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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같이 부산을 댕기 보시기에 앞서서
1부 길남 씨는 길을 따라 진남로 금련산 물만골 황령산 2부 길남 씨는 마을버스를 타고 정과정 유적지 3부 나의 살던 고향은 대연동 동네마당(천지동) 지게골과 대연고개 못골 4부 부산에 가면 수영 기장군 기장시장 기장해안로 간절곶 중구와 연제구 자갈치 북구-낙동강을 따라서 동천 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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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가면 무엇을 보고 싶은가.
드넓은 바다, 그리고 사랑스러운 백사장, 국제시장의 단짠단짠한 먹거리, 자갈치 시장하면 단연 '회'라고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으시겠다. 여행가이드북은 실패 없는 부산의 여행지를 소개하느라 지면을 매력적인 사진들로 장식한다. 그래서일까? 부산을 방문한 여행객들은 비용대비 산출을 계산하느라 분주하다. 하지만 ??하하하 부산??에서는 그런 내용들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셈에 대해 가난한 손을 가진 소설가 배길남 씨가 말하는 부산은 오히려 당신의 삶과 나의 삶이 그리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 우리의 기억을 자꾸 자극한다. 가령 이런 식이다. 길을 가는데 사람들의 길을 만나고 길 위에서 길을 다니는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길을 갈 때에는 저도 모르게 손을 흔든다. 그의 이야기를 읽으면 관음증자의 유혹보다는 잃어버린 그 무엇이 다시 재현되는 것만 같아서다. 혹은 낯선 “골목 골목 사이”를 누비다가도 “금방이라도 사람들이 튀어나올 듯”한 동네에서 지금 잊힌 사라짐에 대해 생각하는 그를 아니 당신을 발견하게 된다. 기억 저편으로 밀려난 파편들을 지금의 기억으로 다시 호명하는 낯선 익숙함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이쯤 되면 길남씨가 안내하는 부산은 좀처럼 가닿기 힘들지만 언제나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는 어디쯤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풍경은 기원을 은폐한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이 떠오른다. 그 풍경 속으로 우당탕 들어가고야 마는 길남 씨. 그렇다면 길남 씨는 기원을 발견하고야 말 것인가, 아니면 그저 풍경 속에 갇혀 버릴 것인가. 이 글을 읽는 사람은 이런 즐거운 고민 속에서 부산이라는 장소성에 대해 어느새 흠뻑 동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라 부산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이 다시 쓰는 부산이야기. 부산 사람도 잘 모르는 부산을 이야기하고 싶다는 길남 씨의 여정은 우리를 부산이라는 공간의 이면으로 안내해 준다. 빠르게 변해가는 도시화의 흐름 속에서도 그것에 반해 더디 가는 어느 풍경 속엔 꼭 나와 닮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 사람들과의 만남이 공명을 만들어 내고 설령 그것이 변죽을 울리다 그만 길을 잃어버리는 일에 불과하면 어떠랴. 길을 잃어버리는 것에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의 함의는 그 도시의 경계선, 인식의 경계선을 허물고 그저 그 도시를 이루는 모든 것들과 친해지라는 뜻이리라. 당신은 이 책과 더불어 친절한 여행 책자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탈주선을 만들라는 주문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아니 먼저 눈이 그것을 수행할 것이고 공감의 정서를 만들 것이다. 이것이 어쩌면 중앙/지방이라는 둔중한 무의식의 장벽을 조금씩 허물어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지나친 생각일까. 이 책을 손에 들고 부산을 헤매는 당신을 상상해 보라. 그리고 골목 귀퉁이를 돌아나올 때, 불쑥 길남 씨가 그 특유의 부산사투리로 말을 걸어올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는 반가움에 덥썩 손이라도 잡을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