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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I. 현대 사상의 뿌리들 카를 마르크스 - 20세기를 지배한 사상가 프리드리히 니체 - 생성과 창조의 철학을 연 선구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 정신분석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의 개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 - 구조주의의 싹을 틔운 언어학의 구루 II. 인식과 관념(Homo loquens) 에드문트 후설 - 현대 실존철학 형성에 영향을 끼친 선험적 현상학자 앙리 베르그송 - 시간을 재발견한 창조적 형이상학자 토머스 쿤 - 패러다임론을 창시한 과학철학의 혁명가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 분석철학의 신기원을 연 사상계의 천재 장 가뉴팽 - 매개 이론으로 인문과학의 지적 활로를 연 사상가 니시다 기타로 - 동서양의 철학 세계를 아우른 현대 일본 철학의 원류 III. 아트 혁명, 노동과 여가(Homo faber) 요한 하위징아 - 호모 루덴스를 발견한 놀이학의 선구자 모리스 메를로퐁티 - 몸을 통해 세상을 해석하는 몸 철학의 대가 앨런 튜링 - 지식 정보화 사회를 연 비운의 컴퓨터 선구자 장프랑수아 리오타르 - 숭고의 존재론을 외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기수 발터 벤야민 - 아우라 예술 이론을 만들어 낸 독창적 사상가 IV. 자아, 주체, 사회(Homo politicus) 막스 베버 - 노동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규명한 사회학의 거장 마르틴 하이데거 - 존재의 의미를 재구성한 실존철학의 대가 장폴 사르트르 - 20세기 마지막 철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 구조주의 인류학의 창시자 미셸 푸코 - 보편이라는 이름의 폭력에 저항한 광기의 철학자 피에르 부르디외 - 신자유주의에 맞서 투쟁한 실천적 지식인 안토니오 네그리 - 제국에 맞서는 다중의 힘을 역설한 사회운동가 V. 욕망의 꽃, 윤리(Homo ethicus) 자크 라캉 - 구조주의 언어학으로 인간의 욕망을 분석한 사상가 에마뉘엘 레비나스 - 타인의 사유를 통해 가장 숭고한 윤리의 가능성을 본 철학자 질 들뢰즈 - 차이와 생성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 - 해체론의 창시자 슬라보이 지제크 - 철학과 정신분석 ‘사이’에서 서성거리는 괴물 인명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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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티가 무엇이기에 그에 대한 반발로 포스트모더니티가 나왔는가? 포스트모더니티 그 너머의 지향점은 또 어디인가? 그보다 ‘포스트’가 진정 그 이전에 대한 반발로 나온 것인가, 아니면 보완의 과정인가? 이 모든 수수께끼는 결국 모더니티의 정체 안에 숨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모더니티가 동일한 정체를 가지거나, 혹은 유일한 실체를 가진 하나의 사상체는 아니다. 그 안에는 수많은 변별적 차이와 다양한 담론이 존재했다. 이런 다양한 사고와 담론이 서로 경쟁하고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커다란 지적 커뮤니티를 형성해 온 것이다. 그리고 이 사상들은 각각의 분야에서 고유의 시대적 소명에 응답해 왔다. 이 책에서는 현대 사회가 무엇에 대한 ‘포스트’인지를 추적하고자 한다. 즉 이 사상들의 소명에 대한 응답을 추적하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포스트 이후의 세계에 대한 전망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이 책에서 앞으로 그릴 20세기 사상 지도는 이런 목적의식과 방향을 가지고 전개될 것이다. ---p.6
“모든 까마귀는 검다.”라는 명제는 어떤 근거로 정당화될 수 있는가? 과거 논리실증주의자들에 의하면 까마귀라 명명된 모든 조류를 관찰하면서 그것들의 색깔을 검증해 보면 될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이 세상에서 까마귀라 불리는 ‘모든’ 조류들을 다 검증해 볼 수 있겠는가? 포퍼는 이를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즉 위의 명제를 진리라고 보기 위한 끝없는 관찰은 무의미하며, 결코 확증에 이를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명제로부터 논리적으로 “모든 까마귀가 검은 것은 아니다.”라는 모순 명제가 도출될 수 있다. 