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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삶, 시의 텍스트 개진과 은폐, 그 양극의 긴장 방J과 거리 사이 정지와 속도 사이 적과 사랑 사이 시인과 속인의 사이 온몸시학과 지식인적 사유 에필로그 -’시는, 언제나 끊임없는 모험 앞에 서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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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에 관한 논의들은 대개 찬사와 비판의 양가적 평가들로 나뉘거나, 읽는 이의 호오가 분명한 경우들로 갈린다. 김수영의 한 가지 특징이나 한 편의 시에 대해 비판과 찬사가 팽팽히 공존하기도 하지만, 여러 논의들이 김수영의 마지막 시 ?풀?을 인용하면서 시인의 의의를 높이는 데 집중되어 있다. 김수영 시의 키워드를 무엇으로 파악하는가는 독자나 비평가 자신의 세계관을 드러내기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데, 이 입장들이 때로 독자나 비평가 자신의 문학관을 표명하는 것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되기도 한다. 오늘의 논의가 어제의 논의를 부정하고 비판하거나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나아가게 마련이라면, 김수영에 관한 이 무성한 논의들은 그의 시가 여전히 활발하게 성장하는 과정 중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pp.19~20
김수영의 시에서 물의 상상력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내려꽂히는 폭포로 드러났다면, 나무의 상상력은 비상이 아니라 거대한 뿌리, 검고 굵은 뿌리로 땅에 얽어 들어가는 동적인 힘으로 형상화된다. 그것은 바로 내가 내 땅에 박는 애정과 자긍의 뿌리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 시 ?거대한 뿌리?는 이 같은 동적인 상상력의 전개에 힘입어 뒷부분으로 읽어나갈수록 새로운 기운이 차오르는 시다. ‘시구문의 진창’ ‘개울에서 양잿물 솥에 불을 지펴 빨래하던 그 우울한 시절’을 시인은 오히려 ‘파라다이스’라 생각한다. 그것은 이사벨 버드 비숍의 책을 읽은 것을 동기로 시작된다. 시인은 이를 ‘이사벨 버드 비숍여사와 연애하는 동안’이라고 반어적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실은 이사벨 버드 비숍의 책에서 우리 것에 대한 은근한 혐오와 신기한 듯 무시하며 이 땅의 전근대적인 풍경들을 구경하는 우월감의 태도를 진작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p.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