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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머리에
제1장 '작은 거인' 윌리엄 포크너 제2장 신화적 왕국의 창조, 『흙 속의 깃발』 제3장 시간과 실존, 『고함과 분노』 제4장 삶과 죽음의 변주곡, 『내 죽으며 누워 있을 때』 제5장 개인과 사회, 『팔월의 빛』 제6장 야망과 절망, 『압살롬, 압살롬!』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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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 빗대어 말하자면, 헤밍웨이는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상대였다. 내가 바라는 대로 쉽게, 조금 ‘헤프다’ 싶을 만큼 호락호락 넘어왔다. 한편 포크너는 헤밍웨이와는 달리 무척 도도한 데다, 오만하여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요즈음 젊은이들이 즐겨 쓰는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까칠하다’고나 할까. 냉랭하게 찬바람이 부는 것이 접근은커녕 말 한번 붙여보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첫사랑과 헤어진 뒤 그 난해하기로 이름난 포크너를 두 번째 사랑으로 택했던 것이다. 내가 대학원에 다니던 1970년대 초 무렵만 해도 아직도 일본 식민지 시대의 유산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외국 문학을 연구해도 오직 한 작가만을 전공하는 경향이 강하였다. 그래서 누구는 제임스 조이스가 자기 전공 작가이네, 누구는 T. S. 엘리엇이 자기 전공이네, 또 누구는 헤밍웨이가 자기 전공이네 하고 어느 특정 작가에 말뚝을 박았다. 만약 다른 사람이 그 작가에 관해 논문을 쓰거나 발표라도 하면 눈을 흘기기 일쑤였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포크너는 아무도 자기 영역이라고 선뜻 말뚝을 박는 사람이 없었다. 내가 포크너를 전공 작가로 택한 데에는 이렇게 지적 자만심이 크게 작용하였다. 젊은 나이의 오기도 한몫했겠지만, 남이 좀처럼 택하지 않는 작가에 도전해보겠다는 오기가 발동했던 것이다 --- pp.5-6
포크너는 어딘지 모르게 촌스럽고 왜소한 느낌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키는 5피트 5인치, 그러니까 165센티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 사람의 평균 키가 175센티미터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그는 평균치에서도 한참 모자란다. 포크너의 몸무게도 125파운드, 겨우 56킬로그램으로 미국 평균 체중 66킬로그램에 크게 못 미친다. 그러나 예술적인 면에서 보면 포크너는 미국 문단의 거인으로 다른 동료 작가들 어깨 위로 우뚝 솟아 있다. 그의 옆에 나란히 놓고 보면 오히려 난쟁이처럼 보이는 작가들이 수두룩하다. 미국 문단뿐 아니라 세계 문학사에서도 이제 그를 빼고는 20세기 현대 문학을 말할 수 없게 되었다. --- p.24 미국의 현대 작가 중에서 아마 포크너만큼 제도 교육을 받지 않은 작가도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와 동시대에 작품 활동을 한 헤밍웨이도 최소한 고등학교는 졸업했으며, F. 스콧 피츠제럴드와 존 스타인벡 역시 대학 중퇴 정도의 학력은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활약한 미국 작가들은 거의 대부분 대학 교육을 받았으며 석사학위나 박사학위를 받은 작가도 더러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고학력이 그들에게는 오히려 상상력을 위축시키는 거추장스러운 족쇄가 된다. 대부분 작가는 제도 교육을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흔히 창작 에너지가 약화될 뿐 아니라 작가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한 자유롭고도 생기에 넘치는 상상력이 위축된다. 다시 말해서 교육 수준이 높은 작가는 삶의 경험을 구체적이고 극적으로 형상화하는 대신 흔히 그것을 추상화하고 관념화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 체면이나 지적 소심성 때문에 작품의 소재 선택이나 표현 방법에서도 과감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들의 작품을 읽을 때 흑설탕의 감칠맛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사카린 같은 인공 감미료 맛을 느끼게 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 pp.3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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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이해하는 포크너의 생애와 문학