이 모순 명제는 관찰을 통해 다른 색깔의 까마귀를 찾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같은 이유로 “주말에는 비가 온다.”라는 명제도 모순 명제가 제시될 수 있다. 하지만 “주말에는 비가 오거나 오지 않는다.”라는 명제의 경우는 절대로 모순 명제가 제시될 수 없으며, 늘 진리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포퍼는 관찰을 통한 검증 방식은 과학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해서는 과학은 진리를 말할 수 없으며, 진리를 말하는 순간 과학은 그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고 보았다. 한마디로 모든 과학은 잠시 유보된 오류여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많은 예언자적 선언과 신화적 설명, 종교적 진리가 과학이 될 수 없는 이유이다. ---p.98 메를로퐁티는 반성 이전의 구체적인 세계로 향하게 되면 순수한 주체도 순수한 대상도 발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메를로퐁티는 지성적 반성에 의해 추상되고 왜곡되기 이전 상태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모습을 포착하면, 거기에는 의식(인간)과 대상의 경계가 모호하고 그것들이 애매하게 섞여 있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메를로퐁티의 이런 생각은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한국인의 어법에서 매우 잘 드러난다. 우리는 겨울에 집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춥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무엇이 추운가? 일단 ‘날씨(바깥공기)가 추운 것’ 같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내가 추운 것’ 같다. 즉 ‘추운 날씨’가 어디서 끝나고 ‘추운 나’가 어디서 시작하는지 알 수 없다. 그 경계는 모호하다. 그뿐 아니라 추위는 나에게도 있고 날씨에도 있어서, 추운 날씨와 추운 나는 서로 애매하게 이중적으로 섞여 있다. 그야말로 추운 날씨와 추운 나는 모호하고 애매한 관계 속에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메를로퐁티가 포착하고자 한 현상이다. ---p.148 여기서 우리는 ‘표준’ 인간이 합리의 이름으로 자신도 모르게 ‘타자’들에 가하는 폭력의 야만성을 발견한 푸코의 혜안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푸코에 따르면 합리주의의 이름으로 타자를 재단하기 전까지 광인은 초자연적인 ‘다른 세계에서 온 손님’이었을 뿐이다. 중세에서 광인의 위치를 보라. 당시 광인들은 격리될 이유가 없었을 뿐 아니라 때로 환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성의 이름으로, 합리의 이름으로 보편적 인간상을 구축하려는 순간, 광인이 우리와 같은 ‘동일성’을 요구하는 순간, 어느새 광인들을 배제하려고 움츠리는 ‘우리’를 발견하게 된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외국인 혐오증과 같은 야만적 행태를 보노라면, 푸코의 진단이 얼마나 정확했는지 소름이 돋는다. 외국인이 외부에서 온 손님으로 존재할 때는, 다시 말해 ‘타자’로 있을 때는 환대해 주지만, 민족이라는 획일적 동질화에 직면하는 순간, 우리는 돌변하면서 그들을 밀어내려 하는 것이다. 푸코에 따르면 우리가 그들을 밀어내려 하는 것은 ‘그들이 누군지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반대로 ‘그들이 누군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우리에게 이해되고, 분류되어, 배제되는 것이다. 이것이 보편성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이다. ---p.243 지금까지 들뢰즈와 가타리의 공저를 중심으로 논의를 엮었다. 그러나 가타리와 접속하기 이전의 들뢰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피노자(내재성), 베르그송(운동으로서의 이미지), 니체(긍정으로서의 생성)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스피노자의 『에티카Ethica』1675, 베르그송의 『물질과 기억』,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1883~1885, 『권력에의 의지Der Wille zur Macht』1901를 읽기도 전에 들뢰즈의 낯설고 기이한 개념과 마주하는 것은 분명 고달픈 경험이 될 것이다. 