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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고래가 있는 저녁
포레 201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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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소라낙스 루복스
물고기 그림
소다 아이스크림과 여름방학
길 잃은 고래가 있는 저녁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2

구보 미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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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umi Kubo,くぼ みすみ,窪 美澄

1965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대학 중퇴 후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거쳐 광고제작회사에 근무했다. 결혼과 출산 후 프리랜서 편집자로 일했고, 임신과 출산, 그 밖에 여성의 몸과 건강, 한방, 점성술 등에 대해 쓰며 잡지와 도서 분야에서 활약했다. 2009년, 단편 「미쿠마리」로 제8회 ‘여자에 의한 여자를 위한 R-18 문학상’ 대상을 수상하고 데뷔했다. 이후 수상작 「미쿠마리」에 네 편의 단편을 더해 펴낸 연작소설집 『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가 2010년 『책의 잡지』 선정 소설 베스트텐 1위, 2011년 서점대상 2위에 오르고, 이어 2011년 제24회 야마모토슈고로상
1965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대학 중퇴 후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거쳐 광고제작회사에 근무했다. 결혼과 출산 후 프리랜서 편집자로 일했고, 임신과 출산, 그 밖에 여성의 몸과 건강, 한방, 점성술 등에 대해 쓰며 잡지와 도서 분야에서 활약했다. 2009년, 단편 「미쿠마리」로 제8회 ‘여자에 의한 여자를 위한 R-18 문학상’ 대상을 수상하고 데뷔했다. 이후 수상작 「미쿠마리」에 네 편의 단편을 더해 펴낸 연작소설집 『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가 2010년 『책의 잡지』 선정 소설 베스트텐 1위, 2011년 서점대상 2위에 오르고, 이어 2011년 제24회 야마모토슈고로상 선고위원회에서 전례 없이 위원 만장일치의 수상작으로 결정되면서 일약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작가와 비평가로부터 “올해 나온 최고의 소설” “고도로 압축된 현대의 이야기” “올해 읽었던 다른 책들을 하찮게 느끼게 한다” 등의 절찬을 받아 특히 각지의 서점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받으면서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고, 독자들로부터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2년 《길 잃은 고래가 있는 저녁》으로 제3회 야마다후타로상을 수상하고, 2018년 《가만히 손을 보다》로 제159회 나오키상 후보에 오르며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만의 감각적인 문장과 여성의 시각으로 그린 담담하고 섬세한 성애 묘사로 특히 젊은 여성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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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전문 일한 번역가 및 통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굿바이, 헤이세이』, 『반상의 해바라기』, 『펭귄 하이웨이』, 『거울 속 외딴 성』,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레몬일 때』, 『쉬 러브스 유―도쿄밴드왜건』, 『하드보일드 에그』, 『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 『도쿄밴드왜건』, 『말해도 말해도』, 『작은 인연』, 『보리밟기 쿠체』, 『반딧불이의 무덤』, 『시노다 고코의 요리와 인생 이야기』, 『번역어 성립 사정』, 『그네타기』, 『사라진 이틀』, 『매리지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전문 일한 번역가 및 통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굿바이, 헤이세이』, 『반상의 해바라기』, 『펭귄 하이웨이』, 『거울 속 외딴 성』,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레몬일 때』, 『쉬 러브스 유―도쿄밴드왜건』, 『하드보일드 에그』, 『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 『도쿄밴드왜건』, 『말해도 말해도』, 『작은 인연』, 『보리밟기 쿠체』, 『반딧불이의 무덤』, 『시노다 고코의 요리와 인생 이야기』, 『번역어 성립 사정』, 『그네타기』, 『사라진 이틀』, 『매리지 블루』, 『사이좋은 비둘기파』,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명탐정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 『지상에서 런치를』, 『수화로 말해요』,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 『하노이의 탑』, 『가출 기차』,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춘정 문어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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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478g | 140*210*30mm
ISBN13
9788954619967

책 속으로

유토는 자신의 손을 봤다. 하얗고 부드러운 아이 손,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은 손. --- p.39

집에서 나간다는 생각만으로도 뭔가 따뜻한 기운이 몸 안에 퍼지는 것 같았다. 이 집이나 우리 가족이 싫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미 충분해 하고 유토는 생각했다. --- p.42

