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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관의 딸, 장옥정
이순의 시대가 열리다 침방나인이 되다 옥정, 승은을 입다 옥정, 다시 입궁하다 숙명의 맞수 조선의 왕비, 장옥정 폐비 민씨의 복위운동 최숙빈, 모사를 꾸미다 나를 위해 죽어다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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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내가 너를 이용하면 어찌 되는 것이냐?”
옥정이 이순을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쓰일 곳만 있다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그리하소서.” “대체 그러한 절대적인 헌신과 희생의 마음은 어디서 비롯된 것이냐? 내가 지존이라서?” 옥정이 잠시 말문을 닫고 이순을 바라보았다. “사내시기 때문입니다. 장옥정의 마음속에 있는 유일한…….” 이순이 들었던 잔을 내려놓고 옥정을 바라보았다. 임금을 사내라고 말한 이는 여태 아무도 없었다. “선비는 모름지기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다 들었습니다. 여인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저는 전하의 신하며 여인이 되고 싶습니다. 쓰고 쓰다가 더는 쓰일 곳이 없게 되면 멀찍이 치우소서. 허나 잊지만 말아주십시오. 장옥정이라는 여인이 하나 있었다……. 그것이면 되옵니다.” ---「4장 옥정, 승은을 입다」 중에서 “누명입니다.” 옥정이 이순을 쏘아보았다. 옥정은 두려울 것이 없었다. 이순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에 당당했다. “그것으로는 죽어드리지 못하겠습니다. 다른 이유를 말씀해주시오! 어찌해서 내가 죽어야 합니까?” “왕세자를 위해서다. 그대가 죽어주면 왕세자는 내가 지켜주겠다.” “더욱 아니 되겠습니다. 가례를 올렸다 하나 이제 겨우 열넷입니다. 어미 없이 커갈 자식을 두고 눈에 밟혀서 어찌 떠납니까? 그리는 더욱 못해드리겠습니다.” 옥정과 이순의 눈길이 팽팽히 부딪혔다. 숨이 막힐 듯한 정적과 긴장이 흘렀다. 이순이 드디어 입술을 뗐다. “나를 위해…….” 옥정의 눈빛이 흔들렸다. “나를 위해 죽어다오, 옥정아! 내가 너의 죽음을 원한다! 그것이면 되겠느냐?”---「10장 나를 위해 죽어다오」 중에서 박숙원의 눈시울이 붉어져왔다. “전하는 처첩 간의 갈등을 이용해 서인과 남인으로 하여금 대리전을 치르게 하셨지. 그리곤 그때마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셨다. 나와 희빈 장씨를 번갈아 쥐었다 폈다 하며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내신 것이지. 내가 중전의 자리를 다시 찾으면 기쁠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어. 위안이 되는 것이 없진 않다. 가문이 다시 일어서고 왕비로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게 된 것! 그 사이 전하께서는 시시때때 중궁전의 주인을 바꾸는 동시에 환국을 주도하셨지. 그리고 그를 통해 왕권을 강화해나가셨다. 결국은 희빈 장씨와 나 모두 그분의 희생양이었던 것이야. 세상에 사람의 마음은 결코 영원할 수 없는 것을. 더욱이 주상과 같이 변덕스러운 성정을 가진 분의 마음은……. 장녀가 그 이치를 조금만 더 빨리 깨달았다면 지금과 같은 치욕은 맞지 않았을 것이야.” “마마…….” “자네…… 부디 자중자애하게. 권력이든 애욕이든 자신의 욕망을 다스리지 못하면, 결국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결과가 될 것이니.” “명심하겠습니다, 마마.” “속이 후련하구먼. 나를 현숙하고 자애롭다 하지만, 나도 사람이네. 어찌 분기와 억울함이 없겠나? 다만 털어놓을 사람을 조심할 뿐이지.” ---「10장 나를 위해 죽어다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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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뒤편에 감추어진,
