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 Bow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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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자네들한테 필요한 건 기적이야.”
노인이 두 사람에게 눈을 부라리며 내뱉듯이 말했다. “아니라니까요. 이제 그만하세요.” “기적. 그게 답이라니까. 불가능한 건 없단 말이야.” 우두머리가 머리를 뒤로 젖혔다. “불가능한 게 없다니, 그게 말이 됩니까? 어떻게 해도 안 되는 일이란 게 있는 법이라니깐.” 노인은 돌연 몸을 돌리더니 요트 쪽으로 급하게 걸어왔다. “또 시작이군. 안 된다, 안 된다! 그렇게 생각하니 여태 기적이 안 일어났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겠지. 결국은 그렇게 된다. 하지만 처음엔 내면에서 시작하는 거야. 우선 너만의 조선소에서 기적을 만드는 거지…….” 노인은 자신의 머리를 다시 톡톡 두드렸다. “완전하게 그려보고 완전하게 원하고 완전하게 믿어라.” 노인의 얼굴이 일순 밝아졌다. “그런 후에 네 기적의 요트를 진수대 위에 올려놓으면 그것이 네 삶 속으로 들어올 거야.”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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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성장’을 미스터리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작가, 팀 보울러
『미짓』에 드러난 그만의 스타일과 작품세계! “새벽 3시에 일어나 오전 7시까지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다시 직장에 나갔습니다.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했지만, 글에 대한 열망을 포기할 순 없었습니다. 글을 쓴다고 아무도 격려해주지 않았지만 그 시간 동안 진실로 행복했습니다. 이 작품엔 내 진심과 눈물과 땀이 배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글은 생계수단이기도 하고, 내밀한 고백이기도 하고, 즐거움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숙명이기도 한다. 팀 보울러에게 글이란, 자신의 내면을 비춰주는 거울이자 세상을 향해 내뿜는 목소리였다. 그는 자신이 이야기를 불러내는 게 아니라, 그것이 어느덧 마음속으로 흘러들어와 스스로 목소리를 낸다고 고백했다. <미짓>은 그가 숙명처럼 받아들인 첫 작품이었다. 평소 “이 시대의 청소년들과 내면에 어린아이를 숨겨놓은 어른들을 위해 글을 쓰고 싶다”고 했던 그는, 이 작품을 통해 그러한 의식을 펼쳐 보였다. 특히 그는 ‘내면의 성장’에 대한 집착을 숨기지 않는다. 그는 ‘불안하게 흔들렸던 그때의 이야기’와 ‘설익은 십대들’을 내세워, 한 뼘 성장하면서 온몸으로 겪게 되는 인생의 가치들을 전 세대에게 전달한다. 동시에 ‘환상적인 미스터리’를 사용해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이끌어나갈 줄도 안다. 특히 <미짓>은 그러한 주제의식뿐 아니라 그 당시 작가의 상황이 반영돼 흥미롭다. 뒤틀린 수족,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키, 자신의 의사조차 똑바로 표현할 수 없는 장애를 지닌 주인공은, 자신의 위치를 직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에 대한 희망을 멈추지 않는다. 그것은 결국 글쓰기를 향해 나아갈 수밖에 없었던 작가 자신의 모습이자 동시대의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또 하나의 특별한 성장기인 셈이다. “신은 가장 나약하고 보잘것없는 존재를 가장 사랑하신단다.” 자기애를 잃고서, 끊임없이 흔들려야 했던 한 소년의 생애 <미짓>은 주인공 소년의 이름이기도 하다. 난쟁이, 꼬마라는 뜻의 이 단어는 책의 전체적인 성격뿐 아니라 그 아이가 견뎌내야 할 모든 고통을 내포하고 있다. ‘미짓’은 이제 열다섯 살이 됐지만, 여전히 아버지에겐 짐이고, 형에겐 버리고 싶은 어두운 기억이며, 마을 사람들에겐 호기심의 대상이다. 성장을 고대할 시점이 왔지만, 그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은 변한 게 없다. 그 절대적인 괴리감 속에서 그가 의지할 만한 거라고는 ‘자신의 배를 가지고 바다로 나아가겠다’는 꿈뿐이다. 물론 그에겐 꿈꾸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놓는 순간 추락해 버릴 걸 알기에 그 꿈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버텨 나간다. 기이한 노인을 만나, 기적과 욕망의 진정한 이면을 들여다보기 전까지…. “기적은, 네 마음에서부터 오는 거야” 이 작품은 파워를 갖게 되는 환희의 순간에서부터, 힘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진정한 기적을 깨닫게 되는 성찰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소년의 감성을 따라 물결치듯 흘러간다. 미짓은 자신만의 배를 가지고 경기에서 승리를 거머쥐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대가없이 갖게 된 힘에 휘둘리게 되고, 마침내 기쁨의 결정체는 두려움과 공포를 낳는 시한폭탄으로 변해버린다. 게다가 그 힘은 자신을 향한 형의 분노를 증폭시키는 기폭제가 되고, 두 형제는 상대방에 대한 증오심에 휩싸여 서로의 가슴에 칼을 겨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그는 깨닫는다. 무엇에 의지해야 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를. 힘이 없었던 때에도, 힘을 거머쥐었을 때에도 자신은 단 한순간도 스스로를 지배하지 못했다는 것을. 그는 그 고통의 시간을 거치는 동안 비로소 ‘온전히 자신이 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스스로에 대한 사랑을 기억하며 선택과 책임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들여다보고, 모든 것을 직시하고, 다시 선택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그의 가슴 저리는 선택은, 아직도 완전한 어른이 되지 못한 우리들에게 ‘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말에 따르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이것이야말로 매순간 좌절과 성장의 고비를 넘나드는 모든 ‘미짓’들에게 팀 보울러가 전하고 싶은 인생의 진리였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