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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슬픈 날이 아니야
김규림 글
꿈꾸는날개 2013.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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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어른 함께 읽는 가족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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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세 식구의 아침

할아버지가 장가간대요

믿을 수 없어요

그래도 씩씩할 거야

아름다운 준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일기장
8월의 일기
9월의 일기
10월의 일기

오늘은 슬픈 날이 아니야

저자 소개 1

글김규림

 
2002년 장편동화로 어린이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출간작으로는 동화 [엄마 찾는 아기 단풍] [오늘은 슬픈 날이 아니야] [떠돌이개 똘이의 일생] [쌍둥이와 호빵씨] [째깍이와 깜빡이] [나는 꽁지다] [하늘로 날아간 다람쥐] [별을 부르는 팽이] 가 있으며, 소설 [그 지붕의 새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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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성원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으며,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꽃과 물고기와 책을 좋아하며, 섬세하고 감성적인 펜화로 이야기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림을 통해 독자들의 상상력을 깨우는 좋은 그림책 작가가 되기 위해 그림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작품으로는 2012년 문학동네 엘릭시르 『미스테리 책장』 시리즈가 있고, Art Space ZACO에서『잠요정과 파란소녀』로 첫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3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96쪽 | 266g | 172*235*15mm
ISBN13
9788997797042

책 속으로

퇴근하고 돌아와 저녁 밥상을 물린 아빠가 얼굴 가득 장난기를 담고 할아버지를 떠보기 시작했다.
“아버지! 오늘도 여자 친구랑 약수터 다녀오셨겠네요?”
“너 정말 자꾸 이럴래? 여자 친구는 무슨 여자 친구가 있다고 그래!”
할아버지가 이맛살을 찌푸리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니 왜 소리는 지르고 그러세요? 여자 친구 있는 게 뭐 어떻다고! 안 그러냐, 근영아?”
“맞아. 히힛!”
잠옷 단추를 채우던 근영이가 맞장구를 쳤다.
“그래서 제가 오늘 하루 종일 생각해 봤는데요, 아버지 장가가시면 저희도 좋을 것 같아요. 히히.”
“얘가 정말!”
“찡이 할머니라면 대환영이에요. 좋은 분이라고 동네에서도 소문났잖아요. 나랑 근영이한테도 얼마나 잘해 주시는데요. 히히.”
“맞아! 찡이 할머니가 날 얼마나 귀여워해 주시는데!”
“어휴, 마흔을 넘긴 아들 녀석이나 열한 살짜리 손자 녀석이나 똑같네, 똑같어!”
할아버지는 벌컥 부아를 내며 나가버렸다.
할아버지가 나가자 근영이가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아빠, 아빠!”
“왜?”
“할아버지 말이야, 진짜 장가가고 싶은가 봐.”
“왜, 무슨 일 있었어?”
“오늘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다가, 내가 들어오니까 얼른 멈추는 거 있지!”
“무슨 말씀들을 하셨는데?”
“한 마디밖에 못 들었어.”
“무슨 말?”
“할머니가 이러셨어. 나도 힘닿는 데까지 할 테니 아들 손자 걱정은 마시구려, 이러셨어!”
“똑똑히 들은 거야?”
“그렇다니까! 그리고 할머니가 할아버지 손도 꼭 잡고 있었단 말이야.”
근영이 목소리가 점점 들떠 올랐다.

약수터 평상에는 몇몇 사람들이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아빠와 근영이는 좀 더 걸어 올라 늙은 밤나무 옆 빈터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빠가 근영이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근영아, 엄마가 어땠는지 궁금하지?”
“응! 난 사진으로만 봤잖아.”
“엄만 웃을 때가 참 예뻤어. 너처럼.”
“난 남자잖아! 그러니까 멋지게 웃는다고 해야지!”
“그건 그러네.”
아빠는 싱긋이 웃어 주며 근영이 머리를 어루만졌다.
“엄마를 떠나보내고 아빤 정말 슬프고 힘들었어. 그래도 근영아, 우린 참 행복했지?”
“그래도 난 가끔 엄마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친구들 엄마 보면.”
“맞아, 아빠도 그래. 그래도 아빤 네가 있어서 다 참아 낼 수 있었어. 너 씩씩하게 자라는 모습 보면서 힘든 거 이겨 냈거든. 그리고 언제든 맘껏 기댈 수 있는 할아버지가 계셨으니까. 할아버지는 엄마가 갑자기 세상 떠난뒤에 주방장 일도 그만두고, 갓난쟁이였던 너를 밤낮으로 업어 키우셨어. 살림도 도맡아 하시고.”
“근데 아빠, 왜 갑자기 엄마 얘기해?”
“으응.”
아빠는 말을 잇지 못하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파란 초여름 하늘에는 흰 구름 몇 점이 한가로이 떠가고 있었다.
“아빠! 왜 엄마 얘기하냐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근영이는 아빠를 다그치기에 바빴다.

8월 12일
오늘은 할아버지가 나한테 손짓으로 옆에 누워 보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궁금한 마음으로 할아버지 옆에 나란히 누웠습니다.
할아버지가 손가락으로 창밖의 하늘을 가리켰습니다.
와! 하늘에 구름들이 굉장했습니다.
할아버지는 구름들이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구름들은 각기 자기가 지어낸 온갖 모양을 하늘 가득 뽐냈습니다.
할아버지는 구름의 모양마다 이야기를 붙였습니다.
하나도 그런 것 같지 않다가도
할아버지가 설명을 하면 정말로 그런 것처럼 보였습니다.
어떤 구름을 보고는,
주루룩 뻗어 내리는 내 오줌 줄기 같다고 하셨습니다.
어떤 구름을 보고는,
내가 어버이날에 할아버지 가슴에 달아 준 종이꽃 같다고 하셨습니다.
또 어떤 구름을 보고는,
내가 책가방을 메고 뛰어가다가 넘어지는 모양새 같다고 하셨습니다.
할아버지는 언제나 내 생각만 하시나 봅니다.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본문 중에서

줄거리

집안에 마지막을 앞둔 환자가 있고 가족 중에 아이가 있을 때, 어른들은 환자와 아이 사이에 의식으로든 무의식으로든 금을 긋곤 한다. 넌 아직 어려. 죽음에 대해 아는 건 좋지 않아. 이 금 안으로 들어오면 절대 안 돼! 하는 식이다.
하지만 한 지붕 아래 살았던 피붙이와의 사별은 금 밖에 격리되어 있었다 해도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렇게 중대한 가족의 역사였지만 아이는 훗날 그 사별에 대해 구체적으로는 기억할 것도 추억할 것도 없다. 집안을 내리눌렀던 뭔지 모를 두려움과 어두움의 느낌, 쉬쉬했던 어른들의 몸짓과 눈짓만이 막연히 남아 여전히 두렵고 어두운 편린으로만 떠오를 뿐이다.

아이가 받아들이기에 버거운 경우가 아니라면, 가족의 마지막 여정에 아이도 동참시켜 그 과정을 하루하루 수용해 가게끔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 생애를 통틀어 가장 절박하고 외로운 시간 속에 던져진 가족과 가장 깊고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동안, 삶이란 유한해서 더 소중하고 가치 있게 가꾸어야 하는 것이며 씩씩하게 헤쳐 나가는 능동의 과정이어야 함을, 아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머리에 가슴에 아로새기게 될 것이다. 가족동화 시리즈 3 오늘은 슬픈 날이 아니야는 바로 그 소망을 담아 그린 이야기이다.
리뷰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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