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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세상을 이해하는 두 방법론의 만남
1. 우주 빅뱅 이론과 정상우주론 빅뱅 이론과 창조론 왜 ‘무엇인가’가 존재할까? 인간은 왜 초월적인 것에 대해 물을까? 물리학에도 신이 필요할까? 자연과학으로 신을 증명할 수 있을까? 자연과학도 종교적 바탕을 갖고 있을까? 자연과학과 신학의 관계 자연과학으로 인식할 수 있는 세계의 범위 대화에 다가서기 → 신학과 과학이 반드시 대립적인 것은 아니다 2.생명 생물학자들에게 생명이란? 신학자들에게 생명이란? 생명은 왜 생겨났을까? 인간은 ‘창조의 꽃’일까? 인류가 겪은 세 가지 모욕6 대화에 다가서기 → 하나의 우주물질이 지닌 두 얼굴 3. 정신 정신이란? 의식이란? 정신도 진화의 산물일까? 영혼이란? 영혼과 육체의 문제 양자물리학의 혁명 양자물리학이 생물학에 끼친 영향 우리는 어떻게 세계를 지각하게 되는가? 양자물리학이 신학과 철학에 끼친 영향 대화에 다가서기 → 몰이해의 그늘을 벗겨내는 사흘간의 대화 4. 새로운 세계관을 향하여 물리학과 초월성_한스 페터 뒤르 자연 안에서 이루어지는 인간행위에 관한 실천적 자연철학_클라우스 미하엘 마이어 아비히 물리학과 종교의 대립_한스 디터 무췰러 창조신학과 자연과학_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형이상학의 진화론적 원천_프란츠 M. 부케티츠 에필로그. 그 질문은 어디서 왔을까 옮긴이의 말. 열린 자세와 관용과 자기통찰 주석 |
Wolfhart Pannen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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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4
생명은 왜 생겨난 것일까요? 부케티츠: 오늘날의 생물학자나 생물철학자들 가운데 생명의 발생에 경의를 표하지 않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생명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물리적인 조건들이 만족되어야 합니다. 생명이 발생할 행성이 태양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도 안 되고, 너무 가까워서도 안 됩니다. (중략) 어쨌든 저는, “인간이란 우주 한 모퉁이를 떠도는 집시”라고 한 프랑스의 화학자 자크 모노(Jacques Monod)의 표현에 공감합니다. 그는 우리 인간의 의무나 운명이 우주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어요. 자연의 역사가 ‘왜’ 적혔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자연의 역사책을 도로 들춰볼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지요. p.136 흔히 인류가 세 가지 모욕을 겪어야 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나요? 무췰러: 물론입니다. 첫번째 모욕은,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 등이 종래의 천동설을 뒤엎고 태양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세계상을 제시한 일이었습니다. 그때까지 사람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고, 따라서 자신들이 우주의 중심에 살고 있다고 믿었어요. 그러다가 천체의 운동을 훨씬 쉽게 설명하려면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인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두 번째 모욕은, 인간이 ‘창조의 꽃’이랄 만큼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진화의 역사 속에서 다른 생명체들과 얽혀 진화해온 일개 생물에 지나지 않음을 증명한 다윈의 진화론이었습니다. p.249 아인슈타인이 역사상 가장 훌륭한 물리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사실에는 아무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종교나 역사에 대해 쓴 글을 보면, 그런 분야에 대해서는 별 예리한 통찰 없이 단순한 이야기만을 되풀이하고 있을 뿐임을 금세 알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인슈타인은 우주가 물리적 법칙들에 완전히 종속되어 있다고 믿었다. 그런 우주에서라면 인류의 역사나 종교란 물질과는 전혀 무관한 표면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을 테고, 따라서 그런 ‘표면적인 현상’은 물리학적인 법칙성이 역사의 변동까지 지배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는 몽상가들에게나 의미 있는 대상일 것이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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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없는 과학은 무력하고,
과학 없는 종교는 눈먼 것일까 서양정신사의 큰 부분은 사물을 분석하고 경험 가능한 방식으로 재구성하려는 과학과 세계를 신의 의지가 드러나는 장으로 이해하려는 신학이 대립한 역사였다. 철학은 두 사고방식에 결정적인 논리를 제공하거나 그 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왔다. 그러다 다윈의 진화론이 주장된 후 자연과학과 신학과 철학 사이에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는 인식 속에서 각 분야는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에 이르러 “종교 없는 과학은 무력하고, 과학 없는 종교는 눈먼 것이다”라며 소통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19세기적 이원론의 전통에 선 것이었다. 과학이 종교와의 접점을 모색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20세기 초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가 나타나면서였다. 이는 과학이 믿어온 진리-주체와 객체, 물질과 정신을 철저히 분리하며, 주어진 조건을 정확히 알면 결과는 언제나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결정론적 세계관과 대상을 나누어 그 모든 부분을 이해하면 결국 대상 전체를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 물질론적 환원주의 등-를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다. 신학은 신학대로 현대 자연과학의 성과 중 빅뱅이론을 통해 신학과의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되었다. 인간 이해의 새로운 장을 펼치기 위한 과학과 신학의 대화 이런 변화를 토대로 가능성을 탐색하던 분야 간의 대화는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고 난 뒤 본격화되었다. 전쟁의 참혹한 경험은 과학의 책임 문제를 제기했고,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는 선악, 윤리, 합리성 등의 문제를 고민하도록 요구했다. 카오스나 복잡계 이론 등 이른바 신과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환경오염, 생명복제, 안락사 등을 둘러싼 윤리논쟁, 창조과학 등이 대두되면서 자연과학과 신학과 철학 사이의 대화는 불가피한 일이 되었다. 이 책은 양자물리학, 생물학, 빅뱅 이론, 진화론 등 우주와 생명의 기원을 둘러싼 논쟁, 인간의 정신, 의식, 인식, 영혼에 대한 각 분야의 기본적인 견해가 무엇이며, 그 견해들 사이에 어떤 질적인 차이가 있는지 짚어본다. 그리고 특정한 문제에 대해서 다른 분야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서로의 견해가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대화의 한계와 새로이 열리는 가능성은 무엇인지 깊이 있게 검토한다. 《신 인간 과학》은 여러 분야의 인간관을 모아 퍼즐처럼 짜맞추면서 인간을 이해하려는 게 아니라 우리 인간이 오랫동안 질문해온 것들에 대한 각 분야의 이해를 대화 속에 녹여냄으로써 우리에게 인간 이해에 관한 주관적이고도 객관적인 길을 열어 보이는 새로운 인간학이다. 다루는 주제는 묵직하지만 대화체여서 읽기 어렵지 않고 독자에게 생각에 대한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