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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부 9월 12일 9월 16일(연수 1일차) 9월 17일(연수 2일차) 9월 18일(연수 3일차) 9월 19일(연수 4일차) 9월 20일(연수 마지막 날) 2부 9월 15일(연수 전날) 9월 16일(연수 1일차) 9월 18일(연수 3일차) 9월 20일(연수 마지막 날) 올빼미 눈의 무녀, 치효성모 전설 9월 23일 3년 후, 9월 19일: 민화영이 장준오에게 보낸 편지 3년 후, 9월 28일 에필로그 : 미래 작가의 말 |
박해로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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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도 하지 말자. 일주일 동안 객지에서 복잡한 머리 텅 비우고 오자.’
민원인도 잠시 안녕이다. 누군가 그랬다. 타인은 지옥이라고. --- p.13 서로가 서로를 밟았고 앞에 선 자를 뒤에 선 자가 잡아당겼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그들 사이를 떠도는 것 같았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지 디딜 틈이 없었다. --- p.14 “신나는 왜 던졌답니까?” “전화를 불친절하게 받는다는 이유로요.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팔다리에 힘이 쫙 풀려요.” --- p.25 초조하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기성은 결론을 내렸다. 그녀는 정신을 잃은 자신을 대신해 뭔가 목격했을지도 모른다. 함께 있던 유일한 사람, 주리에게 물어야 한다. --- p.53 “아까 저 상의원 같은 곳에는 옷이 정말 많았어. 그런데 2층 안쪽 방에는 누가 지내?” “거긴 아무도 살지 않아. 더 중요한 게 보관되어 있지.” --- p.89 연진이 뭐가 즐거운지 웃으며 물었다. “너 생일 1월 21일이지?”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바리스타 동아리 주소록. 사실 화영이 말고 나도 갖고 있거든. 거기 보면 동아리 회원들 생일도 다 나와.” --- p.176 기성은 숨이 멎는 줄 알았다. 그건 사람의 눈이 아닌, 호박색 바탕에 둥그런 동자가 있는 올빼미 눈이었던 것이다. --- p.187 차가 연수원을 벗어났다. 이제 두 번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오관을 마비시키는 대금 소리가 안전 영역으로의 도피를 막았다. 그는 평택으로 차를 몰지 않고 모녀가 있는 수낭면으로 질주했다. --- p.214 “달라지는 건 없어. 아무리 그럴듯하게 변호해도 넌 본능에만 충실한 짐승이었을 뿐이야. 왕이 되고 나면 지난날을 회개할 수 있어.” --- p.226 책은 두꺼웠다. 목차에는 ‘붕평 마을 전설’ ‘다흥과 섭주의 동기감응’ ‘통악산 연두폭포의 만신’ ‘돌아래 마을 비화’ 등이 있었다. 연진이 ‘치효성모’ 편으로 책장을 넘겨주었다. 점점 맑아지는 정신으로 이건식은 책에 눈길을 주었다. --- p.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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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한 모녀를 둘러싼 충격적인 서사와 소름 끼치는 미스터리
여기, 모두가 경악하는 바이러스가 떠돌고 있다 주인공 기성은 있으나 없으나 표 안 나는 평범한 하급 공무원이다. 민원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감내하며 하루하루를 파김치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드디어 기성이 손꼽아 기다리던 닷새 동안의 연수원 교육일이 다가오자 섭주로 향한다. 그곳에서는 3년 전, 공무원 신임교육을 함께 받았던 준오를 우연히 만났는데, 반가운 나머지 첫날 술자리를 갖고 그간의 회포를 푼다. 사회생활을 하며 겪은 여러 애로 사항을 공유하며 둘은 취해간다. 술집과 노래방을 전전한 둘은 모텔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다음 날 깨어난 기성은 그 전날 일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고 몸에 이상 신호를 느끼는데……. 