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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사라진 소년
한국의 독자들에게(아즈마 나오미)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2

아즈마 나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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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omi Azuma,あずま なおみ,東 直己

1956년, 일본 홋카이도의 삿포로 시에서 태어났다. 홋카이도 대학교 서양철학과를 중퇴하고 다양한 직업을 거쳐 1992년에 『탐정은 바에 있다』를 쓰고 데뷔했다. 2001년, 『잔광』으로 제5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다. 삿포로 스스키노 거리를 활보하는 탐정 ‘나’의 활약을 그린 『탐정은 바에 있다』는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 1편으로 2011년 현재, 총 12편까지 출간되었다. 영화 〈탐정은 바에 있다〉는 이 시리즈의 2편 『바에 걸려온 전화』의 에피소드로 제작되었고, 팬들의 성원에 영화 역시 시리즈로 명성을 이어가게 될 전망이다. 그 밖의 작품으로 『탐정은 외톨이』 『탐
1956년, 일본 홋카이도의 삿포로 시에서 태어났다. 홋카이도 대학교 서양철학과를 중퇴하고 다양한 직업을 거쳐 1992년에 『탐정은 바에 있다』를 쓰고 데뷔했다. 2001년, 『잔광』으로 제5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다. 삿포로 스스키노 거리를 활보하는 탐정 ‘나’의 활약을 그린 『탐정은 바에 있다』는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 1편으로 2011년 현재, 총 12편까지 출간되었다. 영화 〈탐정은 바에 있다〉는 이 시리즈의 2편 『바에 걸려온 전화』의 에피소드로 제작되었고, 팬들의 성원에 영화 역시 시리즈로 명성을 이어가게 될 전망이다. 그 밖의 작품으로 『탐정은 외톨이』 『탐정은 눈보라 뒤에』 『탐정, 새벽에 달리다』 『옛 친구는 봄에 돌아온다』 등의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 『프리지아』 『질주』 등의 사카키바라 겐조 시리즈, 『비명』 『추락』 『도발자』 『현기증』 등의 우네하라 탐정 시리즈가 있고, 『침묵의 다리』 『탐정 구루미 양의 사건부』 『이름 없는 여행』 『영웅선생』 『말살』 등의 장편소설, 『삿포로 형무소 4박 5일 체험기』 『취한은 벨을 두 번 울린다』 등의 에세이가 있다. 개성 넘치는 시리즈의 잇따른 성공으로 기예의 미스터리 작가로 주목받는 그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죽 삿포로에 살고 있고, 삿포로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줄기차게 펴내고 있다.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 미스터리 소설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책을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미쓰다 신조의 《노조키메》 《흉가》 《화가》 《괴담의 집》 《죽은 자의 녹취록》 《검은 얼굴의 여우》 외에 아야츠지 유키토의 《어나더》,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 우타노 쇼고의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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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2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436쪽 | 472g | 128*188*30mm
ISBN13
9788954620109

책 속으로

나는 지금까지 도박, 대마 취급법 위반, 변호사법 위반, 탈세, 협박, 위력업무방해, 폭행, 상해, 가택 불법침입, 강도, 절도, 기물파손, 가옥손상, 공문서 위조, 유인사문서 위조, 신분사칭 등의 범죄를 저질러왔다. 스스로는 켕기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내 주장일 뿐이고, 경찰이 내 존재를 알고 증거를 모으고, 판사가 마음만 먹으면 형무소에 끌려가게 될 것이 틀림없다. 그렇기는 해도 난 경찰이 두렵지 않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바보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 p.43

“그래서…… 쇼이치도 그런 꼴을 당하고 있을 위험이 있다는 겁니까?”
나는 발작적으로 마구 달려 나가고 싶었다. 당장 뛰어나가서 쇼이치를 찾아다니고 싶었다. --- p.47