그러나 선행 연구로 읽어야 할 텍스트들도 결코 만만치 않으며, 그것들을 창조적으로 해석하는 들뢰즈의 독법을 고려하면, 일반 교양인에게 들뢰즈 연구는 무척 어려운 도전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불가능한 도전은 아니며, 들뢰즈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 심연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혜안을 얻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들뢰즈의 저작을 한번 읽어 보는 것만으로도 세계를 다면적, 다층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안목을 얻을 수 있으므로 도전해 볼 가치는 충분하다. ---p.304 소쉬르의 저서는 한동안 『일반언어학 강의』 한 권만 출간되어 있었다. 국내에는 1973년에 처음 번역·출간되었고(오원교 옮김, 형설출판사), 이후 1991년에 다시 출판되었다최승언 옮김, 민음사. 하지만 이 책은 소쉬르의 강의를 들은 제자들이 기록한 내용을 다시 다른 제자들이 편집한 것으로 글쓰기 자체가 여러 손을 거친 것이기에, 그 내용의 어디까지가 소쉬르의 말이며, 어디부터가 제자들의 해석이고, 또 편집한 제자들의 글인지 알 수가 없다. 물론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다수 제자들의 노트를 참고했다지만, 『일반언어학 강의』를 어느 정도까지 신뢰할 수 있는지의 문제가 늘 소쉬르 연구가들을 따라다녔다. 책의 가치와 독창성으로 보면 소쉬르의 것임이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 내용의 난해함이나 구성의 불균형 같은 문제들이 소쉬르 본인 탓인지, 필기한 제자 탓인지, 편집자 탓인지 알 수 없다. 소쉬르는 생전에 제자들의 출판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고, 심지어 자신의 강의록도 모두 파기해 버린 것으로 알려져 책 내용에 대한 궁금증은 더 클 수밖에 없다. ---p.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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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적인 20세기 사상 지도를 그려 주는 현대 철학 입문서
이 책은 마르크스, 니체부터 데리다, 지제크까지, 오늘의 사상을 있게 만든 20세기 사상의 거두 27명을 한 권에 요약한 현대 철학 입문서다. 입문자를 위한 철학사 책은 많지만 20세기 전후에 활동한 현대 철학자들을 한 지면에 본격적으로 소개한 입문서는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이 책의 활용 가치가 크다. 그러나 이 점 말고도 이 책에는 여느 (현대) 철학 입문서와는 다른 독특한 특징이 있다. 연대순으로 사상가를 나열하는 흔한 방식을 버리고, 사상가들이 각자 일생일대의 화두로 삼았던 문제를 주제별로 묶어 소개하고 있다. 또 유명 학자의 명성에 기대지 않고 대안적인 연구를 하는 소장 학자들이 저자로 참여했으며, 현대 철학 소개서에 매번 등장하는 사상가들만이 아닌, 다소 생소하다고도 할 수 있는 이들까지 다양하게 담고자 했다. 그 결과 이제껏 접하지 못했던 참신하고 입체적인 20세기 사상 지도를 보여 준다. 이러한 대안적 현대 철학 입문서가 나오게 된 것은 저자들의 면면과도 관계있다. 이 책은 인문학 운동 공동체로서 철학, 인문학 위주의 시민 강좌를 여는 ‘대안연구공동체’가 기획한 것으로, 13명의 저자는 대부분 ‘인디’ 혹은 재야 소장 학자들이다. 이처럼 학자적 연구 방식에서 자유로운 저자들 덕분에 기성 필진들에게서 접하기 어려운 새롭고 신선한 글들이 수록되었다. 현대 철학, 어떤 방법으로 살펴야 하나 사상은 하나의 담론만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인간의 입체적이고 다양한 지적 영역을 수용하며 발전한다. 특정 시기의 사상을 시대적으로 서술하거나 지리적으로 구분해 기술하는 것은 ‘언제’ ‘어디서’라는 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사상사의 입체성과 복잡성을 단선적으로만 파악하게 되는 맹점이 있다. 그나마 ‘서양 철학사’와 같은 주제라면 거시적인 각도에서 철학 패러다임의 변화를 관찰하기에는 용이하지만, 20세기와 같은 단기간의 사상 동향을 파악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 책은 사상가를 시대순으로 나열하지 않는다. 또 20세기 사상을 ‘전근대 → 모더니즘 → 포스트모더니즘’의 순서로 파악하는 현대 철학서들의 보편적인 방식에서도 탈피했다. 대신에 사상가들이 20세기의 ‘무엇’을 바라보았는지에 집중한다. 우선, 1장에서 현대 사상의 뿌리가 된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 소쉬르를 먼저 살펴본 뒤, 23명의 사상가들을 4가지 주제에 따라 2~5장에 헤쳐 모았다. 이때 기준이 된 것은 바로 인간의 이성 영역이다. 20세기 사상가들이 현대인의 어떤 측면을 규명하고자 했는지에 따라 사상가들을 배치한 것이다. 