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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작가의 말 왕녀 운모 가마산의 전설 예지몽 ‥ 진정한 우승자 사로국에서 온 사람 대장군 구도 성군이 되소서 골벌국의 제안 아주 특별한 선물 사로국 새 왕의 서신 금성산성으로 안녕, 나의 조문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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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가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더니 그 자리에 서서 왕과 운모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가 너를 죽일 생각이었다면 벌써 그렇게 했을 거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않았어. 그러니……, 넌 잠깐 모개하고 저쪽에 가서 기다려라.” 왕의 말을 곱씹어 보던 운모가 모개를 데리고 조금 멀리 가서 섰다. 그러자 왕이 구도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왕의 뜻을 알아차린 구도가 왕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앉았다. “내 딸과 혼인하겠소?” 구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미안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함께 담긴 눈빛이었다. “내 그럼 잘 부탁하오.” 구도는 따뜻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말을 마친 왕이 구도를 물러가게 하더니 다시 운모를 불렀다. 그러고는 이 말을 남기고 운명했다. “나는 지난 번 그가 우리 조문에 왔을 때 너를 보러 일부러 왔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와 혼인해라. 너만은 살아남아야 한다. 그래서 사라지는 우리 조문국의 피를 영원히 이어나가게 해야 한다. 반드시……!” 말을 타고 돌아온 구도가 몸을 구부려 손을 내밀었다. 운모는 그 손을 잡고 말에 올라 구도의 뒤에 앉았다. 말이 앞으로 걸어 나가자 모개가 옆에 서서 그들을 따라 걸었다. 운모가 등에 짊어진 비단 보자기에는 스승에게서 받은 책과 조문금이 들어있었다. 병마훈련장을 빠져나가던 운모가 뒤를 돌아보았다. 운모 는 마음속으로 고국에 이별을 고했다. ‘안녕, 나의 자랑스런 조문국!’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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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를 읽고 경북 의성에 ‘조문국박물관’이 개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문국……, 참 낯선 이름이었어요. 그런 나라가 있었던가, 했지요. 그날, 그 기사를 본 후부터 ‘조문국’과 ‘마지막 공주 운모’에 흠뻑 빠져 허우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신비스럽고 흡인력 있는 고대 국가와 왕녀 운모는 저를 한시도 가만히 놔두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이 글감으로 꼭 동화를 써야겠다고 더욱 다짐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당시엔 막 다른 작품을 쓰기 시작했던 터였고 저에겐 여력이 없었어요. 그런데도 ‘조문국’과 ‘마지막 공주 운모’라는 두 개의 키워드는 제가 잠시라도 방심할 때면 여지없이 제 머릿속을 파고들면서 저를 흔들어놓곤 했답니다. 몇 달 후 쓰던 작품이 마무리되고 나자 저는 드디어 이 매력적인 고대국가와 마주하고 앉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자료 채집과 조사 작업을 진행하던 중 저는 몹시 당황하고 말았지요. 필요한 모든 자료를 얻을 수 있으리라 확신하며 의성 조문국박물관을 방문했지만 정작 조문국에 관한 사료는 거의 없었거든요. 신라에 관한 유물과 기록들만 눈에 뜨일 뿐이었어요. 인터넷을 통해서도 수없이 검색해 봤지만 그 또한 같은 실정이었고요. 그때서야 저는 비로소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나를 불렀구나, 왕녀 운모가 나로 하여금 그녀와 그녀 나라에 관한 이야기를 쓰도록 만들었구나.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조문국을 알리고, 비록 - 사라졌지만 사라지지 않은 왕국-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하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내왔었구나. 시도 때도 없이…….’ 이렇게 해서 세상에 얼굴을 내밀게 된 ‘왕녀 운모’ 이 동화는 1800여 년 전, 경북 의성군 금성면 일대에 있었던 소왕국으로, 당시 세력을 넓히기 위해 북쪽으로 진출하려던 사로국(초기의 신라)에게 멸망하고 만 조문국과 그 나라의 마지막 공주 운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 동화에서 사로국이 조문국을 무너뜨리던 최후의 순간, 왕녀 운모의 어떠한 선택이 찬란했던 조문국의 ‘정신과 문화’를 소멸되지 않고 영원히 후대로 전해지도록 했는가를 보여주려 했습니다._2019. 11. 동화작가 한은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