“조금 야윈 느낌이지만 표준 체형이야. 머리 모양도 평범하고. 길지도 짧지도 않아. 왼쪽 가르마이고 앞머리가 눈썹 부근까지 와. 귀는 양쪽 다 보이고. 목덜미의 털은 깎지 않았어. 옷깃에 조금 덮이는 느낌이었어. 그리고 눈이 커. 조금 턱이 뾰족하지만, 뭐, 보기 좋은 달걀형 윤곽이지. 콧날은 쭉 뻗었지만 끝이 조금 둥글어. 귀여운 느낌. 입 주위가 좀 앳되고. 치열은 깔끔하고 이도 하얘. 피부는 까무잡잡한 편이고 햇볕에 적당히 탔어. 조금 비뚤어진 표정을 짓고 있을지도 몰라. 영화를 좋아해.” --- p.65

“실제로 이런 일로 먹고사는 사람이 있구나.”
“아니, 딱히 나는 이런 일로 먹고살고 있는 게 아닌데.”
어떻든 상관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정했다. 그러나 내가 모처럼 정정한 말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 p.89

나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적어도 사태를 명확하게 파악하지 않고 희망을 버리는 짓은 하지 않는다. --- p.106

하루코는 작게 숨을 삼켰다. 그러더니 가느다란 소리를 내며 울기 시작했다. 나도 슬펐다. 쇼이치의 방 안이 깜짝 놀랄 정도로 깨끗하고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 p.107

그때, 어쩐지 아주 신기한 감각이 명치 부근에 떠돌았다. 나는 뭔가 아주 중요한 것을 알고 있는데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감각이었다. 너무나 강렬한 감각이어서, 나도 모르게 멈춰 서서 내 머릿속을 뒤졌다. 그러나 내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무엇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 p.159

“쇼이치!”
나는 외쳤다. 갑자기 내 눈에서 눈물이 뿜어져 나와 깜짝 놀랐다. 나는 울고 있었다. --- p.218

쇼이치는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앞으로 한 걸음만 디디면, 밖으로 나올 것이다, 내 팔 안으로 뛰어들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갑자기 쇼이치의 얼굴에서 좀 전까지의 기미가 사라지더니 의심이 가득 찬 표정이 얼굴을 지배했고, 곧이어 운전기사에게 뭐라고 말했다. 차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는 보도에 굴렀다. 창문 뒷유리로 이쪽을 보고 있는 쇼이치의 얼굴이 점점 작아졌다.
“다행이다, 쇼이치. 어쨌든 살아 있어서 다행이야……”
나는 눈물을 흘리면서 중얼거렸다. --- p.219

나와 다네야는 가까운 곳에서 마주 보게 됐다. 이렇게 가까우면 사타구니를 짓이기든가 정열적인 딥키스를 하든가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 --- p.242

“아무도 쇼이치가 살해당한 걸 보지는 못한 거지? 쇼이치의 시체가 나온 것도 아니고?”
“……응. 확실히 그래. 그렇지만……”
“알았어. 그걸로 족해. 누군가 날 괴롭게 만들고 있어. 날 흔들고 있어. 그러니까 매운맛을 보여줘야겠어.” --- p.275

우리는 목적지를 한 걸음만 남겨둔 곳까지 갔었다. 그런데 원점으로 돌아와버렸다. 아니, 원점보다 더 나쁘다. 찾기 시작할 시점에는 쇼이치가 어떻게 됐는지 확실하지 않았다. 그래서 희망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쇼이치가 녀석들의 손 안에 떨어져버린 게 확실하다. --- p.279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릅니다. 아니, 포기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하지도 않으니까요. 그러니까 포기하는 편이 좋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절망하기에는 이르잖아요. 이미 죽었다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구할 수 없다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일단 포기하더라도 최대한 이를 악물고 다시 희망을 품을 것이고, 최선을 다할 겁니다. 인간이란 그런 법이죠. 그런 법입니다.” --- p.287