“정말 많이 괴로웠겠어요.” 이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흘러나왔다. 응, 나는 괴로웠던 거구나. 괴롭다는 감정조차 봉쇄하고 있었던 자신이 불쌍해서 계속 눈물이 나왔다. --- p.65

휘핑크림을 얹은 것 같은 뭉게구름이 보였다. 어렸을 때와 다름없는, 늘 그래왔던 여름. 그런 풍경 속에서 노노카만 작년과 달랐다. 노노카는 난생처음 사랑에 빠졌다. --- p.109

고통 속에는 이제 막 생긴 부스럼딱지를 벗겨낼 때 느끼는 것과 같은 야릇한 쾌감이 있었다. --- p.119

늘 봐와서 익숙한 가족의 광경. 하지만 문득 이제 이 집에는 자신이 있을 곳이 없다는 생각이 몰려왔다. --- p.121

죄송하다고 할 때마다 자신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점차 흉하게 일그러진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 같았다. --- p.132

난 언젠가 이 아이를 죽여버릴지도 몰라. 난 안 돼. 내가 없는 편이 나아. --- p.164

가방에 손을 넣어보니 뭔가 만져졌다. 하루나의 딸랑이와 종이기저귀와 물티슈였다. 지긋지긋한 기분이 끓어올라 작게 혀를 찼다. 노노카는 종종걸음으로 정원을 가로지르면서 그 물건들을 버렸다. 딸랑이가 잔디밭에 떨어지면서 기묘한 소리를 냈다. 아내니 엄마니 바란 적 없는데도 억지로 입혀졌던 무거운 덧옷이 주르륵 벗겨지는 기분이었다. --- p.165

“어차피 죽는 거니까 가서 저, 저기, 저 죽게 생긴 고래를 본 다음에 우리도 죽자고요. 어차피 죽을 거라면 말이죠. 나도, 나도, 죽고 싶다고요. 그러니까 가서 고래 보고, 그러고 나서 현지 해산하면 되겠네요. 그다음에 죽어도 안 늦어요.” --- p.175

거울에 판다 곰같이 눈 주위가 새카매진 여자애가 보였다. 뜨거운 물에 억지로 목까지 담그고 앉아, 마치 끓는 물에 소독당하는 것 같구나 하고 생각하니 또 눈물이 났다. --- p.239

오랜 싸움을 끝내고 지쳐 떨어져 잠든 것같이 보인다. 그것이 어떤 싸움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두 여자는 확실히 한 번은 죽으려 했었다. --- p.266

“바다에서 태어난 고래에게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건 치명적이야. 바다에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여기서 죽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몰라.” 즉, 자살이란 얘기다. --- p.311

“엄청나게 고통받고 있다면 그 고통에서 한시라도 빨리 해방시켜줘야지. 생명을 구하는 것보다 고통에서 해방시켜주는 쪽이 더 중요하니까.” --- p.313

꼭 가고 싶은 곳이 있다. 혼자서는 갈 용기가 없지만 이 두 사람과 함께라면 갈 수 있을 것 같다. --- p.279

“지금은 그렇게 말해도 죽으면, 정말로 죽게 되면 어쩌면 자신을 기억해주길 바랄지도 몰라요.” --- p.284

“바다에서 태어난 고래에게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건 치명적이야. 바다에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여기서 죽는 것을 기다리는 거라고도 할 수 있지.” 즉, 자살이란 얘기다. --- p.318

“인간과 고래를 겹쳐서 보려 하면 안 돼. 인간의 감정이라든가 인간의 이야기 같은 것을 고래에게 덮어씌우려 하는 걸 난 좋아하지 않아. 저 녀석들에게는 자기들의 세계가 있고 자기들의 룰이 있어. 거기에 인간이 개입해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을 늘 하게 돼. 만약 해안의 얕은 여울에 밀려와 몸부림치며 뒹구는 고래가 있다면 난 안락사를 시켜주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해.” --- p.319

“선생님, 인간하고 고래는 다른 생명체죠?”
“그렇지.”
“전 살 거예요.” --- p.357

“부모한테 이런 사정이 있으니까 이해하라니, 아이한테 그런 걸 요구하면 안 되죠. 아이는 상냥하게 대해주길 바라고 태어나는 거라고요. 이해해야 하는 건 오래 산 어른 쪽 아닌가요?” --- p.338

