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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_ 인간, 두뇌로 음식을 먹는 동물
Chapter1. 우리는 왜 바삭한 음식에 끌리는가? 바삭한 맛의 원천: 곤충 바삭한 맛의 원천: 식물 바삭한 맛의 원천: 익힌 음식 턱뼈와 두뇌 바삭한 음식과 소리 바삭한 단어 Chapter2. 인간이 잡식동물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 숲에서 생활한 영장류 두뇌와 고기 유지비가 많이 드는 두뇌 수산물 가설 잡식에서 초잡식으로 농업이 초잡식성에 미친 영향 오늘을 사는 구석기 초잡식동물 Chapter3. 매운 맛은 고통인가, 아니면 쾌락인가? 맛과 문화 맛의 기본 지식 맛과 두뇌 고통의 쾌락: 매운 고추 맛의 유전학 음식과 성 Chapter4. 체중, 음식, 행복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더 먹는 이유 소화와 두뇌 두뇌 구조와 체지방 두뇌 기능과 체지방 음식에 대한 중독 신경성 식욕부진증 Chapter5. 나는 왜 오늘 먹은 음식을 기억하지 못하는가? 기억과 해마 해마와 식이 행동 기억과 망각 작업기억 미래계획기억 음식축제와 기억축제 Chapter6. 모든 요리에 이름이 없다면 어떻게 주문해야 하는가? 생물학적 분류 범주와 분류 이름과 형태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 Chapter7. 유명 레스토랑의 셰프는 왜 대부분 남자인가? 창의성과 진화 창의성과 두뇌 창의적 주방 환경 또 다른 창의적 주방 Chapter8. 인생 최고의 맛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기억이다 마음 이론 음식 이론 감사의 말 주 |
John S. Al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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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한 맛은 어디서 왔을까? 가공하지 않고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바삭바삭한 음식은 그 종류가 다양하다. 하지만 그중 일부는 현대 서구 식단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엽기적으로 보일 수 있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바삭한 음식은 곤충이다. 곤충이 바삭바삭한 원인은 키틴(chitin)이라고 불리는 다당류로 구성된 외골격으로 덮여 있기 때문이다.
곤충은 지방과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세계 각지에서 식재료로 쓰인다. 서구인들은 곤충을 다른 식량이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나 먹는 야만적인 식재료로 여기지만 전통 음식에는 곤충을 재료로 삼는 경우가 많다. 많은 지역에서 외골격이 있는 성충을 불에 굽거나 기름에 튀겨 한층 더 바삭한 상태로 만들어 먹는다. ---pp.17~18 워시번은 고기 섭취가 호모 속의 일원인 인류의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미닌이 유인원과 다르게 진화한 요인으로 고기 섭취, 두뇌 크기 증가, 석기 사용, 지능 향상을 꼽았다. 워시번의 생각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고생물학자 레이먼드 다트(Raymond Dart)의 가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었다. 다트는 1925년에 최초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화석을 발견하고, 이 화석에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는 속 명칭을 붙인 학자다. 그는 큰 두뇌를 가진 호모 속이 고기를 섭취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작은 두뇌를 가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이미 고기를 섭취하기 시작했다는 가설을 세웠다. 그리고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동물을 사냥하고 심지어 같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끼리도 죽인 ‘사냥꾼 유인원(killer ape)’이라 보았다. ---p.54 우리는 특정 음식이나 맛을 갈망하다가 그런 음식을 먹으면 쾌락을 느낀다. 반대로 그런 음식을 먹지 못하면 안절부절못한다. 이를 두고 우리가 음식에 중독됐다고 말할 수도 있을까? 최근에는 강박성 과식(compulsive overeating)을 뜻하는 ‘음식중독(food addiction)’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중독은 일반인과 다른 심리 상태다. 특정 약물에 대한 갈망과 의존성 정도가 정상 수준을 초과하고 일반인에게 충분한 양이거나 위험한 양의 약물을 투여 받아도 만족하지 못하는 상태다. 약물중독자는 즐기는 단계를 넘어 심신이 피폐해져도 약물을 갈망한다. ---p.143 도입부에 인용한 미국의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의 글은 고급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한 경험과 평범한 식당에서 식사한 경험을 대조한다. 에버트는 암수술을 받은 탓에 더 이상 입으로 먹거나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더 이상 어떤 음식을 먹고 예전 일을 회상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퇴원 후 새로운 생활 방식에 적응한 그는 음식과 관련된 기억 중 일부는 선명하게 머릿속에 남아 있지만 다른 기억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평생 딱 한 번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한 ‘사건’은 기억에 남았지만 그때 무슨 음식을 먹었는지는 기억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즐겨 먹던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는 놀랍도록 선명하게 기억했다. 아마도 이러한 음식에 반복해서 노출되다 보니 그에 대한 기억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새겨졌을 것이다. 또 음식을 비롯해 사물에 대한 인지 구조가 형성되는 어릴 적에 겪은 일이라 더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었을 것이다. ---p.160 세계 각 문화권에서 집에서 음식을 요리하는 일은 여성이 전담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가정요리(home cooking)는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일, 창의적이지 않은 일로 간주된다. 누빔과 뜨개질 같은 기술처럼 집에서 요리하는 일은 누가 알아주지 않는 일이었다. 가정요리를 혁신한 창의적인 사람들이 지금까지 평가받지 못한 이유는 가정에서는 개인적 인간관계에 기반을 둔 협동으로 음식을 요리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공공 공간에서 사회적 계약 관계와 위계질서에 있는 사람들이 협동한 작업의 창의성만 평가했다. 레스토랑에서는 위계질서의 맨 위에 있는 수석 주방장만이 박수갈채를 받고 역사에 이름을 남긴다.---p.258 누구나 음식을 먹으면서 예전의 기억을 떠올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히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나는 가끔 케첩을 뿌린 달걀볶음밥을 가족들에게 만들어준다. 이것은 남은 음식을 맛있게 처리하는 방법일 뿐 아니라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신 음식이고 내 아들들이 나중에 가족들에게 해줬으면 하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음식은 인간관계를 촉진시키는 촉매가 되기도 한다. 특히 상징적 의미가 담긴 음식이 그렇다. 음식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꼭 국경일이나 종교 휴일에만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음식을 먹으란 법은 없다. ---pp.279~2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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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먹이가 아닌 문화를 먹는가?”
