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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불행보다 먼저 일어나는 아침 꽃잎을 가둔 술 수원아이 하늘과 만나는 이 길을 다이빙선수 푸른 자전거 어디 갔다 왔니 오디가 익을 무렵 맨홀 솜 공장 신녕에서 하룻밤 공주에 가는 날에는 비가 내렸다 거미 나는, 마음만 먹으면 # 2 내 새를 날려줘 네가 서 있던 자리 운동화를 찾아서 추억을 심어주기 위하여 앉은뱅이의자 허리 그 카페는 구름 속일 수도 있었고 뱀 삼촌 고욤나무 라일락이 피어 새끼고양이 병아리를 샀다 # 3 숫염소와의 대결 겨울밤 사이 붉은 열매를 가진 적이 있다 붉은 담요에 대한 기억 달의 걸음걸이 키다리 피아노 들국화 향기 별들에게 물어봐 그 샘물은 어디 갔을까 나는 달린다 소쩍새는 밤에만 운다 물뱀을 독사로 만드는 재주 무인도 # 4 도라지꽃 가면 뾰롱이 연탄아저씨 # 5 공중전화 그 겨울, 천변풍경 쓰르라미 육교 밑 반 지하 처음 본 벌레가 오래 피어 있는 꽃 청개구리가 운다 사과 조롱박 어떤 피해망상 아직 준비가 안 됐다 은행나무를 잘 타는 고양이 31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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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원룸을 옮겨 다니며 글을 쓰게 되었지요. 방충망의 모눈 한 칸으로 에델바이스가 핀다는 산정을 바라보았지요. 내가 모르는 곳에 나를 두고 나와 함께 살아가는 꿈을 꾸었지요. 산정을 향해 불러본 내 이름…. 그건 불면의 밤을 함께해준 또 다른 당신의 이름이었습니다. 귀를 막고 눈을 가리고 살았지만 떠나지 않는 목소리와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당신은 나를 사랑해주었습니다. 당신이 어디에 있든 어디로 가든 내가 당신을 사랑할 차례라는 것을 압니다. 이제는 당신이 자초한 불행으로 아파할 때 내가 당신 안에 있겠습니다. 당신이 어디에 있든 어디로 가든 방충망의 모눈 한 칸으로 당신을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습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