무슨 짓을 하든 그냥 옆에 있어주기만 하면 됐는데. 그냥 그렇게 있기만 해도 됐는데. --- p.344

“절대로 죽지 마. 살아 있기만 하라고.”
그렇구나 하고 유토는 생각한다.
고민할 필요도 없었구나 하고 생각한다.
연탄을 피워 죽으려 했던 노노카에게도, 팔목을 그은 마사코에게도, 약을 먹고 간단히 이 세상에서 사라지려 했던 자신에게도 그저 ‘죽지 마’ 그러면 그만이었겠구나. 그저 그 말이면 됐던 거였구나. --- p.345

바다가 없는 곳에서 태어나 바다에서 죽는구나. 왠지 좀 멋진 것 같아. 미카, 널 한 번 더 만나고 싶었는데. --- p.352

커다란 비글 인형을 을 끌어안고 맘껏 울자. 문 잠가놓고 혼자. 그래도 난 죽지는 않을 거다, 아마도.

--- p.360

출판사 리뷰

2012 야마다후타로상 수상작
내게도 네게도 공평하게 고독한 세상
“내 얘기를 들어주기만 해도 기쁠 것 같아”
일본 문단과 독자들이 극찬한 최고의 소설
『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의 저자가 써내려간 뭉클한 재생의 이야기


2012년 야마다후타로상 수상작 『길 잃은 고래가 있는 저녁』은 『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2010)로 문단과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찬사를 받았던 구보 미스미의 두번째 소설이다. 데뷔작으로 야마모토슈고로상, 『책의 잡지』 소설 베스트 1위, 서점대상 2위의 영예를 안으며 “두려울 만큼 초대형의 신인”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던 저자는 이 작품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 아픔이자 상처의 원천이기도 했던 ‘모성(어머니)’과 우울한 현대인을 따라다니는 ‘자살욕망’을 이야기한다.

누구에게나 있지만 누구에게나 따뜻한 울타리이지는 않은 ‘가족’, 그중에서도 특히 불완전한 ‘모성’으로 인해 상처받은 세 주인공은 자신을 둘러싼 우울한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죽음’을 앞당기려 한다. 그러나 마지막 날이 될 수도 있었던 어느 밤에 그들은 우연히 마주치고, 무심결에 상대를 보듬어 안는다. 지금 죽지는 말자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고, 잠시 잊고 떠나보자고…… 그렇게 그들은 죽음을 보류한 채 서로에게 기대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여행길에 오른다. 바다에서 길을 잃고 떠밀려온 고래가 있는 저 먼 바닷가 작은 마을로.

절망의 끝에서 생을 마감하려 했던 세 남녀의 이야기

『길 잃은 고래가 있는 저녁』은 세상의 구석에서 소리 없이 삶을 이어가는 십대와 이십대와 사십대, 세 남녀의 고독한 삶을 그린 연작소설이다. 내세울 것 하나 없이 평범한 자들의 고독. 인간은 누구나 다 고독한 법이라고, 그러니 그들의 이야기에 새삼 귀 기울일 필요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는 우리 때문에 그들은 더욱 벼랑으로 내몰린다. 그에게는, 그녀에게는, 그 아이에게는 지금의 상황이 우주의 전부를 안은 만큼 무겁고, 내가 바로 그 사람이 이 우주에서 만나는 마지막 사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울증에 걸린 시골 청년, 유토―“응, 나는 괴로웠던 거구나.”

어머니의 사랑도 형제의 우애도 느껴보지 못한 시골 아이 유토. 무엇을 해도 눈에 띄지 않는 너무도 평범한 유토는 아버지에게 떠밀리듯 도쿄로 올라와 단기대학에 입학하고, 졸업 후 작은 디자인회사에 취직한다. 또래의 도시 젊은이들과 전혀 어울릴 수 없었던 시골뜨기 유토의 삶에 한 줄기 빛과 같았던 여자친구는 어느 날 갑자기 매정하게 이별을 통보하고 떠나버린다. 가까웠던 할머니의 죽음에 이어 우울증 진단, 회사의 부도 소식까지 들려오자 유토는 모든 의욕을 잃어버린다. 좁은 자취방에 주저앉아 우울증 약(소라낙스와 루복스)으로 방바닥에 ‘죽음’이란 글자를 만들어보던 그는 술과 알약을 한꺼번에 삼킨 뒤 차가운 방바닥에 뺨을 대고 누워 이대로 ‘영원한 잠’에 들길 기다린다.