인간의 미각과 식이행동에 대한 인지심리학,생물학,문화인류학적 고찰 인간이 먹는다는 것에 관한 질문들 사람이 아닌 동물은 ‘먹이’를 먹는다. 그러나 사람의 경우 ‘먹이’라는 단어 대신 ‘음식을 먹는다’고 표현한다. 모든 동물은 생존을 위해 먹어야 하므로 자연선택에 따라 음식을 구하고 소비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행동 메커니즘이 발달했다. 또 일부 인지 능력이 발달한 동물은 먹는 것과 관련된 활동을 즐거운 일로 여기기도 한다. 이런 동기, 쾌락, 보상의 기초적 인지 메커니즘은 어떤 동물이든 가지고 있지만 사람은 여기에서 한 발 나아가 다양한 ‘문화적’ 맥락에서 식이행동을 발달시켜왔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신경문화인류학 교수인 존 앨런은 음식 섭취와 소화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인간의 식이행동에 대해서 연구해왔다. 그리고 그 연구결과를 집대성하여 《미각의 지배》를 출간했다. 이 책은 “왜 사람들은 바삭한 음식에 끌리는가?”, “인간은 어떻게 초잡식종이 되었는가?”, “왜 특정 문화권에서는 혐오 음식이나 선호 음식이 따로 있는가?”, “왜 사람들은 복잡한 조리법을 높이 평가하는가?” 등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 인간이 음식을 먹는 방식과 음식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 인류를 다른 동물과 다르게 진화시켰다고 말한다. 특히 인지심리학, 현대생물학, 뇌과학, 문화인류학 그리고 음식의 역사와 영양학 전반에 걸쳐 ‘먹는 자’와 ‘먹는 것’에 관한 새롭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득 담았으며, 인간의 삶과 음식은 생리적일 뿐 아니라 문화적인 현상임을 알려준다. 문화적 미각을 지닌 인간. 우리가 음식에 대해 가지는 인지 과정은 매우 정신적이고 경험적인 것으로, 언어와 함께 인간 역사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다. 이 책은 잡식, 조리, 경험, 금기, 비축 등 인간의 식생활 속의 다양한 특이 행동을 분석하면서 우리의 혀가 인류의 역사와 진화사를 이끌어왔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1장에서는 바삭한 음식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탐구하며 2장에서는 인간이 다른 영장류와 크게 구분되지 않던 시절부터 초잡식동물이 된 지금까지 인류 음식의 변천사를 소개한다. 3장에서는 인간이 생물적인 미각뿐 아니라 문화적 미각에 대해 얘기하고 4장에서는 중세 단식 소녀들과 현대사회의 거식증, 그리고 비만 등의 상반된 현상에 대해 알아본다. 5장에서는 인간이 음식에 대한 경험과 그로 인한 기억을 뇌과학적으로 풀어보며 6장에서는 분류와 범주화를 주제로 하여 음식과 메뉴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7장에서는 음식의 창의성, 독창성에 대해서 탐구한다. 마지막으로 8장에서는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 ‘마음 이론’을 빗대어 궁극적으로 인간이 음식에 대해 이해하는 방법, 즉 ‘음식 이론’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 왜 사람들은 바삭한 음식에 끌리는가? 《미각의 지배》는 “왜 사람들은 바삭한 음식을 좋아하는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특별히 ‘바삭한 음식’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류가 바삭하게 튀긴 음식에 열광하는 것은 견고한 문화적 장벽을 넘어 대륙을 횡단한다. 일례로, 문화적 배타성이 강한 일본에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음식을 받아들여 덴푸라를, 독일의 슈니츨을 받아들여 돈가스를 고안했다. 문화적으로 배타적인 곳에서도 바삭한 음식을 받아들였다면 이는 ‘문화적 유입’이라는 수동적 측면보다는 전 인류가 ‘생득적’으로 바삭한 음식에 대한 본능이 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여기서 앨런 교수는 인류가 바삭한 음식을 본능적으로 좋아하게 된 근원을 따져 음식과 인류 진화에 대한 해석을 유도한다. 