그 4가지는 바로 ① ‘인식과 관념’, ② ‘아트 혁명, 노동과 여가’, ③ ‘자아, 주체, 사회’, ④ ‘욕망의 꽃, 윤리’다. 2장 ‘인식과 관념’에서는 ‘언어적 인간(homo loquens)’에 주목한 사상가들을 만난다. 20세기는 학문의 영역에서 오랫동안 우열을 다퉈 왔던 인식론과 존재론 중에서 인식론의 우위가 확산된 시기였으며, 생성존재론이라는 독특한 형이상학이 정점을 이룬 시기다. 인식론과 관련해서는 후설과 비트겐슈타인, 쿤, 가뉴팽(인문과학)을, 형이상학과 관련해서는 베르그송, 니시다 기타로를 만날 수 있다. 3장 ‘아트 혁명, 노동과 여가’는 ‘도구적 인간(homo faber)’에 주목한 사상가가 등장한다. 인간의 노동과 여가의 상호 관계가 인간 문화에서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지의 문제에 민감했던 사상가들, 새로운 도구의 수용과 활용 과정에 관심을 가진 이들을 만날 수 있다. 바로 하위징아, 메를로퐁티, 튜링, 리오타르, 벤야민이다. 4장 ‘자아, 주체, 사회’는 ‘정치적 인간(homo politicus)’에 주목한 사상가를 다룬다. 이들은 실존적 주체로서의 인간을 재발견한 사상가들로, 베버, 하이데거, 사르트르, 레비스트로스, 푸코, 부르디외, 네그리의 사상을 살핀다. 5장 ‘욕망의 꽃, 윤리’에서는 ‘윤리적 인간(homo ethics)’에 주목한 사상가를 만날 수 있다. 욕망의 주체, 욕망 승화의 주체로서의 인간을 탐구한 이들로, 라캉, 레비나스, 들뢰즈, 데리다, 지제크가 독자를 기다린다. 하위징아, 벤야민이 20세기 사상 지도에? 이 책에서는 현대 철학 입문서에서 보기 힘들었던 사상가들도 등장한다. ‘호모 루덴스(유희적 인간)’의 요한 하위징아나 ‘아우라’ 이론의 발터 벤야민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개별적으로 연구되고 읽히고는 있어도, 현대 철학 사상의 지형도 맥락에서 사유되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기존의 강단 학문에서 선호하는 사상가들, 또 시대적인 요구나 유행에 따른 사상가들 외에 이러한 사상가가 이 책에 포함된 것은 인간 문화의 다양한 측면을 골고루 보려는 저자들의 의도다. 예를 들어, 오늘날 인간은 인생의 반 이상을 노는 것에 소비한다고 할 만큼 놀이 문화를 중요시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놀기 위해 노동하고 사유하고 유대한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간의 중요한 측면을 보수적인 학문관에서는 철저히 무시해 왔다. 이 책은 이렇게 인간 문화의 아주 중요한 부분임에도 강단 학문에서 무시당하고 있는 분야,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실제로는 20세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분야, 또는 앞으로의 학문에서 꼭 참고로 활용될 수밖에 없는 이론 등을 재조명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읽다 보면 머릿속에 20세기 사상 지도가 그려진다 이 책은 4가지 주제별로 어떤 사상가가 누구에게 영향을 주었는지를 표시한 사상 지도를 보여 준다. 여기에는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 소쉬르 등으로부터 누가 영향을 받았으며, 또 분석철학, 과학철학, 구조주의 등의 사조나 학풍이 거기에서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나타나 있다. 사상가들 간의 이러한 관계는 글 속에서도 드러난다. 가령, 니체 편에서는 니체를 독해한 하이데거와 들뢰즈의 저작을 비교·소개한다. 하이데거의 니체 독해가 문헌학적으로는 훌륭해도 일면적인 시각에서 조명한 반면, 들뢰즈의 니체 독해는 니체와의 깊은 공감을 바탕으로 쓰인 최고의 니체 연구서이지만 전적으로 긍정적인 어조로 쓰인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사상가 자체의 소개로 그치지 않고 그들의 사상이 후대 철학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수용되거나 거부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런 면에서 각 사상가 꼭지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코너인 ‘이 사상가를 더 알고 싶다면’도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해당 사상가의 저작들을 소개하는 것뿐 아니라, 현재 국내에 어떤 번역본이 출간되어 있으며, 내용의 난이도, 번역의 수준 등은 어떤지 입문자들을 위한 알짜 정보를 제공한다. 20세기는 학문적, 사상적 소용돌이가 참으로 큰 시기였다. 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은 이런 방대하고 어려운 작업을 새로운 이론들로 무장한 소장학자들의 언어와 감성으로 일궈 냈다. 단순히 21세기에 정리해 보는 20세기 사상이 아니라, 오늘날과 현대인을 이해하는 단초를 제시해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