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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경기 지역의 11개 대안학교를 다니는 어린이들이 쓰고 그린 시집이 도서출판 단비에서 출간되었다. 지금껏 수많은 동시집이 출간되었지만, 초등 대안학교 아이들의 글을 모아 시집으로 엮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안교육 우리말 글 교사 연수 모임과 맑은샘학교 교사회에서 엮고, 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 회장인 이주영 선생님이 감수한 이번 책은 이오덕 선생님의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을 기조로 참된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애쓰는 선생님들이 지도한 아이들 시를 모았다. 대안학교 아이들의 삶 제도권 교육 안에 있는 아이들이나 대안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나, 아이들의 모습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허나 아이들의 삶을 가두고 있는 규칙이나 삶의 모양새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대안학교 아이들에게는 시험과 성적이 없고, 왕따와 폭력이 없다. 경쟁보다는 동무와 형·동생들과 협동, 협력해서 공부한다. 선생님과 어린이들이 함께 놀고 배우는 생활을 중요하게 여기므로 자연에서 놀고 일하며 배우는 활동, 여행과 체험이 많다. 학교 이름도 맑은샘, 무지개, 자유, 재미난, 산어린이, 온뜻, 성미산, 열음, 꿈틀, 벼리, 볍씨처럼 참 다양하다. 이 책에 실린 아이들의 시는 아름답게 꾸미거나 지어낸 동시가 아닌, 삶에서 우러나온 ‘살아있는’ 글이기 때문에 시를 읽다보면 아이들의 삶이 오롯이 보인다. 아무 데나 굴러다니는 돌을 보고 “내가 추운데 / 돌은 / 얼마나 추울까?” 걱정을 하는 아이, 길거리에 넘어진 자전거를 보고 “일하다가 / 차가운 땅바닥에 / 누워서 주무신다.”고 말하는 아이, “호미를 / 옆으로 눕혀 / 도록도록” 풀을 긁다가 풀이 가느다란 뿌리 한 가닥으로 버티는 모습을 본 아이, “학교 가는 날에는 / 일어나면 무조건 피곤하다. / 그런데 / 학교 안 가는 날에는 / 무조건 일찍 일어”나는 아이, 내일이 방학이라 생각만 해도 기분이 두근거리는데 숙제를 생각하면 앞날이 깜깜하여 “제발 / 방학 숙제가 조금만 있기를” 기도하는 아이……. 『벼룩처럼 통통』을 읽으며 대안 아이들의 감수성을 가까이 들여다보는 것도 즐거운 기회가 될 것이다. 아이들의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 놀고 일하고 배움이 하나인 대안학교 어린이들의 글은 둘레 환경, 곤충과 동물, 텃밭처럼 자연을 담은 시가 많고. 학교, 동무와 놀이, 생활 이야기들이 골고루 담겨 있다. 산과 들에서, 텃밭에서, 놀이를 하며, 가정에서 저마다 느낌과 마음을 담아 깨달음과 감동을 주는 시들이다. 이오덕 선생님 말씀처럼 시를 쓰는 것은 사람이 사람답게 되는 가장 확실한 길이기에 삶을 가꾸는 시 쓰기는 아주 중요한 교육 활동이자 어린이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이다. 어린이들에게 억지로 꾸며낸 거짓 이야기를 쓰도록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요란스런 문장을 꾸미는 기술을 글쓰기니 문예 지도니 하여 가르치고 있지는 않은지 『벼룩처럼 통통』을 읽으며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 어린이들에게 자기만의 이야기와 쓰고 싶은 것들을 쓰게 하자. 아이들이 쓰고, 아이들이 그리다 『벼룩처럼 통통』은 아이들이 쓰고, 아이들이 그린 아이들의 책이다. 대안교육 우리말 글 교사 연수 모임과 맑은샘학교 교사회에서 각 학교의 시를 모아 1차로 추린 것을, 이주영 선생님이 감수하여 150여편으로 압축하여 선별하였고, 이 시 모음에 산어린이학교 김지후, 김단 어린이가 일러스트 작업을 도와주었다. 지후와 단이는 거의 모든 시에 마음 가는 대로 손 가는 대로 자유롭게 그림을 그렸다. 책 표지와 본문에 실린 모든 그림은 지후와 단이가 2012년 겨울방학동안 스케치북에 찬찬히 그려놓은 그림들이다. 일반 일러스트레이터의 작업만큼 세련되거나 화려하지는 않을지라도, 아이들 마음을 아이들이 그려내어 소박하면서도 재치 있고, 위트 넘치는 아이들‘다움’으로 꽉 찬 어린이 시집이 완성된 것이다. 아이들 시를 읽는 재미에 더해 지후와 단이의 그림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