위대한 작가의 생애와 작품을 최고 전문가의 해설과 풍부한 사진을 곁들여 소개하는 이숲 출판사의 세계명작 해설 시리즈 두 번째 책. 2012년 7월 출간된 ‘헤밍웨이를 위하여’의 뒤를 잇는 이 책의 저자 김욱동 교수는 미국 남부 후미진 시골구석 ‘손바닥만 한 작은 땅’에서 태어난 이 왜소한 체구의 작가가 어떻게 노벨문학상을 받고 세계문학의 반열에 오른 거인이 되었는지, 그는 어떤 절망과 사랑에 괴로워했고, 어떤 작품을 썼으며, 그가 생각한 진정한 문학은 무엇이었는지를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인다. 포크너 문학 정복에 왕도는 없다, 그러나…… 미국 유학시절 포크너를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은 김욱동 교수. 그러나 사실 그의 첫사랑은 헤밍웨이였고, 포크너는 그의 두 번째 사랑이었다. 포크너는 작품의 수도 헤밍웨이보다 세 배는 많은 데다, 문체도 까다롭고 난해하여 읽어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크너가 남긴 장편소설은 스무 편 정도, 단편소설은 백 편이 넘는다. 게다가 사전에도 나와 있지 않은 남부 흑인 사투리는 작품을 읽는 데 적잖이 걸림돌이 된다. 한마디로 포크너의 작품은 읽고 또 읽어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많다. 언젠가 한 독자는 포크너에게 “선생님의 작품은 세 번을 읽어도 모르겠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라고 물은 적이 있다. 그랬더니 포크너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러면 네 번을 읽으십시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독자는 포크너가 ‘난해한 작가’, ‘접근하기 어려운 작가’라는 선입견으로 그의 작품 앞에서 주눅 들 필요는 없다. 왜냐면 저자는 이 책에서 포크너의 생애와 그의 대표적 작품의 줄거리와 핵심적인 내용과 다양한 문학적 장치, 그리고 그 작품이 태어난 전기적·문학적 배경을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여주듯이 생생하게 전달하여 독자는 그의 생애와 작품을 아주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의 삶과 문학을 함께 조망한 포크너 이해의 결정판 이 책은 국내에서 포크너의 삶과 그의 대표작을 밀도 있게 소개한 가장 ‘친절한’ 해설서’다. 이 책의 저자 김욱동 교수는 자신의 포크너를 전공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밝힌다. 그가 대학원에 다니던 시절에는 대부분 어느 특정 작가를 전공으로 택했지만, 포크너를 전공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난해하고 까다롭기로 소문난 포크너의 작품을 전공하려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젊은 오기’가 발동한 김 교수는 남이 기피하는 작가에 포크너에 도전했고, 평생 그의 작품에 천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국내에서 출간된 포크너의 연구서는 매우 드물다. 미국 문학의 대표작가, 노벨상 수상작가에 대한 한국인의 이해가 그리 깊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행히도 이 책은 세계문학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소설가 포크너를 제대로 이해하고, 특히 그의 대표작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흔하지 않은 계기를 제공한다. 더욱이 문학에 관심 있는 교양 있는 독자는 물론이고, 포크너 연구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도록 책의 끝 부분에는 자세한 참고문헌 목록도 첨부했다. 재미와 감동을 주는 풍부한 사진 자료들 이 책에는 포크너의 어린 시절부터 그가 사망하여 묘지에 묻힐 때까지 그의 삶을 조명하는 수십 편의 사진과 상세한 캡션이 수록되었다. 포크너의 가족은 물론, 그의 생애에 결정적인 순간이 되었던 사건, 당시 훅인 노예들이 살아가던 미국 남부의 현실, 그가 출간한 책의 초판본, 그에게 영향을 주었던 작가, 그리고 그의 작품을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의 사진들은 자세한 설명이 곁들여져 독자의 읽는 재미를 더한다. 특히, 말년에 그가 사랑했거나 그를 사랑했던 여성들의 사진은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