장옥정의 매혹적이고 드라마틱한 삶과 사랑! ★ 김태희ㆍ유아인 주연,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의 원작소설 ★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삶을 송두리째 왜곡 당한 여인, 수년 동안 위풍당당 조선의 국모로 자리를 지켰음에도 단 한 번도 왕비로 불린 적 없는 여인, 그리고 평생을 사랑한 남자의 부박함을 감싸 안고 죽음마저 삼켜야 했던 치명적인 사랑을 한 여인, 그래서 왕후가 아닌 희빈으로 영원히 봉인된 여인, 장옥정이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한다. 지금껏 장옥정은 자신의 숙명적 라이벌인 인형왕후의 삶을 그린 <인현왕후전>에서 소개하는 요부 장희빈의 모습으로 역사 속에 남아 있다. <인현왕후전>은 인현왕후를 모시던 어느 궁녀가 썼을 것이라는 것이 통설이고, 인현왕후의 폐출을 반대한 서인계의 어떤 남성이 썼을 것이라는 설도 있다. 어느 설이 진짜든, 적어도 인현왕후 사후에, 철저히 그녀의 입장에서 씌어졌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당시 사건뿐만 아니라 인현왕후와 장옥정, 두 사람을 보는 시각에 있어서 결코 공평하지 않았을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작가 최정미는 <인현왕후전>의 대척점에서 누군가 장옥정의 억울할지 모르는 사연을 대변해주는 책이 한 권쯤은 있어야 공평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장옥정 사랑에 살다>를 썼다고 한다. 정치적 야욕을 가진 표독스러운 모습이 아니라, 역관인 아버지와 최하층 계급인 천민 노비를 어머니로 두었음에도 신분의 굴레에 함몰되지 않고 당당히 자신의 인생을 개척한 장옥정의 모습을 담아내고자 했다. 이 책에서 장옥정은 사랑을 위해 목숨까지 내던질 만큼 순수하고, 서인이라는 당대 최고 지성 집단의 독설과 공격을 온몸으로 받으면서도 한 시대를 풍미한 매혹적인 여성으로 그려진다. 장희빈의 재발견 그리고 비로소 살아 숨 쉬기 시작한 캐릭터 지금까지 장희빈의 이야기는 수차례 책과 드라마 등으로 만들어졌고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이전의 수많은 장희빈의 이야기와는 차별화된다. 수백 년간 한국인들의 관념을 지배해온 악녀 장희빈은 이 책에서 그려지지 않는다. 더불어 숙종와 인현왕후의 모습도 새롭게 재해석되었다. 역사의 왜곡된 시선을 걷어내고 보면 장희빈을 비롯한 당대 인물들의 캐릭터가 살아 숨 쉬기 시작한다. 이제껏 숙종은 여인들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왕의 모습 혹은 어리석은 판단으로 정치적 혼란을 만든 인물로 묘사되기 일쑤였다. 장희빈의 표독스러움과 인현왕후의 온화함을 대비시키려다 보니 왜곡된 이미지로 그려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실제 역사 속의 숙종은 조선의 ‘지존’으로서 절대 권력자였고, 궁정의 여인들과 남인과 서인으로 나뉜 붕당정치를 적절히 활용해 왕권을 강화해가는 노련한 정치력을 발휘한 인물이었다. 인현왕후를 중전으로 책봉했다가 폐하고, 장희빈을 중전에 세웠다가 다시 폐하고, 또 다시 인현왕후를 복위시키는 과정은 숙종이 서인과 남인이 더 이상 세력을 키우지 못하도록 다루는 과정과 일치한다. 이 책에는 이러한 영민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숙종의 진면목이 여실이 담겨 있다. 또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랑했던 여인에게 죽음까지 요구하는 냉혹한 모습까지 생생하게 그려진다. 인현왕후에 대한 해석 또한 새롭다. 이제껏 알려진 현숙하고 자애로운 국모의 이미지 뒤에 집안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인현왕후의 인간적인 고뇌와 야망을 포착해냈다. 끝내 한 남자에게만은 사랑받지 못한 여인의 애달픔과 함께 자신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었다는 씁쓸함을 모두 간직한 인물로 묘사되어 있다. 장옥정은 엄격한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의 최하층 천민계층으로 태어나, 뛰어난 재능과 매력으로 왕비의 자리에까지 오른 불세출의 인물이었고, 동시에 진심을 다해 살고 사랑하고 끝내 죽음마저 기꺼이 받아들인 당당한 여인이었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기존의 평면적이고 왜곡된 장희빈의 이미지를 깨뜨림으로써 숙종과 인현왕후를 비롯한 당시 모든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었다. 때문에 장옥정의 이야기가 김태희?유아인 주연의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으로 다시 한 번 부활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최정미가 직접 드라마의 극본을 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