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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 저자 서문 · 보호소 동물들의 최후의 초상
이 책에 실린 사진 속 동물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다 마지막 초상화 살처분을 줄이기 위해 우리가 할 일 개정 증보판 저자의 글 · ‘살처분 제로’가 아니라 ‘불행한 동물 제로’가 목표다 개정 증보판에 보태지다 · 20년 만에 살처분이 90퍼센트 줄었다 편집자의 글 · 한국과 여러 나라의 살처분을 줄이기 위한 방법 수도꼭지를 잠가라, 중성화수술의 중요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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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이 넘은 포메라니안 늙은 개. 이 아이를 보호소에 데리고 온 사람은 비싼 옷차림을 한 중년 여성이었다. “늙은 개 마지막 뒤치다꺼리하기 싫어서요.” 매달리는 듯한 아이의 눈동자를 뿌리치고 여자는 이 말을 남긴 채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 p.48 나이를 먹어서 손이 많이 간다고 버려진 또 다른 늙은 개. 초기 치매 증상을 보이는 이 아이는 가끔 철창 안을 배회한다. 허옇고 뿌연 눈동자를 글썽거리며. --- p.50 임신했다는 이유로 버려진 어미 개는 태어나지도 못한 몸 안의 새생명과 함께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 p.54 ‘이사를 가기 때문에’, ‘병이 생겨서’와 같은 납득하기 힘든 이유로도 생명은 버려진다. --- p.64 “인간과 함께 오래 살던 동물이다 보니 느낌이 있는지 앞으로 자기 운명이 어찌될지 아는 것 같아요. 그래서 동물들은 대부분 살처분 되는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온몸으로 거부합니다. 입구 쪽에서부터 필사적으로 네 발로 버티지요.” --- p.72 한 초등학교에서 사진전을 열었을 때의 일이다. 눈에 눈물이 한 가득 고인 아홉 살짜리 남자 아이가 다가오더니 물었다. “왜 이 아이들을 죽이는 거예요?”, “인간에게 버림받아서.”, “그럼, 저도 버림받으면 죽게 되는 건가요?”,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어째서요? 똑같은 생명이잖아요.” --- p.74 네 마리의 새끼 고양이를 보호소에 데려온 주부에게 물었다. “이 아이들 여기에 두고 가면 가스실에서 죽습니다. 괴로워하면서 죽어 갈 거예요.”, “하지만 어쩔 수 없으니까요.”, “집에 있는 어미 고양이는 중성화를 시켜주시면 어떨까요?”, “네? 너무 가엽잖아요. 게다가 돈도 들고요. 전 좀 바빠서 이만.” 보호소에 들어온 아기 고양이들은 마대에 넣어져 가스실에서 살처분되었다. --- p.100 개나 고양이를 보호소로 데려가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가스실 앞에 서서 최후의 버튼을 누를 수 있는가?” --- p.104 동물과 함께 산다는 것,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명확히 안 이후에야 우리는 동물과 함께 살 자격이 있다. --- p.123 일본의 유기동물 보호소에 관한 행정은 ‘죽이기’ 위한 시설에서 ‘살리기’ 위한 시설로 역할과 사명을 크게 바꿔 나가고 있다. --- p.134 문제 해결의 최종 목표는 ‘살처분 제로’가 아니다. ‘버려지는 생명 제로’, ‘보호소에 들어오는 생명 제로’가 목표이며 ‘불행한 생명 제로’가 궁극의 지향점이다. --- p.134 일본에서 이 책의 초판이 나온 이후 일본 사회는 동물 문제에 관해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1998년 즈음 보호소에서 살퍼분되는 수가 매년 약 60만 마리였는데, 2017년에는 51, 495마리로 줄었다. 20년 만에 살퍼분이 90퍼센트 줄었다. --- p.136 중성화수술이 전제 되지 않으면 유기동물의 살처분은 끝없이 되풀이될 뿐이다.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고 넘치는 물을 막을 방법은 없다. --- p.168 보호소는 단지 동물을 수용 하는 곳이 아니라 입양을 보내는 곳이어야 한다. 그래야 매년 유기동물 보호소에 들어가는 200억 원가량의 세금이 헛짓이 되지 않을 것이다. 동물을 죽이는 데 들어가는 돈을 동물을 살리는 데 써야 한다. 169 허술한 제도를 만들어 놓고 동물의 삶을 존중하라고 입 바른 말을 한들 변화는 오지 않는다. 생명을 존중하는 잘 만들어진 시스 템 안에서 개개인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도록 만들어 내야 한다. --- p.1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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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버린 개, 고양이는 어디로 가는가?
유기동물 문제를 처음으로 다뤘던 초판, 10년 만의 개정증보판에 희망을 담다 10년 전 『유기동물에 관한 슬픈 보고서』 초판을 사회에 내놓았다. 1990년을 전후해서 한국에서 시작된 반려동물 문화가 2002년 전후로 반려동물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새로운 양상을 보일 때였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 준비가 되지 않은 사회, 준비되지 않은 반려인으로 인해 유기동물 수가 늘었고, 동시에 동물단체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도 시작되었다. 생명을 존중하는 시민의식의 향상 없이 반려동물 산업이 팽창하면서 많은 문제가 복합적으로 튀어 나왔다. 특히 보호소의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건강한 생명이 살처분 되고 있었다. 2008년 당시 1년간 발생한 유기동물 숫자는 77,877마리였으며 그 중 30.9%인 24,035마리가 안락사, 15.9%인 12,395마리가 자연사로 죽었다. 대략 버려진 동물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죽음을 맞았다. 초판을 출간하며 사회와 개인이 함께 노력하면 10년 후 쯤에는 상황이 나아지리라 믿었다. 책이 씨앗이 되기를 바랐다. 10년이 지나 개정증보판을 낸다. 일본 출판사가 폐업하면서 절판이 되었는데 그 사이 달라진 내용을 보태어서 한국에서 개정증보판을 내게 되었다. 포토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유기동물 문제에 천착해 온 저자는 희망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일본의 상황을 전해주었다. 20년 전에 유기동물 60만 마리가 살처분 되었던 일본은 현재 살처분율이 90퍼센트나 줄었고, 살처분 없는 보호소도 생겼다. 개정판에 새롭게 추가된 28장의 컬러사진과 저자의 글이 희망을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상황은 기대와 달리 더 나빠졌다. 유기동물 발생 숫자는 더 늘었고, 그만큼 살처분 숫자도 늘었다. 이 책의 초판이 사회에 유기동물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면 개정증보판은 동물복지 선진국의 시스템을 참고하여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다시 고민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