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PH INCARD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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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한 소도시 헤이놀라에서는 긴 겨울이 끝나고 날이 따뜻해지는 시점부터 다양한 이색 세계 대회가 개최된다. 세계 에어 기타 대회, 세계 늪지 축구 대회, 세계 신발 던지기 대회, 세계 휴대폰 던지기 대회 등등. 이런 집단 축제를 통해 사람들은 술과 음식과 섹스 그리고 휴양을 즐긴다. 그중에 가장 유명한 대회는 세계 사우나 대회. 스위스 작가 조지프 인카르도나는 2010년 세계 사우나 대회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의 뉴스를 접하고 두 남자 도전자의 경쟁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야기 속 주인공은 핀란드 포르노 배우이자 세계 사우나 대회 선수권 보유자인 니코 그리고 러시아의 전직 해군 핵잠수함 사령관이자 세계 사우나 대회 준우승자 이고리이다. 두 남자의 신경전은 전년도 대회가 끝난 시점부터, 아니 그들이 처음 이 대회를 같이 시작했던 순간부터 계속 되어 왔다. 엉뚱하고 바보 같은 이 열기 가득한 축제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이 원하는 것은 즐거움, 명예, 돈, 도전, 우승이 아니다. 이들은 오직 상대를 넘어서길 원한다. 상대에만 집중한다. 다른 모든 것은 상대를 돋보이게 하는 배경일 뿐이다. 상대를 넘어서기 위한 각자의 집중력은 포르노 배우와 군인이라는 상반된 캐릭터처럼 정반대의 양상을 보인다. 니코는 끝까지 섹스를 멈추지 않고, 이고리는 평온한 상태에서 극한의 한계에 도전하기 위해 치밀하고 밀도 높은 준비를 시작한다. 중장년의 육체와 삶, 섹스와 죽음, 경쟁과 우정은 사우나의 열기 속에서 그리고 상대의 뜨거운 눈빛 속에서 다시 해체되고 재조정된다. 핀란드 관광 센터엔 다음의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핀란드인들은 겨울의 고립감을 잊고 따뜻한 날의 도래를 축하하기 위하여 집단 축제를 즐긴다.> 이른바 신체의 마찰을 추구하는 것이다. 핀란드식 보드카라고 할까. 목적은 동일하다. 열기. 헤이놀라는 매년 8월, 세계 사우나 대회를 개최한다. -본문 12면 니코는 욕실로 가서 양치질을 했다. 잇몸에서 약간의 피가 배어났다. 집채만 한 그의 몸뚱이에 비해 샤워 부스가 협소했다. 투명한 플라스틱에 몸이 부대끼고, 뜨거운 물에도 불구하고 등골이 서늘해지는 타일에 부딪쳤다. 니코는 탈색된 금발을 샴푸로 문지르고 불그스름해진 살갗은 비누로 비볐다. 욕실이 수증기로 가득 찼다. 그는 온 땀구멍이 열린 채 습기로 포화된 공기를 호흡했다. 이만한 온도를 비명 없이 견딜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니코 탄네르는 세 가지 자질을 타고났다. 알코올, 섹스. 그리고 열기. -본문 27면 니코는 자동차의 재떨이를 열어 담뱃불을 눌렀다. 이제 슬슬 엉덩이를 움직여 호텔방으로 가서 심사 위원들 앞에 출두해야 했다. 니코는 방어해야 할 이중의 타이틀이 있다. 포르노 배우와 3연속 세계 챔피언. 사람들은 그를 보러 오는 것이다. 스폰서들이 광고판으로 도배를 하고, 그는 배당금을 챙긴다. 그가 핵심 인물인 사업, 즉 DVD 판매량도 덩달아 급증할 것이다. 팬들도 자기들이 실은 그가 무너지는 모습을 구경하기를 기다린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관중은 추락과 일대 사건을 원한다. 따라서 그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본문 37면 팬티 차림으로 침대에 누운 이고리의 인생에는 핵심 외에 더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그의 인생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하는 기다림이 바로 그것. 극 한의 작전 수행 시 개시되는 몇 시간 동안의 밀도 높고 전략적인 행동을 위한 숱한 기다림. (...) 밖에서는 다들 먹고, 마시고, 흥청거리고 있다. 그들의 소리가 이고리에게 더는 들리지 않았다. 그는 잠이 들었다. 평온하게. 극소수의 인간만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한다. 그에겐 마지막으로 오직 그것만이 남았다. 그것만 완수하고 나면 불이 꺼질 터. 사흘 남았다. -본문 47면 니코 탄네르는 본격적인 노년이 시작되기 전의 10년, 소위 <장년기>라고 통칭되는 이 혼란의 늪을 헤엄치고 있다. 비루함의 문턱, 힘과 에너지를 합리적으로 발산해야 하는 타산의 경계에서. 그는 문득 일상적인 동작조차 더는 이전처럼 유연하고 시원시원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피로가 육체의 근육통과 신경통으로 나타난다. 기분이 가라앉는다. 달리 말해 이젠 밤새 술 마시고 섹스를 하면 회복하는 데 사흘은 걸리리라는 것. 그는 아직 그 단계까지 이르지는 않았으나, 이발사가 이발 뒤 거울로 뒷모습을 보여 줄 때 발견되는 탈모 현상처럼 불쑥불쑥 조짐이 드러나고 있었다. -본문 74면 팬티가 발목으로 떨어지자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별다를 것 없는 나신 때문이 아니라, 전에 없이 탄탄한 몸 때문이었다. 능률적이고 기능적인 몸.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기 위해 최소한의 지방만을 허용한 야위고 긴장된 몸. 모든 칼로리를 불태우고 나면 지탱하겠다는 의지 외에 더는 아무것도 남지 않으리라. -본문 89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