내 입술이 마치 분해서 우는 세 살배기처럼 ‘ㅅ’자로 구부러졌다. 나는 그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당황하며 고개를 숙였다. 울지는 않았다. 다만 아주 짧은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을 뿐이다. --- p.298

인생은 언제 어디서 무엇을 들킬지 알 수 없는 법이다. 방심은 금물이다. --- p.306

아무도 때리지 않을 수 있었기에, 서른을 넘기면 역시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법이구나 하고 스스로에게 감탄했다. --- p.308

“난 바보야!”
나도 모르게 버럭 소리쳤다. 장을 보고 돌아가던 아줌마가 깜짝 놀라 나를 봤다. 그녀는 ‘정말 그러네요’라는 표정으로 지나갔다. --- p.316

“엄청나게 상처받을 거야.”
“시끄러. 누구든 자기 상처는 스스로 꿰매며 살아가는 거야. 징징대지 마.” --- p.370

나는 고민했다. 그러나 배설의 욕구는 공복이나 졸음, 성욕과 달리 의지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뭔가로 승화시킬 수도 없다. --- p.374

이젠 틀렸어. 포기해. 그렇게 마음속으로 속삭인 순간, 나는 격분했다. 웃기고 앉았네!
여기서 포기하면 나는 이 세상 모든 인간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는 남자가 될 것이다. 타인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지만, 나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 여기서 포기하면 이제 죽을 때까지 제대로 살 수 없을 것이다. 그건 사양한다.

--- p.405

출판사 리뷰

탐정이 눈물을 흘리며 비정한 거리를 질주한다!
『탐정은 바에 있다』『바에 걸려온 전화』를 잇는 신감각 유머 하드보일드 3탄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 백만 부 판매돌파를 이끈 원톱 소설


삿포로 최대의 번화가이자 이 도시의 밤을 대표하는 스스키노 거리. 높다란 빌딩 숲 사이로 이어지는 미로 같은 골목들에 사천 개가 넘는 음식점과 술집이 빼곡히 있고, 수많은 호객꾼들이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들기 위해 아우성치는 이곳에 마치 붙박이처럼 거리와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사나이가 있다. 그는 바로 이 거리를 밤낮으로 바삐 뛰어다니는 탐정 ‘나’다.

탄생 20주년, 열두 편의 작품으로 삿포로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명물로 자리 잡은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의 백미 『사라진 소년』이 출간됐다. 『사라진 소년』은 팬들이 꼽는 이 시리즈의 최고작으로, 탄탄한 구성과 경쾌한 문체, 절정을 향해 치닫는 속도감 있는 전개와 반전,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들이 엮어내는 다양한 인간관계의 변주까지, 작가의 능숙한 필력과 재치가 돋보이는 신감각 하드보일드 소설이다. 이 작품에서도 탐정은 여전히 돈과 실적보다 인정과 정의감에 이끌려 차가운 거리에서 온몸을 내던지며 악에 맞서 싸운다. 사건은 한층 더 어둡고 잔혹해졌지만, 탐정의 냉소적 태도 뒤로 흘러나오는 촌철살인의 유머는 이전보다 더 강력해져 ‘유머 하드보일드’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삿포로에서 태어나 자라고 죽 삿포로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써온 소설가 아즈마 나오미의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는 두번째 작품 『바에 걸려온 전화』가 〈탐정은 바에 있다〉로 영화화되었고, 이 시리즈의 네번째 작품 『탐정은 외톨이』를 원작으로 한 〈탐정은 바에 있다 2〉는 2013년 5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쓴맛 나는 인생을 달콤한 한 잔 술로 달래는
안티히어로 탐정 ‘나’의 스스키노 질주기