이 책에서는 곤충과 과일, 또는 과일이 없을 때 대체 식품인 아삭한 채소 등을 통해 바삭한 음식에 대한 선호가 생겼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거기에 인간이 불을 발명한 후 기존에는 먹지 못했던 동식물까지 먹게 되면서 오랜 시간동안 바삭한, 혹은 아삭한 음식을 먹어온 생득적 선호가 튀기거나 구운 음식을 통해 더욱 강화되었으리라 짐작한다. 이런 관점은 다른 동물에 비해 양질의 영양소를 섭취해왔기 때문에 인간이 생태계의 가장 지배적 위치로 진화한 것이라고 보는 기존의 보편적 연구 관점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패스트푸드와 같이 고칼로리에 영양적으로 불량한 음식을 즐기는 현대인의 식습관이 이런 관점을 반증한다. 많은 학자들이 음식 문화가 인간의 본성이나 문명에 미친 영향에 대해 그저 ‘더 좋은 영양소를 섭취해왔기 때문에’ 정도로 간과해온 것을 저자는 인간의 미각이 가지는 주관적이고 미시적인 역사를 끄집어내 새로운 의미를 찾는다. 사람들의 음식에 대한 관점은 복잡한 역사의 산물로 인지발달사, 진화사, 문화사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역사와 집안의 역사, 공동체의 역사까지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런 미시, 거시 역사 속에서 인간이 왜 별것을 다 먹는 초잡식동물이 되었는지, 프랑스의 젊은이는 대낮에도 코스 요리를 시켜먹을 정도로 음식에 대한 집착이 강한 반면 왜 미국의 나이 지긋한 노인들은 KFC 치킨으로 식사를 때우는 일이 잦은지, 요리는 주로 여자의 업무였음에도 불구하고 왜 세계적인 셰프는 대부분 남자인지 등에 관해 이 책은 흥미롭게 해석해나간다. 당신의 저녁 식탁이 미래의 인류를 말한다 “역사상 모든 시대의 모든 장소에 있는 모든 사람이 식사의 즐거움을 느꼈다. 식사의 즐거움은 다른 모든 쾌락의 일부가 될 수 있고 모든 쾌락 중 가장 오랫동안 지속되며, 지인들이 다 죽고 혼자 여생을 보내는 사람을 위로해준다.” 이는 프랑스의 음식철학을 대표하는 저술가인 장 앙텔므 브리야사바랭이 자신의 책 《맛의 생리학》에서 언급한 경구다. 이는 음식과 식사의 보편적인 중요성을 나타낸다. 어떤 방식으로 왜 먹는지 정확하게 가르침을 받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숨을 쉬는 방법처럼 자연스럽게 음식과 식사에 관련된 지식을 터득해나간다. 이는 마치 언어와도 비슷하지만, 언어가 사회적 상호작용 속에서 시험당하는 외부적인 행동이라는 점에서 앨런 교수는 음식이야말로 내적 언어, 즉 ‘마음’에 더 가까운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사회 속에서 상대방 행동의 표상을 보고 표의를 읽어낸다. 이처럼 타인의 마음 상태와 행동을 예측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누구나 상대의 마음을 읽는 ‘마음 이론’을 내적으로 발전시킨다. 《미각의 지배》는 사람들이 음식을 생각하는 방식 역시도 마음 이론과 같다고 가정한다. 각자의 머릿속에 있는 암묵적인 ‘음식 이론’을 통해서 인간이 음식을 생각하는 방식을 규명하는 것이다. 음식의 맛, 냄새, 식감, 소리는 동시에 결합되어 먹는 경험을 형성하는데, 여기서 경험의 깊이와 의미는 기억과 동기, 또 새로운 음식에 대한 두려움이나 익숙한 음식에 대한 식상함 등 여러 다른 인지 과정의 영향을 받는다. 야구장에서 먹는 핫도그와 취업면접을 보러 가는 길에 사먹는 핫도그의 맛이 다른 것처럼 이 과정은 철저히 사회적 맥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브리야사바랭은 현대를 사는 모든 사람은 식사의 기술과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책은 이것이 역사 속 우연이 아니라고 말한다. 수백만 년에 걸친 인류의 진화와 인류 문화의 산물로 우리는 야채, 고기, 곡식, 해물, 견과류 등 온갖 음식을 언제든 먹을 수 있는 초잡식종이 되었다. 이 책을 읽은 후 우리 모두는 저녁 식탁을 훌륭히 계획하고 준비하여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인간의 미각이 지배해온 역사에 대한 최선의 행동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