한편, 기성은 준오와의 술자리에서 만났던 주리와 희한한 일로 엮이면서 그녀의 딸 연진과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연진이 자신의 대학 동창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워한다. 다음 날, 기성은 주리와 연진 모녀의 집으로 초대를 받는다. 정원 안의 활짝 펼쳐진 검정색 우산들과 옥상에서 발코니까지 낚싯줄에 매여서 휘청이는 독수리 연이 인상적인 이층집. 괴이한 분위기가 풍기는 집 안으로 들어가자 기성은 [변강쇠전] 등 에로 시리즈물을 비롯한 수많은 비디오테이프가 전시된 진열장에 시선이 머문다. 주리는 자신이 분장과 의상을 담당하는 유명한 영화인이었다고 밝히며 2층 의상 방으로 기성을 데려간다. “곤룡포 한번 입어봐. 아무나 입을 수 있는 거 아니야. 왕이 될 상이라 특별히 해주는 거야…….” 주리는 이런 수상쩍고 기이한 말을 던지고, 기성은 홀리듯 욕망을 발산하게 되는데……. “얼굴 위로 떨어진 차가운 물에 기성은 눈을 떴다. 꿈속에서처럼 현실에서도 여러 손이 그를 일으켜 세웠다. 전신 거울에 분장이 끝난 그의 모습이 비쳤다. 30분 사이에 그는 머리에 익선관을 쓰고 몸에는 곤룡포를 입은 왕이 되어 있었다. 턱에는 진짜 같은 수염이 붙어 있었다.”(181~182쪽) 무한 이기주의와 무한 경쟁 속 그릇된 소원 풀이가 불러일으키는 대참사 “기계의 위험성은 단순하지만 인간의 위험성은 복잡합니다.” 소설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서 전개된다. 1부에서는 섭주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술되고 2부에서는 그 사건들의 전말이 드러난다. 앞서 작가가 부려놓은 떡밥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놀라운 방식으로 회수된다. 에필로그를 통해서는 소설을 읽어나가는 독자라면 누구라도 끔찍이도 궁금해할 으스스한 미래를 밝혀놓는다. 광분에 찬 탄식과 자조. “떠났다고! 더 이상 신이 없다구! 사람 말 못 알아듣겠니?”(367쪽)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 아비규환의 장면은 계속 이어질까? 아니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까? 그리고 놀라운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누구나 안정적이고 좋은 직장을 구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직장을 잡아 일하면서도 파리 목숨처럼 위태한 삶을 영위해나가는 사람들. 살아남으려 애쓰는 무한 이기주의와 무한 경쟁의 세태 속에서 벌어지는 온갖 일들을 마주하며 사람들은 누구나 소원을 성취하고 싶어 한다. 소원 풀이를 통해 험한 현실 속에서 변화를 꾀한다. 그 욕망으로 누군가는 이해 불가능한 섬뜩한 행동을 저지르고 심지어 인간들을 해하는데…… 그 대가는 참혹하다. 『올빼미 눈의 여자』는 결코 이해할 수도 분석할 수도 판단할 수도 없는 인간 심연의 불가해성을 잘 드러낸다. “당신도 과거의 나처럼, 인간의 힘으로 고칠 수 없는 현재를 고쳐보려고 치효성모를 찾은 것 아니오? 올빼미 눈의 할머니 말이오.”(271쪽) 하지만 무엇보다 특기할 만한 것은 소설 자체의 재미이다. 인간의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작가의 놀랍도록 치밀한 장치가 압권이다. 다채로운 구성과 짜임새 빼어난 맺음새 또한 독자들이 열렬히 환영할 법하다. 올 여름 오싹한 사건 묘사와 기막힌 반전을 읽어나가며 우리는 이 새로운 공포 소설에 빠져들 것이다. 또 헤어 나오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작가의 말 인간의 이기심을 다룬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해왔다. 세상이 그리 만든 건지는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중심적이다. 때와 장소에 따라 약간의 변형은 있을 수 있겠지만 이기주의는 늘 다른 주의에 우선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먼저 내가 있은 다음에야 남도 돌아볼 수 있는 법이니까. 자기 목적을 위해서라면 남을 속이는 것도, 남을 이용하는 것도, 남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도, 심지어 남을 해치는 것도 가능한 게 세상이다. 나는 이 주제를 담아보려고 또 한 번 무속이라는 그릇을 빌려왔고 신비주의 스릴러라는 주걱을 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