투박하고 냉소적이지만 묘한 매력과 남다른 유머감각을 지닌 주인공 ‘나’는 삿포로 스스키노에 사무실도 없는 심부름센터를 차려놓고 단골 바의 성냥갑에 전화번호와 계좌번호를 적어 명함 대신 건네는, 한없이 ‘탐정’에 가까운 인물이다. 일이 없을 땐 도박으로 용돈을 벌고, 친구들과 대마를 재배해 팔기도 하며, 알코올중독에 가까울 정도의 폭음에 심한 주사까지 일삼는, 평범한 인간으로서는 실격 사유가 한두 가지가 아닌 이른바 안티히어로다. 그에게는 셜록 홈스 같은 명석한 두뇌는 없지만, 일단 자신이 나서야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한량 같던 평소의 아우라를 벗어던지고 책임감과 정의감으로 뭉친 아드레날린을 최대치로 뽑아 올리며 죽을 각오로 앞뒤 재지 않고 사건에 투신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그가 단골 바 ‘켈러 오하타’에서 평소처럼 초저녁부터 술을 홀짝거리고 있는데, 바의 문이 열리면서 청초한 미인이 들어온다. (미인에 대한 탐정의 끝없는 사랑과 숭배는 알 만한 사람은 이미 다 안다.) 미인은 머뭇거리지만 곧장 탐정에게 다가와 아는 척 인사한다. 탐정은 ‘나한테 반했나?’ 하고 잠시 밑도 끝도 없는 무리한 상상을 해보지만, 중학교 교사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그녀는 일전에 스스키노 뒷골목에서 탐정이 구해줬던 그 여자였다. 그날 탐정은 괴한들로부터 물씬 얻어터지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여자를 희롱하던 불량배들을 발견하고 그들에게 대놓고 화풀이를 했었다. 그러고는 습관대로 ‘켈러’의 성냥갑을 건네며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 하는 주옥같은 대사를 던졌었다. 그녀가 오늘 밤, 자기 반 학생이 스스키노의 어느 술집에서 불량배들에게 붙들려 있다며 구출해달라고 요청한다. 가라테 유단자인 친구와 함께 뒷골목의 음침한 술집으로 곧장 쳐들어간 탐정은 보기 좋게 불량배들을 제압해 소년을 구출함으로써 미인에 대한 충성을 당당하게 증명한다.

그러나 그 일이 잊힐 즈음, 여교사가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 소년의 친구가 참혹한 사체로 유기됐고, 소년은 행방불명됐다는 비보를 전한다. 영화광인 소년과 영화 이야기를 나누며 단번에 의기투합했던 탐정은 호감을 느꼈던 소년이 위험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즉시 사건 조사에 착수한다. 불행한 가정환경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즐겁게 살아가려 노력했던 강단 있는 소년을 살인범의 손아귀에서 구해내기 위해, 탐정은 또다시 어두운 스스키노 거리를 침식도 잊고 이 잡듯이 뒤지고 다니기 시작한다!

그날 밤 소년들이 본 어른들의 추악한 진실
“쇼이치, 살아 있냐? 제발 살아만 있어라”


압도적인 추리력은 없지만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차근차근 정황을 좇아가던 탐정은 협력자로 위장한 진범들의 방해에 어느 시점에서 수사의 초점을 잃고 그저 답답하게 시간만 흘려보내던 중, 소년이 사는 마을에서 장애인 복지시설 건설 반대운동이 일어나고 있고, 이 지역의 유지라 일컬어지는 왠지 수상한 교사들이 이 반대운동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리고 사라진 소년이 이 반대운동에 참가한 어른들을 증오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 직후 탐정은 사라졌던 소년이 반대자들의 모임 현장에 나타났다가 황급히 떠나는 모습을 목격하고 뒤따라가지만, 아슬아슬하게 눈앞에서 놓치고 만다. 하지만 이날 소년의 곁에는 한 여인이 보호자처럼 따라붙어 있었고, 탐정의 끈질긴 추적 끝에 이 여인이 소년과 영화 모임을 함께하며 친분을 쌓았던 전직 영화사 직원이란 사실까지 밝혀낸다. 소년을 보호하고 있는 여자의 소재지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탐정과 경찰. 그리고 자신들이 저지른 살인사건의 유일무이한 증인이 될 소년을 먼저 찾아 처치하려는 진범들. 과연 그들 중 누가 먼저 소년을 찾아낼 것인가. 소년은 과연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참혹한 사체로 발견된 소년의 친구를 죽인 자는 대체 누구인가. 그날 밤 소년들이 목격한 장면은 과연 어떤 것이었는가. 눈앞에서 소년을 붙잡지 못한 회한에 눈물까지 왈칵 쏟아냈던 탐정은 전진과 후퇴를 끈질기게 반복하며 조사를 벌여나가다 결국 사건이 일어나던 그날 밤 소년들이 목격했던 것과 유사한 끔찍한 장면을 보고 할 말을 잃고 만다……