가난한 어부의 딸, 노노카―“내 몸에서 생선 냄새 나지 않아?”

궁핍한 집안 때문에 생선 통조림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교를 다녔던 노노카. 남보다 뛰어난 그림 실력을 가졌지만 그녀의 부모에게는 딸의 재능을 꽃 피워줄 ‘돈’도 ‘의욕’도 없었다. 담임선생의 도움으로 가게 된 미술학원에서 난생처음 사랑에 눈뜨지만, 뜻하지 않던 임신과 떠밀리듯 급히 올린 결혼식과 동시에 이 사랑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짐짝처럼 한 남자에게 자신을 내맡기게 된 노노카는 육아 부담과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집을 뛰쳐나오고 만다. 아이를 버렸다는 죄책감에 삼십 년을 시달리고, 죽도록 일만 하면서 자기 회사까지 일궈내지만 결국 회사는 부도를 맞고 만다. 연탄을 사들고 마지막으로 찾아간 사무실에서 이제 그녀는 스스로를 놓아버리기로 결심한다.

리스트컷증후군 외톨이 소녀, 마사코―“엄마의 착한 아이가 될게요.”

큰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엄마는 다시 같은 일을 겪게 될까 두려워 작은딸 마사코의 삶에 병적으로 간섭하고 집착한다. 이런 엄마 때문에 늘 외톨이로 지내던 마사코에게 음악을 좋아하는 쌍둥이 오누이가 생애 첫 친구가 되어준다. 그러나 쌍둥이의 누이가 지병으로 숨지고 동생마저 도쿄로 떠나버리자 마사코는 다시 혼자가 된다. 딸의 슬픔을 인정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는 엄마에게 절망한 마사코는 자기 방에서 웅크린 채 칼로 팔목을 그어대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밤, 발작하듯 뛰쳐나와 친구가 떠나버린 집 앞에서 소리 내어 운다.

특별한 희망도 욕심도 없고, 타인과 함께하는 일에도 서툴러 늘 주변에서만 맴돌듯 살아가던 세 사람에겐 사실 잃을 게 거의 없었다. 가진 게 없으니 지킬 것도 없었다.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알지 못하니 남이 알아봐줄 리 없고, 그러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니 남이 사랑해줄 리도 없었다. 더군다나 그들에게는 가족이란 울타리가 한 번도 따스해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가족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뒤에야 그나마 자유롭게 숨을 쉴 수 있었다. 전작 『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에서 ‘불임’과 ‘생명탄생’이라는 대조적인 테마로 인간의 처연한 삶을 묘파했던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 ‘모성’이라는 테마로 가족과 상처의 문제에 주목한다. 모성(어머니)이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조건 없는 사랑과 따뜻한 품, 희생 같은 단어들을 떠올린다. 그러나 현실의 모성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자살을 택할 정도로 절망한 세 주인공의 삶을 각각 거꾸로 읽어가다 보면, 그 근저에는 왜곡된 모성이 가져온 깊은 상처가 가로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상처투성이 삶을 위무하는 그 말, “절대로 죽지 마. 내가 옆에 있을게.”

약을 먹고 죽으려 했던 유토와 연탄을 피워 죽으려 했던 노노카는 충동적으로 함께 여행길에 오르고, 한밤의 어두운 도로에서 팔목에 자해의 흔적이 가득한 열여섯 살 소녀 마사코를 만난다. 묵묵히 운전만 하는 무기력한 청년, 퀭한 눈으로 차창 밖만 응시하는 중년의 여자, 그들의 차에 타자마자 기절하듯 잠들어버린 깡마른 소녀. 셋은 오랫동안 그 길을 달려 고래가 표류한 바닷가 마을에 도착하고, 이곳에서 며칠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어쩌면 자살하기 위해 뭍으로 올라왔을 수도 있는 고래를 바라보며 어서 바다로 돌아가라고 응원하기 시작한다. 상처투성이인 몸으로 돌아가 결국 거기서 죽게 되더라도 원래 살던 세상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신에게 기도한다.

