경 쓰입니다. 그렇게 말하면 타니샤에게 힘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타니샤를 놀리는 말이 되고 말았으니까요. ‘나’는 타니샤에게 말을 걸고 싶었지만, 타니샤가 또 가버릴까 봐 아무 말도 못 합니다. 친절은 무엇일까요? 타니샤가 주스를 엎질렀을 때, 휴지를 가져다주는 것일까요? 윗옷을 빌려주는 것일까요? 아니면 같이 주스를 뒤집어쓰고 웃음거리가 되는 것일까요? 타니샤와 ‘나’는 어떻게 이 어색하고 불편한 마음을 풀 수 있을까요? 이 책은 그 답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나’의 고민과 생각, 일상에서의 우리의 모습을 통해 보여줍니다. ‘나’는 먼저 친절함은 무언가를 나눠주는 것일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사는 이웃 할아버지를 위해 과자를 만들어 드리거나, 작아서 못 신게 된 신발을 동생에게 물려주는 것, 집안일을 돕고, 친구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먼저 다가가 말을 걸거나 칭찬하고,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재활용 쓰레기는 구분해서 버리고, 고맙다고 인사하고, 상대의 이름을 불러주고·…·…. 이쯤 읽으면 눈치챘겠지만, 친절이 별거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작은 친절’이 얼마나 가치 있고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지도 같이 말이죠.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기에 자라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위한 여러 가지 지혜와 태도를 배웁니다. 친절도 그 가운데 하나지요. 친절은 사람 사이를 매끄럽게 해주는 윤활유가 되기도 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열게 하고, 주변 사람들까지 기분 좋게 하는 마력이 있습니다. 또한 무엇보다 친절한 태도와 행동은 바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올리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자신을 귀하게 여겨야 타인을 귀하게 여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친절한 행동은 밖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 정작 중요한 것은 친절을 베푸는 ‘본질’일 것입니다. 생각과 마음에 무엇이 담겨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행동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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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번역하면서 일곱 살 아들과 독일 여행 중 겪은 일이 떠올랐습니다. 상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는데 그곳은 카드를 받지 않는 곳이었고, 뒤로는 주문하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지요. 이미 주문한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쩔쩔매고 있는데, 뒤에 서 있던 독일인이 대신 계산을 해 주겠다고 나섰습니다. 바로 현금을 인출해서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정말 괜찮다고 손사래쳤습니다. 본인 또한 여행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어 꼭 갚고 싶었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그 독일인에게 가장 고마운 것은 아이스크림을 사준 것보다는 우리 아이에게 친절의 선순환을 가르쳐 준 것이었습니다. 친절과 배려 안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연히 그렇게 행동하게 되지요. 도움을 받고 자란 아이라면 남을 도울 줄도 알 것입니다. 아무도 친절하지 않을 때 먼저 친절하게 나서는 일은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얼마나 어려운가요? 하지만 아주 작은 일부터 시작한다면, 어려운 일도 용기를 내어 보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