무거운 삶을 유머로 눙쳐내는 이 하드보일드의 매력

“‘스스키노와 나’의 이야기는 ‘거리’의 역사와 이야기를 사랑하고, 자기 나름대로 어떻게든 성실하게 살아가려고 하는 서툴고 어설픈 남자의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입니다.”_아즈마 나오미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 인기의 비결은 두 가지로 집약된다. 첫째, 개성 뚜렷한 주인공 캐릭터가 발산하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다. 탐정 ‘나’는 명석한 두뇌를 갖진 못했지만 끈기와 행동력에 있어서만큼은 따라올 자가 없다. 키 175센티미터에 몸무게 80킬로그램으로 마치 필름 누아르에 나오는 명탐정 같은 맷집을 자랑하지만 무턱대고 나대다 심심찮게 “십칠 대 일”의 상황을 만드는 시퍼런 객기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종종 그런 상황에 빠져 두들겨 맞을 때는 ‘경찰 언제 오나?’ 하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나약함을 보이기도 한다. 12온스(355밀리리터) 텀블러에 찰랑찰랑할 정도로 위스키를 따라 마시는 못 말리는 술꾼이라 늘 위장약을 달고 살고, 여기저기서 얻어터져 제 방에 구토라도 하기 전에는 절대 집 안을 치우는 일이 없으며, 평소엔 그저 영화나 보며 빈둥거리는 위인이지만…… 그렇지만 그는 타인의 안타까운 죽음에 눈물 흘리는 인간적인 탐정이고, 불의와 악행을 용서하지 못하고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단죄하려고 덤벼대는 정의로운 탐정이기도 하다. 여기저기서 난투극이 벌어지고 늘 쫓기며 내달려야 하는 신세가 될지언정 절대 구해야 할 사람은 구하고야 마는 집념의 이 사나이에게, 우리는 매료되지 않을 수 없다. 이밖에도 위기의 순간이건 평화의 순간이건 주인공 옆에서 든든하게 술친구로서 동지로서 함께하는 든든한 친구 ‘다카다’나, 사건사고의 현장에서 언제나 한발 빠르게 탐정의 정보통이 되어주는 느글느글한 성격의 기자 친구 ‘마쓰오’ 역시 이 시리즈를 빛내주는 소중한 캐릭터들이다.

두번째로 들 수 있는 인기의 견인차는, 특정한 장소와 특정한 시대의 풍속과 세태를 아주 촘촘하게 되살려 생생한 사실감을 준다는 데 있다. 스스키노 시리즈는 작가가 말하듯 “‘거리’의 역사와 이야기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똑같은 거리를 무대로 하지만 다양한 소재, 다양한 인물들이 매 편 색다르게 의미심장한 범죄 드라마를 만들어가고, 이 이야기들은 실제 일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자연스럽게 이 거리의 분위기에 녹아들어 현장감을 준다. 이밖에도 소설 곳곳에 묘사되는 긴박감 넘치는 격투 신, 아날로그적 감성이 퍼뜨리는 푸근한 향수 역시 이 시리즈의 특별한 매력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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