그리고 바닷가 마을에서 그들은 어머니와 아들과 딸로 이루어진 ‘가짜 가족’이 되어본다. 이 과정에서 가족의 구심점인 ‘어머니’에 대한 각자의 상처가 드러나고, 진짜 가족과 해보지 못했던 감정의 교류가 이뤄진다. 노노카는 아기를 버린 죄책감을 ‘가짜 엄마’ 노릇으로 만회해보려 하고, 유토는 ‘가짜 아들’ ‘가짜 오빠’ 노릇을 하면서 진심으로 두 사람을 응원하게 되며, ‘가짜 딸’ 마사코는 무심한 듯하지만 따듯하게 자신을 걱정해주는 ‘가짜 엄마’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간다. 그리고 여기에 여동생을 자살로 잃은 마을 청년 마사하루의 가슴 아픈 가족사가 끼어들면서 이들에게 가족의 의미는 더욱 절대적이고 견고해진다.

이야기가 모두 끝나도 달라지지 않는 삶, 그래도 살아간다

구보 미스미는 “절망을 탁월하게 그리는 작가”로 정평이 나 있다. “풀리지 않는 인생”을 섬세하고 정중하게 그려낸다. 절망과 고독과 슬픔을 만져질 듯이 보일 듯이 포착해서 우리의 가슴을 서늘하고 울컥하게 만든다. 그녀가 소설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처럼, 인간을 무너뜨리는 것은 커다란 일격이 아니다. 몇 가지 작은 것들이 쌓여 어느 순간 갑자기 주저앉게 된다. 그 후의 회복도 마찬가지다. 조금씩 나아질 수는 있지만, 드라마 같은 반전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소설 속 세 주인공이 함께 고래를 보았다고, 잠시 정을 나누는 가족이 되었다고 그들의 삶이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상처가 단번에 아무는 것도 아니고, 뾰족한 타개책도 없다. 유토의 떠나버린 애인이 쉽게 돌아올 리 없고, 노노카의 회사가 갑자기 잘될 리 없고, 마사코의 엄마가 단번에 바뀔 리도 없다. 그러나 고래가 바다로 돌아간 뒤, 그들도 다시 한 번 삶 속으로 돌아가기로 용기를 낸다. 그러면서 유토는 애인이 돌아오지 않더라도 실컷 한번 울고 떨쳐버리자고 생각하고, 마사코는 친구를 직접 찾아가 만나보기로 다짐하고, 노노카도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해보기로 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다 끝난 뒤에도 이들의 삶은 하나도 나아지지 않을 수 있다. 그것이 현실임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많은 소설은 결말에서 그들을 일으켜 세운다. 일으켜 세우지 않더라도 어쨌든 밝은 미래를 제시한다. 우리는 상처받은 사람이 나오는 이야기를 읽으며 그런 기대감을 품는다. 결국 일어서겠지. 하지만 어떻게 치유될까? 어떻게 다시 살아갈까? 하지만 저자는 ‘도약’이라는 도구를 쓰지 않는다. ‘기적’도 일으키지 않는다. 안이한 ‘희망’을 주지도 않는다. 그것은 인간을 믿기 때문이다. 그렇게 급격히 좋아질 리는 없지만, 그래도 추스르고 살아갈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소설이 인간을 구할 수도 있을까? 그렇게 믿고 싶어지게 하는 소설이다.

“저는 소설을 읽을 때 행복한 이야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사랑에 빠졌거나 행복한 순간에는 소설을 읽게 되지 않거든요. 인생에서 ‘해냈다!’ 하며 기뻐하는 건 정말 물거품처럼 순간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풀리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을 품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_구보 미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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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한없이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채워진다. 그들의 마음, 그리고 우리의 마음. 그 진실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따뜻한 수작. 니케이신문

고래가 표류한 바닷가 마을에서 세 사람은 진짜 부모와 자식처럼 행복한 사흘을 보낸다. 등푸른생선을 손질하고, 조림을 만들어 먹는다. 그 장면을 잊을 수 없다. 아사히신문

세 사람의 치유되어가는 과정에서 얻는 감정의 환기력이 압권이다. 두 번째 작품이란 것이 믿기지 않는다. 요미우리신문

가족은 최강의 아군이요 가장 의지가 되는 요새다. 정말 그럴까? 사실은 가족을 적이라고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구보 미스미는 그 아픔, 그 잔인한 현실을 그리는 작가다. 스기에 마코이(평론가)

아프고, 두렵고, 따뜻하다. 오오야 히로코(평론가)

나는 고독을 이토록 공평하게 그린 작품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다. 고지마 게이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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